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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37화

무료소설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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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3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37화. 피로 물든 알현식 (4)

 

 

 

“크르르릉?!”

머리가 5개 달린 강화 드레이크.

즉, 합성 키메라는 완성된 이후, 가장 큰 당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자신의 회심의 일격인 5방의 기습 브레스가 죄다 증발되어버린 이후. 일방적으로 저 벌레-인간-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푸화아아악-!

쩌저어어엉-!

목이 아프도록 불을 토해내도, 새하얀 스태프를 든 인간과 해츨링이 뿜어낸 한기에 그 즉시 증발되어 사라졌다.

“크어어어어-!”

인간보다 수십 배는 크고, 수천 배는 무거운 자신의 거구로 짓누르려 해도 잘되지 않았다.

터어어엉-!

“할아버지!”

“…아무리 늙었어도 6위계의 몸. 이 정돈 괜찮습니다. 그보다 공주님. 어서 뒤로 피하십시오!”

웬 늙어빠진 마법사 하나가, 실드와 함께 중력 마법을 이용. 자신의 거구를 막아내고 있었다.

“크르르르-!!”

그렇다면 하다못해, 보검같이 날카롭게 개조한 꼬리와 앞다리의 발톱으로 다른 것들이라도 조각조각 내려 했다.

째애앵-!

하지만, 그마저도 쌍검을 든 검은 머리의 여자와 갑옷을 입은 놈들에게 막히고 있었다.

“아하하~! 제법인데~? 과연 제일 먼저 달려온 기사단답네~!”

셀레나가 크게 웃으며 왕궁 안을 지키던 기사단을 칭찬했다.

확실히 기사의 수준이 낮은 왕국이라지만, 그래도 왕궁을 수호하는 이들까지 전부 다 엉터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발톱은 혼자 다 막고 계시면서 무슨 소리를! 어쨌든 꼬리는 저희가 갑옷으로라도 막아보겠습니다! 위저드 셀레나!”

“아하하~! 좋아~! 살아남으면, 우리 마탑에 한 번 와봐~! 대우 잘해줄 테니까~!”

“기대해보겠습니다!”

그 모습에 키메라는 초조함을 느꼈다.

평상시에 쉽사리 짓누르던 그 벌레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 벌레들을 거의 죽이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이쪽의 상처가 늘어가며 몸이 점점 얼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흐아아아압-!”

부우우웅-!

그 와중에 레이칸은 커다란 고함을 지르며, 자신의 대형 망치를 들어 빙빙 돌기 시작했다.

커다란 망치를 앞으로 쭉 내밀어, 몸 전체를 360도 회전하며 자신의 온 마력과 힘을 그 망치에 쏟아부은 것이다.

우우우우웅-!

“으허엇-!”

“꺄앗!”

그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귀족들도 절로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강력한 풍압이 알현실에 전체를 휩쓸었다.

“으아아아아아-!!”

레이칸의 그 무지막지한 완력과, 4레벨 마법사의 심장 속에 있었던 모든 마력이 망치에 쏟아부어졌다.

게다가 그 강렬한 회전에 이은 원심력까지.

웅웅웅웅-!!

그것이 모든 것이 하나의 대형 망치에 담겨, 흉악하기 그지없는 소리를 내며 거대한 드레이크를 향해 날아갔다.

“!!”

드레이크. 그러니까 강화 키메라는 여러 가지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확실하게 느꼈다.

저것에 정통으로 맞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상처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를 받게 된다고 말이다.

“크르르르릉-!!”

강화 키메라는 뇌가 5개나 있는 것치고는 머리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투용으로 태어난 만큼, 적어도 전투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는 두뇌를 자랑했다.

푸화아아악-!

몸을 살짝 띄운 후, 다섯 개의 머리 중 두 개만 한쪽으로 강렬히 불을 뿜어 그 반동으로 몸을 재빠르게 튕겨낸 것이다.

하지만, 족히 수십 미터는 되는 몸이 너무나도 거대한 탓일까?

키메라는 흉악한 소리를 내며 날아간 망치를 완벽하게 피하진 못했다.

쩌저저적-!

“크카아아앙-!!”

어떻게든 몸에 맞는 것은 간신히 피했지만, 몸만큼이나 거대한 날개가 뿌리째 뽑혀 나가고야 말았다.

하늘을 활공할 수 있었던 날개가 뽑혀 나가자, 키메라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눈가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키메라는 자신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분노? 결은 그것과 비슷했지만, 근본적인 무언가가 달랐다. 마치, 누가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헤집어 놓은 듯한….

“크카아아아아-!”

엘프가 키메라의 뇌 속에 넣어둔, 위기 상황에서의 광포화가 그렇게 시전 되었다.

 

* *

 

콰앙! 쿠웅! 쿠콰아앙-!

눈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붉게 달아오른 키메라가,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미 알현실의 벽은 거의 부서져, 왕궁의 한쪽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크아아아앙-!!”

말 그대로 키메라는 광포히 날뛰고 있었다.

몸 이곳저곳을 공격받아 피를 흘리고 동상이 걸려도, 심지어 날개가 뜯겨 나간 곳을 공격받아도 전혀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듯 날뛰었다. 

그 모습은 마치 전설의 광전사와도 같았다.

그게 인간이 아니라 그보다 수십 배는 크고, 수천 배 무거운 머리가 다섯 개 달린 괴물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광포화군. 큰 상처를 입으면 자동으로 발동하게 만들어 놨나.’

유렌은 해츨링- 레인과 함께 자신에게 날아오는 날카로운 꼬리를 피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망할 엘프 놈들. 

아무리 타이밍이 좋았다지만, 저 괴물 놈 하나만 투입한 것이 좀 이상하긴 했었다.

저놈 하나로도 충분히 이쪽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겠지.

물론, 저 이상의 놈들을 표면에 드러내면, ‘규약’에 걸릴 수도 있다는 점도 포함되었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저 괴물을 소모 시킬 바엔,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이쪽 역시 소모 시키겠다는 말이군.’

광포화는 그 생물체의 생명력을 대가로 육체를 극단적으로 강화.

공격과 방어. 그 모든 것을 압도적으로 올려준다.

대신 이성을 잃고, 그 잃어버린 생명력을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뭐, 어차피 저 키메라를 버릴 셈이었으면, 엘프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야겠지.

“꾸우-?”

“그래, 괜찮다. 들어가 있을래?”

“꾸우!”

해츨링은 살짝 겁을 먹은 것 같았지만, 유렌의 권유를 단호히 거절했다.

비록 마력이 극단적으로 왔다 갔다를 반복하긴 하지만, 일시적이나마 성룡급의 마력을 낼 수 있는 레인이다.

유렌으로서도 도와준다면 훨씬 나았다.

‘자, 그럼 어떻게…. 음?’

저놈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하던 유렌의 시야 구석에, 왕자파의 귀족들도 챙기고 있는 공주의 모습이 들어왔다.

“할아버지! 혹시 저분들도 함께 이 실드 안에 넣어도 괜찮으신가요?”

“…단순히 버티기만 하는 것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주님….”

노공작은 거대한 실드로 자신과 공주. 그리고 수십 명의 귀족을 저 미친 도마뱀의 발작으로부터 어떻게든 지켜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 공주파의 귀족들이었지만 말이다.

-저, 저도 구해주십시오!

-공주님! 제발!

그런 와중, 조금 떨어져 있던 몇몇 왕자파 귀족들이 키메라의 광포화에 식겁하며 이쪽으로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 얼굴들은 공주와 노공작에게도 상당히 익숙했다.

-흠, 빨리 외국에 시집이나 가버릴 것이지. 쓸데없이 남아서 방해만 되긴.

-큭큭. 외국에서도 받아줘야 가는 법이 아니겠나.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한때, 1왕자의 권위를 빌어 거의 그녀를 거의 대놓고 무시하고 모욕했던 두 백작이었다.

예니힌 공작이 과거 왕자파였던 시절에도, 그들을 질책한 적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 그들이 지금 이렇게 목숨을 구걸하러 온 것이다.

“비록 저를 모욕한 이들이라는 건 저도 기억합니다만, 그래도 이 나라의 귀족입니다. 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알겠습니다.”

공주의 눈에서 단순한 선의 외의 감정을 눈치챈 노공작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 감사합니다! 전하!”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군요. 이 은혜는 대체 어떻게 갚아야 할지….”

두 백작이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자, 잔해에 사이에 숨어있던 10여 명의 다른 왕자파의 귀족들도 우르르 달려왔다.

“저, 저도 구해주십시오!”

“저희는 이제 왕자. 저 미친놈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제발!”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정원 내였다.

노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을 실드 안에 욱여넣었다.

‘제법이야. 역시 군주의 자질이 있어. 이 상황에서도 앞을 생각하다니.’

유렌은 그 모습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공주와 가장 악연이 있는 둘까지 받아주니, 눈치만 보고 있던 다른 왕자파 귀족들도 그녀에게 가지 않을 리 없었다.

물론, 저렇게 나서지 않아도 이후에 왕자파는 공주파에 흡수가 되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는 충성과, 이런 식으로 목숨이 위급할 때 도움을 받은 후 받는 충성은 그야말로 질이 다르다.

그녀는 지금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한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이 이후의 일까지 챙기고 있었다.

“그럼, 나도 한 번 더 보여줘 볼까.”

그렇다면 자신도 이 많은 귀족들과, 점점 모이고 있는 기사와 마법사들 앞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레인. 나와 동시에….”

“꾸우?”

유렌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하얀 해츨링에게 자신의 계획을 전했다.

이 피비린내 나는 어처구니없는 촌극을, 화려하게 잊지 못할 방식으로 끝내버리기 위해서.

 

*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평의회 경비대 소속 3위계 마법사 투안은, 무너져내리고 있는 왕궁 쪽으로 달려가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신들의 목표 장소.

그곳의 잔해와 먼지 속에서, 거대한 드래곤 같은 괴물이 날뛰고 있는 것을 보자, 몸 또한 저절로 떨렸고 말이다.

‘하필 내가 대기조일 때 이런!’

겨우 3레벨 마법사인 자신이 가봐야 얼마나 도움이 될까.

투안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선후임들과 함께 이를 악물고 달려갔다.

왕궁에는 당연하지만, 국왕을 비롯한 왕족들이 있다. 심지어 오늘은 전쟁 승리를 치하하는 자리라 고위 귀족들도 잔뜩 입궁해있었다.

그런데 그 왕궁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구, 국왕 폐하가 서거하셨다는데?”

“뭐?!”

“와, 왕자님이 직접 반란을 일으키셨다고.”

“그게 무슨 바보 같은…!”

게다가 온갖 괴상한 루머까지 퍼져 투안과 마법사들의 머리를 혼란케 했다.

“일단, 닥치고 달려!”

“그래! 일단 사람들부터 구해내고 생각하라고!”

그렇게 전력으로 달려간 그들이 부서진 왕궁에 발을 내딛는 그 순간.

사아악-

서늘한 한기가, 뜨거워진 마법사단의 몸을 핥고 사라졌다.

“…!”

“이, 이건?”

투안은 고개를 들어, 벽이 모두 부서져 보이는 알현실을 바라보았다.

드래곤과 흡사한 머리 5개의 괴물의 앞에, 은보라색의 로브를 입은 마법사 하나가 조용히 서 있었다.

적갈색 머리에 은보랏빛 로브. 그리고 길고 굵직한 새하얀 스태프.

투안은, 아니 주변의 마법사단은 그것이 누구인지 멀리서도 단박에 알아보았다.

최근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전쟁 영웅. 유렌이 아닌가.

쩌저어어어엉-!

저 멀리서, 공기가 얼어붙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도, 유렌의 주변이 극한의 한기로 새하얗게 얼어붙는 것이 너무나도 확실히 보였다.

무너지다 만 벽이 시야를 조금 가려 유렌의 옆까진 보이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어떤 생물체가 하얀 꼬리를 펄럭이며 유렌에게 냉기를 쏟아붓고 있었다.

‘저건 뭐지? 음? 화염?’

화륵-

그러던 와중, 투안은 순간적으로 유렌의 몸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잘못 봤나? 저렇게 강한 냉기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화염 마법을 쓸 리가….’

투안이 자신의 그 감각을 의심할 그때.

유렌의 몸 안에서 서로 다른 기운이 부딪히는 것 같더니, 곧 그 기운이 몇 배나 커졌다.

화아아아악-!

유렌의 몸에서 냉기가 몇 배나 증폭되어, 하얀 스태프의 끝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허…억!”

“으으으!”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음에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벌벌 떨려왔다.

말 그대로 극한의 냉기가, 저 새하얀 스태프 끝에서 응축되어 있었다.

전신이 붉어져서 날뛰던 저 괴물마저도, 저 앞에서는 벌벌 떨며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유렌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스태프를 휘둘렀다.

쩌저저정-!

새하얀 극한의 한기가, 괴물을 사방에서 덮쳐왔다.

“크르르르릉-!!”

괴물은 필사적으로 온몸을 휘둘러 발광을 시작했지만, 한기에는 자비가 없었다.

거대한 얼음기둥이 순식간에 놈을 얼려버려 자신의 속으로 가둔 것이었다.

쩌저어어엉-!!

그리고, 얼음기둥은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직 유렌이 준 한기가 남아있다는 듯, 그 위로. 

위로 계속 하늘까지 뻗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미친.”

“저게 대체 어디까지…?”

투안과 마법사단. 아니, 그 왕궁에 있던, 그리고 보던 자들은 전부 할 말을 잃고야 말았다.

거대한 괴물을 축으로 삼은 새하얀 얼음기둥이, 말 그대로 하늘까지 이어져 있었다.

달빛에 반짝이는 얼음기둥은, 마치 은하수처럼 밤하늘에서 빛났다. 

 

* *

 

“완전히 얼어붙긴 했군. 하지만….”

“다, 다시 움직이는 거 아니야?!”

미친 듯이 날뛰던 키메라가, 밤하늘까지 이어진 얼음기둥 속에 갇혀 조용해진 이후.

노공작의 실드가 해제되고, 서서히 죽을 뻔했던 귀족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확인했다.

“폐, 폐하아아아-!”

“어, 어쩌다 이런…!”

그중에서는 국왕의 목을 들고 죽음을 진심으로 통곡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 얼음기둥으로 시선이 몰렸다.

사실 당연했다. 저것이 다시 부서지면,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무사할 리가 없었으니까.

“이, 이거 확실히 죽은 것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물러서십시오.”

“아, 네! 위저드 유렌!”

유렌의 경고에 자작이든 백작이든 고위 귀족이든.

그 누구도 상관없이 경어를 붙이며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사실 유렌은 한 마탑의 부탑주이자 5위계의 마법사라는 직위만 있을 뿐이지, 귀족의 작위는 없는 몸.

5위계의 고위 마법사긴 하지만, 그래도 백작 이상의 귀족들은 하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신분이다.

“….”

“꿀꺽-.”

하지만, 지금 여기에선 완전히 미쳐버린 자가 아니라면, 그 누가 저 유렌에게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있겠는가.

공주의 최측근이자 가장 큰 공신으로서 누릴 미래는 제외하더라도, 지금 이 장소에서 그의 활약과 존재감은 너무나도 컸다.

게다가 저 하늘까지 닿아있는 거대한 얼음기둥을 뒤로 두니, 가히 인간 이상의 존재라고 느끼는 사람마저 있었으니 말이다.

따악-

유렌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손가락을 강하게 튕겼다.

그리고 그 순간. 

파카아아앙-!

하늘까지 닿았던 얼음기둥이 산산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그 가장 밑에 박혀있던 다섯 머리의 괴물 역시 수백 조각으로 갈라졌다.

“으앗…!”

“어엇?”

하늘에서 수많은 얼음 조각이 덮칠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기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얼음 조각들이 아주 천천히, 달빛을 받아 반짝이며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친.”

“아니, 어떻게 저게…!”

마법과 관련이 없는 이들은 단순히 그 아름답고 초현실적인 광경에 감탄했지만, 마법사들은 아니었다.

저렇게 처리하는데 얼마나 강력한 마력 컨트롤이 필요한지 알고는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한 것이다.

그 장소의 모든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반짝이는 빛 밑에 있는 유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동경과 존경. 그리고 경악이 가득 담긴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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