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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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7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62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61화. 제국의 마법사 (15)
화이트 드래곤.
항간에는 여러 종의 드래곤 중 가장 약하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는 않았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종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모든 개체가 그렇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종종 다른 종을 압도할만한 강력한 개체들도 나왔다.
과거 드래곤 나이트와 함께하고 유렌에게 해츨링을 맡겼던 화이트 드래곤, 그리베니아는 바로 그런 특별한 개체였다.
드래곤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게 강했던 그녀였으니까.
“꾸우우우-?!”
그리고 그런 힘은 그녀의 자식인 레인 또한 그대로 물려 받았다.
아니, 정확히 어떤 면에서는 그녀 이상의 강력함이었다.
애초에 레인은 정상적인 해츨링이 아닌, 드래곤의 생명력이 수백 년이나 쌓여 만들어진, 전례가 없는 존재.
알로서 수백 년간 존재한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아직 해츨링이면서, 순간적으론 성룡급의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저번 키메라 -드레이크와의 싸움에서도 강력한 성룡급의 힘을 냈듯, 이번에도 그 수준의 힘을 유렌의 얼음 망치에 더해준 것이다.
“잘했다. 레인. 다음에 그쪽에 가서 실컷 놀아주마.”
“꾸우우우-!!”
슈우욱-
유렌은 다시 이공간으로 사라지며 내는 레인의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으며, 머리가 반쯤 박살 나 있는 이프리트를 보았다.
“좋아.”
물론 이 불의 거인은 마력 생명체인 정령이다. 이렇게 머리를 반쯤 박살 냈다고 소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치명적인 일격을 받은 것은 확실했다.
쿠웅! 쿠우웅-!
그 강력했던 거인 놈이, 이렇게 크게 휘청거리면서,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했으니까.
더군다나, 이 일격으로 끝낼 것도 아니다.
사아아-
유렌은 여전히 싸늘한 한기로 가득하여 있는, 자신의 커다란 얼음 망치를 보며 밝게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저 망할 놈을 제대로 박살 내는 것이 말이다.
“자, 그럼 한 방. 아니 여러 방 더다!”
유렌은 그렇게 소리치며, 스태프와 그 끝에 걸려있는 커다란 얼음 망치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부와아아아앙-!
공기를 통째로 찢는 소리를 내며 거대한 망치가 올라가자, 유렌은 그것을 다시 있는 힘껏 힘차게 내질렀다.
이프리트의 반쯤 남은 머리를 향해서.
* *
쿠콰아아앙-! 콰아아아앙-!!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엘프의 가장 큰 세 부족 중 하나인 메유족의 족장.
레이티아의 의식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경험에 혼란해 하고 있었다.
평상시 누구보다도 냉철하고 여유 있던 그녀의 모습은, 아무리 의식 상태라지만 이미 날아가고 없었다.
쿠콰아아앙-! 콰아아아앙-!
그 혼란의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거대한 얼음 망치로 이프리트를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는 유렌 슈나이더에게 있었다.
이미 이프리트의 머리는 전부 사라졌고, 목을 지나 양쪽 어깨 사이를 파고들어 가고 있었다.
보통 생물체라면 한참 전에 생명을 잃었겠지만 이프리트는 정령.
일반 생물체와는 구성 자체가 달랐기에, 아직 꾸역꾸역 서 있을 수는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프리트가 무사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어째서, 이런!
이미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크게 약화 된 이프리트는, 저 먼 원거리에서 의식으로 조종하고 있던 족장 – 레이티아의 정신에 충격을 주고 있었다.
-으윽!
육체적인 고통은 아니다. 애초에 이프리트는 생물체가 아닐뿐더러, 레이티아의 육체와 연결되어있지도 않으니까.
하지만 점점 소멸해가며 영혼 자체가 깎여나가는 듯한 의식에 가해지는 고통이 레이티아의 의식을 좀먹고 있었다.
-내가…. 내가 저런 인간 놈에게 당했다고?!
심지어 그런 고통은 어디까지나 덤이었다.
무엇보다도, 드높은 자존심 덩어리였던 엘프 족장은 지금의 이 상황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 저놈이 하등 생물 중에선 가장 조심해야 하며, 동시에 가장 뛰어나 보이는 놈이 맞았다.
애초에 이 이프리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하기 어려운 정령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런 다른 이유를 아무리 가져다 대어도 이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쿠콰아아앙-! 콰아아아앙-!
이프리트는 이제 곧 소멸할 것이며, 작전은 실패다.
메유족의 족장인 레이티아.
그 존귀한 자신이 계획했으며, 아무리 의식체라지만 현장에 직접 참여까지 한 작전이었다.
그런데, 실패했다. 이렇게 처참하게.
쿠콰아아아앙-!
“자, 그럼 슬슬 마지막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누가 충격을 받든 말든, 유렌은, 어느새 이프리트의 상체를 거의 박살 내고 있었다.
애초에 유렌은 저 안에 누구의 의식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으며, 설사 알았다고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불쏘시개 정령을 없애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었으니까.
우우우우웅-!
유렌은 절반으로 작아진 그 잔해를 보며, 마지막으로 마력을 망치에 쏟아부었다.
마지막으로 커다랗게 빛나는 그 하얗고 커다란 망치를, 주위의 모든 사람이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대, 대단해.”
“어떻게 저렇게….”
목숨이 위험한 몇몇 중상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시민들과 병사들. 그리고 기사들의 시선이 그 망치와 유렌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들의 그 눈에는 깊은 감사와 동경의 감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평소에 마법사라면 질색했던 시민들이나 기사들조차, 모두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있는 모든 자들은 알고 있었다.
지금 저 왕국에서 왔다는 사절단의 단장. 마법사가 없었다면, 이미 제도는 저 불의 거인으로 인해 상당수가 불타버렸을 거라고 말이다.
“흐읍-!”
그리고, 힘을 모은 유렌의 마지막 얼음 망치가 하반신만 남은 이프리트에게 강렬하게 내려 찍혔다.
콰아아아아앙-!!
남은 하반신을 반으로 접어버린 그 일격은, 지긋지긋했던 불의 거인을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이글거리는 새하얀 불로 가득 차 있었던 이프리트는, 마지막 잔불조차 남기지 못한 채 공기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사, 사라졌어? 사라진 것 맞지?”
“어, 어 응. 마, 맞는 것 같은데?”
시민들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잠시 후. 정말 거인이 사라진 것을 알고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구원, 구원자시다!”
“감사합니다! 마법사님!”
대륙에서 마법사에 대한 편견이 가장 넘쳤던 도시. 제도에서, 놀랍게도 마법사를 향해 커다란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그때.
온몸에 화상을 입은 메링겔이 그를 발견한 루시아에게 치료를 받으며 작게 웃고 있었다.
“하하핫. 설마 제도에서 이렇게 마법사를 환호할 줄이야. 역시 대장이구만. 으앗!”
“움직이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이 마스터가 아니었으면, 당장 불타 죽었을 정도로 심한 화상이었으니까.”
루시아의 말마따나, 강력한 마력으로 온몸을 감쌌는데도 그의 화상은 제법 심한 편이었다.
하긴, 바로 눈앞에서 그 청발의 엘프가 저 불타는 거인으로 변해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나마 유렌에게 받았던 항마력이 높은 갑옷 덕에,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심한 화상까진 입지 않은 것이다.
메링겔은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환성을 들어가며, 몽땅 타 사라져버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쓰게 웃었다.
“젠장. 머리는 물론이고 눈썹까지 싹 타버렸네.”
“덕분에 머리가 움푹 파인 곳이 더 티가 잘 나는군요. 정말 유니크합니다.”
“…그 말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상처 입어….”
한밤중에부터 새벽까지 벌어진 제도의 소동은 그렇게 끝이 났다.
거대한 이프리트가 날뛴 것에 비하면 적은 파괴와 사상자. 그리고 한 사람의 마법사 영웅을 남기면서 말이다.
* *
3팀으로 나뉘어 황궁에 온 기사들에게 사정을 들은 황제는, 재빠르게 정예 기사단과 황궁의 무기고 있던 대 마법 성벽용 무기들을 파견했다.
“뭐? 괴물이 소멸했다고?”
“아주 크고 강대한 괴물이라고 하지 않았나? 공성 병기도 없이 대체 어떻게?”
“그게. 마법사 한 분이 혼자서 쓰러트렸습니다. 그, 거대한 얼음 망치로 말입니다.”
“…뭐야? 그게 말이 돼? 아니, 그보다 마법사라고 하지 않았어? 웬 망치?”
비록 그들은 이프리트가 쓰러진 후에나 도착했지만 말이다.
조금 늦었지만 현장에서 자초지종을 들은 황궁의 기사단은, 그을린 모습으로 나타난 3황자와 기사들을 발견.
함께 황궁에 돌아가 황자에게 모든 사건의 경위를 말했다.
3황자가 어떤 수상한 자에게 조종을 당한 것.
그자는 왕국과의 사이를 망쳐놓으려고 슈나이더 백작을 불러 황자를 자해해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
그리고 유렌이 오해를 받고 상처까지 입어가면서 3황자를 필사적으로 구한 것.
“거기에 그 수상한 자가 거대한 괴물까지 불러냈다라?”
언제나 위엄있고 침착한 황제마저도,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보고들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폐하. 정말 무시무시한 불의 거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괴물도 결국….”
“슈나이더 백작이 쓰러트렸다라. 거기에 같이 있던 수하인 성직자는 수많은 시민을 구했고.”
황제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평상시 정무를 볼 때는, 절대로 하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정말로 엄청난 짓을 해주었군.’
이걸로 제국은 그에게 엄청난 빚을 진 것이다. 목격자만 최소 만 단위가 되는 부정하지도 못 하는 엄청난 빚.
“지금 슈나이더 백작은 무얼 하고 있는가?”
“아. 그 거인을 쓰러트린 후, 부상자를 돕고 지금은 숙소에 들어갔답니다.”
“허어.”
황제는 다시 한번 말을 잃었다.
여기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들어도, 그가 상대한 것은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을 쓰러트렸으면, 필시 몸의 모든 기력을 다 썼을 것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 전엔 황자를 감싸고 구하느라 상처까지 입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상태에서, 부상자들까지 도왔다고?
제국민도 아닌 외국. 그것도 사이가 가장 좋지 않은 마도 왕국인인 유렌이 한 행동에 황제가 말을 잃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가 피로가 풀리고 일어나면, 황궁에 입궁하라는 연락을 하게나.”
“예. 알겠습니다. 폐하.”
“절대로, 절대로 그가 아직 쉬고 있는데도 불러선 안 되네. 알겠나?”
황제는 자신의 신하를 향해 그렇게 신신당부했다.
사실 조금이라도 빨리 장본인인 그에게서 제대로 된 사정을 듣는 것이 좋았다.
무려 황족을 조종한 건에, 제도를 불바다로 만들려고 한 사건들이었으니까.
하지만 황제는 결단코 유렌을 재촉할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그에게 도움받은 제국의 주인이 취할, 정말 최소한의 예의라고 여겼기에.
* *
사건이 모두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난 점심 경.
현장에서 일을 끝내고 숙소로 와 침대에 쓰러지다시피 했던 유렌은, 번쩍 눈을 떴다.
‘…대략 4시간 정도 지났나. 그런데…?’
시계를 본 유렌은, 자신의 몸 상태를 느끼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몸의 상태가, 거의 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다시 회복되어 있던 것이다.
“이거, 놀랍군.”
유렌은 침대에서 일어나며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분명 침대에 거의 쓰러지도록 누울 때까진, 최소 하루 내내 자겠구나 싶었는데.
그 반의 반도 안 되는 시간으로 몸 상태가 대부분 회복된 것이다.
특히, 심장 속에 가득 차 있는 마력이 말이다.
두근- 두근-!
유렌은 조용히 뛰며 마력을 힘차게 공급하고 있는 자신의 심장을 느끼며,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마력의 양도 많이 커졌지만, 회복력 또한 훨씬 증가했어.’
처음부터 레벨이 오른다면 마력의 양이 커진다는 것 정도는 예상했다.
지금까지 전부들 다 그래왔었으니까.
그런데, 5레벨에서 6레벨로 오르자, 생각 외의 덤이 하나 더 붙은 것이다.
바로, 빠른 마력 회복력이라는 덤이었다.
‘이로써 전투 지속 시간도 훨씬 길어질 수 있겠군.’
이번 전투는 모든 힘을 한 번에 전부 다 쏟아부어야 하는, 특수한 경우에 가까웠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확실히 전투 중에서도 마력이 회복 가능할 정도로 회복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그럼….”
덜컹-
유렌은 대강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방문을 열고 밖으로 향했다.
이미 극도로 강화된 그의 감각은 황제의 칙사가,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덜컹-
유렌은 문을 열고, 벌써 그가 일어남에 대해 놀라고 있는 칙사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제, 황궁으로 향할 시간이었다.
* *
“…어서 오게나. 슈나이더 백작,”
“폐하를 뵙습니다.”
유렌은 존경의 시선을 가득 담아 바라보는 시종들에게, 황제의 개인 서재로 안내를 받았다.
의외로 넓지 않은 그 서재엔, 오로지 황제 혼자밖에 없었다.
물론 서재 밖에 호위 기사들이 붙어있긴 했지만, 황제와 1:1. 단둘이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인 행동이었다.
‘혼자서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시던 분이었는데.’
더군다나, 자신은 왕국에서 온 사절단이었는데도 말이다.
유렌은 전생의 기억을 떠오르며, 지금 황제가 얼마나 자신을 파격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내가 절대로 쉬고 있는 백작을 재촉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무 이르군. 혹시 내가 보낸 이들이 백작을 재촉하진 않던가?”
“아닙니다. 편히 쉬고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보통 일이 아니니, 빠를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감사하네.”
유렌의 이야기를 들은 황제는,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 폐하.”
아무리 단둘의 만남이라지만, 제국의 황제가 왕국의 백작에게 고개를 숙이다니.
제아무리 유렌이라 해도, 눈을 크게 뜨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생의 옛 주군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으로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셈이었으니까.
“말리지 말게나. 황자의, 레뷰트의 생명을 구해준 것. 제도의 시민들을 구해 준 것. 아버지로서, 그리고 군주로서. 이렇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네.”
“…예.”
황제의 그 감정을 드러낸 절절한 감사에, 유렌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그것을 받았다.
“고맙네.”
황제는 다시 고개를 세우며,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신속히 미안하네만, 말해주겠나?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들이 있던 건지. 어떻게 황자가 마법에 걸린 것을 알았는지 말일세.”
“물론 말씀드리겠습니다. 폐하.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유렌은 황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믿지 못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물론이네.”
단호하면서 재빠른 황제의 즉답에, 유렌은 얇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 빌어먹을 귀쟁이 놈들.
놈들은 정체를 어떻게든 숨기고 있긴 하지만, 간접적으로 저지른 일들 역시 너무나 많았다.
물론 놈들이 물질적인 증거는 없다.
이프리트를 불러내면서, 그 청발에 의족을 끼고 있었다는 엘프의 흔적은 재도 남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꼭 물질적인 증거만 증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3황자나 자신처럼, 상대가 깊이 신뢰하거나 무시하지 못하는 자의 증언은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으니까.
“이 일을 저지른 배후에는 이미 멸종한 종족이라던….”
유렌은 그렇게 천천히 온갖 것에 다 끼어들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귀가 길면서 사악한 종족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