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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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2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3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52화. 제국의 마법사 (6)
“…이런. 끊겼네. 생각보다 빨라.”
한 거대한 산맥에 위치한 어떤 깊은 숲속.
그 숲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나무 속에서, 무언가를 느낀 한 엘프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마치 나른한 듯 은보라 빛 머리를 쓰다듬는 엘프는 이 세상의 모든 미를 합쳐 놓은 것같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동시에 한없이 싸늘하기도 했다.
엘프의 중심이 되는 세 부족 중 하나인 ‘메유’족의 족장.
레이티아는 방금 자신이 만든 ‘마수’가 소멸했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형편없는 놈이라지만, 그래도 순혈 엘프를 재료로 썼는데 이렇게 빨리 당하다니. 게다가 인간들도 거의 못 죽인 모양이고.”
그녀는 그 마수가 어떻게 싸우다 죽었는지까지는 알지는 못했다.
다만 놈은 다른 생물체의 마력을 흡수하지도 못했고, 무엇보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어 죽어버렸으니 예상은 쉬웠다.
‘역시 아무리 엘프라도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인가. 기껏 마수로 만들어버려도 제대로 도움도 못 되는.’
레이티아는 그 고운 이마를 살짝 일그러트리며 한탄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쓸만한 장기 말의 수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지. 지금 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쓸 수밖에.’
그녀는 의식을 돌리곤 마력을 담아 입을 열었다.
“페르듄.”
“예.”
레이티아가 그렇게 누군가를 부르자, 그녀의 뒤쪽에 있던 나무 벽이 울렁거렸다.
우웅-
그 나무 벽은 투명한 거울처럼 변하더니, 곧 한 엘프의 모습이 비쳤다.
그 속에선 한쪽 발이 의수인 푸른 머리의 엘프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바로 루카스에게 발목을 잘리고 달아났던 고위 엘프. 페르듄이었다.
여전히 엘프답게 미남인 얼굴이긴 했지만, 전보다 훨씬 퀭해 보일뿐더러, 눈에선 독기가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제국의 3황자 관련 일은, 잘 되어가고 있나?”
“예. 그렇습니다. 족장님. 모든 것이 명하신 대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좋아.”
페르듄의 시원시원한 말에 레이티아는 얇게 미소를 지었다.
비록 그가 예전의 실패로 의족을 끼게 된, 소위 ‘자연스럽지 않아진’ 엘프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위 엘프다.
마수로 변하면서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한 그 멍청이와는 결이 다른 것이다.
“예전에 얘기했던 데로, 그곳. 제국의 수도에 곧 유렌 슈나이더가 도착한다.”
“…! 그렇습니까. 예상보다 빠르군요.”
“그래. 여기서 놈의 발목을 더 잡으려 들다간, 오히려 의심만 크게 부를 수 있으니. 이 정도가 낫겠지.”
“예.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페르듄은, 뒤로 돌린 주먹을 꽉 쥐며 애써 감정을 가라앉혔다.
지금 마법으로 자신과 말하고 있는 것이 족장만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유렌과 그 일행에 대해 저주를 내뱉으며 날뛰었을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그렇게 속이 타오를 정도로, 그 하등 생물 일행들에게 가지고 있는 원한은 깊었다.
“그럼, 거기 있는 다른 자들과 함께 계획대로 실행하도록 해.”
“예. 족장님.”
그 말을 끝내고 손을 휘둘러 그대로 마법을 해제하려던 레이티아는, 그녀답지 않게 잠시 멈칫거렸다.
일단 그녀가 세운 계획대로만 간다면, 확실히 놈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어딘가 찜찜함을 느꼈다.
놈은 이쪽의 상상을 벗어나는 일을 자주 벌였으니까.
“그래, 혹시 모르니 이것도 가져가도록 해.”
파앗-
레이티아의 옆에 있던 작은 목제 조각상이, 페르듄을 비춘 곳으로 둥둥 떠 가더니 쑤욱- 하고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저편의 페르듄에게 조각상이 나타났다.
“이건…!”
“언제 써야 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예. 알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좋아. 그럼 수고하도록.”
페르듄은 의족을 디딤발로 삼아, 마법이 풀려 사라져가는 족장의 모습에 공손히 인사했다.
“설마 이런 것까지 주시다니.”
여차하면 이것으로 놈을 끝장내란 말이겠지.
페르듄은 족장이 보내온 작은 조각상을 보며, 어두운 눈을 한층 더 빛냈다.
* *
“정말이지,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불타고 얼어붙고 땅이 통째로 뒤집힌 (옛) 장작 나무숲.
그곳에서 네루닌 자작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유렌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저 괴물이 도시로 향했으면 대체 어떤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을지….”
자작 뒤에 있는 ‘백곰 기사단’의 최정예 단원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보통 기사는 자신들은 물론이고, 모시는 군주가 함부로 고개를 숙이는 것은 질색하는 자들이다.
그것도 상대가 왕국의 사람. 그것도 마법사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설령 훗날 처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모시는 자가 함부로 고개를 숙이게 내버려 두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기사들은 당연히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군.’
‘저런 분에게 시비 건 멍청한 놈이 우리 단원이라니! 언제 지하 감옥에 숨어 들어가 두들겨 패줘야겠어.’
자신들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다.
저 마법사들이 모든 것을 녹이는 괴상한 액체를 분비하는, 거대한 마수를 쓰러트려 도시를 구한 것을 말이다.
“무슨 말씀을. 도시엔 아무 피해도 없어서 다행입니다. 뭐, 비록 숲이 조금 상하긴 했지만요.”
유렌은 주변을 둘러보며 슬쩍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유렌 자신이 봐도 ‘조금’은 아니긴 했다.
특히 놈을 끝장낸 번개 마법은 생각보다 더 뻗어 나가, 뒤에 있는 숲까지 새까맣게 태워버렸으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시가 무사한데, 이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작은 진심으로 그렇게 열변했다.
숲이 엉망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작은 것보단 자신이, 부하들이, 그리고 도시가 이 사람들에게 구원받은 것이 수천 배는 더 컸으니까.
“실례가 안 된다면, 하루만 더 묵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적어도 오늘 밤 벌일 연회만이라도 참석해 즐기시는 것이….”
“죄송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군요.”
자작은 간절히 그렇게 말했지만, 유렌은 단숨에 거절하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하루 정도 머물고 친분을 쌓아도 크게 문제 되는 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렌의 지금 이 난리가 괜히 난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어쨌든, 놈도 변하기 전엔 나름 순혈의 엘프였을 터. 그런데 그런 놈을 이렇게 써먹는다? 안 그래도 종족 수가 적은 그 귀쟁이 놈들이?’
이상했다. 아무래도 심상찮은 느낌이 들었다. 놈들도 급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좀 더 다른 느낌이었다.
‘뭔가 있다.’
어쨌건, 놈들의 움직임에 뭔가 이상함을 느낀 이상 시간을 더 낭비할 수는 없었다.
또 무슨 일을 벌이기 전, 목표인 제국의 수도까지 한시라도 빨리 가는 것이 나았다.
“아쉽지만 다음에 들릴 때 참석하도록 하지요.”
유렌은 그렇게 말한 다음, 툰드라와 레이칸을 통해, 도시 안에 있는 다른 사절단에게도 즉시 준비해 나오라고 연락을 보냈다.
그런 유렌의 모습에 자작의 얼굴이 급해졌다.
“그, 그러면 적어도 작은 보답이라도 해주게 해주십시오! 이러면 제가 너무도….”
‘…솔직히 여기서 딱히 받을 게 없는데.’
유렌은 거의 발이라도 잡을 듯한 자작을 보며,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확실히 유렌과 그 일행이 이곳에서 받을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돈? 원래도 넘치는 게 돈이며 괜히 이런 곳에서 얼마 안 되는 돈이라도 받았다간, 괜한 억측만 잔뜩 부를 수 있다.
그 외의 것? 안타깝게도 그다지 크지 않은 지방의 영지에 불과한 이곳과 그곳의 영주인 자작이 가진 특별한 물건은 아마 없으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또 정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재빠르게 생각을 마친 유렌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그 대신, 주민들이나 근방 귀족들에게 이렇게 알려주십시오. 왕국에서 온 마법사들과 힘을 합쳐, 도시의 위기를 물리쳤다고. 그들은 결코 손을 잡을 수 없거나 친하게 지낼 수 없는 상대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유렌의 그 말에 자작과 그 뒤에 있던 기사들은 모두 얼굴이 멍해졌다.
보답 대신 양국의 친화를 바라는 그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느낀 것이다.
거기에 유렌은 한 마디를 더했다.
“또, 이 도시가 불타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군요. 다음에도 들릴 수 있어서 말이죠.”
이 말은 진심이었다. 이 도시가 불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생각이 이루어졌으니까.
그래서 유렌은 그 말을 하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다른 계산이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한 미소 말이다.
“…알겠습니다. 슈나이더 백작님의 그 마음. 제가, 아니 저희가 꼭 전하고 알리겠습니다!”
자작은, 아니 그 뒤의 기사들은 유렌의 그 진심을 담은 그 말에 감동했는지 눈가가 새빨갛게 올라왔다.
그들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애송이들이 아닌, 대부분 중년의 나이가 된 구를 대로 구른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평생, 이렇게 엄청난 일을 해주면서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은 채 그저 도시를 지켜 다행이라고 웃어주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그것도 이쪽에서 먼저 모욕까지 한 외국인인데도 말이다.
“아.”
자작은 그 와중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커다랗게 외쳤다.
“자, 잠시만. 역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니, 제가 지금 당장 다녀올 테니 기다리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작은 땀 범벅이 된 얼굴로, 빠르게 말을 몰며 돌아왔다.
무언가 커다란 책 3권을 들고서 말이다.
“이건 저희 집안 도서실에서 2백 년 이상 있던 마법이 적힌 책입니다. 고대어로 적혀 있어 무슨 책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이것이 슈나이더 백작께 큰 도움이 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시고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확실히 자작의 말대로였다.
마법이란 몇몇 강력한 고대 마법을 제외하고는, 시간에 따라 계속 발전해온 학문.
그런데 수백 년 전. 그것도 마도 왕국이 아닌, 기사들의 나라인 제국 구석에 박힌 오래된 마법 책?
솔직히 주는 자작도, 근처에서 보는 사람들도. 받는 유렌도 모두 알았다.
이 오래된 마법 책들은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사합니다. 잘 익혀서 유용하게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유렌은 웃으며 그 책을 받았다.
어디까지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니,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응?’
하지만 유렌은 책을 마차에 실으러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 보았다.
세 권의 책 중 한 권의 제목이, 고대어로 ‘전투 마법사의 무기술과 마법의 연계.’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말이다.
‘호오?’
유렌은 책에서 시선을 돌리며 남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아예 쓸모가 없어 보이진 않았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유렌과 그 일행이 다른 도시까지 통하는 가도에 서자, 자작과 기사들은 정말 열렬히 환송을 시작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꼭 한 번 들리십시오!”
왕국과 제국의 사절단은, 그들의 그 환송에 웃음을 지으며 발걸음을 제도 쪽으로 향해 나아갔다.
이 도시가 나중에 두 나라의 우호에 커다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 *
제국의 수도인 제도 예루니아.
그리고 그 중심에 우뚝 선 투박하고 단단한 제국의 황궁.
그 단단한 껍질의 가장 안쪽에 있는 집무실에서, 황제는 한 사람을 독대한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곧 왕국에서 보낸 사절단이 제도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온몸에서 위엄이 넘쳐흐르는 장년의 상대는,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보나 마나, 여왕이 너에 대해 확인하라고 보냈을 것이다. 그 역할로 무려 슈나이더 백작. 그 최대 공신을 직접 보내다니. 그 여왕도 여간내기가 아니군.”
황제는 눈앞에 있는, 자신을 쏙 빼닮은 젊은 청년을 보며 물었다.
“즉, 그 말은 우리 역시 결론을 내릴 때가 가까워졌다는 말이겠지. 안 그런가?”
“예. 폐하. 맞습니다.”
“그래, 그럼 너도 마음을 굳힌 것이냐? 그쪽의 새 여왕에게 가기로?”
황제의 앞에 서 있는 젊은이는 바로 제국의 3황자.
이번 왕국의 새 여왕과 혼담이 오가는 장본인이었다.
3황자는 얇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저만 허락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도 그쪽은 군주가 직접 배우자를 정하는 것이니, 주도권은 그쪽에 있으니까요.”
“쯧. 쓸데없이 빼지 말거라. 내 질문이 그게 아닌 것쯤은 너 정도면 이미 잘 알고 있을 터.”
“…”
“나는 네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황제의 추궁과 같은 질문에도, 3황자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답할 뿐이었다.
“그 질문은 폐하께서 아직 결론을 내리시지 못하셔서 하시는 것이 아닌지요.”
“….”
“저야 어디까지나 폐하의 명령에 따르는 몸이자 제국의 신하. 그저 결정에 따를 뿐입니다. 설사 제가 훗날 왕국에서 위험에 처할 일이 생기더라도, 어찌 폐하를 원망하겠습니까.”
자신이 아끼는 아들이 그런 소리를 하자, 황제도 얼굴이 약간은 흔들렸다.
그래. 3황자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황제가 자신을 왕국에 보내 버리는 돌로 쓸 가능성도 충분히 크다는 사실을.
“폐하가 그것을 원하신다면, 전 왕국에 국서로 있으면서도 동시에 속으로는 제국의 기사로 있을 수 있습니다. 여차할 때 검을 뽑을 수 있게 말입니다.”
“….”
“하지만 폐하가 그것을 원하시지 않고 진심으로 양국의 친의를 바라신다면, 전 철저히 왕국의 국서가 될 것입니다. 절대로 제국과 갈라지지 않게 만들 그럴 국서가.”
“…케이니스.”
황제는 자신도 모르게, 3황자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아무리 나라를 다스리며 가족들까지 장기 말의 일부로 써야 하는 황제의 자리라곤 해도, 황제도 사람이다.
내심 아끼는 아들이 저런 말을 하자 아버지로서의 마음이 출렁거린 것이었다.
“후우. 그래. 내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군. 미안하다.”
“아닙니다.”
“가끔은 이 자리가 싫어지기도 하구나. 아들놈을 이런 식으로 써야 한다니.”
“아버님….”
“그래. 이만 물러나도 좋다. 나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으니.”
황제는 쓴웃음을 지으며 3황자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예. 폐하.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3황자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군주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채, 집무실을 나왔다.
고민하는 황제를 슬쩍 보며, 아무도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홀로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유렌 슈나이더. 이제 제도로 곧 도착. 이쪽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 그렇다면….”
3황자의 갈색 눈동자 안의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은색의 빛이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