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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6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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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6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6화 돋아나는 새싹들 (5)

 

 

 

마도 왕국의 수도 베르헨.

최근 20여 년. 

항상 평화로웠던 왕국의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그게 뒤흔들리고 있었다.

“공국이 완전히 뒤집혀 졌다는군!”

“나도 들었어. 웬 미친 백작 하나가 대공의 목을 잘랐다면서?”

물론, 베르헨이라고 완전히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다. 

최근만 봐도 어떤 귀족의 별장이 폭파되거나, 거대한 돌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했으니까.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 번의 사고일뿐. 베르헨 자체를 크게 뒤흔들어 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려오는 소문들은 조금 달랐다. 언데드의 진격을 비롯해 실제로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사건들이었다.

“공국의 대공은 나라를 평화롭고 지혜롭게 잘 다스리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설마 그렇게 갑자기 반란이 일어날 줄은.”

“반란에서 끝이 아니야. 새로 공작 위에 오른 그 백작이, 군대를 국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도 있던데!”

“공국 뿐만이 아니라, 동쪽의 공화국도 최근 파벌 분쟁이 강화되어 시끄럽다는군.”

“그래? 난 신성국이 여러 나라에 성전을 포고할 거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말이지.”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가지 않나.”

거기에 더해 주변국들의 혼란이 차례차례 전해져 온 것이다.

물론 그 중엔 단순한 헛소문들도 끼어있긴 했다. 하지만 최소한 공국의 경우는 대부분 사실이었고, 다른 나라의 소문도 아예 근거 없는 것들은 아니었다.

“허허. 이러다가, 큰 전쟁들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그 중 중년 이상. 

즉 40대 이상의 시민들은 옛 기억을 되살리며 더 깊은 불안에 빠졌다.

20여 년 전. 

왕국은 직접적으로 전쟁을 벌이진 않았지만, 주변국들끼리 크게 맞부닥친 적이 있었다.

연합국에서 독립하려는 공화국과, 신의 뜻이라며 영토 확장을 노리던 신성국. 거기에 제국까지 휘말려 여러 방면에서 전쟁이 벌어졌던 것이다.

“에이. 설마요. 그리고 설사 전쟁이 난다고 해서, 우리하곤 큰 상관이 없잖아요?”

“쯧쯧. 아무리 젊다 해도, 과거는 기억해야지. 당시 우리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나?”

20여년 전. 때마침 왕국에는 2년 연속 흉작이 들어, 연합국에 식량을 수입하지 않으면 꽤 심각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그때 하필 전쟁이 터진 것이다. 그로인해 연합국의 비옥한 농지가 깡그리 타버린 건 덤이었고.

“식량난뿐만이 아니었지. 밀리던 세력이 우리의 국경 지역에 침범. 여러 국지전이 일어나, 자네만 한 젊은이들이 징병되어 많이 죽어 나갔네. 그게 공화국 국경과 신성국 국경에서 동시에 일어났었고”

“아……. 예전에 들은 것 같기도 한데…… 그, 그럼 설마 또 그런 전쟁들이 터지는 건가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나? 단지, 이 묘한 분위기가 옛날과 비슷하다는 걸세.”

“으으…….”

그렇게 베르헨. 아니 왕국 전체는 점점 불길함이 섞인 긴장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 *

 

“오랜만에 봬요! 그, 그동안 너무나 바쁘셨던 것 같네요!”

스태프 오프 파워 마탑의 접객실.

그곳에 호위 한 명과 함께 온, 적발과 갈색 피부를 가진 한 여상인이 싱글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 이국의 여상인은 웃는 가운데에서도, 슬그머니 유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유렌은 상대가 그러건 말건 무심히 그 말을 받았다.

“네. 꽤나 바빴습니다. 이제야 시간이 조금 났군요.”

“……그러셨군요. 그럼 그 바쁜 가운데에서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예루니스 상회의 젊은 회주. 샤디아는, 흔들림 없는 유렌의 눈을 보며,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부러 만나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바빠서 그런 것이라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상담에 계속 참가했었던 그녀의 이런 직감은 상당히 정확했다.

‘휴우. 다행이네.’

샤디아는 목덜미로 흐르는 진땀을 느끼며 속으로 안도했다.

‘이쪽을 버리려는 게 아니었구나.’

예루니스 상회는 마탑. 정확히는 유렌과 많은 거래를 나누고 있었다.

주로 남방의 향신료를 독점으로 공급해주고, 그 대신 드워프제의 물건을 받아 가는 거래였다.

샤디아는 처음에는 이 거래에 대해 뿌듯한 감정 밖에 없었다.

-역시 진한 황금의 향이 났다니까! 이렇게 돈이 되다니!

설마 드워프제의 물건이 밀리지도 않고 꼬박꼬박 납품될 줄이야. 

남방에선 하나하나 명문가의 가보 이상으로 취급되는 귀한 물건들이 말이다.

게다가 자신들이 주는 향신료도, 이곳 북방에선 구하기 힘들며 비싸게 팔리는 것.

그래서 샤디아는 이 거래가 오래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유렌이 마력석 광맥을 마탑 근처에서 발견하자,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회주님. 마력석이 생각보다 훨씬 많은 듯합니다. 마탑의 수입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하는군요.

-……끄응.

불길했다.

예전이라면 마탑은 여기의 향신료를 파는 것이 주 수입이며 가장 효율도 높았다.

그래서, 더 희귀한 드워프제 물품들을 받고도 나름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저쪽에 다른 주 수입이 생기면? 그 밸런스는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붉은 꽃. 예르비아?’ 그, 그걸 마탑이 손에 넣었다고?!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북방에 또 다녀온다 했더니, 이번엔 그쪽의 변경백에게 희귀 약재. ‘예르비아’의 일부의 권리를 얻은 것이다.

그 비싸기로 유명한 북방의 붉은 꽃을.

-아, 아직도 만나겠다는 말이 없어?

-예. 회주님.

-으으…….

그 후, 언데드 퇴치로 명성이 더 높아진 그는 수도에 와서 그녀의 면담 요청을 며칠이나 늦추고 있었다.

샤디아로선, 당연히 발이 동동 구를 수밖에.

마침 주변국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은, 외국인인 그녀와의 거래를 끊을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줄 테니까.

‘하지만, 다행히 아닌 것 같네!’

상담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샤디아는 조금 전 자신의 직감이 맞았음에 안도했다.

내년 것까지 지금 이 상담 내용에 들어가 있으니, 그녀가 걱정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만 해선 안돼.’ 

샤디아는 상담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재빠르게 머리를 핑핑 돌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저쪽에서 이쪽을 버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녀가 남방의 귀중한 물건들을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세고 있을 때, 유렌이 다시 입을 열었다.

“흐음. 향신료를 이 가격으로 더 주시겠다는 겁니까?”

“……예. 저번에 받아 간 드워프제의 방패가, 워낙 호평이어서요. 제가 너무 가격을 낮게 쳐 드린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그럴 리는 없었다.

물론 그녀가 큰 이득을 남기고 드워프제 방패를 판 것은 맞지만, 예상보다 더 비싸게 팔진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쪽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먼저 기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뼛속까지 상인. 

이것으로 이득을 계속 지킬 수만 있다면, 그런 것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야 감사히 받지요.”

유렌 역시 굳이 돈을 더 주겠다는데, 거절할 일은 없었다.

그렇게 단숨에 상당한 거금을 추가로 받은 유렌은,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 보석류의 거래도 하십니까?”

“보석…… 말씀이에요? 그야 당연하죠. 저희 상회는 남방에서 제일가는 보석 길드와 함께…….”

샤디아는 유렌이 먼저 다른 거래를 말한 것에 기뻐 열심히 열변을 토했다. 

대충 보석도 남방에서 제일 잘 다룬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이것도 좀 봐주십시오. 제가 알기론, 남방에서 꽤나 귀한 보석이라는데.”

“……!!”

그렇게 말하고 유렌이 보여준 옆방에 둔 것들은, 사람 주먹만 한 은빛의 보석 원석 수십 개였다.

“세, 세상에! 이건 혹시 월장석?!”

“남방에선 제법 귀한 물건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샤디아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월장석은 오로지 대륙의 중북부에만 나는 보석으로, 정말이지 희귀하기 짝이 없는 보석이었다.

게다가 중북부에선 어디까지나 ‘희귀한 보석’ 취급이었지만, 달의 여신을 주로 신봉하는 남부에선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인 수준의 보물이다.

여신이 최고로 기뻐하는 제물이니까.

지금은 중북부에서도 거의 고갈된 보석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게 지금 여기에 왜?

“이번 서부 쪽에서 우연히 조금 얻은 겁니다. 광맥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이게 전부이긴 하지만요.”

유렌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지하 신전이 무너질 당시를 생각했다.

고대신의 찌꺼기를 무찌르고, 무너지는 지하 신전에서 탈출할 당시.

-어, 어서 빠져나가야 함다! 어? 저기 뭔가 반짝임다!

레이칸이 무언가 반짝이는 게 있다며 소리를 쳤었다.

그 동시에 유렌에 눈에 스친 것은 월장석의 원석 무더기들.

신전이 무너지면서, 그 밑에 쌓여있던 것이 드러난 것이었다.

너무나도 긴급한 상황이었지만, 유렌에겐 타 공간에 마음대로 넣을 수 있는 회색 주머니가 있었다.

‘덕분에 거의 다 챙겨왔지.’

수익을 바라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짭짤한 부수입이 된 것이다.

“이것들을 드릴 테니, 대신…….”

유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자, 샤디아는 대놓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이건 너무나…….

“저, 전쟁이라도 벌이실 생각이세요?”

“질문은 제가 했습니다. 저는 그게 가능하냐, 불가능하냐. 이것만 물었고.”

“…….”

오싹-

샤디아는 유렌의 눈을 보며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진 담담하다 못해 온화해 보이기까지 했던 유렌의 눈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슨, 눈빛이……!’

조금 전과는 달리, 활활 불타오르는 것 같은 굳센 의지가 그의 눈에 가득 차 있었다.

누가 봐도 감탄할만한 강렬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지만, 현재의 샤디아는 그럴 수 없었다.

‘……하필 그런 것들을 요구하며 저런 눈빛이라니. 정말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건가? 그게 아니면…….’

꿀꺽.

샤디아는 조용히 침을 삼키며, 창밖으로 들리는 작은 고함들을 느꼈다.

저것이 무엇인지는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이 탑에 오면서 살짝 본 훈련생들이 내지르는 소리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마법사가 하는 정상적인 훈련은 아니었어.’

단순히 육체만을 단련하는 게 아니었다. 

살짝 본 것만으로도, 정예병에 달하는 군기가 그들에게 느껴졌으니까.

아무리 봐도 정상과는 벗어난 훈련들. 

게다가 지금 요구한 ‘상품’들은…….

‘……에이! 그게 무슨 상관이야!’

샤디아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고함을 지른 후, 번뜩이는 눈의 유렌을 지켜보았다.

확실히 위험했다. 상인의 직감이 지금 저 거래를 받아들이면, 반드시 위험에 처할 거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황금의 향기가 강하게 풍겨왔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강렬한 황금의 향기가 말이다.

샤디아는 이를 악문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최선을 다해…… 아니, 반드시 납품해 드리죠. 정해진 날짜에 정확히요.”

“……거래 감사합니다.”

유렌은 조용히 웃으며 샤디아와 손을 맞잡았다.

역시 미래엔 대상인이라 불리는 ‘적표’ 샤디아.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그것을 정확히 준비할 수 있다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대충은 짐작이 가지만, 유렌은 그녀와의 거래를 끊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아직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능하니까. 게다가, 이런 모험에도 함께 달려들고.

유렌은 꾸벅 인사를 하며 나가는 샤디아를 배웅한 후, 접객실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일부러 이 시간에 여기서 훈련을 배치한 게 정답이었나?’

저 훈련생들이 그녀에게 어떤 생각을 줬는지 100%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다.

자신도 신은 아니니까.

하지만 영향을 어떻게든 끼쳤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론, 성공이니 된 것이다.

‘그럼, 하나는 됐나. 그 다음은…….’

유렌은 곧 다가올 혼란을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하나씩 맞춰갔다. 

정확히 어떤 것이, 어떤 시간에 올 줄은 모른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들어오는 정보와 놈들이 미래에서 보였던 특성들로 어디까지나 짐작할 뿐이었다.

‘네놈들이 뭘 하든, 결국에는 내가 때려 부숴주마.’

유렌은 망할 귀쟁이 놈들을 생각하며, 마음속 칼들을 더욱 날카롭게 갈기 시작했다.

 

* *

 

“허억-! 허억-!”

제국 기사단장의 베스피론의 손자 - 엘빈은 이제는 익숙해진 마탑 부지 안을 동료들과 함께 달려 나갔다.

“후우-! 후우-!”

비록 뛰는 주변은 익숙해져도, 여전히 구보는 괴롭고 힘들었다.

예전처럼 토하거나 쓰러져서 헉헉거리진 않았지만, 몸이 쥐어짜지는 느낌은 그대로였다.

‘이것만 없었어도…….’

엘빈은 자신의 손목에 차여져 있는 토시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중력 마법으로 마음대로 무게를 늘릴 수 있는 이 마도구는, 굳이 토시뿐만이 아니라 발찌나 조끼 등으로 개조.

훈련생들의 온몸에 차여져 있었다.

겨우겨우 이 무게에 익숙해져 갈 만하면, 정말이지 귀신같이 눈치채 무게를 조금씩 늘려나갔다.

그 결과. 아무리 고통에 익숙해지긴 해도, 그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은. 그런 현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하핫! 그것이야말로, 육체가 성장한다는 증거다!

교관들은 이렇게 말했지만, 어쨌든 힘든 건 힘든 것이다.

“허어어억-! 허어억-! 신이시여. 왜 제게 이런 망할 시련을…….”

엘빈은 옆에서 들려오는, 괴로움과 복수심에 불타는 신음을 듣고 슬쩍 눈을 돌렸다.

그곳에는 회색 신관복을 입은 여사제가, 갈색 머리칼을 흩날리며 간신히 달리고 있었다.

‘……루시아라고 했던가?’

소문에 의하면, ‘그’ 마스터 유렌과 함께, 서쪽에서 대량의 언데드들을 해결하고 신탁을 받았다는 대단한 성직자였다.

그런 그녀가, 이를 갈면서도 자신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것에 엘빈은 자부심이 들었다.

파아앗-!

엘빈은 저 앞쪽에서 달리는 한 1레벨 훈련생 동료가, 약한 하얀 빛을 내뿜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떳다.

또 그 ‘끝의 빛’이다.

“……헤엑 헤엑-! 추, 축하한다!”

“고…… 고마워. 허어억-!”

주변에 그와 친한 훈련생들이 다 죽어가면서도 그를 축하해주었다.

엘빈 역시 멀어서 전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론 축하를 보냈다.

‘이것으로 벌써 20명인가? 아무리 1, 2레벨들이라곤 하지만, 끝의 빛이 이렇게나 많아질 줄이야.’

당연하지만, 24시간 내내 훈련생들에게 육체 훈련만 강요하는 것을 절대 아니었다.

1레벨과 2레벨을 갈라, 마력을 깨우거나 마법을 가르치는 둥, 일반적인 마법 훈련도 충분히 들어있었다.

그렇게 마법을 배우면서 동시에 육체적으로 계속 한계에 달하니, 이상하게도 순식간에 끝의 빛에 도달하는 이들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었다.

이것은 교관들도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한 일이었다.

‘게다가, 아예 레벨이 올라버린 이들도 있으니.’

엘빈은 저 맨 앞에서 뛰고 있는 자신의 무뚝뚝한 룸메이트. 지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원래 1레벨이었던 지크는 얼마 전 끝의 빛을 보았고, 며칠 전 2레벨에 도달했다.

지크는 넘치는 마력을 체력 쪽에 더 쏟아부으며 마음껏 기뻐했다.

-오, 오오! 이럴 수가!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않는군!

그 무뚝뚝한 놈이 저렇게 좋아 날뛸 정도로 강해진 것이었다. 

교관이 온몸의 무게를 늘리자 다시 뻗긴 했다만은.

‘나도 가능하면 빨리 끝의 빛을 보고 싶은데.’

엘빈이 그렇게 생각하고 달리는 사이, 앞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자! 그럼 3바퀴만 더 뛰겠슴다! 빨리빨리 달리십쇼!”

쿵-! 쿠웅-! 쿠웅-!

맨 앞에서 달리던 레이칸이 그렇게 소리치며 훈련생들보다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필시, 먼저 한 바퀴를 돌아 곧 따라잡을 셈이겠지.

‘……진짜 레이칸 수석 교관은 언제봐도 괴물이야.’

가장 커다란 덩치에, 가장 무거운 갑옷과, 가장 무거운 장비를 매고서 저 스피드다.

심지어, 저것도 적당히 속도를 줄인 것임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 레이칸을 질린 눈으로 바라보던 엘빈은,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만약 저 사람이 4레벨로 올라가게 되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아마 몇 배는 뛴 마력을 기본으로 삼아, 상상을 초월하는 육체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다른 마법사가 레벨이 올라가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정말 대단하겠지.

엘빈이 그런 상상을 하며 피식 웃는 순간, 눈앞에서 파란빛이 번쩍였다.

“……허억허억…… 어?!”

“흐어억! 저, 저게 뭐……?!”

엘빈 뿐만이 아니라, 같이 뛰던 훈련생 전체가 멈췄다.

당연히 그들에게 호통을 쳐야 할 교관들조차 입을 벌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쿵-! 쿠웅-! 쿵-!

“흐하하하핫-!”

그곳에서는 온몸이 파란색으로 번쩍이는 레이칸이, 웃으면서 달려 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파랗게 빛나는지도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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