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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0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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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80화 얼음 속에서 피는 꽃 (12)

 

 

 

쿠구구구궁-!!

“뭐, 뭐죠? 이건!”

“……! 절대 단순한 지진은 아니로군.”

평화롭게 얼음 마차를 타고 있던 유렌과 툰드라는, 산맥 전체가 갑자기 흔들리자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휘이이잉-!!

원래도 강했던 눈보라는, 더더욱 차갑고 강해졌다.

온 산맥 자체가 흔들리는 바람에, 수많은 설산에서 눈사태가 마구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상 사태는 그것이 아니었다.

-크롸롸롸롸롸-!!

바로, 온 산맥에 어떤 감정이 가득 찬 드래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그 울음소리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커다란 슬픔과 분노가 잠겨있었다.

「그, 그리베니아!」

흰색 로드가 약한 빛을 깜빡이며, 신음성을 전했다.

유렌은 그의 절박한 목소리와 드래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재빠르게 사태를 파악했다.

“선배의 ‘반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군요.”

「……그런 것 같네. 후배님. 난이도가 훨씬 올라간 것 같아 정말 미안하지만, 아까의 약속대로 나를 그녀에게까지 데려다줄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툰드라? 이 마차로 계속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으음. 한동안은 가능해요. 하지만, 북쪽의 저 산으로 나아가시려는 거죠?”

툰드라는 애매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저 소리가 들려오는 진원지.

즉,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커다란 설산을 가리켰다.

「음, 저기가 맞는 것 같아.」

“그러면 저 산까지는 무리에요. 저렇게 눈사태와 진동이 심하면, 마차로 가는 것은 힘들어요. 저 근방에서부턴 직접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할 수 없죠. 그렇게 갑시다.”

“……! 네.”

툰드라는 잠시 유렌을 말리고 싶었지만, 이미 굳게 결심하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자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이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안 저 진동은 계속될 것 같고,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분노한 진짜 드래곤이 날뛰게 되면? 이 주변 영지도 무사할 리는 없겠죠.”

“……네. 맞아요.”

그렇게 되면 빨간 꽃이니 뭐니 하는 문제가 아니다.

6레벨 마스터의 폭주로도 성 하나가 날아갈 뻔했는데, 이성을 잃은 드래곤이 폭주한다면?

자칫하면 이 북방의 땅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툰드라의 그 상상을 읽었는지, 로드 속에 있는 베인은 밝게 전했다.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말게. 얼음 아가씨! 내가 가기만 한다면, 분명 그녀를 진정시킬 수 있을 테니까!」

“음. 확신은 있으신 건가요?”

「파하하! 그래. 예전에도 이렇게 그녀의 감정이 격해진 적이 있었지! 우리라고 부부싸움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으니까! 예전에 화내게 했을 때는, 설산의 두 봉오리가 사라져버리긴 했지만. 어쨌든 괜찮아! 그때도 어떻게든 말렸으니까.」

“……별로 괜찮아 보이지 않는데요…….”

북방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는 지금 이 사태를, 단순 부부싸움에 비유하자 툰드라의 긴장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예!”

툰드라는 유렌의 말에 미소를 띄운채 얼음 마차를 몰았다.

이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족이, 슬픔으로 발광하고 있는 장소로.

 

* *

 

“크롸롸롸롸롸-!!”

화이트 드래곤 - 그리베니아는 반쯤 이성을 잃고 가장 높은 설산 꼭대기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쿠구구구궁-!

그녀가 대공동에서 몸통 박치기로 지상까지 뚫고 나와, 옆 설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 본다면, 그야말로 경악해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기억이 될 터.

하지만 드래곤이자 저 산을 직접 무너뜨린 그녀에겐,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지금까지 무너트려 온 산은 셀 수도 없었을뿐더러, 그녀에겐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으니까.

이 엉망인 몸 상태로도 어렵지 않게 할 정도로 말이다.

“크롸롸롸롸롸-!!”

그녀는 눈보라로 가득 찬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통한 울부짖음을 다시금 내뱉었다.

대략 천여 년 전.

자신과 반려의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그 상태에서, 그렇게 함부로 싸우지 말았어야 했다.

그 빌어먹을 귀쟁이 놈들 - 엘프들과 말이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몸 상태 악화도 그 천박한 귀쟁이 놈들의 짓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상대를 깎아내리는 데 있어선, 드래곤도 인정할 정도의 망할 것들이니까.

어쨌든 자신과 반려는 그 귀쟁이 놈들과 싸웠고, 무찌르긴 했지만 대신 반려는 생명을 잃었다.

“……!”

그리베니아의 예리한 감각이, 누가 자신이 있는 설산으로 오르고 있음을 눈치챘다.

인간이었다.

‘……인간!’

안 그래도 눈이 뒤집힌 그녀에게, 거대한 마력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베니아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인간을 좋아하는 드래곤은 거의 없었지만, 그녀는 인간을 반려로 삼았음에도 인간이란 ‘종족’ 자체를 우습게 보길 계속했다.

아까 전, 감히 자신의 마력을 빨아먹어 통채로 삼켜준 그 빌어먹을 놈도 인간 아니었던가.

“크르릉-!”

그래서 용서 없이 마력을 쏘아 그 인간 둘을 죽이려고 하려는 순간.

드래곤의 머릿속에, 옛 추억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리베니아! 인간에게 친절해지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함부로 얼려 죽이진 말아주겠어? 저들은 내 친구이자 동족들이라고!

-반려여! 그대는 우매한 그대의 다른 동족들과는 다르다. 스스로를 그렇게 비하하지 않아도 좋다. 나는 그대를 인정하고 있으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음. 인정해준 것은 고마운데, 끄응-.

추억 속의 반려는, 기분이 복잡한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인간을 싫어하는 건 좋아. 하지만 그리베니아. 적어도 죽이기 전에 한 번쯤은 이야기를 들어보겠어? 나를 찾아온 친구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나 같이 너와 친해질 인간일 수도 있잖아. 물론 무례하거나 공격하려는 인간은 죽여도 마땅하지.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나를 위해서라도, 공격은 멈추고 제대로 확인 했으면 좋겠어.

흠칫-

반려의 그 말이 생각난 드래곤이 잠시 하려던 공격을 멈췄다.

그리고, 그 때.

‘무슨 저런 무식한 마력이……!’

밑에서 올라가고 있던 유렌은 드래곤이 공격의사를 거두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비록 마력이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툰드라와 힘을 합친다면 어떻게든 공격 한 두 번 정도는 버티거나 비껴가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베인 말로는, 지금 많이 약화 된 상태 같다고 했었으니 더더욱.

‘완벽한 착각이었군. 저 공격이 들어왔었으면, 어림도 없었어!’

하지만 그것은 드래곤을 직접 만나본 적이 없는 유렌의 착각이었다.

단순히 드래고니안보다 훨씬 강하겠지. 정도로 생각을 했던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유사 용종과 진짜 드래곤은, 아예 비교할 대상이 아니었다.

“허억- 허억!”

“툰드라!”

“괘. 괜찮……아요. 빨리 어떻게든 저 말 많은 아저씨를 드래곤에게!”

심지어 툰드라는 ‘공격을 당할 뻔한’ 압박감만으로도 이렇게 위압 당했다.

‘지금 상태로 산을 재빨리 올라가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다.’

유렌과 툰드라의 위치는 이제 기껏 산의 중턱.

하지만 저 드래곤은 산의 정상에서 이쪽을 오만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차피 언제 마음이 변해 공격해 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스윽-

「응?」

유렌은 허리춤에 매고 있던 흰색 로드를 왼손으로 거꾸로 잡았다.

‘선배. 이 로드, 아주 단단하다고 하셨죠?’

「으, 응. 맞아. 무려 내 반려가 직접 만들어주고 강화한 거니까. 적어도 내구성으로는 따라올 무기들이 거의 없을 거…….」

‘그것 참 잘 됐군요.’

유렌은 조용히 오른손을 앞으로 뻗고, 로드를 든 왼손은 머리 뒤로 위치했다.

그리고 각도를 높여, 목표를 조준했다.

「음? 이, 이건…… 후배님. 잠깐!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유렌이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지 깨달은 베인이, 황급하게 말렸다.

그랬다. 지금 유렌이 잡은 자세는 바로 투창을 던지는 자세와 동일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래 봬도, 수십 년간 던져본 적이 있는 몸이니. 이쯤에서 산꼭대기에 있는 새를 맞춰본 적도 있습니다.’

「몇십 년 전이라니! 그 육체는 이제 20년 조금 넘었잖아! 아니, 만약 네 말이 다 맞는다고 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몸으로 그런 짓을 하면……!」

“툰드라.”

“예?”

지금은 베인의 메시지가 들리지 않은 툰드라는 뜬금없는 유렌의 자세에 고개를 갸웃했다.

“마력을 여기에 쏟아 주십시오. 던질 겁니다.”

“……! 네. 그러죠!”

하지만 유렌이 말한 방법에는 바로 찬성해, 그의 팔에 마력을 쏟아부었다. 

그녀 역시, 이대로 올라가기엔 너무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자, 잠깐! 후배님!」

‘걱정 마십시오.’

유렌은 스태프를 꺼내, 그 끝에 달린 드워프의 팔찌를 자신의 왼손에 찼다.

우우우웅-! 

툰드라의 마력과 자신의 마력. 그리고 주변의 팔찌의 효과로 주변의 마력이 전부 유렌의 왼팔로 향했다.

「으윽!」

사실, 베인의 걱정도 당연하긴 했다. 여기서 빗나가기라도 하면?

저 먼 곳의 어디 설산의 눈 속에서 마력이 다해 그대로 끝나 버리겠지.

소멸하는 것이야 이미 기정사실로 정해진 것이니 상관없었지만, 바로 앞에 보이는 반려자를 저 꼴로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유렌의 왼팔에 모이는 마력과 그가 집중하고 있는 눈을 보니 점점 믿음이 갔다.

그래, 자신이 보여주지 못한 경치를 직접 보여준 후배님 아닌가.

마지막 때까지 믿어 볼 만했다.

「……그래, 잘 부탁한다! 후배님!」

‘그럼, 갑니다!’

꽈드드득-!

마력을 한계 이상으로 주입한 유렌의 왼팔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큭. 끝나고 치료를 따로 해야겠군.’

두두둑-

유렌은 왼팔의 근육들이 한계에 달한 것을 보고, 다시금 목표를 조정했다.

목표는 산꼭대기. 그것도 드래곤의 얼굴 바로 근처!

“하아아압-!”

부풀어 오른 유렌의 왼팔이 마치 채찍처럼 튕겨가며 그대로 흰색 로드를 ‘발사’했다.

「후배님! 그동안 감사했다! 거기 얼음아가씨도!」

베인의 마지막 인사와 더불어 유렌의 왼손에서 하얀 로드가 엄청난 속도로 뛰쳐나갔다.

‘저도 감사했습니다.’

파앙-!

공기를 가르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툰드라가 조금 남은 마력으로, 발사하는 곳의 공기 저항을 없애줬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쒸이이이익-!!

이번에야말로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로드는 화살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꼭대기를 향해 나아갔다.

“……?”

꼭대기에 앉아있던 드래곤 - 그리베니아는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꼈다.

‘……인간의 마력?’

빠른 속도라곤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상대적인 것.

드래곤인 그녀의 눈엔 확실하게 보이는 그것은, 어디선가 본 듯한 막대기였다.

‘인간의 마력이 담겨있군. 흥! 저것으로 공격이라도 해 볼 셈이었나? 역시, 죽여버려야…… 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눈치챘다. 

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하얀 로드가, 자신이 반려에게 준 소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저게 여기에 왜?!’

쒸이이익-

그녀는 자신의 얼굴 쪽으로 정확히 날아온 로드를 마력으로 붙잡았다.

평소대로라면 인간이 여기까지 던진 것 자체에 놀랐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이 작디작은 물건에서, 반려의 사념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 그리베니아!」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그리워했던 반려의 목소리가.

“아……아아!”

「그리베니아…….」

그렇게, 설산의 눈보라는 차츰 약해져만 갔다.

천년에 가까운 시간에 걸쳐 만난, 그녀를 위로라도 하듯 말이다.

 

* *

 

유렌과 툰드라는 드래곤에게 로드를 전달한 후, 설산 밑쪽으로 내려와 이공간에서 이층집을 소환.

왼손을 치료하고는, 그곳에서 거의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무사, 했나!”

“아하하~. 저도 같이 갈 걸 그랬네요~. 밖에서 이렇게 좋은 집에서 단둘이 묵다니요~.”

유렌은 기뻐하는 드래고니안 - 사이케스와, 어쩐지 툰드라를 슬쩍 노려보는 셀레나와 합류했다.

셀레나는 드물게 약간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툰드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왠지 다시 밝아졌다.

그리고 그때.

일행의 머릿속에, 동시에 어떤 존재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인간들이여. 그대들에게 감사한다.」

메시지에서 느껴지는 것은, 사람이라고 치기엔 너무나도 거대한 존재감.

드래곤이었다.

「나와 나의 반려의 부탁과 감사의 표시로 그대들에게 맡길 것이 있다. 부디 이쪽으로 와다오.」

그리고, 드래곤은 여기서부터 멀지 않은 설산 사이들에 있는 한 깊은 골짜기를 언급했다.

“이, 이건! 드, 드래,곤의!”

사이케스는 도마뱀 같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흥분했고, 셀레나는 잠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우와~. 강하긴 진짜 강하나 보네요~. 세상에. 메시지만 들었는데도 온 몸이 떨리네~. 분명 많이 약화되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툰드라는 드래곤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말했다.

“드래곤의 부탁이라. 분명 보통 일은 아니겠네요. 각오는 하는 게 좋겠어요.”

“반려의 부탁이라고도 했으니, 베인 선배의 뜻이기도 할 겁니다. 저희에게 무리한 걸 남길 사람은 아니죠.”

유렌은 그렇게 일행과 말하며, 드래곤이 지정한 장소로 차분히 나아갔다.

 

* *

 

“……이곳은!”

그리고 일행이 도착한 곳은, 말 그대로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는 한 골짜기.

그 끝. 막다른 곳에서 서자, 다시 한번 드래곤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이곳으로 오거라.」

쿠르르릉-

메시지가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바위들이 움직이며 숨겨진 길을 열었다.

어쩐지 달콤한 향기가 나는듯한 그 안쪽에, 일행들은 천천히 발을 들였다.

그리고 10여분 정도 나아간 후.

“……!!”

“아……!”

“……이런~!”

“허!”

그들을 맞은 풍경에 일행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어둡고 좁디좁은 통로에서 나오는 순간, 못해도 가로세로 수백 미터 정도의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으니까.

“……저것들이 설마 모두?”

툰드라의 황당한 듯한 중얼거림이, 모두 일행의 속마음이나 다름없었다.

이 제법 넓은 장소 전체에, 아름다운 붉은 꽃- 예르비아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던 것이다.

“……잘 보면, 초원이 아니야. 밑은 설원 그대로군.”

“아하하~. 정말이네요~! 이 꽃의 녹색의 이파리 때문에, 이곳 전체가 초원으로 보일 정도라니~.”

그리고 이 넓은 꽃밭의 가장 안쪽.

그곳에 백발의 한 절세 미녀가, 초췌한 얼굴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느껴지는 절대적인 존재감.

화이트 드래곤. 그리베니아였다.

“잘 왔다. 더는 하찮지 않은, 고마운 인간들아. 너희들 덕에 반려와 마지막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 유렌과 그 일행들에게 약간이지만 허리를 굽혔다.

드래곤인 그녀가, 반려가 아닌 인간들에게 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였다.

그리베니아는 고개를 들며, 옆에 있던 것을 마력으로 공중에 띄우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에게 부탁이 있다. 물론, 충분한 보답은 약속하지.”

그 공중에 둥둥 뜬것을 본 유렌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저건!’

옆에 있는 드래곤과 똑같이, 엄청난 존재감이 느껴지는 그것은-

번쩍이는 유백색의 커다란 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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