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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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2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1화. 제국의 마법사 (5)
쿠쿠쿠쿵-!
온갖 시끄러운 소리와 진동이 몸 전체로 느껴지는 이 느낌.
-으음, 뭐지? 내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조금 전. 삶을 포기했던 엘프 - 슈게르는 다시금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이게… 대체?!
조금 전까지 슈게르의 육체는 두 팔 두 다리가 달린 아인종의 육체였다면, 지금은 그것과는 개념 자체가 달랐다.
꿈틀꿈틀-
족히 수십 미터는 되는 거대한 하얀 몸통과 수십 개의 길쭉한 빨판이 달린 다리가 몸 이곳저곳에 붙어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 커다란 몸통과 다리엔, 글자 모양의 무늬가 입혀져 번쩍거리고 있었다.
-이것이 나인가…?!
도저히 생물이라고 부르기 힘들며, 몸속에 가득 차 있는 마력으로써만 움직이는 그런 마도 생물체.
그 마수가 예전엔 엘프 ‘슈게르’였던 자의 현재였다.
그는 그것을 자각한 순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렬한 분노에 휩싸였다.
“끄르이아아아야-!”
다시 한번 기괴한 괴성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족장-! 족자아앙-!! 그 씹어 죽일 년이!
그도 명색에 엘프였던 자.
지금 자신이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깨달았다.
아니, 자신의 몸 전체에 빛나고 있는 룬 문자를 눈치챈 이상, 당연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감히, 날 마수로 만들어버려-!?
노예 이하로 다루던, 같은 생물체라고 보지도 않던 마수가 되어버리자 전 ‘슈게르’의 인격체는 그야말로 분노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래. 룬어로 생명을 담보로 잡은 것까진 어떻게든 이해는 했다.
유렌이라는 놈의 움직임이 엘프라는 종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맞으니까.
분명 자신도 조금 뒤떨어지긴 했지만, 순혈의 피가 흐르는 엘프.
반강제이니 뭐니 해도 어쨌든 그 룬어가 가슴에 들어온 이상 엘프로서의 책임은 그래도 다 할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나를-!!
하지만 애초에 족장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던 것이다.
겨우 편지에 적힌 룬어만으로, 이렇게 몸 자체를 거대 마수로 변화시켜버리는 것은 아무리 족장이라도 불가능하다.
즉, 아예 이곳에 오기도 전에 족장은 만일을 대비해, 자신의 몸속에 무언가 수작을 부려놓은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원하는 때에 이렇게 사용하기 위해서.
-용서, 용서 못 한다!
마수는 분노로 온몸이 불타는 것만 같았다.
족장은 하찮은 하프 엘프에게도 하지 않는 짓을, 멋대로 자신에게 가한 것이다.
다른 점보다도 특히 그 점이, 드높았던 그의 자존심을 한없이 자극했다.
자신을 하찮은 장기말로 취급한 그 점이 무엇보다도 견딜 수 없었다.
부들부들-
희고 걸쭉한 그 몸과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자, 걸쭉한 진액이 그 몸에서 스며져 나와 사방으로 튀었다.
-내가 반드시 그년을 씹어 삼키겠다! 그러려면…!
멈칫-
그때. 오로지 혼란과 분노에 빠져있던 마수가 드디어 주위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것은, 아마 하등 생물들의 도시.
그곳에서 모든 하찮은 것들을 전멸시키고 마력을 빨아낸 다음, 자신의 원수를 찾으리라.
사실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는 누구나 알 망상.
하지만 그는 이미 마수였다.
오로지 본능대로 움직이며, 마력의 제어가 없는 한 그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는 야수.
하지만 그 마수가 도시로 몸을 틀려고 했을 그때.
-…그래! 여기에 있었군!
어느새 소수의 인간 일행들이 그의 근방에 다가와 있는 것을 느꼈다.
그중 몇몇에게는 강력한 마력을 느꼈다.
없는 시야가 괜히 빨개지는 느낌이 들면서, 희고 질척대는 몸이 부르르 떨렸다.
족장에게 차오르던 분노가, 이 하등 생물들에게로 향했다.
-…그래! 네놈들이었군! 네놈들이 그 바위를 떨어뜨린 것이었어! 네놈들이 말이야!
끠르아아야악-!!
그리고 마수는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몇 명의 인간들을 노려보았다.
족장보다 먼저 해치워야 할, 망할 하등 생물들을.
* *
슈우우욱-!
끈적거리면서도, 거대한 마수의 다리들이 빠르게 일행을 덮쳐왔다.
물론 다리 하나하나가 거대해, 수십 개의 다리가 모두 한 번에 일행을 덮치지는 못했다.
그럴 거면 자신의 다리를 스스로 공격하는 형태가 되어버릴 테니까.
쿠콰아아앙-!
하지만 불과 몇 개만이 사용된 다리 공격이었지만, 그 주변을 모두 날려버리긴 충분했다.
“헛-!”
“빠르네요~!”
일단 모두가 잘 피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레이칸은 팔 한쪽에 끈적한 점액이 묻고야 말았다.
살짝 스치면서, 문어 같은 다리에 있던 점액이 갑옷의 팔 쪽으로 옮겨붙은 것이다.
“끄윽-!”
치이이익-
별것 아닌 듯했던 점액은 무려 레이칸의 갑옷을 뚫고 들어가, 살까지 파고 들어갔다.
그 황당한 장면에, 모두가 경악했다.
“레이칸!”
“이쪽으로!”
그 모습을 본 루시아는, 재빨리 그쪽으로 달려가 철퇴를 강하게 휘둘렀다.
퍼억-!
“끄윽-! 이게 무슨 짓임…까?”
레이칸은 놀라움에 소리쳤지만, 곧 아픔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저 눈만 동그랗게 떴다.
철퇴에 휩싸인 신성력이 절묘하게 산성만을 없애며, 레이칸의 녹아가는 살을 다시 치유한 것이다.
“조심하십시오! 팔이라 그나마 이렇게 쉽게 낫게 한 거지, 얼굴이나 몸통이 녹아버리면 이 상황에서 제대로 치료하기 힘드니까요!”
“가, 감사함다!”
레이칸은 얼른 고개를 꾸벅인 채 다시 몸을 날렸다.
쿠우웅-!
저놈이 이번엔 다리를 분열, 작게 바꿔서 각각의 인원에게 몇 개씩 산성을 묻힌 다리를 쏘아 댄 것이다.
“이런~!”
“온다!”
셀레나와 레이칸. 그리고 루시아와 툰드라는 아슬아슬하게 피하거나 실드로 간신히 막았다.
치이이익-!
“…! 어어?!”
하지만 극한의 냉기를 지닌 툰드라의 실드조차 그 끈적한 산성에는 빠르게 녹아갔다.
그녀는 재빨리 얼음을 굳히고 뒤로 빠져나왔지만, 은색 로브의 일부가 구멍이 난 것을 보고 얼굴을 굳혔다.
‘마법으로 짠 직물이 이렇게나 한순간에?!’
솔직히 조금 전 레이칸의 팔이 어느 정도 버텼기에, 약간 위력을 살짝 낮게 보긴 했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의 그 두꺼운 강철 갑옷도 순식간에 녹지 않았었나.
‘그냥 레이칸이 괴물처럼 튼튼한 것뿐이었어!’
툰드라는 아군까지 속여버린 레이칸의 내구성에 다시 한번 감탄한 후, 재빨리 반격으로 극한의 냉기를 쏘아 보냈다.
쩌저저정-!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미끄덩거리는 그 문어 같은 다리들은, 제대로 얼지도 않은 채 여전히 산성액만 뚝뚝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게 말이 되나~?”
툰드라의 얼음 마법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는 셀레나가 할 말을 잃을 정도였으니까.
“끼르아아아야-!!”
찌릿찌릿-
놈은 자신에게 어지간한 공격은 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커다란 괴성을 지르면서 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사실 그 직감은 타당했다.
마수가 된 그가 온몸의 산성을 흩뿌리면서 마구 뒹군다면, 지금 이 주변의 인간들은 대부분 얼마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었다.
하지만, 마수의 그 공격은 마지막까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래선 안 되겠슴다!”
“…확실히 우리만의 힘으론 안 되겠네.”
“아아아~! 정말 분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놈을 상대하기 위해선, 극도로 강력한 화력이 필요한 것 같으니까요. 저희는 그것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푸화아아아악-!
일행이 모두 한탄을 하면서 작은 한숨을 쉰 그때.
순식간에 거대한 하얀 화염이 뒤에서 뿜어져 나와, 놈의 몸 전체를 감쌌기 때문이었다.
“크랴아아아야-!”
“거, 시끄럽군.”
뒤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오며 화염에 마력을 주입하는 것은 바로 유렌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특이한 놈이군. 너희가 상대하긴 확실히 힘들겠어.”
“…먼저 말을 꺼내 놓고 이러니, 참 부끄럽네.”
유렌의 위로에도 툰드라와 다른 이들은 인상을 구기며 쉬며 뒤로 물러났다.
조금 전. 나서려는 유렌과 메링겔에게, 툰드라과 레이칸은 둘은 먼저 자작과 그 기사들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너희들이 먼저 상대해보겠다고?
-그래. 앞으로 놈들과 싸우려면 저런 놈들도 많이 나오겠지. 아무리 너와 마스터들이 강하더라도, 둘, 아니 오지 않은 소드마스터까지 합쳐도 셋에게만 모든 맡길 수는 없잖아?
-…툰드라님의 말이 맞슴다. 저희도 저런 놈들을 앞으로 많이 상대해봐야 함다.
-아하하~. 정답이네~. 이번엔 맡겨줘 봐요~.
결국 유렌은 그들의 말에 동의하며, 물러났다.
메링겔과 함께 자작과 그 기사들을 보호하며 뒤로 물러난 것이다.
단, 그들이나 도시가 위험해진다고 생각하면 그 즉시 나설 것이라는 조건과 함께.
하지만 그것은 길게 못 가고, 그들이 위험해지자 결국 유렌이 이렇게 직접 나선 것이다.
물러난 전원이 한탄했지만, 의외로 유렌은 싱긋 웃으며 모두를 칭찬했다.
“뭐, 잘해줬어. 덕분에 놈이 어떤 식으로 공격하고, 방어하는지 죄다 봤으니까.”
이건 유렌의 진심이었다.
강력한 산성을 온몸에 두른 채 그것을 공격과 방어, 모두에 쓰는 마수.
장담하건대 이런 마수는 전 대륙에서도 굉장히 희귀할 것이다.
유렌 자신도, 전생에서조차 보지 못한 놈이었으니까.
“자, 그럼 준비운동은 이걸로 하고.”
따악-!
유렌이 손을 튕기자, 그와 동시에 마수를 불태우고 있던 하얀 불꽃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크으으야-?”
산성액으로 소화를 준비하던 마수는, 갑자기 불이 사라진 게 이상했는지 몸통을 들썩였다.
마치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앞으로 너 같은 놈이 계속 나올 수도 있으니까. 어디까지 버티나 좀 더 봐봐야겠다.”
흠칫.
그리고 문어 모습을 한 마수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마수의 직감으로 안 것이다.
눈앞의 저 하찮은 작은 인간을, 자신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크랴아아아야-!”
하지만 마수의 의지는 절대 물러남을 택하지 않았다.
복수심과 분노가 그것을 능가해, 저 앞의 존재를 없애야 한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좋아. 와라.”
쒸이익-!
유렌은 스태프의 끝에 마력을 다시 한번 모으곤, 산성액을 내뿜는 마수에게 달려들었다.
* *
“저, 정말로 괜찮은 것 맞습니까?”
유렌이 싸우는 곳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
그곳에는 기사단 일부를 끌고 온 네루닌 자작이, 불안한 눈으로 저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가 말입니까?”
“굳이 슈나이더 백작님. 혼자 싸우실 필요가 있냐는 말입니다.”
자작은 메링겔에게 말을 놓지 않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비록 그가 자유 기사인 것은 이미 듣긴 했다.
그렇다면 제국의 영주이자 자작인 네루닌보다는 기본적으로 신분은 훨씬 떨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어느 나라에서도 자작 이상의 작위를 얻을 수 있는 실력자.
특히 지금은 자신들이 그에게 목숨을 맡기고 있는 상태라 더더욱 조심할 수밖에.
“딱 보니까 제법 까다로운 상대이긴 하네요.”
하지만 그러나저러나 메링겔은 약간 무심한 말투로 자작에게 말했다.
“어지간한 전사들도 근접 전투는 힘들 거고. 저렇게 방어력이 강한 이상, 마법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고. 거기에 빠르고 크기까지 하니, 어지간하면 힘들겠죠.”
“…그, 그럼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게, 게다가 다른 일행들까지 여기로 돌아오고 있습니다만?”
“음, 어지간하면 말입니다. 대장이 어지간할 리가 없잖습니까.”
애가 탄 백작과는 다르게, 메링겔은 정말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다는 듯 무심히 말했다.
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서 거대한 빙하가 펼쳐졌다.
쩌저저저저정-!!
“허억-!”
“으으, 여, 여기까지 추위가!”
“세상에. 조금 전 얼음과는 완전히 다르잖아?!”
말 그대로 통째로 얼어버린, 그 문어의 모습에 자작과 그 기사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하지만 그들의 놀람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휘이이이잉-!
조금 후, 마수가 간신히 얼음을 부수고 나온 그 순간, 사방에서 불어대는 강력한 태풍이 그 문어를 베어나갔다.
쒸이익-! 쒸이이익-!
크랴아아아야-!
사방에서 날카로운 바람 마법이 거의 마수를 갈가리 찢어 놓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산성액이 반쯤 얼어붙어 방어력이 약해진 마수는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아만 갔다.
“…세상에.”
“마법이 원래 저렇게 강했었나?”
“아냐. 조금 전 봤잖아. 그들도 충분히 강했지만, 저 정돈 아니었지.”
자작과 기사들은 저 앞에서 응원 중인 다른 일행들을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분명 조금 전 그들의 전투도, 자신들 기준으론 정말 엄청나긴 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른 마법들이었다.
‘진짜 마법사 맞네. 대장은.’
메링겔 역시 이쪽으로 오는 몇몇 파편들을, 가볍게 창으로 분쇄해가며, 감탄 어린 눈으로 유렌을 보고 있었다.
물론 그가 마법사인 걸 이전에 몰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를 그렇게 파여버리게 만든 근접전의 대가가, 이렇게 강력한 마법까지 쓰다니.
‘이거, 그때 마법까지 제대로 썼었으면, 날 더 쉽게 이겼겠는데? 역시나 대장이구만.’
그렇게 모두가 유렌의 전투를 보며 감탄한 지 10여 분 째.
쿠쿠쿠쿵-!
이번엔 땅이 갈라져 솟아 나온 바위에 얻어맞은 마수가 비틀거리며 간신이 그 둥근 몸을 일으켰다.
“대충 이 정도군. 이제 됐다.”
유렌은 조용히 마수를 바라보더니, 이제 끝을 보겠다는 듯 심장의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원소에 대한 저항은, 이걸로 알아낸 것이다.
‘일반적인 놈이 아니라 고위 엘프가 변한다면, 나도 무시 못 하겠군.’
두근두근-!
유렌은 마음속으로 조심해야 할 존재를 하나 늘리며, 자신의 심장 속 돌아가는 마력을 크게 증폭시켰다.
쿠웅-! 쿠우웅-!
그러자 유렌의 심장 소리는, 마치 커다란 대포 소리처럼 거대하게 뛰어 울려 퍼졌다.
우우웅-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강화된 그 마력은, 새하얀 스태프에 빨려 들어가 강하게 압축되었다.
파지직-
이번엔 강력한 번개로 변하면서 말이다.
“크르아아으아야-!”
이미 싸울 힘을 거의 잃어버린 마수는, 마지막 힘으로 다리들을 유렌에게 뻗기 시작했다.
파지지직-!
하지만 유렌은 그러건 말건, 신경 쓰지 않으며 스태프 끝에 번개를 계속 모았다.
그리자 그 번개는 창날의 형태를 띠더니, 곧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했다.
지지지지직-!
마치 새하얀 번개가 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듯한 그 모습에, 마수는 아예 온 몸을 던지다시피 움직여 유렌에게 뛰어들었다.
마수의 직감으로 안 것이다.
저것에 맞으면, 이렇게 온몸이 불타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적어도 상대에게 마지막 타격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나, 나느으은! 복수르를!
마수는 그렇게 속으로 울부짖었지만, 당연히 마음속의 소리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뭐, 듣는다고 했어도 신경도 쓰지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업신여기고 죽인 생명이 얼마나 많을 텐데. 지금 와서 그래봐야 누가 알아주겠는가.
파지지지직-!!
유렌은 한계까지 속도를 높여 번개의 창끝을 회전시킨 다음, 왼손으로 들어 머리의 뒤까지 끌고 가 투척 자세를 취했다.
“그럼, 잘 가라.”
그리고 유렌의 왼손이 잠깐 번쩍인 그 순간.
거대하고 강력한 하나의 번개가 지상에서 발사되었다.
그 푸른 빛의 번개는 유렌의 손에서 뻗어나가 그대로 문어 모양의 마수를 태워버리며 꿰뚫었다.
콰르르르릉-!!
그리고 잠시 후.
천지를 진동시키는 거대한 천둥소리가 땅 위로 뒤늦게 울려 퍼졌다.
이미 새까맣게 타버린 거대한 마수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