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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7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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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7화 얼음 속에서 피는 꽃 (9)

 

 

 

눈 속에 파묻힌 드래고니안 – 사이케스는 한없는 분함을 느꼈다.

‘내가 이렇게 힘이 부족했던가?’

아니다. 원래는 아니었다.

자신은 드래고니안. 

비록 일부에겐 찌꺼기라고 조롱받지만, 그래도 용이 아닌 종족 중에선 가장 용의 피를 진하게 물려받은 자부심이 있는 종족.

그를 증명하는 예로, 자신의 종족은 무려 용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신도 가능하지 않던가. 

쬐끔 많이 작긴 하지만 말이다.

자신은 약간 어리긴 하지만, 그래도 그 위대한 드래고니안의 피를 물려받은 존재.

게다가 코볼트들의 지배자이자, 리저드들의 수호자이기도 했다.

“끄으,윽-!”

사이케스는 약간 서늘한 정도인 눈을 헤쳐나가며 이제는 상처가 아물고 있는 혀를 날름거렸다.

그런 주제에, 이곳에 와서는 계속 도움이나 받는다.

지금도 그랬다. 눈사태가 나는 순간 툰드라가 얼음계열의 마법을 써 자신과 다른 일행을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죽지는 않더라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상처는 입었을 것이다.

게다가 유렌이 나눠준 이 신기한 마도구가 없었더라면, 추위에 약한 자신은 틀림없이 이 눈 속에서 꽁꽁 얼어 가사 상태에 빠졌을 것이고.

아니, 아예 그 금색 예티가 외친 마비에 당해, 그 원숭이 놈들에게 당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끄으,으으!”

그래서 사이케스는 분하고 또 분했다.

도움을 주긴커녕, 계속 받고만 있다는 것에.

쿠우웅-

눈 속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유렌이 격렬하게 그 강한 마법사 놈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파파팍-!

사이케스의 손톱질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눈. 

그 가장 아래에 처박힌 그녀였지만, 인간을 한참 뛰어넘는 육체 능력과 절박한 마음가짐이 불러운 결과는 놀라웠다.

“크르르르-!!”

가장 밑에 처박힌 사이케스가, 가장 먼저 눈을 뚫고 나온 것이다.

두둑- 우드득-

드래곤으로 변한 그녀는, 그대로 날아올라 유렌에게 전속력으로 향했다. 

마도구로 전부 막지 못한 약간의 한기가 몸을 좀먹었고, 몸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발톱을 휘두른 대가로, 이곳저곳 피가 터지고 통증이 일었다.

“크롸롸롸롸-!”

하지만, 사이케스는 절대로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왠지 유렌이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것이다.

유사 용종 특유의 높은 직감.

이 직감은 지금, 훌륭하게 들어맞았다.

유렌이 환하게 웃으며, 곧바로 자신의 등에 올라탄 것이다.

찌리릿-!

그리고, 하얀 로드에서 나온 마력과 유렌의 마력이 섞여 그녀에게 닿은 그 순간.

그녀는 온몸을 떨며 커다랗게 울부짖었다.

“크롸롸롸롸-!!”

온몸에서 갑자기 힘이 넘쳐흐르고, 날갯짓이 가벼워졌다.

지끈지끈 아프던 몸 이곳저곳에선 통증은 이미 사라졌고, 뚝뚝 흘리던 피는 이미 멎었다.

조금 전까지 브레스 한두 번이면 쓰러질 것 같았던 몸이, 그 어떤 때보다 활력으로 가득 찼다. 지금이라면 열 번도 뱉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도움이 될 수 있어! 그것도 많이!’

그녀는 무엇보다도 그 점에 강하게 환희하며- 저 데굴데굴 굴러가는 거대한 눈덩이로 향했다.

지금 과거의 자신이 내는 속도보다 배 이상 빠르게 날고 있다는 것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채로.

 

* *

 

「드래곤을 타면서 강적과 싸울 때 제일 중요한 것 하나! 일단 원거리 공격은 일단 수와 명중을 우선시해서 견제를 넣어라! 물론 상황도 봐야 하지만.」

하얀 로드가 윙윙거리며, 유렌에게 직접 시범을 보였다.

파아앗-!

로드에서, 주먹만 한 하얀 마법 화살들이 수도 없이 튀어나왔다.

대충 보기만 해도, 족히 수백은 될 듯한 마법 화살들.

슈슈슉-!

그 수백 개의 마법 화살은, 재빠르게 날아가 거대한 눈덩이의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퍼서서석-!

베인의 말대로, 그 마법 화살들은 결코 위력이 강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약해 빠졌다고 하는 게 정확해야 할 것이다.

기껏 평범한 남자가 힘껏 휘두르는 몽둥이질 정도에 불과했으니까.

만약 튼튼한 몬스터나 단단한 구조물에 쓰면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할, 그런 위력이었다.

‘……허. 정말 금이 가기 시작하는군.’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저 ‘굴러가는 눈덩이’에서 단단한 것은, 속에 있는 얼음 부분뿐. 

밖에서 점점 커지는 눈덩이는, 어디까지나 단단해진 일반 눈의 경도다.

즉, 일반인의 몽둥이질 정도의 파워로도, 충분히 깎아 내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런 위력의 일격들이, 단숨에 수백 개나 한쪽으로만 파고든다면?

쩌어억-

무언가 크게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눈덩이 일부가 갈라지며 분리되었다.

쿠르릉-!

일부가 떨어져 나간 눈덩이는, 잠시 퍽퍽 튀더니 약간 다른 각도의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저 조종자가 마력을 소모해 각도를 틀긴 하겠지만, 약한 마법을 쓴 것 치곤 꽤나 방해를 한 셈이었다.

상대의 시간도, 마력도 말이다.

「어차피 강한 상대에겐 강한 화력이 필요한데, 어설프게 떨어져선 그걸 더 넣기가 힘들지! 차라리 근접해서 드래곤과 함께 싸우는 게 더 필요한 화력을 얻기가 쉽고! 

그래서 원격전은 어디까지나 견제! 상대방을 차근차근히 깎아 먹는다! 딱 적이 타격을 입을 만한 위력으로, 잔뜩 쑤셔 박으면 되는 거야!」

잠시 엉뚱한 방향으로 향한 눈덩이를 보며, 베인의 사념은 껄껄거리며 웃었다.

‘……맞는 말이긴 하군.’

유렌이 생각해도 베인의 그 말은 맞았다.

대량의 약한 적이나 특정 장소를 포격하는 게 아닌 이상, 하나의 강적과의 상대로 큰 화력으로 쏘아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애초에 그걸로 해결이 됐으면, 강적이라고 불리지도 않을테니까.

‘그렇다면, 견제는 꼭 공격 마법이 아니어도 상관없겠는데?’

슈우우욱-

두근- 두근-

유렌은 마력이 모여있는 심장을 날뛰게 하며, 마력을 모았다.

4위계라곤 생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마력이 유렌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음? 그건 설마……? 파하하핫-! 그래, 그런 것도 아주 좋은 견제지!」

베인이 껄껄 웃음과 동시에, 유렌은 굴러가는 눈덩이의 밑 공간을 ‘팠다’.

쿠우웅-!

눈덩이의 밑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눈덩이가 그 구멍에 쑤셔박혔다.

디그.

간단한 하급 마법이지만, 유렌이 마력을 크게 쑤셔 넣고, 최대한 넓게 파버린 것이다.

거대한 눈덩이는, 움푹 파인 곳에 쑤셔 박혀 움직이지 못했다.

비록 안에 있는 케니한이 다시 마력으로 움직일 수 있긴 하겠지만, 이 역시 상대방에게 정신과 마력을 깎아 먹는 행위겠지.

「좋아! 그리고, 다음은. 브레스! 이건 의외로 마법사 쪽이 크게 도와줄 수가 있어!」

푸화아아악-!

베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멈춰버린 눈덩이 앞으로 다가간 사이케스는 유렌이 바라는 대로 불을 뿜었다.

마법적으로 특별한 것은, 눈덩이의 핵을 이루는 단단한 얼음뿐.

눈 자체는 일반적인 눈이었기에 작은 드래곤이라고 해도 브레스에 처참하게 녹기 시작했다.

「자, 그럼 잘 보라고!」

하얀 로드는 스스로 다시 한번 빛을 내더니, 곧 복잡한 마력 조합을 불을 내뿜고 있는 사이케스의 목에 쑤셔 박았다.

“……크……롸롸?!”

푸화아아아악-!!

잠시 비틀거린 사이케스였지만, 곧 뿜어져 나오는 브레스의 색이 변했다.

붉은 화염에서, 푸른 화염으로 말이다.

슈우욱-

더 높이 올라간 고열의 브레스는, 순식간에 거대한 눈덩이를 녹이기 시작했다.

“네놈들……!”

그리고 눈이 가장 깊게 파여나간 어느 곳.

두꺼운 마법 얼음 안에서 케니한이 핏발을 선 눈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끝까지 날 방해할 셈이군!”

“그럼, 멀쩡한 성을 뭉개러 가는데,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미친 게 아닐까?”

“크흐흐흐! 그래, 정말로 미친 게 뭔지 보여주마!”

두근-!

케니한이 그렇게 소리치는 순간, 그의 마력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심장이 품고 있는 막대한 마스터의 마력을, 일부로 폭주 시킨 것이다.

「저런 멍청한 자식! 후배님! 빨리 피해!」

펄럭-!

사이케스는 재빠르게 방향을 돌려 번개같이 날아갔다.

쩌저정-!

그리고 간신히 사이케스가 빠져나간 그 공간.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던 마법의 얼음이 순식간에 커져 그 공간마저 잠식해나갔다.

쩌저어엉-!!

그야말로 순식간에 부풀어 오른 그 얼음은, 근처에 있던 눈까지 흡수.

이전보다 배 이상 큰 눈덩이로 만들었다.

쿠르르릉-!

그리고 그 커진 덩치만큼 더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파하하핫! 미친놈은 정말 어느 시대에나 다 있는 모양이군!」

베인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껄껄 웃더니만, 조금 전 자신이 쓴 바람 보조 마법을 쓰고 있는 유렌에게 말을 걸었다.

「똑똑한 후배님이라면, 내가 다음에 뭘 말할지는 알겠지?」

“그야 물론이죠.”

유렌은 그 말이 뻔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엘프와 싸울 때 경험 해봤지만, 드래곤을 타면서 가장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던 것은 그것 외엔 생각이 나지 않았다.

「파하핫! 그래, 맞아!」

이제는 담겨있는 마력이 많이 떨어진 흰색 로드는, 윙윙거리면서 유렌의 머리 옆에 둥실 떠올랐다.

「자신과 드래곤의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걸고, 상대를 반으로 쪼개버리는 것! 바로 그것이 모든 나는 것을 타는 이들의 필살기가 아닐까?!」

유렌은 그것에 동의하면서도, 왜 베인이 후대에 드래곤 나이트로 알려졌는지 이제야 이해했다.

저렇게 돌격해서 반으로 쪼개고 다니니, 그렇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

스윽-

유렌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사이케스의 등 위에서 스태프를 다시 꺼내, 두 손으로 빙빙 돌렸다.

저기, 저 성으로 굴러가는 거대한 눈덩이를 노려보면서 말이다.

 

* *

 

킹스윈 성의 집무실.

“……그래서, 아들놈이 어디로 향했다고?”

몬스터들의 침공을 생각보다 빨리 무찌르고, 당당히 개선한 변경백을 기다린 것은 그야말로 청천벽력한 소식이었다.

“에, 에드워드 님께서는 이틀 전 공주님의 지원으로 오신 툰드라님, 그리고 다른 일행분들과 함께 북쪽의 설산으로 향하셨습니다. 마, 말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백작님….”

“후우-.”

킹스윈 변경백은 다 죽어가는 얼굴의 측근을 보며 한숨을 푸욱 하고 쉬었다.

“자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있다면, 내 멍청한 아들과 그냥 젊기만 한 놈의 측근들. 그리고, 그놈도 후계자라고 권한을 준 내 잘못이지!”

콰앙-!

변경백의 두꺼운 주먹이, 그대로 테이블의 한 귀퉁이를 박살 내 버렸다.

‘멍청한 놈……!’

에드워드 킹스윈. 

이제 스무 살이 좀 넘은, 자신의 아들이자 후계자.

북방의 아들이자 후계자로서, 위험한 장소에 직접 나아가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은 아니다.

물론 평범한 귀족이나 지휘관으로선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만, 이곳은 왕국 중에서도 가장 혹독하고 위험한 곳.

그런 곳의 장이 되려면, 일단 병사들이나 현장 인원들과 함께 위험을 무릅쓸 담력. 

그리고, 그들을 현장 지휘할 지휘력과 판단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담력과 지휘력은 개뿔! 여자 때문에 간 걸 내가 모를 줄 아는 건가! 멍청한 아들놈!’

하지면 현실을 아는 백작은, 아들이 절대 그런 이유로 나가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놈의 위저드 툰드라에 대한 짝사랑은, 이미 신물이 나도록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툰드라가 지원으로 오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했다.

설마 툰드라가 이렇게 빨리 올 줄도 몰랐고, 아들놈이 이렇게나 멍청할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후우-.”

변경백이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쉬려는 순간.

쿠쿠쿠쿵-

무언가가 울리는 소음과 함께, 땅이 가볍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음, 지진인가? 그리 크진 않군.”

하지만 5초, 아니 10초. 아니 20초가 지나도 그 지진과 울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소리과 진동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 이게 무슨……?!”

그때. 한 기사가 변경백의 궁금증을 풀어줄 장보를 가지고 등장했다.

“배, 백작님! 큰일입니다! 부, 북쪽의 설산에서……!”

“……! 설산? 혹시, 에드워드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겐가?!”

하지만 변경백도 역시 아버지는 아버지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들이 향했다는 북쪽 설산의 이야기가 나오자 저절로 아들 걱정이 튀어나온 것이다.

하지만 기사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할 이야기였다.

“부, 북쪽 설산에서 어, 엄청난 크기의 눈덩이가 굴러오고 있습니다! 그 크기가 족히 수, 수백 미터는 되어 보입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겐가?!”

드드드드-.

하지만, 그럼에도 진동이 들리는 것은 사실.

변경백은 재빨리 부하들과 함께 망루로 나가, 기사가 말한 그 풍경을 그대로 보고 말았다.

딱 봐도 성보다 몇백 배는 커 보이는 거대한 둥근 눈덩이가, 이쪽으로 데구루루 굴러오고 있는 것이다!

철혈의 변경백.

북방의 철벽.

북쪽의 수호신.

수없이 많은 별칭이 붙어 있는 변경백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어처구니가 없어 말을 잃고 있었다.

“신이시여…….”

“오, 이건 말도 안 돼.”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그 말을 내뱉는 것은, 변경백과 함께 수많은 전장을 돌파한 용맹한 기사와 마법사들.

“……빠, 빨리 마법으로 어떻게든 막아내야……!”

그나마 변경백이 재빨리 위급함을 깨닫고 소리를 쳤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북방에 몇 없는 6레벨 마스터는, 아직 몬스터의 잔당 사냥에 나서 있었고, 이곳에서 가장 강한 이는 5레벨인 변경백 자신이었다.

“모두! 마력을 끌어모아 공격 준비를 해라! 어떻게든 피해를 줄여야 한다!”

“예, 옙!”

변경백의 중후한 외침에, 주변의 모든 마법사들이 마력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그렇게 소리친 변경백마저도 마음속은 절망으로 물들어갔다.

솔직히 성을 박살 내려 데구루루 높은 산에서 굴러오는, 수백 미터짜리 눈 덩어리를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저건 6레벨 마법사나 소드마스터가 있더라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 전설 속에서 전해져오는 드래곤 나이트라도 저것은……!

‘허. 이렇게 되면, 자리를 비운 에드워드. 그놈의 선택이 맞았을 수도 있겠구나.’

이미 죽음을 각오한 변경백이, 어떻게든 근방 마을의 피해를 하나라도 줄여보려 마법을 발사하려 할 그때.

거대한 눈덩이 위에서, 뭔가 검붉은 것이 휙휙 거리고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다.

‘응……?’

처음엔 눈덩이보다 너무 작아서 그다지 눈에 띄진 않았다.

하지만 눈덩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다가오자, 그것은 점점 크게 보였다.

“와……이번? 아니, 저것은……!”

드래곤. 

검붉은색의 작은 드래곤.

그리고 그 위에는 웬 사람이 당당히 탑승해 있었다.

파아아앗-!

그리고 그 순간.

그가 든 스태프에서, 엄청난 크기의 마력의 칼날이 솟구쳐 나왔다. 

물론 눈덩이에 비해선 작지만, 족히 수십m는 될듯한 그 마력의 칼날은 절망에 찬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품어주었다.

“드, 드래곤 나이트!”

누가 외쳤을까. 

그것은 알 수 없었지만, 성안에서 떨고 있는 모든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단어를 외치기 시작했다.

“드래곤 나이트-!”

“드래곤 나이트-!!”

북방에서 내려오는, 그 전설의 영웅을.

쒸이이익-!

사람들의 외침과 함께, 작은 드래곤은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눈덩이를 향해 돌진했다.

수십 미터의 크기의 거대한 마력의 검을 지닌 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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