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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7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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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7화 돋아나는 새싹들 (6)

 

 

 

“그러니까-! 왜 이리 늦는 거야! 간식을 내라고 한 지 벌써 몇 분이나 지났는데!”

격양된 모습의 한 뚱뚱한 남자가, 살찐 양 볼을 부르르 떨며 겁먹은 하녀를 노려보았다.

남자는 온갖 고급 물품들을 걸치고 있었지만, 살찌고 뒤틀린 그 몸뚱이는 그 값어치를 잃게 보일 정도였다.

“에이! 됐다! 거기 너! 당장 내 앞에서 이 여자를 치워라!”

마도 왕국의 1왕자.

야니우스는 입에 거품을 물며, 방문 앞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호위병에게 소리쳤다.

“예. 전하.”

“저, 전하!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전하-!”

젊은 하녀가 머리를 바닥에 박고 용서를 빌었지만, 명령을 받은 호위병은 가차 없었다.

그녀를 그대로 번쩍 들고는, 두꺼운 손으로 용서를 부르짖는 입을 턱- 하고 막은 것이다.

“……!”

그 커다란 손에서 느껴지는 괴이한 차가움에, 하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럼 언제나처럼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빨리 내 눈앞에서 썩 데리고 사라져!”

‘처리’라는 말에 하녀는 어떻게든 몸부림을 쳤지만, 호위병의 강한 완력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읍……! 읍!”

호위병이 방문을 나서, 하녀를 ‘처리’하러 복도를 나아갈 때, 한 건장한 중년 남자가 말을 건넸다.

“이봐. 왕자님께서 또 하녀를 처리하라 하신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하아-. 알겠네.”

고위 귀족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호위병의 대답에 한숨을 푹- 쉬더니 그대로 지나쳤다.

“읍……! 읍!”

한 줄기 희망을 품던 하녀가 절망에 몸부림쳤지만, 호위병은 골렘처럼 아무 감정도 보이지 않은 채 복도를 나아가 사라졌다.

‘……정말 기분 나쁜 놈이군. 게다가 대체 몇 명째 저렇게 처리되는 건가.’

중년 남자 - 다이드란 후작은, 호위병의 뒷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파벌의 1인자이자, 왕자의 외조부였던 예니힌 공작이 잠적한 지 2주째.

저택의 분위기는 완전히 어두워졌으며, 왕자는 점점 난폭해져만 갔다.

-뭐라고?! 할아버지가?! 감히……!

처음 노공작의 잠적을 알았을 때. 

왕자는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슬픔과 섭섭한 감정 또한 숨기지 않았다.

공주파쪽엔 얼굴을 드러내고, 이쪽엔 잠적? 사실상 그쪽에 붙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자기가 먼저 꼬투리 잡고 쫓아낸 주제에 그런 것도 웃기긴 했지만, 어쨌든 인간다운 감정은 남아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것조차 보기 힘들어져 갔다.

-사형…… 사형이다! 당장 그 빌어먹을 노인네를 붙잡아와! 당장 내 손으로 목을 쳐주지!

왕자에게 남은 것은 증오와 오기. 그리고 억지의 감정뿐. 게다가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젠 사소한 트집을 잡아 하인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조금 전 같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호위병들이 점점 저택에 늘고 있었다.

다이드란 후작 자신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지원들과 함께 말이다.

‘……왕자는 타국의 고위층에게서 받는 지원이라곤 하셨지만.’

후작도 바보는 아니다. 

최근 혼란하지 않은 나라가 없는데, 과연 어떤 나라에서 저 정도의 금과 무기, 그리고 마력석 등을 지원해줄까,

게다가 저런 수상쩍은 호위병들을 붙여서?

당연히 제대로 된 의도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그 전에 언데드 사건까지 생각하면…….

후작은 그렇게 고뇌에 빠지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이제 와서 무슨 고민이냐. 나에게 선택지는 이미 없거늘.’

노공작이야 왕자의 외조부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주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는 자신보다 더러운 일에 직접 손을 댄 것이 훨씬 적었다.

그쪽으로 가도 반발할 세력이 훨씬 적다는 소리였다.

‘……애초에 그 년놈들이 있는 한, 내 쪽에서 사양이지만!’

후작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유렌 슈나이더와, 샤디아 예루니스.

향신료 관련으로 자신에게 큰 타격을 입힌 괘씸한 것들.

겨우 상인 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은 샤디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유렌 슈나이더는 저쪽의 핵심 중 핵심.

저쪽으로 가면, 그 빌어먹을 놈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후작 속에 있는 부글부글 끓는 원한은, 그것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래. 이제 와서 길을 바꿀 수는 없지.”

어차피 물러날 곳은 없다. 그렇다면, 이 안에서 어떻게든 더 나아가야 한다.

후작은 여전히 큰 소리가 나고 있는 왕자의 방문으로 향했다.

저 망할 왕자의 비위를 어떻게든 맞춰, 비어버린 노공작의 자리에 대신 앉기 위해서.

 

* *

 

우우우웅-

한적하지만, 묘하게 이곳저곳이 파괴된 흔적이 많은 어느 깊은 산.

그곳에 한 명의 체격 좋은 마법사가, 하얀 스태프를 들고 마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반발력의 제어가 훨씬 쉬워졌는데?.”

적갈색 머리의 마법사- 유렌은, 하얀 스태프 끝에 모인 마력을 지켜보며 얇게 웃음 지었다.

그의 시선이 향한 하얀 스태프 끝에는, 얼마 전까진 없었던 붉은 보석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역시 진짜 천재는 선배라니까.’

유렌은 며칠 전. 자신의 친한 선배인 배두인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마력끼리의 반발력? 그걸로 마력을 증폭한다고? 그거 재밌네! 흠. 그러면, 스태프에 뭐 좀 달아보는 게 어때? 그게 강력한 스태프이긴 해도, 한 가지 속성만 너무 강하잖아.

이제는 베르헨에서도 손꼽히는 장인이 된 그는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이틀만 빌려줘. 내가 우리 가게에 오는 모든 의뢰를 미뤄서라도, 멋지게 더해 줄 테니까! 네가 5레벨에 도달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베두인은 자신만만하게 스태프를 가져갔고, 이틀 후인 바로 어제. 밤을 꼴딱 새워버린 얼굴로 스태프를 들고 온 것이다.

“이게 고위 샐러맨더의 심장이랬나.”

유렌이 스태프 끝에 박힌 붉은 보석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일단 재료 자체는 드래곤의 뿔보다는 훨씬 급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베두인의 절묘한 강화 솜씨와 여러 마법이 더해진 저 붉은 보석은,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불의 속성을 유렌에게 보장해 주었다.

우우우웅-!

유렌은 반발력에 들어가는 마력 컨트롤이 훨씬 부담이 줄어들었음에 만족했다.

말이 쉬워서 서로 반발력을 통해 위력을 키우는 거지, 그 난이도는 정말로 높았다.

사실 루시아도 신성물인 철퇴가 있으니 가능한 묘기였지, 그것을 한쪽 속성이 유별나게 강한 스태프를 가지고 성공한 유렌이 이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젠 자신도 그것을 도와주는 도구를 가지게 되었다.

‘컨트롤에 돌렸던 힘을, 전부 다른 곳에 쏟아부을 수가 있어.’

쿠우우우우-

기존보다 마력을 훨씬 강하게 쑤셔놓은 반발된 마력들이, 땅과 나무를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5레벨이 쓰는 상급 마법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은 이 마법을, 유렌은 하늘을 향해 가볍게 쏘았다.

사아아-

본래 얼음 마법은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얼어붙는 것이 특징인 속성.

하지만 지금 유렌의 스태프 끝에서 나간 얼음 마법은 그렇지 않았다.

스으으-

그저, 거기에 닿는 땅과 나무. 그리고 공기 속 수분까지 모두 얼려버린 채, 그대로 산을 넘어 하늘까지 치솟았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거대한 서리 한 줄이, 땅을 넘어 하늘까지 연결된 것이다.

“좋아. 잘들 얼었군.”

그리고 잠시 뒤, 유렌이 마력을 거두었을 때.

거대한 얼음 선은 사라졌지만, 절반은 얼음, 절반은 보통 산이라는 기괴한 광경이 되어 있었다,

마침 유렌이 지정한 자리와 하늘 사이에 있었던 산의 왼쪽 둔덕이 말 그대로 얼음산으로 변한 것이다.

하늘의 얼어버린 공기야 금방 흩어지지만, 불행히도 흙이나 나무. 돌 등은 그렇지 못하니까.

“음. 산에 닿는 것은 줄이려 했는데, 생각보다 반경이 너무 크긴 하네. 해동 마법이 분명…….”

유렌은 투덜거리며, 딱 왼쪽. 그러니까 절반만 얼어버린 산을 바라보았다.

위력이 강해진 것은 좋은데, 이렇게 대놓고 활력 연습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나마 공주가 산 10개 정도가 포함된 이 근처 땅을 그에게 하사해, 이 정도라도 가능한 것이었다.

유렌이 한창 해동 주문을 외우고 있을 때. 아메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렌. 잠깐 괜찮아요?」

마탑 안에 있는 그녀가, 멀리 떨어진 유렌에게까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 사람에게만 보낼 수 있지만, 범위가 크게 늘어난 원거리 메시지.

최근에 아메리아가 독자적으로 개발에 성공한 마법이었다.

「아마 수련으로 바쁘시겠지만, 잠깐 돌아와 주세요. 평의회에서 감사가 왔는데, 아무래도 저보단 당신이 안내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단점은 그녀에게서 일방적인 수신만 가능하다는 점이었지만, 큰 불편은 없었다.

「그럼 승낙하시면, 하늘로 커다란 불화살을 쏴주세요. 제 방의 창문에서 그쪽 하늘이 보이거든요.」

퍼어어엉-!

유렌은 그 메시지가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불덩이 두 개를 하늘로 쏘아 올렸다.

2개의 불덩이. 

승낙의 사인임과 동시에, 가는데 약 20분 정도 걸린다고 그녀에게 사인을 보낸 것이었다.

「빠, 빨리도 쏘셨네요. 분명 2개면 20분이었죠? 네. 기다릴게요. 유렌.」

“감사관이라…….”

유렌은 반쯤 해동 된 산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뭐, 날도 따뜻하니 알아서 녹겠지.

파아앗-!

유렌은 바람과 번개 속성을 섞은 마법으로 재빠르게 나아가며 생각했다.

과연. 툰드라와 평의회 간부 출신들이 이야기했던 자기 나름대로의 ‘견제’가 이것인가.

‘재미있네.’

유렌은 벌써 보이는 마탑을 보며, 싱긋 웃었다.

그래, 보고 싶으면 봐야지. 어쩌겠는가. 감사라는데.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게 되겠지만.

 

* *

 

“어…. 음. 이, 이것들에 사용된 것들이 전부…. 음, 진품들입니까?”

평의회의 감사관. 위저드 세무인은 당황한 얼굴로 유렌을 바라보았다.

이런 걸 묻는 것이 실례인 줄은 알고 있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은 만큼 어쩔 수 없었다.

“물론이죠. 전부 진품들입니다.”

“허…….”

세무인은 일개 평 마탑원들에게 지급 예정이라는 로브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마력 저항 천으로 짜인 로브에, 충격 저하 마법을 걸어 그 안에 덧댄 천들.

거기에 그 비싼 마력석들을 로브 곳곳에 박아넣어 착용자가 마법을 쓰는 것을 돕는다.

게다가, 최근 가장 인기인 온도를 유지하게 해주는 마도구까지 안감에 박혀있는 것이다.

물리 방어와 마법방어. 그리고 마력보조와 편의성까지. 

세무인은 몇몇 고위 마법사들의 전용 로브가 아닌 이상, 이것보다 더 좋은 로브는 거의 보지 못했다.

‘……내 로브보다 더 좋아 보이는 이것들이, 그냥 1, 2레벨 마탑원들에게 지급된다고? 훈련을 통과만 하면?!’

대체 돈이 얼마나 많으면 이럴 수가 있는가.

아니, 많더라도 이렇게까지 저레벨 마법사들에게 신경을 써주기는 힘든 법인데…….

혼란스러워하는 사무인의 얼굴을 본 유렌은, 흐뭇한 감정을 느꼈다.

‘좋아. 엄청 놀랐군. 뭐 당연한거지만.’

유렌은 그 밖에도 이곳저곳에 그를 끌고 다니며, 여러 가지를 보여주었다.

어지간한 정식 마법사들의 실험실보다 더 좋은 재료들이 가득한 공용 실험실.

방 하나하나가 고급 여관 수준인 마탑원들의 기숙사.

밖에서 보려면 상당한 대여료가 들어가는 마법서들을 그냥 대여해주는 도서관.

심지어는, 무려 원하는 마도구들을 빌려 갈 수 있는 마도구 창고까지.

“하……하하하. 이거 참. 정말로 대단…….”

“좀 더 있습니다.”

유렌은 놀라는 사무인에게 추가로, 간부들이 사용하거나 얻은 장비의 일부를 공개했다.

“아, 음…….”

이제 더는 할 말도 잃은 사무인을 보며, 유렌은 ‘적당히’ 보여준 것이 성공임을 확신했다.

‘좋아. 이것으로 어느 정도 이 마탑에 대해서 퍼지겠지.’

적과 상대하기 전, 가장 어리석은 것은 자신의 모든 패가 다 까발려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마탑들은 이런 정보 공개나 감사를 매우 꺼렸다. 만일의 경우 새어나간 정보 하나하나가 자식의 목을 조르게 될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조금 다르지.’

이번에 주로 알려질 정보들은, 이 마탑의 재력과 대우들이다.

아직 신생 마탑인만큼, 이곳만의 오리지널 마법이나 숨겨진 마도구 등은 아직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보통 마탑들이 가장 정보 누설을 꺼리는 이유가 그것들인데 말이다.

체력 단련이나 무기 단련 등은 특이했지만, 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즉, 우리가 밝히는 것은, 이런 대우 부분에 한정 될 수 밖에 없으니.’

세간엔 ‘유렌 슈나이더’라는 이름은 널리 퍼져있지만, 그에 비교해 아직 ‘스태프 오프 파워’라는 마탑은 명성이 부족했다.

물론 옛날보단 훨씬 나아져 유학생도 올 정도지만, 그래도 다른 대형 마탑에 비하면 모자랐다.

하지만, 지금 저 사람이 작성하는 서류가 밖으로 나간다면?

소문이 퍼지지 않을 리가 없다.

무려 평의회의 위저드가 보장하는 것이니, 신뢰성도 높을 것이고.

‘빠르고 신속히 명성을 높이는데 이보다 좋을 게 없어.’

무료 광고에, 감사를 얌전히 받았다는 평의회의 신뢰까지.

유렌의 입장에선 이보다 더 달달한 일은 또 없었다.

애초에 드래곤의 해츨링이나, 다른 중요한 것들은 당연히 비밀로 했으니 손해도 없었고.

“아, 음. 그리고 ‘끝의 빛’을 본 메이지가 있으시다고요?”

“예. 레이칸이라고 합니다. 이걸로, 저희 마탑의 4레벨 마법사의 수는…….”

목격자도 다수가 있다고 하니, 사무인은 별 이의 없이 보고서에 적었다.

하긴, 금방 들통날 바보 같은 거짓말을 이 자리에서 굳이 할 리가 없다고 봤겠지.

“흠……. 그럼,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어차피 정식 감사도 아니고, 이 정도 공개해 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마탑과 그 관련 건물 이곳저곳을 돌아본 사무인은, 한 실내 훈련장에서 두 손을 들며 항복했다.

이곳의 시설은 역시, 두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쓸수록 선전만 될 것 같군.’

사실, 그는 처음엔 이렇게나 많은 것을 적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저 이름난 신생 마탑이라고 들었는데, 규모 자체가 생각보다도 훨씬 컸다.

돈을 이곳저곳 처바른 만큼, 시설의 질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나마 인재……. 즉 고위 마법사가 좀 적은 게 유일한 흠인가?’

4레벨 이하의 중, 저위 마법사와는 다르게, 고위 마법사는 1, 2년 만에 금방금방 키우는 존재가 아니다.

현재까지 이 마탑의 고위 마법사의 수는 2명.

마탑주 아메리아와, 곧 위저드 위계를 받을 유렌이다.

어떤 고위 마법사가 옮긴다는 소문이 있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진 않겠고.

‘일단 3명은 있어야, 어느 정도 마탑으로서 권위가 서긴 하지.’

뭐, 그래도 이 마탑에 3번째 위저드가 생기는 건 그리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빠르면 1, 2년 정도면 충분히…….

-번쩍.

그렇게 실내 훈련장을 나가려 하는 사무인과 유렌의 눈에, 무언가 번쩍이는 보라색 빛이 비쳐왔다.

‘어? 이건?’

어디서 많이 보던, 그런 반짝임.

특히나 유렌은 바로 얼마 전에 봤던 기억이 났다.

바로, 자신의 몸에서 말이다.

“……어?”

유렌과 사무인의 시선이. 

아니 훈련장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그 반짝이는 보라색 빛으로 향했다.

“아하하~? 참 미묘한 시기에 와버렸네~?”

그곳에는 자신의 몸에서 뿜어낸 빛을 본 셀레나가 슬며시 웃음 짓고 있었다.

“셀레나!”

유렌은 사무인을 내버려 둔 채, 손을 흔들며 셀레나에게 다가갔다.

유렌을 본 셀레나의 웃는 얼굴이 조금 더 깊어졌다.

“……고위 마법사가 하나 추가라.”

사무인이 한숨을 쉬며, 서류 일부분을 고쳐 적기 시작했다.

‘이거, 보고서가 올라가면 난리가 나겠군.’

자신이 제출할 보고서가 불러올, 커다란 파장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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