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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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7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95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95화 죽음을 거역하는 법 (7)
턴 언데드.
말 그대로 언데드를 무로 돌려버리거나 무력화시키는 성직자의 특수 능력.
일단 같은 이름을 쓰긴 하지만, 그 방법이나 기술은 교단마다 전부 다 달랐다.
가장 교세가 강한 태양신의 교단에서는, 작은 태양 같은 강렬한 빛의 구체를 소환.
그것을 빛을 쬐는 언데드에게 강렬한 피해를 주었다.
그 밖에도 신성한 신목을 소환하거나, 아니면 아예 언데드들의 정신을 지배해버리는 등.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존재했다.
지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 방법처럼 말이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속도로 날려진 신성력을 품은 해골바가지가, 거대 스켈레톤의 두개골과 닿으며 그대로 폭발했다.
말 그대로 신성력 폭탄이나 다름없는 그것은, 강렬히 새하얗게 빛나며, 거대한 그 두개골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저, 저게 턴 언데드 맞슴까?”
「세상에…….」
말 그대로 상상을 벗어나는 방식의 턴 언데드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묵묵히 다시 두개골을 집어 드는 루시아를 제외하고.
드드득-
잠시 후. 빛이 사라지자, 머리가 없어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거대한 스켈레톤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턴 언데드에게 당해버린 머리는 물론이고, 그전에 공격당한 다리까지 재생이 되지 않는 걸로 보아, 확실히 타격을 입은 모양이었다.
“더러운 뼈다귀 주제에, 참 끈질깁니다. 한 방 더 처맞고, 그대로 소멸하십시오!”
루시아는 왼손으로 해골을 치켜든 채, 당당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 치켜든 해골에, 강한 신성력이 다시 한번 모이기 시작했다.
“……!”
조금 전엔 저 과정을 자세히 보지 못했던 유렌이었지만, 지금은 차분히 그녀가 턴 언데드를 쓰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우우웅-!
당연하지만 스켈레톤의 두개골은, 두말할 것도 없이 어둠의 마력이 들어있다.
소위 말하는 어둠의 재료인 셈이다.
하지만 신성력이 가득한 신 턴 언데드의 재료로 쓰이고 있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지만, 유렌은 지금 그 과정을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군! 서로 반대 속성의 반발력을 이용한 건가.’
이 서로 정반대의 속성을 가진 마력은, 보통 가까이할수록 서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당연하다. 서로를 잡아먹으려 하니까.
하지만 같은 양의 힘으로, 동시에 강제로 겹쳐버리면?
서로 밀어내려는 막대한 힘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데, 바로 그 반발력이라는 힘이었다.
우우우웅-!
유렌의 예리한 눈과 마력을 느끼는 감각이, 지금 저 해골 속이 어떤 상황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일단 신성력을 해골 속 검은 마력과 같은 양으로 넣은 후, 끊임없이 서로 증폭시켜 양쪽의 힘을 모두 키운다.
그 후. 강력한 양쪽의 힘이 가득 차 있는 그 해골을, 역시 강력한 신성력을 지닌 철퇴로 후려치는 것이다.
까아아앙-!
높고 경쾌한 타격 소리가 다시 한번 울리며, 이번에는 해골의 골반 쪽으로 나아갔다.
‘……! 저기 어둠의 마력이 빠져 나가는군!’
유렌은 그 순간 보았다.
강한 신성력이 담긴 철퇴로 때리는 그 순간.
해골 속 암흑의 마력이 철퇴의 신성력에 반발해, 그 옆쪽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그러면 당연히 남은 것은…….’
오로지 강력한 신성력밖에 남지 않은 해골은, 그 빠른 속도가 더해지며 하나의 강력한 신성력 폭탄이 되었다.
콰아아아앙-!!
다시 한번 새하얀 빛이 강렬하게 빛나며, 남은 거대한 스켈레톤의 하반신을 박살 냈다.
드드득-
두 차례의 폭풍이 지나가고 난 후,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그저 기다란 뼈 몇 개.
루시아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행들에게 신나 소리쳤다.
지금까지와의 그녀와는 달리, 환하게 웃으며 말이다.
“어떻습니까! 이것이 신성한 일격! 턴 언데드 입니다! 힘과 폭력의 신 데이빗 님에게 걸리면, 저런 커다랗기만 한 뼈다귀는 한 방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두 방…….”
「쉿! 레이칸.」
아메리아는 눈치 없이 끼어들려는 레이칸을 막았다.
한 방이든 두 방이든, 그게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저렇게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녀에게 괜한 찬물을 끼얹어서 좋을 건 없었다.
‘헤헷! 제가 해냈습니다!’
사실 루시아 자신도, 실전에선 거의 처음 쓰다시피 한 턴 언데드였던지라 내심 불안함이 있었다.
그런데, 아주 깔끔하게 잘 해낸 것이다.
루시아는 일행들의, 아니 정확히는 유렌의 얼굴을 힐끔 보았다.
이 중에서 가장 유능한 리더이자, 신탁에 나왔던 그다.
다른 이들보다도 그가 인정한 얼굴을 보여줬으면 했다.
“대단하군요. 잘 배웠습니다.”
그리고 기대대로. 아니, 기대 이상으로 감탄했다는 유렌의 얼굴이 루시아에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루시아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때 ‘배웠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조금 이상했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자세히 생각하지 않은 채로.
* *
「……뭔가 몸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지 않으세요?」
거대 스켈레톤을 쓰러트리고, 잠시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그때.
아메리아는 뭔가 살짝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했다.
“그렇군. 통로 전체에서 나오는 어둠의 사기가, 확실히 살짝 낮아진 것 같다,”
유렌의 동의에 레이칸도 뒤를 이었다.
“맞슴다. 공기의 압박이 좀 약해진 느낌임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일행들은 모두, 자신의 몸을 압박하던 무언가가 살짝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조금 전 박살 낸 저 크고 망할 뼈다귀가, 이곳의 무언가를 담당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군요. 애초에, 이곳은 단순한 통로나 던전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유렌은 루시아의 말에 동의하며,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금 전 전투상황과는 달리, 이젠 조금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일행들이 각자 주변을 둘러보긴 몇 분.
통로의 벽에, 몇몇 기묘한 문양들 새겨져 있는 것들을 보며 아메리아가 전했다.
「여기는, 혹시 신전이 아닐까요? 뭔가 전체적으로 기묘한 힘이 느껴지는 것도 그렇고…….」
“……신전이요? 설마, 이렇게 거대한 곳이 지하에 있을 리가 없습니…….”
그 말을 부정하려던 루시아는, 갑작스럽게 옛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
자신의 유일한 선배이자, 동시에 스승인 데르빗의 첫 번째 성직자가 알려준 지식이 말이다.
-잊혀진 고대신을 주의하거라. 루시아. 놈들은 신이면서도, 직접 이 세계에 강림하다가 파멸한 멍청한 족속들이다. 지금은 대부분 소멸하였거나 신격을 잃었지만, 몇몇 끈질긴 놈들은 지하 어딘가에 처박혀 부활을 꿈꾼다는 말도 있으니까. 하핫! 뭐, 네가 세상에 나간다고 그것을 만날 확률은 없다시피 하겠지만.
‘……없긴 뭐가 없습니까! 여기에 바로 나올 것 같지 않습니까!’
루시아는 서둘러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메리아의 말대로 벽에서 신전 특유의 문양과, 그 사이로 흘러가는 기묘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성력도 마력도 아니어서 눈치채기 힘들었었지만, 그래도 신성력에 비슷한 이 힘이 있긴 했다.
고대신과 관련이 있음은 틀림없어 보였다.
‘과연, 신탁이 내려온 이유가 이거였군요.’
당연하지만 신탁이란, 아무 때나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그만한 큰일이 있을 때나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 큰일이 대규모 언데드의 습격이라 생각했는데, 설마 고대 신과 관련이 있을 줄이야.
“잠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곳은…….”
루시아는 일행에게 자신이 느낀 것과 그에 따른 예상을 전부 말했다.
“……과연, 그럴싸하군요.”
「네, 아마 그녀의 생각이 맞을 거예요.」
“고대신이라. 왠지 위험해 보이는 이름임다.”
“실제로, 위험하다. 불완전해도, 신은 신이니까.”
루시아는 생각보다 일이 훨씬 커질 예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신탁이라곤 해도, 아무리 영락했다고 해도 설마 ‘신’의 존재가 튀어 나올 줄이야.
한참을 고민하는 루시아에게, 유렌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뭘 그리 고민하십니까?”
“……예? 그야 당연히…….”
루시아가 멍한 얼굴로 되묻자, 유렌은 미소를 더 깊게 지어가며 여유 있게 대답했다.
“저희는 신과 싸우러 온 게 아닙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내려온 신탁이 뭐라고 했었죠?”
“그야, 해가 지는 마법의 땅에서, 두 번 사는 자와 함께 날카로운 이들의 부름을 막아라···. 아!”
루시아는 다시 한번 신탁을 말하다, 뭔가를 깨달은 듯 소리쳤다.
“네, 그렇습니다. 신탁에서 막을 것은 어디까지나 신이 아니라, 뾰쪽귀 놈들을 막는 겁니다. 놈들이 무슨 힘을 쓰건, 신탁대로 무엇을 어떻게 불러올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 이 장소와 관련이 있는 것은 확실하겠죠.”
유렌은 회색 주머니를 쥐고는, 공간을 비틀어 무언가를 잔뜩 자신의 옆에 소환해냈다.
“그럼, 답은 간단하죠. 그냥 다 한꺼번에 박살 내면 됩니다.”
“…….”
유렌의 뒤에 잔뜩 나타난 것들을 본 루시아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지금 그가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아주 확실하게 알아먹은 것이다.
“화려하게 가봅시다.”
유렌은 지금껏 몇 번이나 했던 짓을 떠올리며 깊게 웃었다.
이번은 훨씬 더 화려하고, 규모가 커질 그 짓을 말이다.
* *
지하에 있는 한 거대한 신전의 중심 건물.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은발의 엘프- 티벤스는 만족하고 있었다.
“좋아, 나오거라. 하등생물의 찌꺼기들아.”
기묘한 마력, 아니 신성력을 지닌 그가 그렇게 나지막이 말하자, 새로운 언데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르, 셨, 습니까.]
검은 갑옷에 붉은 안광을 지닌 공포의 기사 5기가 동시에 물었다.
‘좋아. 자의식 없이 말을 잘 듣는 꼭두각시들이군.’
은발의 엘프는 도구처럼 멍하니 있는 언데드들을 보며 만족했다.
원래 죽음의 기사와 공포의 기사는, 리치처럼 자의식이 남아 있는 중고위급 언데드들.
하지만, 귀찮게 그래서야 어디에 쓰겠는가.
안 그래도 무능한 하등생물들이 죽고 썩어서 전락한 게 이 썩어빠진 몬스터들이다. 없어진 뇌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리가 없었다.
놈들은 당연히 상위 종족인 자신들의 말에, 철저히 따르기만 하면 되니까.
“좋아, 그럼 다음은.”
파아앗-
어둠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하급 리치 몇몇과 구울의 상위 종들이 소환되었다.
그 수는 20여 기로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엘프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좋아. 점점 소환해내는 언데드들의 질이 올라가고 있군.’
은발의 엘프는, 자신의 손에 있는 크고 커다란 검은 보석을 만족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200여 년 전.
이곳을 지나가던 한 동족이 우연히 발견한, 고대신의 보석.
말 그대로 잊혀진 옛 고대신의 정수가 남아 있었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아무 능력도 없어, 그대로 창고에 처박혀 있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5년 전.
이 지하에 있는 고대신의 유적을 발견 한순간, 이 보석 속 잠들어 있던 정수가 깨어나며 가치는 폭등했다.
[너의 소원을 이루었으니, 더. 더 많은 제물을……!]
보석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은발의 엘프는 입가를 올리며 비웃었다.
‘흥. 고대신이라고? 이미 영락할 대로 영락한, 겨우 몬스터와 별 차이도 없게 된 것이.’
아득한 세월 이전에는 신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그저 여러 제물만을 바라는 강력한 몬스터에 불과해 보였다.
제물을 바치면, 그만큼의 언데드를 소환해주는 아주 편리한 몬스터 말이다.
[제물! 제물을!]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조금 더 소환이 필요하다. 좀 더 힘을 내주면 거인의 시체를 하나 더 구해주지. 네가 특별히 마음에 들어 했던, 그 거인 말이다.”
[…….]
놈이 힘을 채우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방식이었다.
자의식 있는 언데드. 혹은 생물의 육체나 혼백.
그리고, 신전 자체에 기이한 조각이나 문양을 등을 제물로 여겨 힘을 채웠다.
‘거인의 시체를 준다니까 군소리도 못 하는군.’
거인은 제법 강력한 몬스터이긴 했지만, 엘프인 그들이 잡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거인이 희귀하긴 하지만, 이 주변에서 한 개체를 발견. 자신의 동족이 찾으러 갔으니 그 싱싱한 시체를 곧 줄 수 있겠지.
“그러니, 좀 더 힘을 끌어내란 말이다. 공포의 기사나 하위 리치가 아닌, 죽음의 기사나 구울 로드 등. 좀 더 고위 언데드가 있지 않은가.”
[알겠다. 어떻게든 할 테니, 좀 더 제물을……!]
은발의 엘프는 자칭 ‘악신’이었다는 옛 고대신을 비웃으며 기다렸다.
힘이 없으면, 결국 옛 신이라고 해도 저렇게 비굴해지는 법이군.
하지만 몇 분의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고위 언데드는 소환되지 않았다.
“……? 뭘 하는가. 어서 언데드를 소환해라!”
[엘프여.]
오싹-
은발의 엘프.
티벤스는 검은 보석에게서 나온 그 한마디에, 오한이 돋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압도되었다.
지금까지완 전혀 다른 그 목소리의 무게에 말이다.
[약속을 어겼군.]
“무, 무슨 말이냐?!”
은색 엘프는 검은 보석에게서 나온 기세에, 온몸이 벌벌 떨리며 식은땀이 마구 나기 시작했다.
아니, 벌써 이 정도로 강력한 힘을 되찾았던 말인가?
-신.
이 짧고 무거운 한 단어가, 엘프의 마음속을 무겁게 짓눌렀다.
아무리 영락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내 제물 말이다. 언데드로 만든 그 유해는 절대로 파괴하지 않는다는 약속. 아니었나?]
“파, 파괴한 적이 없다! 오히려, 가장 안전한 장소에 보호하고 있어!”
은발의 엘프는 억울한 심정으로 외쳤다.
신전의 통로로 들어오는 입구는, 각종 몬스터와 함정으로 철저히 막아놓았다.
그리고 그에게 제물로 바친 것들은, 그 통로 가장 안쪽에 있었고.
그게 갑자기 파괴될 리가……!
[나에게 제물로 바친 거인의 뼈가 파괴된 것이 느껴진다. 더구나 무언가 특별한 힘이 담긴, 강한 개체의 것이!]
파사삭-!
차갑고 무기질한 그 섬뜩한 목소리 이후. 앞에 있던 하급 리치와 구울의 상위 종이 한순간에 뼈와 시체로 되돌아갔다.
강력한 마력을 내뿜던 공포의 기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네놈은 약속을 어겼어.]
“아, 아니다! 이것은 뭔가 오해가……!”
은발의 엘프는 재빨리 마력을 움직여, 주변에 수십 개의 얼음 거울을 동시에 만들었다.
‘젠장! 마력이 많이 들지만, 지금 그런 걸 가릴 때가……!’
그리곤 마력을 쥐어짜, 신전과 통로 이곳저곳을 동시에 비추게 했다.
콰콰아아앙-!
“……어?”
폭음이 들림과 동시에, 몇 개의 거울에 화려하고 화려한 진홍빛 폭발이 가득 찼다.
제물로 바친 조각이나, 문양이 새긴 벽들이 비참하게 박살 나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분명 저 통로는 지상에선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있을 터. 그런데 어떻게?!
바로 옆에 있던 한 거울이, 재빠르게 날아가는 드래곤과 그 등에 타고 있는 몇 명의 인간들을 비췄다.
그들은 드래곤을 탄 채, 웃으며 여러 폭탄물들을 던지고, 신성력을 발사.
화려하게 제물들을 박살 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엘프의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상당수의 제물이 사라졌군. 엘프.]
“아, 아니! 이건 침입자 때문이다! 어서 정리하고 오지! 그리고 다시 제물을……!”
[흐흐. 이미 늦었다. 오만한 필멸자야. 너의 그 육체. 제물 대신 받아 가마.]
쿠우우우-!
커다란 검은 보석에서, 엄청나게 불길한 사기가 폭발하듯 은발의 엘프를 덮쳤다.
“으아아아악-!”
신을 깔봤던 필멸자의 마지막 단말마가, 신전 안에 높고 길게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