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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4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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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4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04화 돋아나는 새싹들 (3)

 

 

 

두근- 두근-.

-꾸우?

수백 년간 단단한 알 속에 갇혀있던 마력 덩어리는, 드디어 자의식을 각성했다.

물리적으로 힘차게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자각 한 것이다.

-꾸우.

지난 수백 년간. 어디까지나 알 속에 있는 마력 덩어리였던 존재는, 최근 몇 개월간 급속도로 자신의 육체를 갖췄다.

그리고 지금 알 밖으로 나오기 직전. 드디어 하나의 개체로서 자의식을 갖춘 것이다.

-꾸우!

그으윽-

알 속에 있던 해츨링은, 작지만 날카로운 앞발톱으로 알의 내부를 긁었다.

두꺼운 가죽도 그대로 반 토막 낼 만한 힘과 날카로움이었지만, 알에는 금 하나조차 가지 않았다.

인간과 섞이니 어쩌니, 마력으로 태어나네 어쩌니 해도 해츨링과 드래곤의 알이다.

정말 어지간한 충격력이 아닌 이상, 금 하나조차 내지 못한다.

-꾸우우!

해츨링은 답답했는지 온몸을 비틀어가며 자신을 가둔 알에 타격을 가했다.

얇은 뿔이 난 머리로 들이박고.

아직 짧지만 통통한 꼬리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날카로운 앞 뒷발 손톱으로 마구 긁어냈다.

쩌억-

그렇게 충격을 꾸준히 준 덕에, 알은 조금씩 이곳저곳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해츨링이 무의식적으로 내뿜는 차가운 한기에 노출되자 더욱더 빨리.

-꾸우우….

하지만, 2시간이 지나도 그 이상의 전진은 없었다.

이리저리 조그마한 갈라짐만 많아질 뿐, 커다란 균열에 이루지는 못했다.

알 속에 있던 해츨링은 지쳤는지, 추욱 늘어졌다. 

만약 드래곤의 피가 100% 담긴 해츨링이었다면, 여기서 더 강하게 밀어붙여 끝내 알의 껍질을 깼을 것이다.

하지만, 이 해츨링은 달랐다. 아무래도 인간의 개념이 섞여 있기에, 현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체력이나 마력이 조금씩 모자랐다.

-꾸우…….

그렇게 지친 해츨링이 의식이 다시 심해에 가라앉으려고 했을 그때.

【조금 더 힘을 내보세요!】

어디선가, 따뜻하면서 힘이 나는듯한 응원이 들려왔다.

-꾸우?!

자신의 동족들보단 훨씬 어설픈. 하지만 어느 면에선 비슷한 언령마법이 해츨링의 의식을 자극한 것이다.

【저도 밖에서 조금씩 도와줄 테니, 좀 더 힘내요!】

-꾸우!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그 따스한 응원에 해츨링은 왠지 모르게 힘이 샘솟았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자신은 막고 있는 껍질의 압박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쩌어억-

그렇게, 점점 알에 가는 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커다란 균열이 이곳저곳에 생기며 알 속에도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요, 그렇게 조금만 더!】

하지만 조금. 아주 조금의 힘이 모자랐다. 조금만 더 하면 나올 듯하지만, 따스한 응원에도 그것이 모자랄 그때.

-……!

그때 해츨링은 느꼈다.

알 바깥에서 그 따스한 응원을 보내는 존재와, 왠지 모르게 굉장히 그리운 느낌이 드는 존재가 함께 있는 것을 말이다.

-꾸우우-!!

쩌어어억-!

그들을 만나기 위해, 해츨링은 마지막 힘을 다했다. 

슈욱-.

갑자기 알 수 없는 힘이 온몸을 감싸며, 폭발적인 힘이 솟아났다.

그 힘을 한군데에 모아, 짧고 통통한 꼬리를 전력으로 휘둘렀다.

파캉-!

그러자 커다란 파열음이 나면서 알 전체가 산산조각으로 갈라졌다.

바깥의 공기와 마력이 해츨링을 단숨에 감싸 안았다.

【태, 태어났어요!】

“휴우. 멀쩡해 보여서 다행이군.”

“해, 해츨링이 저렇게 귀여웠다니.”

해츨링은 체력이 다해 의식을 잃어가는 것을 느끼며, 서서히 몸을 움직여 앞으로 향했다.

자신을 따뜻하게 응원해준 존재와, 웬지 모르게 굉장히 그리운 느낌이 드는 존재를 향해서.

“……음?”

「어머나.」

유렌과 아메리아는 앞쪽 발로는 아메리아, 짧뚱한 꼬리로 유렌을 잡으며 잠이 든 해츨링을 묘한 얼굴로 지켜보았다.

알에서 깨자마자 이렇게 엉기는 경우는, 보통 부모에게나 그러는 것인데…….

“아메리아 같은 경우는 언령마법으로 도와줬으니 알겠는데, 왜 나까지?”

「그, 글쎄요. 그냥 서로 잘 어울린다고 느낀 게 아닐까요? 후훗.」

아메리아가 긴 황금빛 머리를 비비 꼬아가며 말하자, 툰드라가 퉁명스럽게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아버지인 드래곤 나이트와 가장 오래 있던 게 유렌이니까 그런 게 아닐까?”

「아, 아이참. 아버지라니. 아직은 그렇게…….」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툰드라와 아메리아가 투닥(?)거리는 사이, 유렌은 쿨쿨 잘만 자는 해츨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약 1m 정도의 작고 하얀 드래곤.

기본적인 생김새는 해츨링의 어머니인 그리베니아와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 유아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성인 드래곤보다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컸다.

거의 머리가 몸 전체의 1/3가량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짧뚱한 꼬리와, 팔다리. 그리고 아직은 그리 강하지 않은 마력까지.

영락없이 갈 길이 멀어 보이는 해츨링이었지만, 유렌은 조금 전 이변을 느꼈었다.

‘알을 깨고 나올 때의 마력은 엄청났지.’

드래곤의 부화에 대해 잘 알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모든 이야기에 공통점은 하나 존재했다.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오기가 힘들어, 마지막에도 간신히 틈으로 기어 나온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해츨링은 마지막 나오는 순간 단방에 껍질을 날려버렸다.

‘역시 일반적인 해츨링과는 달라.’

애초에 저 해츨링의 어머니인 그리베니아가 말하지 않았던가.

이미 알로서 수백 년이나 존재해, 성장이 훨씬 빠를 거라고.

게다가 혼혈인 이상, 다른 존재와는 다르게 어떤 식으로 튈지 모른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유렌은 조용히, 자신의 왼 다리를 짧뚱한 꼬리로 잡은 하얀 해츨링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수고했다. 레리스베인.”

그것이, 그녀의 어머니가 해츨링에게 준 이름. 

이미 사라지고 없는 아버지 ‘베인’의 이름을 끝에 넣은 이름이었다.

“꾸우-!”

그러자 그 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 작은 하얀 해츨링은 작은 뿔이 돋은 이마를 유렌의 발에 문질렀다.

마치, 아기가 아버지에게 애교라도 부리듯 말이다.

 

* *

 

“그러니까…… 이 수치가 정상이란 말이지? 어디 측정기가 고장 난 게 아니고?”

베르헨의 평의회 본부 건물.

녹색 로브를 입은 거한의 위저드는, 어처구니 없다는 얼굴로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측정 수치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다 재지도 못했습니다. 아마 제대로 된 측정을 하려면, 6레벨. 즉 마스터 위계용 마도구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허, 거참.”

거한의 위저드는, 부하인 한 메이지의 말을 듣고 그저 할 말을 잃었다.

이곳은, 마법사가 레벨 상승을 하게 되면 누구나 마력을 측정하게 되는 평의회의 한 조사분석실.

마법사의 위계는 사실상 레벨이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가끔 간이 크게도 거짓으로 ‘끝의 빛’을 보았다거나, 하지도 않은 레벨 상승을 보고하는 마법사들이 있었다.

그들을 걸러내기 위해, 모든 마법사들은 1레벨부터 차근차근 마력을 기록해 두었다.

레벨 상승의 가장 큰 증거는, 바로 마력의 상승이니 그보다 커다란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이번에 새로 5레벨에 오른 한 마법사의 마력을 잰 것인데…….

‘4레벨에 오를 때와 똑같군. 아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한 것 같은데.’

녹색 거한의 위저드- 야드한은, 이게 다 끝까지 측정하지도 못한 수치라는 걸 보며 그저 한숨만을 쉬었다.

유렌 슈나이더.

요새 베르헨에선 유명하다 못해, 아예 모르면 제국의 간첩이라고 불릴 정도의 마법사.

지난번 4레벨로 오를 때도 말도 안 되는 수치를 기록해서 기억에 확실히 남았는데.

이젠 겨우 몇 개월 만에 5레벨 위저드로 오른데다가, 그 마력 수치가 다른 위저드들과 비교도 안 되게 높았다.

이미 5레벨에 올라간 지 10년 가까이 되는 자신보다도 훨씬 더.

‘……그런데, 이래서야 질투도 안 나는구만.’

질투는 어디까지나,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우수한 자가 많이 받는 것.

아예 잡을 수조차 없는, 한참 궤를 벗어난 상대에게 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괴물이야. 설마, 이런 괴물이 둘씩이나…….’

야드한이 깊게 생각에 잠긴 그때.

측정을 끝내고 옷을 원래대로 갈아입은 유렌이, 그 뒤로 나타났다.

“측정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 아니, 그건 아니오. 레벨이 올랐다는 증명은 아주 확실히 되었으니까.”

야드한은 똑바로 유렌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단순히 마법사로서 강한 게 다가 아니었다.

요즘 가장 커다란 성장세를 보이는,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을 사실상 만들었으며 키우고 있기도 하니까.

이젠 5레벨이 되었으니, 직접 탑주에 자리에 오르려나?

그렇다면…….

“정말 대단하군요. 이렇게 마력이 깡충 뛰어버린 경우는 정말 보기 드물었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겸손에, 야드한은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 있겠는가. 이런 천재는 그렇게 자주 나오는 게 아니다.

“허헛. 그럴 리가. 5레벨이면서, 전용 측정기로 못 잰 것은 역대에서 지금까지 딱 두 번째였는데.”

“……두 번째요? 그럼 첫 번째는?”

유렌은 야드한의 말을 듣고 놀랐다.

지금 자신의 마력은 6레벨. 즉 마스터 위계에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그와 동등한 5레벨이 있었다고?

“첫 번째도 역시 바로 작년의 기록이네. 당신도 위저드 레니안은 알고 계시겠지? 천재로 유명한. 바로 그야.”

“그야 물론이죠.”

모를 리가 없지 않은가.

전생의 자신을 죽였던, 7레벨의 대마도사의 이름을. 

몇 개월 전에 만났을 당시. 그는 이미 5레벨의 ‘끝의 빛’을 보며 6레벨에 도달하기 직전의 상태였다.

“잠시 테스트 겸해서 재본 거네. 그런데, 일정 이상의 수치가 잡히지도 않더군. 허허. 그런데 그걸 설마 이제 막 5레벨에 올라간 사람에게 볼 줄이야. 아. 이건 비밀이네. 본인이 숨겨달라고 했는데, 내가 자네를 보고 놀라 그만 말해버렸군.”

‘……곧 진짜 괴물이 탄생하겠군.’

유렌은 곧 6레벨이 될 그를 생각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의 마력보다 몇 배나 늘어난다면? 설마 마력만으론 벌써 7레벨에 다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 치곤 너무 조용히 살고 있어.’

몸을 억지로 숨기고 있어서 그런지, 그는 생각보다 유명하지는 않았다.

그냥 ‘천재 마법사’로 유명하긴 했지만, 어디 그런 ‘천재’라고 불리는 것들이 한 둘인가.

그가 젊은 나이에 6레벨에 오르기 직전이라는 것도 숨겨진 사실이며, 지금 이렇게 초월적인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측정실의 몇몇만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언제 한 번, 떠보긴 해야겠군. 아군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인가. 그게 아니라면…….’

더욱 크거나 강해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 하던가 말이다.

유렌이 그렇게 결심하고 있을 그때.

“흠, 흠. 그런데.”

큰 덩치의 위저드- 야드한이 어울리지 않게 꾸물거리며 이쪽에 말을 걸었다.

“위저드 툰드라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는 들었네. 음. 마탑에 대해 약간 물어봐도 되겠는가?”

야드한의 그 모습에, 유렌 또한 툰드라가 말했던 것이 즉각 떠올랐다.

-평의회의 위저드 중, 이젠 소속이 없어진 사람이 하나 있어. 야드한이라고 꽤 실력이 있고, 무엇보다 이 마탑에 잘 어울릴 것 같긴 해. 내가 여기에 대해서 좋게 말해줬으니, 언제 한 번 만나보는 게…….

그래. 그게 바로 언데드 일이 터지기 직전이었지.

유렌은 곧 싱글싱글 웃으며, 야드한에게 입을 열었다.

“네. 물론이죠.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

실력 있는 위저드를 그대로 얻을 기회에, 뒤에 숨긴 왼쪽 주먹을 꽉 쥐고서 말이다.

 

* *

 

이상했다.

“그럼 모두 정렬-!”

자신이, 대체 여기에 왜 있는 것일까.

스태프 오브 파워 마탑의 야외 수련장.

이곳에 훈련 수료까지 1주일 정도 남은 훈련생들이 단단하게 기합이 들어간 채 정렬해 있었다.

그 수는 약 70여 명.

처음의 200여 명에서 2/3 가까이가 탈락하고, 남은 훈련생들이었으니 그 눈빛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자세도 눈빛도 모두 혼란에 가득 차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지금 이게 무슨 엿 같은 상황입니까.’

그것은 바로 루시아.

힘과 폭력의 신 데르빗의 두 번째 종인, 나름 고위 성직자인 그녀였다.

마법사도 아니고, 마탑에 들어가려는 목적도 없다.

심지어는 훈련생도 아닌 그녀는 지금 자신이 이곳에 왜 서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아하하하~. 생각보다 우리가 하는 훈련 괜찮지~? 체력이 붙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것은 바로, 같이 수도로 향하면서 친해진 셀레나의 교묘한 공작 때문이었다.

셀레나는 루시아에게 있어선 거의 처음으로 친해진 동성의 또래.

비록 그녀가 몇 살이 더 많기는 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둘은 쉽게 가까워져 갔다.

-네. 생각보다 체계적인 훈련이라 좋군요. 유렌이 그렇게 굴려대서 조금 걱정했는데.

-아하하~. 그건 어디까지나, 훈련을 마친 정식 마탑원들을 특별하게 더 굴린 거니까~. 이건 너를 위한 훈련이고~.

-그렇군요. 훌륭합니다.

-그래~. 그러면 조금 더 훈련에 참여할 생각은 있어~? 지금 훈련을 받는 훈련생들과 일주일 정도 가볍게 기본 훈련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데~.

-흐음. 그렇겠습니다.

셀레나의 그 꾐에, 루시아는 큰 생각 없이 동의했다.

실제로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해주는 훈련이 그렇게 힘들지 않으면서, 효율적인 이유가 컸다.

그리고, 솔직히 마법사 훈련생들이 받으면 얼마나 힘들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저 마탑원들은 애초에 기사니까 훈련들이 저런 거야~

그런 셀레나의 덧붙임까지 더해져 말이다.

하지만 오늘 야외 훈련장에서 훈련생들을 본 순간.

루시아는 가볍게 생각하던 자신의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깨달았다.

“모두 주모옥-!”

훈련생들의 앞에서, 거대한 갑옷을 죄다 챙겨입은 레이칸이 강하게 소리쳤다.

척- 처억-!

훈련생들은 마치 정예 근위대처럼, 손발을 척척 맞추며 레이칸에게 집중했다.

“이번 주, 마지막 훈련에 앞서 특별 참가자가 한 명 있슴다!”

“……!!”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려던 루시아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레이칸은 그 굵은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커다랗게 외쳤다.

“그녀의 이름은 루시아! 고위 성직자이심다! 자! 비록 일주일간이지만, 전우가 될 사람에게 모두 박수!”

짝짝짝짝-!!

모두 동상처럼 동시에 박수를 치는 그 모습에, 루시아는 언데드 군단을 앞에 둘 때보다 더 심한 공포를 느꼈다.

아니, 이건 아니다. 지금은 후퇴할…….

터억-

“……! 뭐, 뭡니까!”

루시아는 어느새 뒤로 다가와 자신을 붙잡은 유렌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저 가볍게 잡은 것 같은데,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강한 힘이 그에게 있었다.

“약속은 지키셔야죠.”

그렇게 말한 유렌의 손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저것은 분명 마탑원들의 손목에 차 있던……!

철커덕-.

휘청-

한쪽 손목에 채워진, 금속 손잡이가 있는 토시에 루시아는 전신을 휘청였다.

유렌은 그에 끝나지 않고, 어딘가에서 도구를 잔뜩 들고 와 주저앉은 그녀의 앞에 섰다.

“그럼, 멋진 훈련 받으시길.”

“셀레나아! 이런 번개에 튀겨버릴 악의 종자 같으니-!”

배신감에 치를 떠는 루시아의 욕설 소리가, 넓고 넓은 야외 훈련장 위로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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