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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98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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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98화

제5장 차원이동 (1)

 

천무제국력 20년.

대륙의 역사 자체를 새로이 정비해 버린 무진이다. 무진은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강력한 제국을 위해 힘을 과시했다.

무진의 무력이 전 대륙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단 1인에 불과하지만 무진은 신과 같았다.

그의 무력을 아는 국가는 절대 반항하지 못했다. 반항하는 국가를 혼자서 무너뜨린 것은 대륙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물론 무진이 무력을 선보인 것은 제국력 3년 내외였다. 그 이후에 무진은 가지고 있는 세력을 과시했다.

무진이 지닌 세력조차 웬만한 국가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무시무시한 장악력이었다.

20년이 지나는 동안 제국은 물론 타 국가들조차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무진에게 반항을 한 국가나 세력은 멸망이었다. 기둥뿌리도 남지 않고 모조리 다 쓰러 버렸다.

완벽한 철혈통치에 기반을 둔 무진의 세상이 지속되었다.

절대적인 존재 무진의 강력한 힘에 바탕을 둔 철혈통치였지만 의외로 세상은 평온해 보였다. 사람들의 삶이 질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의외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무진은 세상의 낡은 관습인 신분제도로 부숴버렸다.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신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반발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무진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반발하면 쓰러버리면 그만이었다.

신분의 철폐를 놓고 고관대작이나 유학자들이 반발했었다. 그래서 무진은 그들을 전부 말살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신분제도는 사라졌다.

무진은 철저한 실력지상주의를 내세웠다. 실력이 없으면 신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힘과 능력이 된다면 새로운 신분을 얻을 수 있는 길을 내주었다.

또한 사회의 부정비리를 대부분 소멸시켰다. 정해진 제도권 내에서 일정부분의 비리는 방관했지만 도를 넘어서는 것은 가만 놔두지 않았다.

무진의 제국은 이분법만이 존재했다. 복종하며 살아가느냐, 아니면 세상을 규탄하며 사라지느냐 뿐이다.

평민들의 삶의 질이 좋아졌다고 해도 부정적인 면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해도 문제는 항상 발생하기 마련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존재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였다.

 

단조롭고 권태로운 일상.

대륙을 얻은 무진의 삶은 10년 전부터 단조로워졌다.

반발하는 세력도 없고, 반항하는 존재도 없는 세상이 되자 무진은 상당한 권태감을 느꼈다.

치열한 전투를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는 무인 특유의 본능이 무뎌졌다.

좋은 부분과 좋지 않은 부분이 공존했다. 딱히 무엇이 더 좋다고 답을 할 수 없을 수준이었다.

무진은 전반적인 업무를 밀영에게 일임했다. 밀영은 천무제국이 들어서면서 각 요직의 중요인물로 발탁이 되어 대륙 전반의 일을 관리하고 있었다.

밀영대는 무공만 강한 존재들이 아니다. 무진은 무력만을 위해서 밀영대를 키우지 않았다. 무진의 계획을 추진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하도록 했었다.

다만 흑영대는 인정이 마비된 존재들이라 흑영1호 단유성을 제외하고는 제국의 어두운 부분을 처리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철저한 능력중심이었다. 밀영과 흑영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밀영과 흑영을 능가하는 존재는 거의 없었다. 무진이 구축한 세상의 시작이 바로 밀영이다.

밀영을 중심으로 또다시 세력이 원의 형태를 띠며 구축이 된다. 탄탄함과 정교함이 맞물리는 형국이다.

무진의 주변에 아부하는 존재는 없다. 능력도 없이 권력에 빌붙는 존재를 용납할 무진이 아니다.

쓸데없는 말보다 능력을 검증받아야만 제국의 상층부에 올라설 수 있었다.

능력을 인정받은 자들은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무진이 사는 제국 황성은 능력 있는 자들만이 생존하는 치열한 생사투의 장소다. 치열함이 원동력이 되어 제국의 발전을 도모한다.

“무슨 일이지?”

“암중으로 움직이는 세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밀영1호 차중천의 보고를 무심히 전달받고 있는 무진이었다.

무진은 제국의 세부적인 사항은 그리 관심 두지 않았다. 필요한 일과 그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일만을 했을 뿐이었다.

“얼마 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지만 정확한 실마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흠, 제법이군.”

제국에서 작정하고 조사를 하면 밝혀지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런데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은밀하다는 뜻이 된다.

웬만한 조직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암중세력이 보기보다 강력한 조직망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무진의 눈에 생기가 감돌았다. 감추고 있는 본능이 꿈틀댄 것이다.

요즘 들어 유난히 빛을 발하는 기운이 있었다. 먹잇감이 자라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어찌할 생각이지?”

“전력을 투입할까 합니다.”

“좋아, 그럼 그렇게 해.”

“알겠습니다.”

제국의 전력은 밀영대, 흑영대, 역천대만이 아니다. 3개의 세력만으로 대륙을 지배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 능력이 있는 존재들을 따로 훈련시켜 새로운 집단을 만들어 내야 했다.

무진의 명에 의해 밀영대는 거미줄처럼 연결된 망을 구축해 놓으면서 비밀리에 끊임없이 무력집단을 양성해 내었다. 그 힘은 과거의 밀영대에 근접하며 수는 훨씬 더 많았다.

차중천이 말한 전력은 밀영대가 만들어 놓은 세력을 뜻한다. 아직까지 움직인 적이 없지만 그 힘은 측정하기 힘들 정도였다.

밀영은 무진의 명에 의해 움직인다. 그렇기에 전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진의 허락이 필요했다.

무진의 허락이 떨어지자 차중천은 곧바로 움직였다.

“어떤 놈들인지 궁금하군.”

차중천이 물러간 후에도 무진은 암중 세력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차중천이 전력을 기울인다고 했으니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일을 결정할 생각이다.

그때 무진의 개인집무실에 여인이 들어왔다.

여인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과 조각처럼 제련된 몸매는 청초함과 완숙미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무진의 여인이 되어 황후가 된 주하영이었다.

주하영은 무진과 마찬가지로 세월을 비껴갔다. 무진의 도움으로 인해 그녀의 성취는 초절정의 넘어 화경의 경지에 다다라 있었다.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내가 여기 있는 것이 문제가 되나.”

“오늘 연이 생일이잖아요.”

“그랬던가.”

“당신처럼 무책임한 아버지가 어디 있겠어요!”

주하영은 자기 딸의 생일을 모른다고 무진에게 핀잔을 주었다.

무진은 덤덤했다.

과거라면 쓸데없는 말을 하는 자들을 전부 한 줌의 혈수로 만들어 버렸지만 지금의 무진은 과거와 달랐다.

예전과는 달리 불필요한 일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 성격이 변한 것보다는 귀찮았을 뿐이지만 말이다.

“수연이가 벌써 17살인가.”

“18살이에요! 진짜 당신 나하고 한번 해보려고 그래요! 어떻게 딸의 나이도 몰라요!”

“그럴 수도 있지. 왜 그렇게 흥분하지.”

“뭐가 그럴 수 있어요!”

무진과 주하영은 항상 티격태격한다. 하지만 말싸움만 할 뿐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무진은 주하영의 직설적인 말투를 싫어하지 않았고, 주하영도 선을 넘지는 않았다.

예전에 비해 부드러워졌지만 무진은 여전히 무진이다. 그의 내부에 숨 쉬고 있는 가공할 패력을 주하영도 알고 있었다. 괜히 건드려봤자 좋은 꼴 보기 힘들었다.

“그보다 그 미친놈하고 수연이가 어울리고 있는데 가만 놔둘 건가요!”

“별일은 없겠지.”

“뭐가 별일 없어요! 그 미친놈이 같이 있는 게 큰일이라니까요!”

주하영이 말하는 존재가 바로 제국의 두 번째 재앙 천득구였다. 천득구는 사람이 보편타당하게 생각하는 일을 전부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피에 미친 살인마가 얌전하게 살다 보니 성격이 이상하게 변해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 해서 머리가 돌아버렸느냐!

그것도 아니다. 어찌나 비상하게 머리가 돌아가는지 천득구를 건드리고 무사한 존재가 아무도 없었다.

“녀석이 미친놈은 아니지 않나.”

“강시하고 살림 차린 놈이 미친놈이 아니면 누가 미친놈인가요!”

“재밌는 놈이지.”

“뭐가 재밌어요! 진짜 말이 안 통해!”

천득구는 상식하고 거리가 멀었다.

20년 전 제왕성을 무너뜨리고 데려온 수라강시가 맘에 든다고 같이 살고 있는 놈이었다.

수라강시가 백치에 가깝다고 해도 강시와 합궁한 일은 기상천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수라를 강시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런 말을 한 놈치고 다음 날 일어나서 해를 본 이 없을 지경이었다.

천득구의 무력은 20년 전과 비교가 불가능했다. 이미 밀영대에서 서열 3위 내외를 제외하고 상대할 자가 없는 경지에 다다랐다.

사실 밀영대에서도 천득구를 제어할 수 있는 자는 없는 상태였다. 그나마 호각지경에 다다를 뿐이다.

 

-천살마제(天殺魔帝) 천살성(天殺星) 천득구.

-항마신도(降魔神刀) 항마성(降魔星) 단유성.

 

대륙십강(大陸十强).

대륙에서 가장 강한 10명의 무인을 뜻한다. 천득구와 단유성은 대륙십강 내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무력을 지녔다.

물론 대륙십강에서 무진은 제외되어 있다. 무진은 무력은 논할 대상 자체가 되지 못했다. 대륙십강 전부가 덤벼도 무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무진은 인간으로 치부될 수 없는 신성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천득구와 단유성은 상극 중에 상극이다. 서로가 부딪치는 일마다 사고가 발생한다.

침착한 단유성도 천득구만 만나면 화를 참지 못했다.

항마성과 천살성의 대립은 제국 내에서도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

무진은 더 이상 잔소리를 듣기 귀찮은지 대충 대꾸했다.

“갈 테니, 그만.”

“뭐가 그만…알았어요.”

분위기가 가라앉은 무진을 본 순간 입을 다물어 버린 주하영이다.

주하영도 눈치가 귀신에 가까워졌다. 무진의 아주 작은 미세한 변화에도 주하영은 파악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섰다. 20년을 살을 부대끼며 살았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 * *

 

개인이 무너뜨리기에는 너무 강한 천무제국이다.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까지 얻고 있었다.

피를 흘리기는 했지만 모두가 기득권층의 혈류였다. 신분으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했던 백성들은 천무제국의 황제 무진을 연호했다.

그러나 모두가 천무제국을 환영하지는 않았다. 억울하게 당하거나, 가지고 있는 것을 전부 빼앗겨 버린 이들이 너무 많았다.

무진으로 인해 권리를 박탈당한 그들은 제국에 순응해 나가면서 비밀리에 세력을 키웠다.

그 중심에 암중으로 중원무림의 구성 역할을 해온 존재가 있다.

“성주님, 이제 때가 다가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천검성의 성주이자 천검신으로 추앙받는 적무룡은 모두의 눈빛을 읽으며 고뇌했다.

적무룡은 중원수호사성을 전부 찾았다. 수호사성에 속하는 것은 천강성(天强城), 천붕성(天鵬城), 천패성(天敗城)이다.

700년이 지난 세월 중원수호사성은 진전을 잇기는 했지만 온전한 힘을 유지하는 못했다. 그 힘을 다시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중원수호사성만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무진의 세력을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래서 음지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힘을 길렀다. 20년 동안 세력을 키운 적무룡은 막강한 세력을 일구었다. 이제 그 힘을 발출만 하면 되었다.

20년 전 무진이 제국을 세울 당시에만 해도 적무룡은 당연하게 그를 무찔러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무진은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그의 뜻에 어긋나는 세력은 잔인하게 도륙했다. 그는 일말의 사정도 보지 않았다.

대륙 역사상 그처럼 많은 사람을 죽인 황제도 드물었다. 피의 마신이라 여길 정도였다.

적무룡은 그를 단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것이 중원수호사성의 수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세상은 평온했다.

‘신분의 규제가 사라지고, 능력만이 세상을 일깨워 나가는 구심점이 되었다. 도태되는 사람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백성들에게는 원하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세상을 다시 피로 물들어야 하는 것인가!’

적무룡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세상을 피로 물들이는 것은 원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폭군이다. 폭군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죄 없는 사람이 또다시 죽어나갈 것이다.’

무진은 폭군 그 자체다. 뜻이 반대되는 세력은 인정사정없이 죽여 버리는 폭군이 무진이었다. 이제까지 죽은 자들이 죄가 있는 사람들뿐인가!

그들은 정해진 원칙 안에서 살아가려고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의 세상만이 진리일 리는 없다.

그가 만들어낸 세상이 완벽한 세상일 리 없다고 적무룡은 생각했다. 그리고 적무룡을 지켜보는 자들의 염원을 모른 척 외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시작하시오.”

“성주님의 결정으로 인해 중원은 평화가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평화라. 흠! 과연 내가 평화를 바라는 것인가!’

모든 것을 떠나 적무룡은 무인이다. 천하최강자로 불리는 전대의 절대자였으며, 현세에 다시 부활한 절대지경을 초월한 무인이었다.

현 시대를 장악한 절대의 무인과 대적하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무인으로서의 당연한 본능일지 모른다. 적무룡의 내면에 감추어진 무인의 본능이 투지를 일깨웠다.

‘일단 시작한 이상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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