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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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8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6화. 제국의 마법사 (10)
제도 중심가 근방에 있는, 한 기사 전용 훈련장.
워낙 자릿세가 비싼 곳이라, 비용도 비싸기에 평상시엔 꽤나 한가한 편인 이곳은, 지금 사람이 넘치고 있었다.
“우와아아아-!”
“세상에, 저 두꺼운 방패를 한 방에?!”
꾸직-!
사람들의 놀라 경악하는 소리와, 금속 방패가 우그러드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며, 덩치 큰 한 기사가 공중을 붕 - 떠 날아갔다.
쿠콰앙-!
그 기사는 제법 커다란 소리를 내며 낙하해 곧바로 눈을 뒤집히며 기절했고, 그것을 보던 치료단이 재빨리 그에게 달려갔다.
이미 고철이 되어버린 우그러진 방패를 피해가면서.
“슈나이더 백작님! 승리!”
그러자 그들의 대련을 보던, 즉석 심판의 목소리가 높게 울려 퍼졌다.
“역시!”
“크하하하! 정말로 강하시군!”
감탄하는 기사들의 목소리와 함께 말이다.
황제를 만난 다음 날 오전.
유렌은 잠시 머리를 정리할 겸, 레이칸과 셀레나 등이 활약(?)하고 있다는 여관 근처의 훈련장으로 향했다.
-마스터! 오셨슴까!
-와~ 같이 하시게요~?
그리고 그곳에선, 아침부터 왕국의 사절단들과 기사들이 한창 대련을 펼치고 있었다.
-음? 메링겔은 어디에 있지? 가장 신나서 기사들을 때려눕히고 있을 줄 알았는데.
주변을 둘러본 유렌의 질문에, 툰드라가 대답했다.
-그 마스터는 여기서 딱히 대련하진 않았어. 대신 몇몇 기사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 정도?
-오호.
유렌은 그가 의외의 눈치가 있음에 감탄했다.
가능하면 왕국의 마법사들의 명성을 올리고 싶어, 아주 살짝 눈치를 준 것이 다인데 그걸 알아듣고 자제하다니.
아니, 사실 지금까진 눈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안 본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유렌은 주변의 반짝거리는 기사들의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며칠 간의 대련으로도 이미 마법사들, 특히 마탑의 간부들의 승률은 굉장히 높았다.
그만큼 그들이 상상보다 훨씬 강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 같이 존경하며 강하다고 찬양하는 유렌은?
게다가 오는 길에 도시를 위협한 마수까지 해치웠다는 소식까지 퍼지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끝없이 올라가 있었다.
-흐음.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그래서, 유렌이 가볍게 그렇게 말한 순간. 수많은 기사들이 대련을 신청해온 것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지지 않을 겁니다!”
“으차!”
유렌이 순식간에 10여 명의 기사를 일대일로 쓰러트리자, 이번엔 3명의 기사가 동시에 유렌을 상대한다고 나섰다.
아니, 정확히는 유렌이 남은 3명의 기사 보고 한꺼번에 덤비라고 한 것이었지만, 지목당한 기사들이 사양하지 않고 나선 것이다.
솔직히 실력 차가 어마어마함은 이미 알고 있었고, 상대를 강자라고 인정하면 협공은 결코 수치가 아니었다.
애초에 결투도 아니고 대련이고.
“합!”
세 기사의 주 무기는 각각 검과 창. 그리고 활.
‘검과 창이야 널렸지만, 활은 드문데?’
활을 주 무기로 쓰는 기사는 드물었지만, 그 드문 만큼 그들은 모두 상당한 명궁이라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모두 진검을 쓰기로 했으니 그의 손에 당겨진 화살은, 당연히 진짜 물건이었다.
피이잉-!
대련이 시작하자마자, 기사의 활에서 동시에 3개의 화살이 번개처럼 날아갔다.
텅- 터엉-!
순식간에 생겨난 유렌의 실드가 그것을 튕겨내자마자, 이번엔 강력한 마나가 응축된 창이 찔러 들어왔다.
“하압!”
그리고, 그와 호응이라도 하는 것 같이, 오른쪽에선 이쪽으로 내달려온 마지막 기사의 검이 베어 들어왔다.
그리고 그런 사이, 거리를 둔 기사의 활에는 다시 3발의 화살이 장전되어 있었다.
“…상당히 빠름다!”
“오! 저 녀석들! 합동 솜씨가 훨씬 늘었는데?!”
그 속도는 레이칸도 감탄하게 했으며, 언제나 그들을 옆에서 보는 다른 기사들에게도 감탄사를 불렀다.
원래 셋이서 협동을 잘하는 기사들이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몰라도 그들은 엄청난 집중을 하고 있어, 그 합동 공격이 훨씬 날카로웠다.
하지만, 그들의 그 일견 완벽해 보이는 공격은 유렌의 손짓 하나에 모두 저지되고 말았다.
딱-!
유렌이 그렇게 손가락을 친 순간, 땅이 부풀어 올라 접근한 두 기사의 발밑을 뒤흔들었다.
쿠르릉-
“큭!”
“발밑이!”
땅은 두 기사가 버티지 못하게 흔들렸고, 둘은 창과 검을 끝까지 향하지 못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
끼릭-
자칫하면 동료를 활로 쏠 뻔한 기사가 잠시 주춤하는 그사이.
그 기사는 자신의 등 뒤에서 주먹만 한 돌들이 땅에서 솟아올라 자신에게 다가옴을 느꼈다.
“이런!”
쒹-
아무리 몸놀림이 근접 무기를 주로 쓰는 동료들보다 조금 모자라도, 그 역시 기사는 기사.
잠시 그 돌들에 정신을 집중하자,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었다.
쒸이이익-
하지만 그가 피한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잠시 돌에 신경이 쓰인 사이, 유렌이 자신의 앞에서 하얀 스태프를 들고 휘두르는 것을 너무 늦게 본 것이다.
뻐억-!
“컥!”
명치를 정확히 맞고 쓰러진 기사는, 어느새 앞에 사이좋게 쓰러져있는 접근한 두 기사들을 보았다.
‘대, 대체 언제…?!’
그는 두 기사가 언제 쓰러졌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세 명이 덤볐는데, 아군이 쓰러지는 광경조차 못 봤다고?’
기사는 점점 멀어져가는 의식 중에서도, 경탄과 놀라움을 느껴가며 정신을 잃었다.
자신이 다시 일어나면 꼭 다시 대련을 신청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호. 이거 생각보다 꽤 쓸만한데?’
한편, 유렌은 세 명을 깔끔하게 기절시킨 후, 그들과 자신의 스태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전투 마법사의 무기술과 마법의 연계.’
보기만 해도 옛날 풍의 제목을 가진 그 마법서는, 유렌이 네루닌 자작에게 도시를 구한 답례로 받은 책 중 하나였다.
‘이게 마법과 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초적인 전투법이군.’
유렌 이전에도 마검사, 혹은 마법 전사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있긴 했다.
다만 그들 대부분은 한쪽이 심각하게, 혹은 양쪽이 다 부족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존재들이었다.
당연히 그 수도 적어서 그들의 전투법이라고 해봐야 거의 전해져 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렌의 전투법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센스로 만든 전용 전투법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유렌이 읽은 그 고대의 마법책은, 의외의 사실을 알려주었다.
‘고대엔 마법과 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마법 전사들이 꽤 있었군.’
그 전투법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전투 마법사의 무기술과 마법의 연계.’라는 책이었다.
‘쓸만한데? 정말로.’
유렌의 전투법은 확실히 자신에게 잘 맞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법 컨트롤과 마력량, 그리고 근접전이 괴물 수준을 벗어난 그에게나 잘 맞는 형태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재능을 가진 마탑원들을 가르치기엔 뭔가가 부족했던 것이다.
‘방금 같이 이런 식으로, 하나의 원소계만을 사용해도 효과가 충분하네.’
방금 유렌이 쓴 것은, 오로지 땅 계열만의 마법이었다.
그가 평소에 즐겨 쓰는 방법은, 여러 계열의 마법을 합치거나 각종 계열을 순차적으로 사용해 상대방의 혼란을 유도하는 방식.
하지만 당연히도, 일반적인 재능의 마법사들은 따라 하기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좋아.’
유렌은 자신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기사들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앞으로 딱 3조. 3조만 더 상대하겠습니다. 3명이 함께 팀을 맺은 조만 오십시오.”
“…!”
“저, 저를, 아니 저희를!”
“야, 너! 나랑 같이 팀을 맺자고!”
그렇게 훈련장은 순식간에 기사들의 고함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어떻게든 저 드높은 명성과 실력의 마법사와 대련을 하고 싶은 기사들의 몸부림으로.
* *
그날 밤.
제도의 정보 조직에게 받은 쪽지를 들여다보고 있던 유렌에게, 조금 늦게 여관으로 들어온 메링겔이 들어와 인사했다.
“왔나?”
“대장.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그는, 약간 애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3황자가?”
“예. 제가 3황자의 측근과 이것저것 이야기들을 나누며 훈련도 좀 도와줬습니다. 뭐 이상한 이야기 없냐고 슬쩍 물으면서 그랬죠.”
“호오.”
메링겔의 뜻밖의 탐색 보고에 유렌은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확실히 상사로서는 아니지만, 딱 위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좀 달라지는 경우가 아닐까?
“그게, 최근 3황자가 조금 이상하긴 하답니다. 뭔가 큰 건 아닌데….”
“별것 아니라도 좋아. 뭔데?”
메링겔은 최근 3황자의 기행 아닌 기행들을 입에 담았다.
확실히 별것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유렌은 자신이 조금 전 본 정보와도 겹치는 부분들이 있기에 확실히 신빙성이 올라갔다.
‘조금 긴 밤 산책. 조금 달라진 말투. 잠자리에 든 시간의 변화. 그리고….’
양쪽의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별것 아니긴 하지만 확실히 뭔가가 있어 보였다.
저 긴 밤 산책은, 자신을 만나러 온 것도 있겠지만 한 번뿐만이 아니고 날짜도 맞지 않는다.
‘역시….’
유렌이 메링겔의 정보를 듣고 생각을 정리하는 그 순간.
똑똑-
유렌의 방에 지배인이 찾아와 문을 두들기며 알렸다.
“실례합니다. 백작님. 지금 밖에….”
3황자가 유렌을 자신의 자택에 초대해, 그 심복들이 모시러 왔다는 사실이었다.
* *
한밤중의 급작스러운 방문에 이어, 이번엔 급작스러운 초대.
양쪽 모두 당연히 실례되는 행위이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후자가 훨씬 더 상대에게 실례였다.
찾아오는 것이라면 본인이 상대 쪽의 영역에 들어온다는 뜻이지만, 반대라면?
상대를 자신의 영역으로 갑자기 호출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상대는 좋은 기분으로 가기 힘들었다.
“…갑자기 같이 가자고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이 정도의 부탁은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다만, 황자는 좀 무례하군요. 이런 것이 처음도 아니라고 했는데. 예의라고는 가져다 버린 걸까요?”
“뭐, 나름 사정이 있겠죠. 그게 아니면….”
그런 면에서 루시아가 3황자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져도, 전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함께 가줄 수 있냐고 부탁을 한 것은 유렌이었지만, 어쨌든 부른 건 3황자니까.
“도착했습니다.”
유렌과 루시아는 마차에서 내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루시아는 잘 몰랐지만, 이곳은 제도 중심에서 살짝 떨어진, 주로 귀족들이 저택을 가지고 있는 한가한 택지.
주위엔 딱 봐도 대귀족들의 별장이 많이 깔린 곳이었다.
‘귀족들의 별장이라. 어째 날려 먹은 기억만 가득하긴 한데.’
끼이익-
“오오! 오셨군요.”
그리고 잠시 후. 저택에 들어간 유렌을 3황자가 반갑게 맞이했다.
“이런, 정말로 여러 차례 실례를 거듭하는군요. 백작.”
“아닙니다. 전하. 무슨 급한 일이 있으셨겠지요.”
“예. 단둘이 해야 할 만한 긴급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옆쪽의 성직자분에겐 조금 양해를 구해야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루시아는 유렌과는 다른 방으로 안내되었다.
덜컥-
그리고 유렌은 3황자의 안내로 방에 들어 온 뒤, 의자에 앉아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럼 무슨 일로 긴급하게 부르신 겁니까? 전하. 이렇게 주위에 모든 사람도 무르시고요.”
“실은, 최근 제 주위에 수상한 그림자들이 있습니다.”
“…!”
3황자는 유렌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목소리를 조금씩 낮추면서 속삭이기 시작했다.
마치 그렇게 말해도 유렌이 잘 들린다는 것을 안다는 양 말이다.
“수상한 그림자들이라면 어떤?”
“자세한 정체까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대해오던 그런 자들과는 조금 틀린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으니까요.”
3황자는 손을 부르르 떨며, 장식장으로 향했다.
그의 밤색 눈 속에 있는 은색이 조명에 비춰 살짝 반짝였다.
“과연 그게 어떠한… 놈들인지!”
3황자는 그렇게 소리치며, 살짝 열려있는 장식장 속에 있는 단검을 빼 들어 내리찍었다.
바로 왕자 자신의 목을 향해 말이다.
파앗-
붉은 피의 꽃이 핌과 동시에, 황자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으아아아악-!!”
콰쾅-!
그리고 그 비명이 울려 퍼진 그 직후.
피 냄새가 가득한 방 안으로, 중무장을 한 10여 명의 기사들이 문을 부수며 난입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지금 이 비명은?!”
그들이 본 것은, 바로 목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3황자.
그리고 황자와 붙어있는 슈나이더 백작과 그의 손에서 번쩍이는 단검이었다.
“지, 지금 이게 무슨 짓이오!”
“저, 전하!”
“당장 놈을 쳐라!”
당연히 기사들은 분노와 경악에 차 보검에 마력을 밀어 넣어 달려들려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저 간악한 왕국의 사절단이 감히 황자를 해한 것이다.
최근 기사들 사이에서의 높은 평판과 황제와의 만남으로 이름 높았던 유렌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몇몇 기사들마저 있었다.
“잠깐-!”
하지만 그들은 유렌이 내지르는 고함에 잠시 몸이 멈췄다.
‘크윽! 무슨 목소리에 저런 거대한 마력이…!’
유렌은 그들이 주춤한 사이 작게 한숨을 쉬곤,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기사들에게 보여주었다.
3황자의 자해를 막느라 단검에 뚫린 자신의 오른손을 말이다.
“…!”
“저, 저건?”
“보시다시피 전하께선 무사하시다. 갑자기 자해하려 하셔서 내가 말린 것이니 그렇게 알도록.”
유렌의 그 말에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기사들은 일단 그 자리에 멈췄다.
일단 황자는 확실히 살아있었고, 흉기를 든 상대 손안에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 상대의 말을 믿을 수는 없었다.
암살 미수에 그친 범인이, 저렇게 자해해 황자를 인질로 삼아 둘러댈 수도 있었으니까.
“…일단, 그러면 무기를 놓고 전하에게서 떨어질 수 있겠소?”
가장 선두에 선 침착한 노기사 한 명이, 이글거리는 눈빛을 하며 입을 열었다.
몸의 단련 강도나 넘치는 마력, 그리고 유렌이 아는 얼굴들로 보아 분명 기사단의 단장이나 그 이상의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이거 작정했군. 소드마스터는 없지만, 이와 비슷한 실력자들을 잔뜩 배치해놨어.’
그와 주변을 둘러본 유렌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거절하지. 일단 내가 손을 떼는 대로 너희들이 날 체포하려고 덤벼들 것은 둘째치더라도….”
유렌은 자신의 왼손에 붙들려 있는 3황자를 보며 슬쩍 웃었다.
지금은 자신이 왼손으로 불어 넣은 마력 때문에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이 손을 떼는 즉시 움직일 것이다.
그는 지금 평상시의 황자가 아니니까.
“내가 손을 뗀 순간, 다시 자해할 것이다. 이건 장담해도 좋아.”
“헛소리 마시오! 당장 떨어지지 않으면…!”
하지만 당연히도 유렌의 말은 기사들에겐 씨도 먹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유렌은 최대한 좋게 봐도, 아주 수상한 살인 미수 용의자일 뿐이었으니까.
쿠웅- 쿠우웅-
유렌은 옆쪽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들을 노려보는 기사들을 바라보았다.
“저주만 풀면, 언제든 떼어놔 주지.”
“저주?!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설마 전하께서 저주에 걸려 자해라도 시도하셨다는 겐가?!”
“음. 정확한데? 그렇다.”
“만약 그게 사실이더라도 성직자를 불러 치료하면 될 일! 즉시 떨어지게!”
기사의 노성에 유렌은 씨익 웃으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오른팔을 내렸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이미 불렀으니까.”
“…음?”
콰앙-! 콰아앙-!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방의 벽이 철퇴로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그 벽의 구멍 속으로, 회색 사제복을 입은 루시아가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이건 또 뭔 지랄 같은 상황입니까?”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욕설을 내뱉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