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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42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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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42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42화. 왕도의 빛나는 별 (3)

 

 

 

“으으으. 덥군. 더워. 제길. 이 시기에 이렇게 밖으로 나돌아다니게 될 줄은.”

제국의 축하 사절단 단장 - 슈드나인 공작은 마차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창문으로 베르헨 시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차 안은 마도구들로 인해 무난한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지만, 더위를 유난히 잘 타는 공작의 특수 체질엔 소용없었다.

‘이래서 밖으로 나돌아다니기가 싫었는데.’

공작의 자택은 제국임에도 불구, 비싼 돈을 들여 각종 마도구들로 실내를 차갑게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춥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로 말이다.

황제의 사촌이자 슈드나인 공작가의 당주라는 거물이기에 할 수 있는 호사였다.

하지만 그의 힘은 딱 거기까지였다.

저택 밖을 나오는 순간, 그는 언제나 땀만 뻘뻘 흘리는 우스꽝스러운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런 마차에 휴대용 마도구를 싣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언제나 질척한 촉감도 괴로웠지만, 정말 힘든 것은 주위의 시선이었다.

권력자인 그에게 감히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못했지만, 질질 흘리는 땀과 거기서 나는 악취는 간접적인 비난과 뒷담화를 만들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저택의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일을 거절할 수는 없었지. 폐하가 직접 부탁했으니. 파티 자리에선 몸 이곳저곳에 차가운 판을 둘러야겠군. 몸엔 안 좋겠지만 어쩔 수 없지.’

비록 저택에 박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진 못했지만, 그는 상당히 뛰어난 머리의 소유자.

황제의 명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과, 축하 사절단의 단장답게 고귀하고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이. 

이 중 왕국까지 올 만한 이는 그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 공작 각하. 도착하였습니다!”

그렇게 계속 더위에 투덜거리던 공작에게, 마부가 도착을 알렸다.

투덜거리던 공작의 얼굴에서, 기대의 빛이 살짝 솟아났다.

그래. 이곳은 왕국에서도 제일가는 마도구점. 어쩌면 자신을 구할 물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공작은 마차 문을 열자마자 불어오는 열풍에 인상을 찌푸리며, 마도구점 안으로 향했다.

“어서 오십시오! 예약 주신 슈드나인 공작님이십니까?”

마도구 점의 주인. 베두인이 싱글거리며 귀한 손님을 환영했다.

가게 안은 그들 외엔 아무도 없었는데, 바로 레드 라이트닝의 본점은 철저한 예약제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양산품을 살 손님들은 다른 분점으로 열고, 본점은 어디까지나 특정 시간엔 예약한 손님만 받는, 이런 운영 방식은 귀족들에게 특히나 호평이었으니까.

본래 주인도 바쁘고 예약도 가득 차 있는 가게지만, 공작은 마침 취소한 예약자 대신 운 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럼, 공작님! 어떤 물건을 찾으십니까?”

베두인의 질문에, 공작은 막힘없이 술술 말했다.

“냉방용 마도구가 필요하네. 일단 별장에 설치한 대형을 10개 정도. 그리고, 마차에 설치할 중소형 마도구도 한 10개 정도가 필요하고. 그리고….”

공작의 그 대량 주문에, 베두인은 잠시 그와 시종을 번갈아 보다가 물었다.

“저어, 실례지만, 혹시 공작님께선 더위에 약하신 체질이십니까?

“후후. 그렇네. 뭐, 지금 내 이 모습만 봐도 알겠지?”

제법 서늘한 가게의 실내에서도 아직 땀을 흘리는 공작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이렇게 냉방이 좋은 곳에서도 아직 땀이 나는 자신의 체질이, 새삼스레 다시 원망스러웠다.

“그렇다면 그렇게 더위에 약하신 분은, 공작님 혼자이십니까? 아니면 일족 중 몇 분이 더…?”

“나 혼자긴 하네. 그런데 그런 건 왜 묻나?”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공작의 얼굴은 약간 찌푸려졌고 베두인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그, 그게 아닙니다! 저희가 개발한 휴대용 온도 조절 마도구가 있으니 여쭤본 겁니다. 그렇게 여러 군데에 장착할 필요 없이, 사람 수에만 맞추면….”

“…뭐라고?!”

확신에 찬 베두인의 그 말에, 공작은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

“…호, 혹시 그냥 차갑게 식는 판때기 같은 건 아니겠지? 그런 거라면 제국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

“그런 몸에 안 좋은 어설픈 것이 아닙니다. 제 명예를 걸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분명히 이 베르헨 어디에서 소문을 들어도, 이곳. 레드 라이트닝은 왕국 최고의 마도구점이라는 칭찬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가게를 만들어 발전시킨 사장이 스스로 명예를 건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잠시 후.

창고에서 돌아온 베두인의 손엔, 어른 손바닥 2개 정도 넓이의, 육각형의 금속판이 들려있었다.

“음? 이것이?”

정말로 판때기의 모습에 공작의 얼굴이 실망으로 물들려던 찰나. 베두인은 웃으며 그 판을 공작에게 들려주었다.

“…별다른 점이 없는데…?”

하지만 공작은 판을 바라보던 공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이 가게에 들어오고 그가 느끼는 온도는 쭉 변하지 않고 있었다.

이거 혹시 불량이 아니냐고 따지러 다시 공작이 고개를 든 순간.

‘어?’

그의 눈에 의문이 가득 찼다.

베두인이 가게 안 이곳저곳에 마법으로 화염을 띄우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 아니 그것보다, 온도가?’

땀을 흘리는 건 베두인만이 아니었다. 옆에 같이 온 자신의 시종도 경악하면서도 계속 땀을 닦고 있었다.

“자, 잠깐. 이게 웬 불들인가? 게다가 이상하게 난 전혀 덥지가 않….”

“공작님! 그 도구를 저 책상 위에 잠시만. 아주 잠시만 놓아주시겠습니까?”

“…그러지.”

공작이 그의 말에 따라 금속판을 책상에 놓은 그 순간.

화악-

“으헉?!”

뜨거운 열기가 그의 몸을 강타해,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텁-

그리고 재빨리 다시 금속판을 잡자, 이번엔 그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이건 설마?!”

“네. 그렇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선선한 봄의 기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스프링’이라는 마도구입니다.”

“…세, 세상에!”

공작은 말 그대로 경악했다.

아니, 정말로 이런 도구가 세상에 있는 것일까? 기존의 마도구들과는 차원 자체가 틀린 물건이었다.

“사, 사겠네! 예비용까지 3개! 가격은 비싸도 상관없어!”

공작은 흥분해 크게 외쳤다.

이것만 있으면, 자신이 어딜 가든 흘리는 땀의 양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완벽하지는 못해도, 지금보단 훨씬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공작의 그 외침에, 베두인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예. 감사합니다! 그 전에, 그걸 조금 손 봐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스프링을 가져간 베두인은, 잠시 후. 작은 마석을 가운데 구멍에 달고 다시 나타났다.

“…허어!”

스프링을 넘겨받은 공작은, 이번에야말로 가장 크게 경악했다.

이 서늘한 감각.

마치 집에서 냉방 마도구를 가장 강하게 틀어놓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그 서늘함이 느껴졌다.

“기본적인 수치를 조절했습니다! 대신 마력이 많이 들어가게 되어서, 마석이 필요합니다마는….”

“…고맙네.”

공작은 이번에야말로 확신했다.

이 도구가 자신을 평범한 사람처럼 살게 해준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40여 년. 이 체질 때문에 얼마나 고생 받으며 살아왔는가.

기사의 나라에 태어난 대귀족이, 이 더위를 느끼는 체질 때문에 검 한 번 제대로 못 잡았다. 훈련했다간 바로 탈수로 쓰러질 게 뻔하니까.

하지만, 이제 그런 모든 고통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제 자신은 이 마도구만 있다면, 얼마든지 땀을 흘리지 않은 채 밖을 돌아다닐 수 있다.

“….”

잠시 말을 잊을 정도의 진한 감동이, 공작의 온몸을 쓸고 지나갔다.

“…내 전용으로 조절한 이 스프링을 3개 사겠네. 그리고. 자네에겐 정말로, 정말로 감사하네. 혹시 뭔가 바라는 것이 있거든, 말해보게나.”

공작은 고개를 반쯤 숙이며, 베두인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새로운 자신의 인생을 걷게 할 사람이니, 이 정도는 과한 것도 아니었다.

“아, 아닙니다! 이 물건을 개발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그의 지시대로 만들었을 뿐입니다. 정 그러시다면 그 사람에게 말씀해주십시오!”

“…그래? 그럼 대체 그 사람은 누군가.”

공작의 물음에 베두인은 망설임 없이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지금 베르헨에서 가장 커다란 영웅이 되어버린, 자신의 후배 이름을 말이다.

“유렌 슈나이더라고 합니다! 아니, 이젠 슈나이더 백작님이라고 해야 하나….”

“…!!”

그리고 오늘 더는 놀랄 것 같지 않았던 공작은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국에서 꼭 한 번 만나서 판단해야 할 사람의 이름이 여기서 나왔기 때문이다.

‘유렌 슈나이더…. 슈나이더 백작.’

공작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은인임과 동시에 이번 왕국행에서 가장 파내야 할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손에 꼭 쥔 마도구의 서늘함을 온몸으로 느낀 채로.

 

* *

 

“으하하핫! 즐거웠슴다!”

기사들과의 대련이 끝난 후.

레이칸과 마법사들은 싱글싱글 웃은 채, 떠나는 제국 기사들을 배웅했다.

“…숙소로 돌아가면, 특별 훈련이다. 이유는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단장님.”

두 신참 기사는 고개를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크게 숙인 채, 마탑을 빠져나갔다.

레이칸의 망치 한 방에, 둘 다 기절. 

그 후 깨어날 때까진 괜찮았다.

-으아아아! 왜 이리 강해진 거야?!

선임 기사 역시, 레이칸과 그리 오래 싸우지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으니까.

이미 싸우기도 전에 격차를 알았던 만큼, 일격이라지만 패배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좋아! 이겼다!

-으쌰!

두 신참 기사는 이어진 다른 마법사들의 대련에서도 계속 진 것이다.

그것도 원거리전이 아닌, 근거리전에서.

-내, 내가 정기사를 이기다니!

그 중엔, 감격의 눈물을 글썽거리는 단장의 손자. 엘빈도 포함되어 있었다.

단장- 베스피론은 손자의 성장에 기뻐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마법사들에게 나가떨어진 신참 기사들을 보면서 한숨과 함께, 특별 훈련을 예고한 채 물러났다.

“그럼, 다음에 올 땐 ‘그’도 데려오도록 함세. 자네에게 선사할 특별 선물로 말이야. 겸사겸사 우리 기사들의 체면도 좀 세워야 하고.”

“기대하겠습니다.”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 간 베스피론들을 배웅한 유렌은, 다시 마탑 건물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어요?」

그렇게 20여 분. 유렌은 머릿속에 들려오는 메시지에 등을 돌렸다.

그곳에는 마탑주. 아메리아가 걱정과 기대가 한껏 들어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보다 더 반짝이면서 살짝이는 금색의 머리카락, 

과하진 않지만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화장. 그리고 언제나 입던 로브가 아닌, 활동적이면서 살짝 화려한 드레스.

누가 봐도 열심히 단장하고 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나도 이제 막 배웅을 보낸 참이야.”

「그,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조금 시간이 걸려서….」

아메리아는 필사적으로 침착함을 연기하며, 자신의 반짝이는 금발 머리를 비비 꼬았다.

전쟁이 끝나고 유렌이 귀환했을 때. 일을 잘 처리한 아메리아에게 바라는 것이 없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같이 베르헨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던 아메리아의 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렌이 평소에는 날카롭던 감을 다른 곳에 팔아먹었는지, 다른 소리를 해서였다.

‘그, 그래도 다시 한번 권해보기를 잘했어!’

하지만 아메리아는 겨우 그 한 번에 포기하지 않았다.

맛있는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가는 것뿐이었지만, 그 상대가 유렌이라면 그녀에게 있어서 훨씬 그 의미가 깊었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잘 어울려. 아메리아. 옷도, 화장도 모두.”

「...!」

유렌이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고, 고마워요….」

‘…으음. 역시.’

아무리 상대적으로 이쪽으로는 둔한 자신이라도, 아메리아의 식사 신청. 그리고 이런 반응이라면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물론, 자신은 아직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맺을 생각은 없었다.

아직은 말이다.

“자, 그럼 가자.”

「예, 예….」

하지만, 이 정도라면 괜찮겠지.

유렌이 계속 얼굴이 붉어져 있는 아메리아를 데리고, 베르헨으로 나아갔다.

 

* *

 

베르헨으로 도착한 유렌은, 이공간에서 꺼낸 가면으로 얼굴을 반만 가린 채 아메리아와 상점가를 돌았다.

「와아- 요새, 이런 물건들도 나오는군요!」

“오. 정말이네.”

그들은 마치 평범한 친구나 연인처럼 상점가를 돌았고, 마지막엔 유렌이 예약한 한 고급 고기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헤헤. 역시 여기인 줄 알았어요. 여기의 ‘하얀 영물’의 뱃살 고기. 좋아하시죠?」

“부정은 못 하겠군.”

아메리아는 그럴 줄 알았다는 웃으며 유렌과 함께 가게에 들어가 앉았다.

아주 로맨틱한 곳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급 음식점인지라 나름 분위기는 있어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그녀 역시, 훈련 후 거의 반강제로 고기를 먹기 시작해, 이제는 상당히 즐기고 있었고.

그렇게 둘이 주문 후 이야기꽃을 피우고 약 20여 분 후.

“기다리셨습니다! 주문하신 테케린 영지산의, ‘하얀 영물’의 뱃살 스테이크입니다!”

종업원이 그렇게 소리치며, 두 그릇의 스테이크를 조심조심 각자의 앞에 놓았다.

「와아-!」

“…이 요리는 정말 언제봐도 흐뭇하군.”

구웠는데도 진한 갈색이 아닌, 은은한 은갈색으로 반짝이는 고기와, 그 끝에 붙어 있는, 눈보다도 더 새하얀 뼈.

덤으로 뱃속에서 저절로 꼬르륵 소리를 내게 만드는, 그 극강의 냄새까지.

과연 한 접시에 금화 한 개나 하는, ‘귀족의 스테이크’라고 불릴만한 귀한 음식이었다.

유렌과 아메리아는, 흐뭇하게 웃으며 스르륵 갈라지는 고기를 마음껏 입에 집어넣어 먹었다.

스륵-

씹히는 식감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부러워 녹아 버린다는 모순된 식감과 강렬한 육즙들이 입속에서 퍼져나갔다.

「으으음-!」

“후우-.”

둘의 얼굴이 한창 행복으로 빛나고 있을 그때.

끼이익-

제국의 기사로 보이는 여러 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와- 엄청나게 맛있는 냄새!”

“그러게. 마법사들은 고기를 안 먹는다고 했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봐?”

“야. 아무리 왕국이라고 해도, 모두가 다 마법사겠냐? 아닌 사람들은 먹겠지.”

그렇게 기사들은 떠벌거리며 유일하게 비어있는 유렌과 아메리아의 옆 테이블로 향했다.

“…!”

“!”

그러던 와중, 유렌은 같은 일행이지만 다른 기사들과는 다른 옷차림을 한 장신의 남자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그 장신의 사내는, 마치 한 자루의 창처럼 날카로운 눈매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강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유렌은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강함은, 자신이 이 몸으로 눈을 뜬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본 사람 중 제일 강한 사람이라고.

‘게다가 저 얼굴은 분명히…!’

유렌은 예전. 초상화로 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전생 시절. 지금 보다 십수 년 후에 그려진 나이 든 그의 얼굴이긴 했지만.

‘…대륙 유일의 스피어 마스터.’

대륙 전체에서 창을 제일 잘 다루는 존재.

스피어 마스터. 메링겔 베스핀.

그가 그 날카로운 눈으로, 유렌의 특제 스테이크를 군침을 삼키며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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