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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99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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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99화

제5장 차원이동 (2)

 

보이지 않는 암투가 시작되었다. 가지고 있는 자들의 것을 빼앗기 위한 암투였다. 그림자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독아가 세력을 규합하며 잠식해 들어갔다.

밀영대가 본격적으로 조사를 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균열은 조금씩 퍼져갔다.

거대한 성도 균열로 인해 부서지기 마련이다. 잠식되어 들어가는 것을 알지만 도려내기 힘든 상황이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어려워진 상태가 되었다.

차중천의 보고를 받은 무진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차중천이 심각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것은 제국의 기틀을 무너뜨릴 수준이 됐다는 뜻이다.

“상당히 견고하고 틈이 없이 세력을 구축했군.”

“손을 쓰기에는 확실한 정보가 없습니다.”

“작전이 좋아.”

“그렇습니다.”

적아를 구분하지 않고 손을 쓰게 되면 놈들은 환호할 것이다. 적과 아군을 동시에 잃게 되어 붕괴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수 있었다. 혼란을 부추긴 후 대계를 세우는 것은 병법의 기초였다.

암중세력은 만만하지 않았다. 세력만으로 따지만 무진에게 비해 부족하다고 할 수 없을 수준이었다. 오랜 시간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은 별달리 걱정하지 않았다. 세력을 이긴다고 해도 정작 자신을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놈들이 움직였다는 것은 나를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겠지. 어디 얼마나 준비했는지 기대가 되는군.’

싸움이라면 물러서지 않고, 받아준다.

무진은 다시 한 번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투지가 살아서 움직일 때야말로 진정한 무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보다 녀석은 어떻지?”

“제가 감히 측정할 수 없는 분이 되셨습니다.”

“그래.”

무진은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떨어져 있는 세월이 길었다. 이제는 돌아올 때가 되었다. 즉 결판을 준비할 때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투선문의 율법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녀석이 돌아올 수 있도록 대비를 해라.”

“알겠습니다.”

“그때가 놈들의 마지막에 될 테니 말이야.”

대계는 20년 전부터 시작이 되었다. 오늘을 위해서 무진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천하대륙이 혼란스러웠다. 각지에서 반란 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무진은 대륙을 평정하기 위해서 각 지역으로 무력을 분산시켜야 했다. 제국의 무력이 사방으로 분산되어지자 제국 내부의 힘이 극도로 약화되었다.

암중세력은 약화된 제국 내부를 잠식해 들어가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제국의 힘은 만만하지 않았다. 암중세력과 제국의 힘이 팽팽하게 부딪쳤다. 어느 곳이 유리하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함 암투가 진행되었다.

팽팽하게 잡아당긴 줄이 끊어질 때가 다가왔다. 제국 황성의 북서쪽에서 거대한 기파가 발생했다. 초극을 넘어선 무인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무시무시한 기운이었다.

황성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무진은 기파를 느꼈다. 기파는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그 힘은 무진만이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부르는데 가지 않을 수가 없군.”

무진의 예상대로 암중세력을 움직이는 흉수가 나타났다. 여물지 않은 빛을 발하던 별이 이제야 그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감추고 있는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러나 무진은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다. 항상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에 따라 진행을 시키는 냉철한 성격을 지녔다.

 

-천룡산(天龍山).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황성의 북서쪽에 위치한 산으로 제국을 지키는 4개의 산중 하나다.

천룡산은 용의 아가리를 시작으로 내부로 관통하는 지대로 형성되어 있으며, 안과 밖이 격리가 되어 있는 완벽한 분지형태를 띤다.

산의 중턱에 3명의 무인이 서 있었다. 기척을 들키지 않도록 은밀함을 유지했다. 그들은 무척이나 초조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될 것 같소?”

“믿어도 될 것이오!”

제국의 황제가 홀로 이곳까지 온다는 것이 쉬이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까지 계획해온 모든 것들이 오늘에 달렸다. 만약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

“여긴가.”

‘응?’

3명의 무인은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기척도 느끼지 못한 사이에 누군가 지척까지 다가왔다. 무인의 기감이 전혀 발동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들은 돌아보는 순간 오싹한 한기를 느껴야 했다. 감히 어찌해볼 수 없는 압도적인 기세였다.

3명 모두 절대고수들이었다. 그런 그들조차 눈앞에 나타난 자를 상대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제법 단련이 된 녀석들이군. 후후!”

그가 웃었다.

하지만 그들은 웃지 못했다. 만약 그가 손을 쓰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앞에 나타난 자가 누구인지 알았다. 천무제국의 황제이자 현존 최강의 무인 강무진이었다. 그가 아니라면 이런 엄청난 기세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한 시대에 어떻게 이런 자들이!’

‘믿을 수 없는 신위다!’

그들은 자괴감마저 느꼈다. 그들을 지휘하는 천검성의 성주 천검신 적무룡과 무신 강무진은 그들이 감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에 올라선 천외천의 무인이었다.

“저곳으로 가면 되는 건가.”

“그…렇소이다!”

“알겠다.”

무진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지나쳐 갔다. 남겨진 그들은 혼이 나간 고목처럼 서 있었다. 무진을 만나는 순간 죽는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반항이라는 단어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그…가 눈치를 챈 것 아니오!”

“그건 모르겠소! 한 가지 분명한 건 저들은 인간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라는 것이오!”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력. 자신들로서는 감히 뛰어넘을 수 없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만들었다.

그들은 중원수호사성의 천강성, 천붕성, 천패성의 성주들이다. 일신의 무력이 절대지경에 도달한 그들조차 어찌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 세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재앙이었다.

두려우면서 질투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천룡산의 분지중앙.

백의 무복을 입고 검을 찬 적무룡과 청의 무복을 입고 있는 무진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룡과 무진의 시선은 담담했다. 생사대결을 펼쳐야 하는 대적과의 만남 같지 않았다.

“이제야 만났소이다.”

“그렇군.”

흡사 벗을 만난 것처럼 반가움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평온한 듯 담담한 외면과는 다르게 내면은 불타올랐다.

타오르는 듯한 투지가 내부를 뜨겁게 달구었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기 전의 긴장된 상태였다.

“대의를 위해 그대를 쓰러뜨리겠소.”

“대의라, 하찮은 일에 목숨을 거는군.”

“대의는 모두의 뜻이오. 그대처럼 자신의 야욕을 챙기기 위해서 피를 흘리는 것과는 다른 것이오.”

“어차피 세상은 개인의 뜻에 의해 뭉쳐져 대의라는 그럴 듯한 포장을 할 뿐이야. 대의도 결국에는 개인의 욕망을 분출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선동하는 자와 따르는 자들이 뭉쳐서 서로의 야욕을 실현시키기 위해 혁명과 혁신을 일으킨다.

자신의 욕망이 아닌 대의라는 명분을 얻기 위해서 말은 그럴 듯하게 하지만 일단 실현을 하고 나면 거짓된 대의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주었다.

처음과 끝까지 깨끗했던 자들은 도중에 죽거나, 실현하지 못한 패배자들뿐이다. 반면에 이상을 실현한 자들은 결국 욕망을 분출했다.

“궤변을 진리처럼 포장하지 마시오.”

“궤변이라 한들 어떻다는 거지. 나는 내 야욕을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에 대해서 네놈들이 그릇되었다고 해도 나는 상관하지 않아.”

무진은 솔직하고 직선적이었다. 거짓된 이상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대의라는 거창한 명분은 무진에게 하등 쓸모없는 것에 불과했다.

적무룡은 흔들리지 않는 무진을 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그릇된 것일지라도 절대 굽히지 않으며 속이지 않는 진실성이 있었다.

그러나 그릇된 것은 그릇된 것이다. 결코 올바른 길이 될 수 없다. 바른 길이 아닌 곳으로 세상이 나아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말로는 그대의 뜻을 굽힐 수 없겠소이다.”

“애초부터 나는 말로 할 생각이 없었다.”

“역시 대단하시오.”

“나의 세상이 그릇됐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나를 이기면 된다.”

무진은 여전했다. 강자만이 진리였다.

적무룡이 자신보다 강하면 그것이 진리였다. 세상은 강자의 율법에 의해서 지배되는 것이 순리이자 진리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무진만의 원칙이다.

“그대를 이겨 세상의 진리를 바로 세우겠소.”

“나를 이긴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대신 내가 이기면 네놈을 따르는 모든 것들을 다 소멸시키겠다.”

무서운 협박이었다. 무진은 여지를 남겨두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적무룡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여기서 패한다면 그뿐만 아니라 따르는 모든 이들이 죽을 것이다.

쿠쿠쿠쿵!

전의가 투지가 되어 뇌전이 방출된 것처럼 천둥소리가 울렸다. 기파만으로 대지가 변화를 일으켰다.

자연의 조화마저 두 사람의 영역에서는 활개를 치지 못했다. 이곳에는 그들의 의지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파팟!

지면을 밟는 소리가 나중에 들렸다.

무진과 무룡이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며 충돌했다. 천지사방이 뒤집어지는 엄청난 장면이 연출되었다. 부딪칠 때마다 지축이 뒤흔들리고, 천룡산이 용트림을 했다.

쿠아아아아앙!

검격과 권격의 사정권에 있는 것들이 소멸되었다. 사방에 끝을 알 수 없는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일시에 수백 초식이 맞물렸다. 초식의 형을 넘어 극의에 이르자 무극의 힘이 발동되었다.

무진은 과거 혈신의 무력을 초월했다. 이미 당시부터 적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런 무진에 맞서 싸우는 무룡 역시 초월자였다.

무룡은 혈신과 다르게 힘의 제련이 놀라웠다.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가다듬어 제어가 가능했다.

“제법이야!”

“그대야말로!”

무진의 권이 뻗어나갔다. 대기를 때린 힘이 중첩이 되어 이중삼중의 힘을 실었다.

무룡도 경시하지 않고 강천신검에 의지를 실었다. 검의 존재를 잊고, 검이 없어도 되는 경지에 올라선 무룡이지만 강천신검을 사용했다. 강천신검은 무룡의 의지를 실어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퍼퍼퍼퍼퍼펑!

연속적인 폭음이 들렸다. 휘몰아치는 소용돌이가 분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대를 뚫어 버렸다.

지축을 뒤흔드는 광세무변한 대결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칠어졌다. 힘의 여파도 상상을 불허하고 있었다. 천룡산이 들썩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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