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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100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3,1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100화

제5장 차원이동 (3)

 

무룡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무진의 무력에 긴장해야 했다.

‘이 정도라니!’

대결이 진행될수록 무진은 잠들어 있는 무력을 다시 깨웠다. 세월이 지나면서 무뎌졌던 투지가 치솟아 올랐다.

무진은 생사투가 진행되자 희열을 느꼈다. 이것이야말로 무진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하늘로 솟구친 무룡이 지상을 향해 벼락같은 검격을 쏟아내었다. 의지를 실어 무형의 검이 형성되는 심검을 넘어 자연만물을 검으로 조정하는 경지에 다다른 무룡이다.

무룡의 검격이 바람을 실어 지상을 휘저었다.

슈우우웅!

푸아아아아앙!

수백 개의 풍검(風劍)이 분지를 어지럽혔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땅거죽이 뒤죽박죽으로 망가져 갔다.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곳에서 맹렬한 기파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수백 개의 풍검과는 다른 단 한 개의 풍권(風拳)이었다. 모든 힘이 하나로 응축되어 있었다.

무룡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최선을 다해 검끝에 기운을 모았다. 응축된 기운을 중심으로 와류가 발생하여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파아아아아아앙!

서로의 진력이 부딪쳐 폭발했다. 허공에서 폭발한 기파가 대륙의 끝까지 전달될 정도로 엄청났다. 하늘이 처음 열린 날을 연상케 하였다.

천지가 개벽하는 절세의 대결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 했다.

무진의 태산과 같은 절대의 권격이 소나기처럼 퍼부어졌다. 무룡도 권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천검극의 절대오의 비전 천극경환(天極境丸)을 펼쳤다.

초절한 기운이 부딪침에도 둘은 물러서지 않았다.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거기서 끝이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무진의 파상공세는 점점 더 강해지며 틈이 좁아졌다. 쉴 새 없이 검격을 휘두르는 무룡은 힘에 부치는 것을 체감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무력이구나!’

무진의 패력이 살아났다. 세상을 깔아뭉개 버리려는 무시무시한 패력이었다. 극강의 패력이 무진이 추구하는 무력의 종착점이었다.

가공할 패력은 끊임없이 상승했다. 극에 달한 패력을 형성한 무진의 눈빛이 변했다. 승부를 결정지을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다.

무룡도 결의를 다졌다. 이번에야말로 마지막 승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끝을 내주지.”

“그대를 이기겠소!”

둘은 극한에 다다른 힘을 한순간에 쏟아 부었다.

겉으로 보이는 힘은 이제까지와 비교해서 현저히 작았다. 그러나 힘의 극점에 모아진 기운은 결코 작은 위력이 아니다. 둘의 모든 기력이 한곳에 집중되었기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서로의 힘이 교차했다.

투꽈꽈꽈아아아앙!

고막을 찢는 폭발음과 함께 무진과 무룡의 중심이 무너져 내렸다.

“허억! 허억!”

무룡은 거친 숨을 토해내었다. 기력을 전부 사용하고서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탓이었다.

그에 반해 무진은 무룡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기력을 많이 소모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여력이 남아 있었다.

“너의 뜻은 여기까지였나 보군.”

“하늘은 왜 그대를 내려 보냈는지 모르겠소.”

“하늘을 탓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실망인데.”

“하긴 하늘이 무슨 죄겠소? 내 힘이 여기까지인 것을. 이제 끝을 내시오.”

무룡은 체념한 듯 눈을 감았다. 그에게 남은 힘은 거의 다 소진되었다. 더 이상 싸울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음을 알기에 미련 없이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무진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마지막 일격을 꽂아 넣기 위해서 무룡에게 접근했다. 일격이면 무룡을 소멸시켜 버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순간.

번쩍!

무룡의 눈에서 백광이 번쩍였다. 빛은 무진의 눈을 관통하여 뇌리에 충격을 주었다. 포기하려는 자의 눈빛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이…건!”

‘나의 마지막 비기인 천극영안이오!’

무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목소리가 뇌리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무룡의 영혼이 무진의 뇌리로 들어왔다는 것이 된다.

살아 있는 자의 영혼을 전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무진의 상식에서도 벗어나는 일이었다.

생각지도 않은 수법에 당한 무진은 한동안 방법을 찾지 못했다.

“난감하군.”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진은 담담했다.

무룡은 자신을 희생해서 마지막 수를 섰다. 이것은 영혼과 영혼의 대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법이었다. 천검성의 성주만이 할 수 있는 비전절기였다.

적무룡의 육신을 버리고 무진의 영혼과 직접 대결을 펼치기 위해서 눈을 통해 무진의 뇌리로 스며들었다. 찰나의 시간 동안 무진이 방심하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던 수법이지만 결국 사용할 수 있었다.

“나를 막을 수 있다 보는 건가!”

‘그건 모르겠소! 하지만 그대의 힘은 더 이상 발출하지 못할 것이오!’

“재밌군! 어디 해봐라!”

‘그대가 이긴다면 천하는 도탄에 빠질 것이니, 내 영혼을 바쳐 그대를 이기겠소이다!’

“끝까지 가보지.”

무진의 육체는 멈추어 섰다. 영혼과 영혼의 대결이 되어 버린 지금 육신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영혼의 격렬한 대결이 지속되었다. 700년의 시공을 넘어온 선우학의 영혼은 강했다. 무진조차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 장담하기 힘들었다.

저벅! 저벅!

다 망가진 분지의 끝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장난기가 다분히 있는 잘생긴 청년이었다. 그는 제국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는 천득구였다.

무진이 제국의 황성을 비우는 시각에 황성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했다. 혼란의 주동자들은 상당한 강자들이었다. 천득구가 강하다지만 혼자서 모두 상대하기는 벅찼다.

그래서 은밀하게 황성을 빠져나온 천득구는 무진을 찾았다. 천룡산에서 뿜어내는 기파를 확인한 천득구는 곧바로 움직였다.

“역시 주군이야!”

무진이 이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하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무진이라고 여기는 천득다. 그렇기에 무진의 옆이 가장 안전하다고 확신했다. 그것이 비록 지금처럼 엄청난 놈이 나타났다고 해도 말이다.

“응?”

천득구는 분지 안으로 들어오고 난 후 위화감을 느꼈다. 갑자기 주변 환경이 변하더니 기운이 장벽처럼 변해 분지 전체를 막아버리기 시작했다.

“이거 설마 진이야!”

진은 삽시간에 천룡산의 분지를 가두었다. 천득구는 위험을 느끼자마자 천살강환을 사방에 뿌렸다.

그런데 진이 천살강환을 흡수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진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는 무지막지한 진법이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사용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는 상태다.

진의 기운이 끊임없이 커져갔다. 대기마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일렁이는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주군에게 가야 해! 아니?”

거리가 잡히지 않았다. 무진과 정확히 10장의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진력을 있는 대로 뽑아 대기를 관통하려고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떠그럴!”

이질적인 공간에 갇혔다는 것을 안 순간 괜히 무진을 따라왔다는 후회가 들었다. 안전할 줄 알았는데 도리어 이상한 공간에 갇히고 말았다.

공간은 서서히 영역을 확장하더니 천득구의 신형을 집어삼켰다.

무진은 천극영안을 발휘한 무룡과 대치중이다. 손가락 까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변의 대기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육신을 움직이지 못했다. 무룡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영영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다.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친 무진은 육신이 벌려진 공간사이로 빨려 들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할 수밖에 없었다.

“어이가 없군!”

무진의 신형이 공간에 사라져갔다.

스윽!

대륙을 일통한 황제이자 대륙최강의 무신이 공간의 균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무진조차 미처 손을 써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천룡산에 진을 설치한 이들은 천강성, 천붕성, 천패성의 성주들이다.

그들이 설치한 진법은 천붕대멸진(天鵬大滅陣)으로 천붕성에서 내려오는 비전의 절진이다. 아무리 강한 자들이라도 천붕대멸진에 갇히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천붕대멸진을 가동시킨 그들은 적무룡과 강무진이 갇혀서 죽었을 것이라 여겼다.

“모두 끝났소!”

“그렇소이다! 그 둘은 너무 강했소! 그들이 있으면 우리는 날개를 펼칠 수 없소이다!”

“이제 우리들의 세상이오!”

그들은 애초부터 적무룡을 따르지 않았다. 세월이 한참이나 흘렀다. 과거의 영광은 변질되어 버린 지 오래였다.

애초부터 성주들의 목적은 대적할 수 없는 강무진과 적무룡을 상잔시키는 것이었다.

대결이 펼쳐지는 동안 성주들은 소름이 돋았다. 인간의 무력이 아니었다. 끝없이 상승하는 기운은 그들이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쪽의 기운이 소멸해갈 때 천붕대멸진을 가동했다. 힘을 쇠진할 때로 쇠진했으니 천붕대멸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강무진과 적무룡의 무력이 너무 강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흘리는 기운을 흡수한 천붕대멸진이 이질적인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을.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신경을 자극하는 발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이 향했을 때 성주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청년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투명한 물처럼 선명한 눈빛을 지닌 청년이 어느새 다가와서 말했다.

“너희들의 세상은 없다.”

“네놈은 누구냐?”

“버러지는 알 거 없다.”

“뭐야! 이놈이 감히!”

강무진과 적무룡이 없는 이상 그들이 천하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였다. 3성주는 너나 할 것이 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이제 막 약관을 갓 지나 보이는 놈이 그들을 모욕하고 있었다. 가만히 둘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성주들이 나서려고 하자 청년의 입가가 뒤틀렸다.

“주제를 모르는군.”

“크윽!”

상상을 초월하는 기운이 성주들을 옥죄었다.

그제야 그들은 깨달았다. 이런 기분을 느껴봤다는 것을. 그것은 무진과의 만남에서 느꼈던 기운이었던 것이다.

청년의 얼굴은 무진과 비슷했지만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을 연상케 만들었다.

“너…는 누구냐?”

“강소천. 세상을 지배할 존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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