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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3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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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23화 생과 사를 가르는 곳 (15)

 

 

 

두두두두-

헤이든은 창을 강하게 쥐며, 심호흡을 끝냈다. 

타게 된지 얼마 안 되는 말이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또, 또 온다!”

“모두 피해! 저 괴상한 기병 놈이 또…. 커헉!”

황급하게 소리치던 공국 부사관의 얼굴에 날카로운 창이 틀어박혔다.

“이, 이 자식!”

옆에서 경악하던 한 병사가 이를 악물고 자신의 창으로 찔렀지만, 그것은 허공만을 갈랐다.

쒸익-

어느새 말의 옆구리에 매달려 그것을 피한 헤이든이, 창을 기묘한 궤도로 휘둘려 병사의 목을 반쯤 자른 것이다.

서걱-

“끄륵-”

병사는 목에서 피를 분수 같이 내뿜으며 쓰러졌고, 헤이든은 재빠르게 밑으로, 즉 말의 배에 매달리더니 그대로 창을 내던졌다.

휘이익-

거의 사람의 발목 높이로 날아간 그 창은, 그를 향해 달려오던 공국 기사가 탄 말 다리에 걸렸다.

“히이이이잉-!”

“이런!”

쿠웅-!

말이 커다란 소리를 내며 쓰러짐과 동시에, 공국 기사는 욕설을 내뱉으며 땅 위에 안착했다.

비록 그는 이제 막 기사가 된 신입이긴 해도, 그래도 기사는 기사.

무거운 갑옷을 입고, 갑작스러운 낙마에도 별 상처 없이 땅에 안착한 것이다.

푸욱-!

“컥!”

문제는 상처 없이 땅에 내려오는 것에만 온 신경을 쏟았던 것이었다.

어느새 달려온 그 기병이 속도를 담아 내지른 검에, 상대적으로 갑옷이 부실한 목이 관통 당했다.

“이, 이런! 대장님이!”

“무슨 저런 놈이 다 있어! 기사도 아닌, 일개 기병 따위가!”

신묘한 솜씨를 보여준 기병 - 헤이든은 검을 칼집에 넣고, 다시 새 창을 잡았다.

“히히힝-!”

“그래. 고마워.”

말을 멈추고 땅에 내려가 창을 주운 것이 아니라, 바로 한 발로 말을 자극.

자신의 말이 앞발로 창을 차 공중에 띄우자, 그것을 재빠르게 잡아챈 것이었다.

정말로 짧은 시간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이라, 그것을 보고 있던 공국병들의 입이 쩍 하고 벌어졌다.

“그럼, 안녕이다!”

그리고 헤이든은 아무 미련 없이, 자신이 달려온 곳으로 말머리를 돌려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뒤에서 뭐라고 공국병들이 욕을 퍼붓고 있지만, 오히려 저것은 칭찬이었다.

그만큼 적의 진영에 파고들어가 혼란을 일으키는, 자신의 역할을 하고도 남았다는 소리니까.

공국병들의 포위에서 빠져나온 헤이든이 미소를 지을 그때.

쿠우웅-!

전장의 대기가 강하게 떨려왔다.

저절로 온몸이 부르르 떨려오고 죽음의 공포가 짧은 시간이지만 스쳐 지나갔다.

‘그, 그 괴물이 나왔구나!’

검은 갑옷을 입은 소드마스터.

그저 슥슥 검을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군대를 난도질한 그 괴물이 나온 것이다.

‘…아냐. 신경 쓰지 말자.’

하지만 헤이든은 이를 악물고 다른 적진 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어차피 저놈은 지금 이곳에는 없고, 설령 오더라도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하압-!”

조금이라도 적의 부사관을 더 제거하거나, 적의 진영을 무너뜨리는 자신의 일 말이다.

그렇게 헤이든이 다시금 적진에 돌진하려고 한 그 순간.

콰아아아앙-!

저 멀리 거대한 마법의 폭발 소리가 들려오면서, 하늘로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다.

“어?”

인간과 비슷하게 보이는 그 2개의 투사체는, 그 괴물이 등장했던 쪽에서 날아와 이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저, 저건?”

그리고 거의 떨어지기 직전. 헤이든이 그 두 투사체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자신이 속한 연대의 장교인 셀레나와 루시아. 그 마법사와 사제가 사이좋게 날아 온 것이다.

쿠우웅-!

그 두 명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전장에 착륙했지만, 아무런 상처 없이 멀쩡히 서서 착륙했다.

각자 마력과 신성력으로 충격을 줄이고 몸을 보호한 것이다.

“아하하~. 강제 이동 마법을, 너무 강하게 걸었나 보네~. 생각보다 2배는 더 멀리 날아온 것 같은데~?”

“콜록- 콜록. 흙먼지는 어떻게 안 되는 게 슬프네. 셀레나. 음? 당신은?”

주위의 먼지에 잔기침하며 철퇴를 꺼내던 루시아가, 헤이든을 먼저 알아보았다.

“그 재능 많던 기병이군요. 여기가 원래 몇 중대의 진영입니까?”

“네, 넵! 여긴 그니까…. 대략 3대대 5중대가 맡는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섞이긴 했습니다만.”

“3대대 쪽이라, 확실히 많이도 날아왔네. 셀레나.”

우웅-!

루시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끝에 신성력을 모아 그대로 옆으로 날렸다.

그 신성력이 향한 곳은, 바로 가슴을 찔리고 쓰러져가는 한 명의 부사관이었다.

피가 쏟아지던 상처 부위에, 신성력이 잔잔하게 머무르더니 곧 피가 그쳤다.

“크으윽… 음?!”

고통스러운 비명이 놀라움으로 바뀌고, 부사관은 곧바로 손에 들던 창을 뒤돌아서던 공국 부사관의 목에 꽂아 넣었다.

조금 전, 자신을 찌른 상대였다.

푸욱-

“커흑?!”

공국의 부사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뜨며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그뿐만 아니었다. 주변에 쓰러져 중상을 입은 병사들이, 하나둘 모두 일어서기 시작했다.

“모, 몸이!”

“움직여! 아직 아프긴 한데….”

물론 한 명 한 명에게 제대로 쓴 것이 아니라, 아직 부상 부위가 다 나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죽음의 강에서 건너 돌아와, 눈앞의 상대를 처치할 기력쯤은 충분히 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성녀님!”

“신의 축복이 계시길!”

한편, 셀레나는 주위를 살피더니 곧바로 검을 한 번 휘둘러 거대한 바람의 칼날을 만들어냈었다.

쒸이이이익-!

거의 크기가 3m에 달하는 그 크고 날카로운 칼날은, 공국 병사들을 반으로 쪼개면서 빠르게 날아갔다.

“으아악?!”

물론 전장에는 공국 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왕국의 병사들도 있다.

휘익-

“어?”

하지만 그 바람의 칼날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왕국의 병사들은 쏙쏙 피해갔다.

그렇게 내달린 칼날은, 마침내 한 공국의 마법사에게 도착했다.

“와봐라!”

공국의 3위계 메이지도, 조금 전 칼날을 본 듯 이미 두꺼운 실드가 쳐져 있었다.

‘아, 아무리 위저드가 쓴 것이라곤 하지만 이렇게 먼 거리를 날아왔고, 게다가 유도 기능까지 넣은 마법이다. 그렇게까지 파괴력이 강하진 못 해!’

쩌억-

“어?”

하지만 셀레나의 특제 마법은, 메이지의 두꺼운 실드를 마법사와 함께 갈라버렸다.

마치 치즈 가르듯, 너무나도 쉽게 말이다.

“마, 마법사님!”

“으아아악-!”

그리고는, 한참을 더 가 10여 명의 공국 병사를 갈라놓은 후에서야, 소멸하였다.

“아하하~. 역시 조종하는 건 수고가 많이 들어서, 위력을 그렇게까지 강하겐 못 하겠네~.”

그것을 지켜본 셀레나는 히죽 웃었지만, 옆에 있던 헤이든은 식은땀을 흘렸다.

저게 강하지 않다면 대체, 강한 것은 무엇인가.

이 사람도 연대장님만큼은 아니었지만, 정말 대단한 수준의 마법사임이 틀림없었다.

쿠웅-! 쿠웅-! 콰아아앙-!

그리고, 저 멀리서 천지가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히 어떤 싸움에서 나는 소리인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괜찮으시겠지?’

헤이든의 몸이 안절부절못하며 마구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날, 소드마스터를 막아낸 유렌을 보며 동경에 빠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말도 안 되는 짓임을 안다.

정말 삐끗하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목이 뎅겅 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거기 기병~! 정신 차리고 계속 돌격해~!”

하지만 셀레나의 고함이, 헤이든의 정신을 다시 돌아오게 했다.

“우리는 우리가 할 걸 해야지~! 최소한 이 전장은 압도적으로 밀어낸다~!”

“네, 넵!”

그렇게 말하고 순식간에 사라진 셀레나와, 아무 말 없이 다른 부상병들에게 달려간 루시아를 보며 헤이든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 저분들은 연대장님의 심복들. 자신보다 훨씬 더 걱정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저분들은 할 것을 하고 있었다.

“하아아압-!!”

그렇게, 헤이든은 다시 창을 움켜쥐고 말을 돌려 적진으로 돌격했다.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연대장의 승리를 빌면서.

 

* *

 

콰아앙-! 쿠콰아아앙-!!

땅이 갈라지고, 커다랗게 패였으며 거대한 나무가 잘게 분쇄되어 하늘로 날아갔다.

그 광경을 만들고 있는 검은 갑옷의 기사 - 루카스는 상대의 달라진 모습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겨우 그사이에 이렇게 달라졌다고?’

이전 그랑 전투했던 것은, 겨우 2주 채 되지 않는 과거.

사람은 열흘만 보지 않아도 식물처럼 쑥쑥 성장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숙자들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자신이나 저놈 같은 강자들에겐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쒸익-

루카스의 보검이, 한층 더 빠르게 휘둘러졌다.

까가앙-!

하지만 보검은 끝까지 휘둘러지지 못한 채로, 유렌의 스태프에 막혔다.

끼기기긱-

루카스의 보검과, 유렌의 새하얀 스태프가 서로 갈리며 불똥을 튀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루카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보검을 막고 있는 유렌을 노려보았다.

전에 싸울 때, 저 녀석은 자신의 검격을 막지 못해 피하기에 급급했었다.

저 새하얀 스태프는 희귀한 재질로 보였지만, 그럼에도 소드마스터의 검격은 단순히 재질만으로 막을 순 없는 거니까.

전설의 오리할콘이 아닌 이상, 아무리 단단해도 결국 사용자의 기량이 안 되면 결국 금이 가고 부러지고 만다.

하지만, 저놈은 이제는 막고 있었다.

‘뭔가 마력의 운용이 전보다 훨씬 빨라진 느낌이야. 이 짧은 시간에 그럴 수가 있나?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 외에도 무언가가 있어.’

생각이 많아진 루카스에게 유렌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투구 속은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알겠군. 너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을 하고 있겠지?”

“…무슨 짓을 한 거냐?”

“흠. 설마 소드마스터가 자신의 상황도 제대로 모르다니. 혹시 그 갑옷, 마음대로 벗을 수도 없는 건가?”

“…!”

유렌의 말에 루카스의 투구 속 눈이 크게 떠졌고, 그것을 본 유렌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이런, 빙고인가.”

쒸이익-!

누가 봐도 3개로밖에 보이지 않는 루카스의 검격이, 동시에 유렌을 덮쳤다.

검격들이 각자 노리는 곳은 오른쪽 목과, 왼쪽 어깨. 그리고 오른쪽 폐.

그 속도와 파괴력은 정말 어마어마한 정도였지만, 유렌의 마법과 움직임 역시 엄청나게 빨랐다.

퍼엉-

까강-!

작은 폭발음과 동시에, 단단한 무언가가 동시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야. 이거 꽤 아프다니까?”

“…!”

유렌이 작은 폭발을 써, 강제로 자신의 몸을 순식간에 왼쪽으로 비틀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스태프로 왼쪽 어깨로 온 검격을 막았고.

비록 유렌 스스로도 그 폭발에 작은 충격을 받긴 했지만, 두 검격의 파괴력에 비한다면야, 정말 개미 눈곱 만큼에 불과했다.

‘역시, 조금이지만 힘과 민첩성이 떨어져 있어. 잘 듣고 있군.’

유렌은 상대의 갑옷에 들러붙어 있는 저주 계열의 마법을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조금 전, 미리 준비한 공격 마법들을 퍼부을 때, 몰래 달라붙게 한 상태 저하의 마법들이다.

물론, 당연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그 영향이 조금만 더 컸었더라면, 몸의 상태로 저 녀석이 단박에 눈치를 챘었겠지.

하지만 그 미묘한 만큼의 효과는, 마력의 운용이 한결 편해진 유렌에게 있어 정말로 큰 효과를 주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태의 소드마스터라면, 아무리 작아도 몸에 다른 마법이 걸렸다는 것 정도야 눈치채지. 하지만 놈이 모른다는 것은….’

저주. 아주 강력한 다른 저주가 저 놈에게 걸려 있다는 말이었다.

유렌이 걸어놓은, 사소한(?) 마법 따위는 느끼지도 못할 정도의 강력한 저주가.

‘뭐, 일단 쓰러트리고 생각할까!’

콰아아앙-!

유렌은 루카스와 자신이 디딘 땅을, 재빠르게 폭파하며 물러났다.

물론, 이 정도로 상대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곤 전혀 생각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전장에서 조금씩 멀어지려는 유렌의 유인책이었다.

“….”

당연하지만, 저 검은 갑옷의 기사도 바보는 아니다. 저 녀석이 순순히 따라오는 것은 자신과 목적이 같다고 봐야 했다.

“여기까지다.”

“호오. 그래, 딱 좋은 곳이군.”

그렇게 유렌과 루카스는 평원과 숲의 경계까지 물러섰다.

완전히 전장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그 일보 직전의 미묘한 곳.

주변의 몇 없는 병사들이, 전투도 잊은 채 둘의 대치를 지켜보고 있었다.

“공국과는 그저 용병이나 다름없는 관계일 텐데도, 공국의 병사들을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나봐?”

“당연한 일이다. 임시니 뭐니 해도 일단은 내가 맡은 병사들. 그 병사를 함부로 쓰면 지휘관의 자격은 없다.”

루카스의 말에, 유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랬다. 

어쩔 수 없이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지휘관으로서의 자격은 없다.

“그 생각은 똑같네. 혹시, 엘프를 쓰러트리면, 우리 쪽에 올 생각은 없어? 물론, 정체는 숨겨야겠지만.”

“…훗.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루카스는 정말 조금이지만 웃으면서도, 그 제안을 거절했다.

상대가 마음에 들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서로 진짜로 가보자고.”

“좋다.”

루카스의 보검에 쳐다보기도 힘들 정도의 고농도의 마력이 쑤셔 박히기 시작했다.

두두둑-

보검은 더 굵어지고, 길어졌으며 톱날처럼 날이 변했다.

슬쩍 스치기만 해도 모든 것이 찢겨 나갈 것 예리함이, 번쩍거리며 빛났다.

우우우웅-!

한편, 유렌의 주변에선 엄청난 마력들이 형태를 이루면서 마법으로 변하고 있었다.

서로 상반되는 계열의 원소 마법들이 반발.

그 힘을 더더욱 키우고 있었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닌, 유렌의 몸 이곳저곳과 스태프에서도 서로의 마력들이 반발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대단하군.”

루카스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한 뒤, 크고 흉악해진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슬쩍 웃더니, 유렌을 겨누고 자세를 잡았다.

이제, 진심을 다할 때였다.

쿠콰아아앙-!!

거대한 두 힘이 강렬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전장 전체에 크게도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

 

“흠. 이제야 진심으로 싸우는 건가?”

전장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한 깊은 숲.

검은 머리의 엘프 - 엘리오네가 히죽거리며 마법으로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무력만은, 도저히 하등생물로 보이지 않긴 해.”

저 검은 갑옷을 입은 하등생물은 충분히 그럴만했다. 마스터 클래스의 기사니까. 

자신들이 준 저 갑옷도 제약을 걸기 위한 용도이긴 하지만, 성능 자체도 충분히 쓸 만하고.

저 녀석은 괜찮았다. 자신들이 쉽게 제어 가능하며, 더 강해질 가능성도 극히 적은 녀석이니.

하지만, 저 5레벨 마법사 녀석은? 

‘도를 넘었지.’

저 괴상한 마법사는, 앞으로 얼마든지 더 강해질 수 있다.

비록 지금이야 처리할 수 있는 정도지만, 앞으로는? 글쎄. 장담할 수 없었다.

‘그 빌어먹을 규약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죽였겠지만.’

엘리오네는 그렇게 이를 갈며 그 강대한 마법으로, 땅속에서 거대한 무언가를 끌어냈다.

구구구구-!

땅이 갈라지며 거대한 나무 그루터기 모양의 마도구가 숲을 박살 내며 등장했다.

사람 수십 명이 그 그루터기 위에서도 절반이 남을 정도의 엄청난 크기였다.

돌과 흙.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마도구는, 엄청난 양의 마석이 그 곳곳에 붙어있었다.

“흐음. 무사하군. 수천 년은 된 병기라 어디 한 군데는 이상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인간이 봤으면 당장 ‘고대의 병기’라고 해서 놀라 자빠질 것이었지만, 엘프인 그녀는 덤덤했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이것은 그녀에겐 있어선 겨우 어머니 대의 물건에 불과했으니까.

위이이이잉-!

엘리오네가 마력을 집어넣자, 거대한 마도구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마석에서 강렬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강렬한 엘프의 마력을, 그 마도구는 몇 배로 증폭시키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몽땅 다 쓸어버려야겠어. 그 알 수 없는 하등생물도, 슬슬 쓸모가 떨어지는 그놈도. 물론, 다른 개미 같은 다른 하찮은 것들도!”

엘리오네는 나무에 모인 마력이 격렬한 번개로 변해 가는 것을 보며,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래. 이걸로 됐다.

이 한 방으로, 저 전장에 있는 만 단위의 무가치한 벌레들까지 전부 다 쓸어버릴 것이다.

엘프들의 규약? 

자신들 대신 공국의 그 멍청이를 내밀면,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넘어갈 수 있을 터.

애초에 그걸 위해서 이 전쟁들을 일으키고, 놈을 이 전장으로 유인 한 것이니까.

“그럼, 버러지들을 몽땅 쓸어보실까.”

파지지지직-!!

그루터기의 가장자리로, 새하얀 번개들이 엄청난 속도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돌 때마다 점점 더 번개의 힘과 마력이 증폭되었다.

위이이이잉-!!

그리고, 그것이 정점에 달했을 그때.

쿠콰아아아앙-!!

수만 명의 병사를 쓸어버릴 수 있는, 거대한 마력의 번개 에너지가 그루터기에서 하늘로 쏘아져 올라갔다.

이 근방의 모든 것을, 그 강렬한 빛으로 새하얗게 밝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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