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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3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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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73화 얼음 속에서 피는 꽃 (5)

 

 

 

마도 왕국에서 마법사는 육체적 단련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지금 한 신생마탑을 제외하고,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자 일반적인 경우였다.

하지만, 그게 모든 지역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지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지방에서 일반적인 상식일지는 몰라도, 이곳 혹독하고 전투가 가득한 북방에서는 조금 달랐던 것이다.

-북방의 사나이는, 아니 북방의 인간은 강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남자, 여자, 전사, 마법사! 모든 사람을 가릴 것 없이!

-몬스터 놈들이 새까맣게 다가오는데, 마력이 떨어지면 옆에서 땔감에 불이나 붙일 거냐?! 활이라도 쏴!

-골골거리면서 추위에 잠시도 못 버티는 허약한 마법사 따위, 이 땅에선 아무것도 도움이 안 돼! 뭐? 체력 단련이 시간 낭비라고? 찬 바람 한 번 쐴 때마다 열흘씩 앓아눕는 허약한 중앙 놈들이 더 낭비지!

이런 경향이 있는 이곳 북방이다.

그런 지방에서 자란 변경백의 후계자- 에드워드는 당연하게도 자연스럽게 육체의 단련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활은 마법 다음으로 에드워드에게 가장 자신 있는 특기였다.

100m를 훌쩍 넘는 거리에서 움직이는 상대로 잘만 맞추는 그의 강궁은, 마법사는 물론이고 북방의 기사 사이에서도 명궁으로 소문 날 정도였으니까.

쒸어익-!

그래서 에드워드는 다시 한번 강궁을 쏘았다.

설산 초입.

하늘 위에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마수. ‘큰 새’에게 말이다.

퍼어억-!

신체 강화마법을 사용해서 당긴 에드워드의 강궁은, 그대로 큰 새의 목 부분에 적중했다.

머리 부근이 뱀처럼 되어있는 큰 새는, 비늘에 화살이 적중해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키에에-!”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공중에서 조금 휘청거리긴 했지만, 그 외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한 것이다.

‘설마 목을 맞췄는데도 멀쩡할 줄은……!’

에드워드는 인상을 구겼다. 저번에 맞춰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은 놈의 몸통.

그래서 이번엔 목을 노렸건만……. 설마, 목에 맞아도 저렇게 타격이 없을 줄이야.

적어도 땅으로 떨어트릴 생각이었던 에드워드의 계획이 어긋나도 크게 어긋난 것이다.

“큰 새라고 했나요? 저 마수 상당히 튼튼하네요.”

“아하하하~. 그러게요. 저번엔 그냥 불에 타버리길래 별 것 아닌 줄 알았는데~!”

“당연, 하다. 내, 숨결, 이, 강한, 거다.”

당연히 툰드라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저 상황의 분석에 집중했다.

에드워드의 고개가 조금 내려갔다.

그리고 그때, 옆에서 유렌이 어디에선가 활을 꺼내 한 발자국 앞으로 섰다.

“활을 잘 쏘시는군요. 저도 한 번 쏴보죠.”

우웅-

유렌은 조용히 마력을 모아, 활시위와 바람의 화살을 마력으로 만들어냈다.

나무와 금속으로 기품 있게 만들어진 엘프의 활이, 하얀 눈의 반사를 받아 우아하게 반짝였다.

‘저, 저건?!’

에드워드는 유렌의 손에서 보이는 마법의 활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활에 이런저런 마법이 걸린 마도구들 정도야 몇 번 본적이 있다.

당장 자신의 활도, 가벼운 보조 조준 마법이 걸려있었으니까.

하지만, 저렇게 활 시위와 화살 전체가 마력인 활은, 말 그대로 처음 보았다.

퍼어어엉-!

그리고 잠시 후.

마치 대포알이 발사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바람의 화살이 엄청난 속도로 큰 새에게 날아갔다.

쒸이이이익-!

“꺼르륵-!”

상공의 공기를 찢은 채 날아간 한 줄기의 녹색 빛은, 그대로 뱀의 모습을 한 목을 그대로 절단했다.

그리고 몇 초 후.

퍼억-!

쌓인 눈 위로, 두 동강이 난 큰 새가 떨어졌다.

“…….”

에드워드는 그저, 입만을 쩍 벌린 채 할 말을 잃었다.

문제는, 그 직후 유렌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하나.”

하나?

에드워드는 그 말에, 황급히 유렌이 바라보는 곳에 시선을 돌렸다.

“또…… 한 마리?”

그랬다. 적어도 지금 새보다 몇 배는 더 떨어진 곳에, ‘큰 새’ 한 마리가 더 보였다.

당연히도 활로는 닿기가 힘든 거리였다.

일반적인 활로는 말이다.

끼리리리릭-

에드워드의 귀에, 시위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동시에 엄청난 마력이 옆에서 느껴졌다.

“……!”

휘이이잉-!

그곳에는 주위의 마력을 끌어들여 강력한 바람을 휘감고 있는 마력의 화살이 보였다.

‘저걸 대체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 거지?!’

에드워드가 놀란 것은, 강력한 마력을 모은 것이 아니었다. 저런 것이야, 저 마법 활 자체에 그런 능력이 있다고 치면 되는 것이니까.

그가 경악할 것은, 바로 저 강력한 마력을 유지하는 힘이었다.

강한 마력을 모은다 해도, 그것을 제어를 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어린아이에게 대포를 들린 것과 비슷했다.

전력에 도움이 되긴커녕, 오히려 자신과 주변에 위험이나 끼치게 되는 것이다.

‘마, 마력제어 장치도 없이 저걸?!’

마력제어 장치가 있다면, 저렇게 마력이 강하게 요동칠 리가 없었다.

옆에서만 봐도 마구잡이로 요동치며 제어를 벗어나려 하는 저 강한 마력을, 저 남자는 자신의 힘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잡아누르고 있는 것이다.

퍼어어엉-!!

그리고, 그 마력이 최대한으로 모였을 때 -

공성 병기가 발사되는 듯한 소리가 나며 응축된 바람의 화살이 쏘아졌다.

쒸이이이익-!

대기를 찢으며 날아간 그 바람의 화살은, 수백 미터는 더 멀리 떨어진 ‘큰 새’를 말 그대로 박살 내버렸다.

파아앙-!

저 멀리서, 그 튼튼했던 마수가 수백 조각으로 조각나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둘.”

유렌은 아무런 감정을 담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하게 중얼거렸다.

“과연, 대단, 하군!”

드래고니안 - 사이케스는 자신의 등에서 저 마법의 화살이 발사되는 걸 생각하며 흡족해 했다.

검붉은 비늘이 달린 꼬리가 살랑거렸다.

“이쯤 되면 놀랍지도 않네요.”

“아하하하~ 뭐 그렇죠~.”

툰드라와 셀레나는 더 이상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의 곁에 붙어 있으면서 이 정도에 하나하나 크게 놀란다면, 틀림없이 심장에 병이 생겨버릴 테니까.

결국 할 말을 잃고 멍하게 서 있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너무 자주 놀라고 있는 에드워드뿐이었다.

‘…….’

에드워드의 마음속에 품었던, 질투와 경쟁심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겨룰 수 있는 상대가 돼야 그 감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눈앞에서 이런 걸 보여주면, 계속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그럼, 다시 가봅시다.”

질투와 경쟁심이 줄어든 대신, 에드워드의 마음속에 새로 잡은 것은 바로 강자에 대한 동경.

북방의 남자인 그에게 있어서, 이것은 거의 본능에 새겨질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예, 옙!”

에드워드는 유렌의 말에 힘차게 대답한 채, 그의 뒤를 따랐다.

춥지 않으면, 설산을 오르기가 몇 배나 쉬워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으면서.

 

* *

 

“으으으! 정말 춥군! 무슨 이런 빌어먹을 동네가 다 있나!”

어느 설산 속의 한 깊은 동굴 속.

이곳에는 두터운 로브를 몇 겹이나 껴입은 한 중년의 마법사가, 욕을 내뱉으며 이곳 날씨에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망할. 내가 미쳤지! 아무리 출세를 위해서라지만, 이딴 곳에……!’

4위계 세이지. 라지에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몇 번이고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그는 제법 큰 마탑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는 범재로 출세와는 완전히 거리가 있는, 그야말로 평범한 세이지였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어떤 높으신 분의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북쪽으로 가, 마수와 아인종들을 조종해 그곳을 엉망으로 만들어라.

얼핏 들어도 흑마법사들이나 할 듯한, 범죄성이 너무나도 짙은 임무.

하지만 라지에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선량한 채 하는 마탑이나 귀족이라도, 뒤에서는 이렇게 몰래몰래 더러운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대단한 재능이 있지 않은 한, 이런 더러운 짓에 끼는 놈들이 결국 위의 선택을 받아 위로 올라가기 쉽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억지로 자원해 다른 이들과 함께 이곳으로 온 것인데…….

‘젠장! 젠장!’

라지에는 모든 게 다 맘에 들지 않았다.

새와 여러 동물의 사체를 만져, 기분 나쁜 마수인 괴조를 만드는 것도.

여러 싸구려 마도구나, 마력으로 막고 있어도 동상이 걸리기 직전의 이 빌어먹을 추위도.

그리고 단체로 자신을 보고 있는, 저 빌어먹을 예티 무리들도.

라지에는 고개를 휙 돌려, 수십 개체가 모두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예티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냐! 조금만 더 참으라는 게, 그렇게나 불만인가? 아까부터 뭘 그렇게 노려보는 거야?!”

라지에의 분노에도, 예티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조용히 노려보았다.

그들의 흰 털과 대비되는, 찢어진 노란 눈동자가 라지에의 등을 섬찟하게 만들었다.

“불만 있으면 말로 해! 네놈들도 일단 말은 할 줄 알지 않나!”

그 섬찟한 감정을 숨기려 라지에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자, 예티들 가운데에 앉아 있었던 그들의 대장이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간. 우리. 언제까지. 기다리나.”

하얗고 뻣뻣한 털과 가죽을 지니고, 날카로운 눈과 이빨을 가진 거대 유인원.

예티.

하지만 다른 예티와는 다르게, 금색의 털을 가진 대장 예티는 그렇게 조용히 물었다.

“우린 너희들 말대로. 다른 인간 습격해 죽였다. 그런데 보수 안주고 계속 여기에서. 기다리라 한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나! 이 멍청한 녀석들! 너희들에게 준 의뢰는 다 끝나지 않았는데, 검은 드래곤인지 유사 용종인지가 나타나 잠시 미뤄졌다고 말하지 않았나!”

정말로 몇 번이나 말한 라지에가 화가 나 소리쳤지만, 돌아온 것은 훨씬 험악해진 예티들의 눈초리뿐이었다.

“인간. 이젠. 거짓말하고. 우릴 무시한다.”

“도마뱀들은. 추워서. 여기서. 못 산다.”

“하얀. 화이트. 드래곤. 빼곤. 다 그렇다. 검은 도마뱀은. 여기. 없다.”

“보수. 안 주려고, 그러는 거다!”

안 그래도 갑자기 이곳에 숨으라고 해서 불만이 쌓여 있던 예티들이, 눈에 살기를 띠며 하나둘 일어섰다.

“어……어?”

라지에는 생각과 다르게 예티들이 으르렁거리며 다가오자, 자신도 모르게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 이게 아닌데. 이놈들이 원래 이렇게 사나웠던가?

“거, 거기! 대장! 뭐해?! 당장 저놈들을 말려줘! 나, 날 어떻게 하면 보수도 다 없으니까!”

“인간. 날 바보로 본다.”

다른 예티들보다 지능이 높은 예티 대장은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히죽 웃었다.

“너 하나 죽여도 다른 인간이 있다. 우리가 임무대로 하면. 그 다른 인간이 보수 준다. 너 원래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

순식간에 허를 찔린 라지에가 할 말을 잃었다.

저 짐승 놈의 말이 맞았다.

만약 자신이 저놈들에게 죽어도, 결국 이 영지의 수호대를 다 처리하면 위에서는 자신을 죽인 것 따윈 신경도 쓰지 않겠지.

“흐흐, 정답이군.”

“……이런 망할! 내가, 그렇게 쉽게 죽어줄 것 같냐!”

라지에는 온몸의 마력을 재빠르게 모으며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저런 짐승들에게 죽느니, 적어도 혼자 죽진 않는다. 최소한 이 동굴이라도 무너트려야……!

“크키야아아악-!!”

찌릿찌릿-

하지만 대장 예티가 귀가 먹먹해지는 고함을 지르자, 그의 몸은 그 즉시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

마법도 아니고, 그 소리 자체에 충격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저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온몸이 마비되어 쓰러진 것이다.

‘모, 몸이……!’

그렇게 그대로 마비되어 쓰러진 그에게, 일반 예티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보이며 슬금슬금 다가왔다.

‘아, 안 돼! 다가오지 마! 이 버러지 같은 짐승들! 으아아악!’

극한의 눈보라가 부는 어느 설산의 동굴 깊은 곳.

그곳에서 피를 보는 예티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 *

 

휘이이이잉-!

어느 설산의 중턱.

잠시 휴식을 처하기로 한 유렌 일행은, 어느 한 커다란 동굴에 들어가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곤 눈보라가 심한 동굴 밖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렇게 눈보라가 심하니, 드래곤을 타고 단숨에 날아갈 수도 없네요.”

“추위고 뭐고 다 이전에, 눈앞 시야조차 확보가 안 되니, 어쩔 수 없죠.”

사실 특수 마도구가 있어도, 저 밖에서는 전투가 쉽지 않을 정도로 날씨와 외부 시야는 좋지 않았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던 에드워드가 유렌에게 입을 열었다.

“역시 예티를 찾아 먼저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티 말입니까? 그 하얗고 커다란 원숭이 같은 생물?”

“예. 몬스터로 보시는 분들도 많지만, 엄연히 대화도 통하는 북방의 아인종 중 하나입니다.”

에드워드의 말론, 예티 이상으로 이곳 설산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생물은 매우 드물다고 했다.

게다가 말이 통하고, 어느 정도 지능도 있으며 설산에선 전투력도 높은 편이라 한다.

“그럼~ 그놈들이 범인 아니겠나요~? 이 이상으로 잘 맞는 놈들은 없잖아요~.”

셀레나의 말에, 에드워드는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 말이 맞긴 하지만……. 예티들은 단체 행동이 거의 안 되는 생물들입니다. 평생을 거의 혼자 살고, 모여 봐야 두 셋 정도가 잠깐 모이는 정도죠. 그들이 10~20개체 이상 모이지 않는 한, 수호대를 몰살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에드워드님의 말이 맞아요. 게다가 의외로 심성이 착한 편이라, 인간을 잘 습격하지도 않는다고 했죠. 뭐, 배가 너무 고프면 예외일 수도 있겠지만.”

에드워드의 말에 이어, 툰드라마저 그렇게 말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범인이라기보단, 목격자로서 찾는 게 되겠군요.”

“예. 맞습니다. 이런 악천후에도 설산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마주치는 동족들에겐 이런저런 일들을 전한다고 하니까요. 대부분이 혼자 살지만, 서로의 소식은 잘 알고 있다고 하죠.”

“과연, 그러면 충분히 만나 볼 가치는 있겠군.”

유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파견된 부대가 직접 죽였던, 마수를 조종했던. 어쨌건 흔적이 남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 예티들을 찾아 정보를 얻어, 범인을 찾는다.

유렌과 그 일행들이 그렇게 다음 행보를 정한 순간-

“크릉?”

동굴의 저 깊은 곳에서, 두꺼운 흰 털을 가진 거대한 원숭이 같은 아인종- 예티가 등장했다.

“……응~?”

“어?”

“허.”

“저거, 예티, 아닌가?”

너무나 공교로운 이 타이밍에, 일행은 잠시 굳어있었다.

그리고 수초 후.

“하하핫!”

“아하하하~! 이럴 수도 있네요~.”

“후훗. 그러게요.”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일행은 웃음을 터트리며, 예티에게 시선을 돌렸다.

운이 좋군.

이렇게 생각하며 예티에게 말을 걸려 할 때.

우르르-

그 뒤에서 수십 마리의 예티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일행은 또 잠시 굳어있다가, 의아한 눈으로 에드워드를 바라보았다.

-단체로 안 다닌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 그러게 말입니다.

뭐, 거기까지는 좋았다.

많이 모인 거야 뭐 모임이라도 할 수 있는 거고, 목격자야 오히려 많으면 좋은 거니까.

“크르릉! 인간들!”

“크릉! 죽여라!”

하지만 곧 예티들이 눈에 살기를 띠고, 으르렁거리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타탁-

일행은 재빠르게 전투 준비를 하며, 셀레나가 다시 한번 물었다.

“인간에겐 적대적이지 않다고도 하지 않았나요~?”

“그러게요…….”

툰드라가 황당하다는 어투로 대답하는 동안, 예티들 무리가 쫘악- 하고 두 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사이. 웬 덩치 큰 금색의 예티가 터벅터벅 걸어 나와 히죽 웃었다.

“……예티는 분명 흰색이라고~.”

셀레나가 마지막 질문을 하려던 찰나, 금색의 예티는 이쪽으로 무언가를 휙 하고 집어 던졌다.

데구르르-

그것은 바로 팔다리가 뽑혀 살해된, 한 마법사의 처참한 시체였다.

유렌은 그 시체를 잠시 지켜보다, 어처구니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설마, 목격자도 아닐 줄이야.”

이러면 예티에 대해 생각한 것 중, 맞는 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일행의 시선이 그 시체에 잠시 몰린 그 짧은 순간.

“크키야아아악-!!

“……!”

금색 예티가 듣는 이들을 굳혀버리는 고함을 지르며, 예티 수십 마리와 함께 일제히 일행을 향해 덤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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