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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18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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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18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18화 생과 사를 가르는 곳 (10)

 

 

 

“정말 수고 많았네. 유렌 연대장.”

이 부대의 사령관- 빈델 후작은, 새로 설치된 막사에 앉아 유렌을 치하했다.

어제 새벽. 갑자기 부사령관이 공을 쫓아 뛰쳐나갔다고 했을 때, 얼마나 화가 났던가.

그가 화가 났던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제일 컸던 것은 저러고도 부사령관이 공을 세우면 용서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망할 대머리 놈 같으니! 무능한 주제에 이상한 눈치만 빨라서!

사실 빈델 후작도 부사령관이 실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후에 보고로 들은 바에는, 해당 장소의 공국군은 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유렌이 먼저 알아 와 작전을 주장한 것이었는데, 부사령관 자신은 반대했으면서 먼저 선수를 치고 나가다니.

-놈이 돌아오면, 어떻게든 징계를 내려야겠어. 공과 상쇄되면 그리 크진 않겠지만….

하지만, 여러 가지로 기막힌 반전이 일어났다.

애초에 그것이 공국군의 함정이었을 뿐더러, 심지어 적 진영에서 소드마스터가 등장한 것이다.

함정이야 뭐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세상에. 소드마스터라니. 그런 괴물이 공국군에 왜?

전멸을 고민하고 있던 빈델 후작에게, 더욱 놀라운 소식이 추가로 전해졌다.

13여단의 절반쯤만 끌고 간 유렌이, 그 소드마스터와 1:1 대결. 이쪽을 기습했던 복병과 함께 물러나게 한 것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후작과 다른 지휘관들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몇 번이고 되물었었다.

아니, 그게 말이 되냐고 말이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군. 어떻게 소드마스터랑….”

“놈이 전력을 다하지 않은 덕분이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전력으로 왔으면 위험했을 겁니다.”

“…그 말이 맞다 해도 말일세. 게다가 미리 함정까지 눈치챘었다지? 어쨌든, 이번 일은 내가 틀림없이 베르헨에 제대로 보고 할 테니 그쪽은 걱정하지 말게나.”

빈델 후작은 혹시나 유렌이 왕자파인 자신에게 의문을 품을까, 먼저 선수를 쳐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듯이, 유렌은 피식 웃으며 말을 받았다.

“모두 절 출정하게 해주신 사령관님 덕분이죠. 그것을 꼭 포함해 주셨으면 합니다.”

“…알겠네.”

적개심 하나 없이 오히려 이쪽을 위해주는 유렌의 말에, 빈델 후작이 그에 대해 품고 있는 호의적인 감정이 쭉 하고 올라갔다.

사실, 그는 직접적으로 유렌과 부딪힌 적도 없던 사이다. 상대가 이렇게 순순하게 나오는데, 그도 굳이 적대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여기서는 자신의 부하. 그것도 아주 유능한 부하가 아닌가.

“그럼, 사령관님. 부사령관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하지만 다음 이어진 유렌의 말에, 슬쩍 웃음을 짓고 있던 빈델 후작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새로운 대화의 주제가 된, 그 빌어먹을 부사령관에 대한 악감정이 드러난 것이다.

“마음만 같아서는, 당장 병사로 돌려버리거나, 감옥에 처박아두고 싶네. 하지만 현실상으론, 그게 힘들지.”

“그렇겠죠. 아무리 뭐라고 해도, 일단 5위계인 위저드이니까요.”

유렌의 대답에 빈델 후작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5레벨 위저드.

고위 마법사로 불리는, 왕국의 강력한 전력 중 하나.

비록 부사령관. 그 멍청이가 여러모로 형편없는 데다 5레벨 중에서 최하위급이긴 해도, 위계는 위계.

어쨌건, 혼자 수백 명 단위의 병사들은 상대하고 남는 존재인 것이다.

“거기다 단순히 징집된 것이라면, 지휘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휘권을 빼앗을 수라도 있지. 하지만 놈은 이미 예전부터 군에 있던 군 장교 마법사. 단 한 번의 실패로 지휘관의 자리를 박탈하기엔 명분이 없어.”

“…공을 탐하여 명령 불복종으로 기습을 했는데, 외려 당한 거지 않습니까? 전 솔직히 목을 날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음?”

약간은 과격한 유렌의 말에, 후작은 조금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유렌은 잠시 쓴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이죠.”

“흠. 확실히 내가 봐도 좀 무르긴 하네. 하지만 일단은 인재를 함부로 없앨 수는 없는 거이니….”

후작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유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새삼 느낀 건데 달라도 너무 다르긴 하네,’

유렌이 기억하는 대전쟁 당시의 제국의 군령은, 부사령관 같은 행위를 하면 당장 목이 달아나고도 남는다.

설령 그가 꽤나 실력 있는 기사나 지휘관이라 해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 이상 그랬다. 

하지만, 이렇게 평화에 대놓고 절어있는 왕국은 크게 달랐다.

어쨌건 전쟁을 시작하고 있는데도, 이런 군령에, 이런 인식이니 말이다.

“휴우. 어쨌건, 자네에겐 미안하지만, 부사령관. 그놈에겐 커다란 징벌은 가하기 힘드네. 망할. 마음 같아서야 모든 걸 몰수하고 처박아버리고 싶지만! 마음먹은 대로는 안 되는군…. 그저 최대한 전장 참여에 배제할 수밖에.”

사실 앞뒤가 안 맞지 않는가.

놈의 죄를 가볍게 해주는 것은, 바로 전장에서의 그 마법 실력이 필요해서인데, 정작 전장에선 빠지게 한다니.

하지만 유렌은 그런 상황에서도 굳이 말은 꺼내지 않았다.

빈델 후작의 입장에서는, 더 크게 처벌하긴 힘들 테니까.

하지만, 그때.

“자, 잠시만 기다리시…!”

“사령관님! 평의회에서…!”

뭔가 입구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며, 막사의 입구가 시끄럽게 열렸다.

터억-

그렇게 등장한 사람을 보며, 유렌과 빈델 후작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까 전 느껴졌던 큰 마력이, 바로…!’

중앙에서 온 커다란 선물을 보며, 유렌의 입에 미소가 지어졌다.

 

* *

 

“흐음. 확실히 헤이든 하급 부사관이라고 했슴까? 이번이 전장에선 첫 전투가 맞고?”

“예, 옙!”

나름 치열했던 첫 전투가 끝나고, 이틀 후.

부사관 헤이든은, 높은 장교인 레이칸에게 불려와 꼿꼿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전장의 뒷정리를 마친 13연대는, 뒤늦게 온 본대의 병력과 함께, 그 땅에 새 막사들을 지었다. 적을 몰아내고, 새로운 왕국군의 진지가 된 것이다.

이미 첫 전투가 끝난 지 이틀.

아직 진지가 완성되려면 어느 정도 남았지만, 13연대의 숙영지는 이미 전부 훌륭하게 완성이 된 상태였다.

사실 아직 훈련이 덜 된 부대이다 보니 누구나 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한밤중에 웬 작달막한 그림자가 나타나 한순간에 중요한 공사를 순식간에 끝내버린 게 아닌가.

-드워프 아냐? 드워프? 베르헨 쪽에 드워프가 발견되었다던데.

-에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왜 드워프가 우리 연대에 있겠어?

-으음, 하긴 그런가? 대장님과 장교분들이 베르헨에서 오셨다고 해서, 그렇게 관련 짓는 건 조금 심했나?

어쨌든, 그렇게 빨리 숙영지가 완성된 후, 헤이든은 자체적으로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수에서 밀리든 어쨌든, 적의 단순한 병사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 나름 그에게 충격을 준 것이었다.

‘갑옷 덕에 살았지만, 이대로는 안 돼!’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훈련하던 그를, 레이칸이 보고 데려온 것이었다.

“흐음~. 흠.”

‘왜, 왜 나를 부르신 거지?’

헤이든은 허리를 숙이며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살피는 레이칸을 보며 조금 공포에 질렸다.

그 공포에는, 헬멧은 벗은 레이칸의 흉악한 얼굴이 한몫했고.

“흠. 근골이 굉장히 좋슴다. 나이가 몇 살이랬슴까?”

“아, 가, 감사합니다. 아마 20살이 조금 안 되었을 겁니다.”

“음? 나이를 정확하게 모름까?”

“예. 어릴 적 고아원에 그대로 버려져 있던 터라.”

넉넉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았던 고아원은, 버려질 때의 그가 몇 살쯤이었는지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

그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자란 성장 속도로 대충 짐작만 할 뿐.

“흐음. 20세보다 어리다라. 아직 성장이 멈춘 나이도 아니고. 좋슴다!”

레이칸은 헤이든의 굵은 뼈와 근육 속 잠재력을 살펴보고 히죽 하고 웃었다.

유렌에게 근골 보는 법을 전수 받은 이후, 자신이 본 최고의 근골이었다.

지금까지 마탑 훈련생들의 근골은, 솔직히 말해서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레이칸! 모든 것을 네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돼. 너의 반 정도만 되어도, 엄청나게 유망한 거니.

보다 못한 유렌이 이런 말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헤이든이라는 부사관은, 자신만은 못해도 상당한 소질을 숨기고 있었다.

“크흐흣. 드디어 발견했슴다.”

“그렇게 괜찮은 겁니까? 으음. 근골이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옙! 확실함다!”

옆에서 철퇴를 닦고 있던 루시아까지 흥미를 보일 정도로 레이칸이 기뻐하자, 정작 헤이든은 영문을 몰라했다.

‘근골? 그게 뭐지? 힘이나 뼈가 강하다는 건가? 설마 마법사가 쓸 수 있는 무슨 실험체에 좋다는 이야긴 아니겠지?!’

갑자기 끌려와 몸 이곳저곳을 보며 나이를 들은 채 무서운 웃음을 짓는다.

헤이든은 현 상황이 굉장히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헤이든 하급부사관.”

“예, 옙!”

한참 기뻐하던 레이칸이, 목소리를 깔고 말하자, 헤이든은 뻣뻣이 굳어 그저 대답만 말했다.

“당신은 아주 강건한 육체를 타고났슴다. 혹시 제 직속으로 들어와서, 저에게 특별 훈련을 받을 생각 있슴까? 훨씬 강해질 검다.”

“…!!”

그리고 레이칸의 말에, 더욱 굳어버렸다.

하지만 이것은 공포나 당혹 때문이 아니라, 기쁨과 놀라운. 그리고 경악의 굳음이었다.

‘…특별 훈련?! 나에게? 잠깐. 설마 그게 재능이 있다는 칭찬이었어?!’

헤이든은 곧 정신을 차리고 레이칸의 말을 다시 정리해 받아들였다.

‘그것보다, 나에게 그런 재능이 있다고?’

솔직히 크게 믿어지진 않았다.

물론 그는 다른 병사나 부사관들보다야 몸이 날래고 힘도 강하며 무기도 빨리 익숙해지긴 했다.

하지만, 딱 그것까지였다. 위에는 한참이나 위가 있는 법.

굳이 소드마스터나 연대장 같은, 인간을 초월한 듯한 괴물이 아니더라도, 일반 기사나 마법사들도 그에겐 하늘 위의 존재였다.

‘심지어는 기사의 종자들이나, 견습도 안 되는 마법사들도 그렇게 보였는데. 그런데….’

그런데도, 저 아이언 고렘 같은 괴물 마법사가,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고?

“물론 저한테만 훈련을 받는 게 아님다. 가끔은 마스터. 그러니까 연대장님도 봐주실….”

“하겠습니다!”

이어지는 레이칸의 목소리에, 귀가 번쩍 뜨인 헤이든의 목소리가 커다랗게 울렸다.

바로 옆에 있던 레이칸과 루시아 모두 움찔거리게 할 정도로 크고 활기찬 대답이었다.

“까, 깜짝 놀랐습니다.”

“흠, 대답도 크고 좋슴다!”

루시아는 조금 인상을 구겼고, 레이칸은 오히려 만족하는 그 사이.

헤이든은 마구마구 치솟아 오르는 입꼬리를 숨길 수 없었다.

‘세상에! 연대장님이랑 만날 수 있다니! 아니, 가끔이지만 직접 가르침도 받을 수 있다니!’

눈앞의 레이칸에겐 미안했지만, 지금 헤이든은 그가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아직 젊고 혈긴 찬 그의 머릿속엔, 그 괴물 같은 소드마스터랑 당당히 맞선, 유렌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훈련은 힘들것임다. 하지만 이겨 낼 수 있겠슴까?”

“예, 예!”

그렇게 헤이든은 공중에 둥둥 뜨는 듯한 기분으로, 주의를 받으며 몇몇 서류에 이름을 적었다.

그는 글자를 제대로 읽을 줄 몰랐지만, 레이칸이 대충 힘든 훈련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각서라 설명해 주었다.

스슥-

헤이든은 마지막 서류까지 사인을 완료한 후, 해맑게 웃으며 레이칸에게 내밀었다.

“자, 여기 다 됐습니…!”

철컹-

“어?”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오른 손목이 갑자기 엄청나게 무거워졌음을 느꼈다.

“허억?!”

휘청-.

타고난 반사 신경으로 간신히 넘어지지 않았던 헤이든은, 놀란 눈으로 자신의 오른 손목과 레이칸을 번갈아 보았다.

자신의 오른 손목에, 기묘한 모양의 토시가 끼워졌음을 깨달았다.

“이, 이건 도대체 뭡니까?”

“오! 넘어지지 않았다니. 과연 재능이 있슴다! 자, 나머지도 차야 하니 이리로 오십쇼.”

“자, 잠시만….”

헤이든은 뭔가 굉장히 불길한 예감에,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무언가 자신을 꽉 붙잡음을 느꼈다.

터억-

“!”

“후훗. 도망 못 가십니다.”

그곳에는, 회색 신관복을 입은 루시아가, 웬지 즐거운 눈빛으로 그를 꽉 잡아 구속하고 있었다.

‘큭! 덩치도 크지 않는 여신관이 무슨 힘이 이렇게…!’

헤이든은 마구 발버둥 치려다가, 우연히 루시아의 양 손목에 있는 두 토시를 보았다.

자신이 찬 것과 거의 비슷한 모양의 그 토시 말이다.

“포기하십시오. 그러면 편해집니다.”

“아직 찰 것 많슴다. 빨리 이리로 옴다. 사인하지 않았음까?”

“으,으아아악-!”

조금 전까진 화기애애하던 막사 안에서, 한 전도유망한 젊은 부사관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 *

 

“젠장. 감히 나에게 이런 대우를…!”

새로 지어지는 기지의 구석에 박혀 있는 한 볼품없는 막사.

그 안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의 2인자였던 부사령관이, 욕설을 내뱉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깟 한 번의 실수로, 감히 이런 식으로 날 감금해놔?!”

자신의 무기인 로드와 여러 마도구는 압수당했다. 게다가, 이런 작고 형편없는 막사에서 벌써 이틀째 나가지 못하고 있었고.

‘뭐, 언제까지 나를 이곳에 가둬놓지는 못할 테니까.’

자신이 사령관인 후작보다 입지 면에선 확연하게 부족한 것은 맞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사령관이라도, 자신에게 함부로 더 큰 벌을 내리거나 내쫓지는 못할 것이다.

‘나 같이 5레벨 마법사 같은 고급 인력은 언제나 부족하니까. 게다가 결국 이긴 싸움이었잖아? 병사 놈들 피해는 좀 봤어도, 그 정도야 뭐.’

어쨌든 패전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 같은 고위직을 단숨에 파면시키는 것은 전례가 드물 터.

정말 재수가 없다면 부사령관 자리에서는 내려와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곧 복구할 수 있다.

부사령관- 페르닐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번 전투는 어디까지나, 한 번의 실수에 불과하다고. 그래서 다음부턴 얼마든지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뭐, 그 괴물 같은 소드마스터놈은 예외지만, 그놈은 그 13연대장 놈에게 맡기면 되겠지.’

비록 괴물이 있긴 했지만, 대응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고.

콰아앙-!

그렇게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부사령관의 막사에, 누군가가 입구를 터트리며 들어왔다.

“…?!”

갑작스러운 내습에 부사령관 - 페르닐은 그저 입만을 쩍 벌리고 있었다.

입구의 먼지가 서서히 걷어가자, 그곳에 서 있는 한 키 작은 마법사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정신이 든 페르닐의 입에서 거친 말이 쏟아져 나오려 할 그대.

“페르닐, 이노오오옴-!!”

“…!!”

엄청난 마력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두려운 목소리가 그의 머리 전체를 울렸다.

“서, 서, 설마…! 스, 스승님?!”

“그래! 나다! 이 배은망덕하고 무능한 자식아!”

그곳에는 30여 년 전. 군대로 도망치기 전, 자신의 스승이었던 노마법사가 분기탱천 한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엄청난 마력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6레벨 마스터임을 깨닫게 했다.

“스, 스, 스승님이 여기에 어떻게?!”

“어떻게 긴 뭐가 어떻게! 나라가 전쟁통이 되었는데, 이 늙어빠진 몸이라도 와서 도와야지! 마침 소드마스터란 놈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지원해서 왔다! 네놈의 상사로 들어간다는 조건하에 말이야!”

“예에-?!”

페이든의 머릿속에, 커다란 번개가 쳤다.

상사라니. 그럼 설마 저 괴팍한 노괴물이 이곳의 사령관으로?!

“끌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이는구나, 이 어리석은 자식아! 사령관? 내가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느냐! 난 그저 소드마스터 그놈을 막으면 그만이다! 네놈과 함께 말이다.”

“예에-?!”

페이든의 머릿속으로, 이번엔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커다란 충격이 덮쳤다.

아니, 저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사령관이 아닌데, 자신의 상사라고? 게다가 소드마스터를 함께 막는다는 것은….

“끌끌! 그래, 이 멍청한 놈. 이제야 눈치를 챘느냐?! 나는 그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이 부대의 조언자고, 넌 그 조수에 임명했다! 이는, 이미 왕가와 평의회의 승인을 받았고!”

노인이 그렇게 말하고 서류를 대충 던져주자, 부사령관. 아니 이젠, 조수 페이든은 그것을 읽으며 절망에 빠졌다.

“마, 말도 안 돼. 내, 내 지난 30여 년은… 내 미래는…!”

“네놈의 미래? 그건 네놈 스스로 막은 거겠지! 이 멍청한 놈아!”

절망 어린 페이든의 목소리가, 거대한 마력이 담긴 노인의 우렁찬 목소리에 그대로 잠겨버렸다.

그날. 부대의 모든 사람들이 기뻐한 인사교체는 이렇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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