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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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0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80화. 태양과 광신도 (15)
“흐음? 교황이 죽었다고?”
어느 커다란 지하 공간.
그 넓은 공간의 안에서, 한 검붉은 머리의 엘프 소년이 의외라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예. 지상에서 그렇게 연락이 왔습니다. 유니스 족장님. 하등 생물에게서 나온 정보지만 거짓은 아닌 듯합니다. 직접 시체를 보았다고 하니까요.”
“흐으음.”
엘프족의 족장 중 하나, 유니스는 한 엘프의 보고를 받으며 인상을 찌푸림과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
유니스가 측정한 교황의 힘은 절대로 인간들에게 당할만한 힘은 아니었다.
자신조차 전력을 다해야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봤으니까.
물론 유렌 슈나이더. 그 괴상한 인간 놈의 실력은 자신도 인정하는 편이었지만, 아직 놈이 상대하기엔 한참이나 멀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다고 치면, 이거 꽤나 위험하겠군.’
유니스는 시야를 가득 채운 핏빛의 거목 – 신목들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솔직히 놈이 이곳을 발견하리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애초에 교황 놈도 이곳의 위치나 이 신목들이 있는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니까.
워낙 감이 좋은지 자신이 무언가를 꾸미는 것은 눈치챈 것 같았지만, 이 장소와 그 정체가 무엇인지를 눈치챘을 리가 없었다.
‘그 전에 교황, 설령 놈이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쳐도 유렌에게 말해줄 리도 없고.’
서로 죽고 죽이는 사이인데, 한쪽이 희미하게만 아는 내용을 굳이 자신을 죽인 상대에게 이야기한다?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일뿐더러, 만약 이야기했다고 치더라도 유렌 놈이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무엇인지도 모를,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 말하는 적의 유언을 말이다.
‘…굳이 의식을 서두를 필요성까진 없을 터.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조심하는 게 좋겠지. 놈이 엮였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유니스는 방심하지 않았다. 저 망할 하등생물은 몇 번이나 자신과 엘프의 상상에서 벗어난 행동을 해온 놈이니까.
당장 교황을 죽인 것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이봐. 이곳과 지상과의 출구가 몇 개나 되지?”
“예? 아…. 그게. 총 5개입니다. 작은 통로까지 합치면요.”
유니스는 부하 엘프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비밀 통로까지 합치면 총 6개인가? 좋아. 그리 많지는 않군.’
이만큼 넓은 지하 공간의 총 출입구의 개수가 겨우 그 정도다. 그렇다면, 그곳만 철저히 막는다면 ‘만약’의 일이 있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겠지.
유니스는 잠시 깊게 생각한 후, 곧 빠르게 부하 엘프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금부터 5개의 출입구 지점을 봉쇄한 후 감시해라. 최소 두 명 이상의 경비를 세우고. 정령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겠군.”
“아, 알겠습니다!”
이곳에 있는 일반 엘프의 수는 대략 20여 명. 그래서 2~3명의 엘프가 겨우 문지기를 한다는 호화스러운 발상이 가능한 것이다.
‘그럼 나도 레이티아와 함께 대비는 해 두어야겠군.’
만약 놈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레이티아 두 족장이 힘을 합치면 놈들을 이기지 못할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신목들과 여러 장치로 인해 자신들 엘프의 주전장이나 다름없는 곳.
설령 놈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잘하면 이쪽에서 전멸시켜버리는 것도 가능했다.
“좋아. 당장 가.”
“옙!”
자신의 명에 쏜살같이 사라지는 엘프를 보며, 유니스는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한번 이 지하를 가득 채운 핏빛의 신목들을 바라보았다.
곧, 곧이다.
곧 이 나무들을 일제히 각성시키면 자신들을 옥죄는 제약, 규약 따위들은 모두 없애 버릴 수 있다.
‘인간들 따위, 이 지하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하겠다.’
유니스는 손을 부르르 떨며 그렇게 다시금 다짐했다.
이미 유렌 일행이 지하에 들어온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로.
* *
‘하나. 그리고 둘인가.’
지하에 들어온 유렌과 그 일행은, 재빨리 입구를 닫아 자신들이 들어오기 전의 상황과 똑같이 만들고는 다시금 재빨리 숨었다.
누군가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이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일단 빠르게 모습을 들켜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스르륵-
그렇게 다시 유렌의 투명화와 기척 제거 마법들이 일행들에게 덮어씌워진 그 순간.
유렌은 이쪽으로 빠르게 달려오는 두 엘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 저 통로와 저 입구 사이에서 떨어져. 귀 긴 놈들이 달려오고 있으니까.’
「아, 알겠어요.」
일행들이 유렌의 말에 재빨리 물러나 몸을 숨긴 지 겨우 몇 분 후.
두 명의 엘프가 입구 쪽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파란 머리와 갈색의 머리를 한 쌍의 남녀 엘프였다.
“후우. 유니스 님도 꽤 거칠게 부리시는군. 즉시 모든 입구를 막으시라니.”
“흥. 겨우 하등생물 하나가 죽었을 뿐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과하신 것 아닌가?”
두 엘프는 작게 투덜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은 확실하게 해냈다.
파아앗-
둘이 마력을 함께 모아, 입구 쪽에 강력한 봉쇄 마법을 건 것이었다.
두드드득-
인간으로선 내기 힘든 강렬한 마력이, 바위의 모양을 거대한 자물쇠 모양으로 바꾸며 안과 밖을 차단했다.
게다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 둘은 그 외에도 이런저런 마법을 잔뜩 걸고 있었다.
‘이거 빨리 들어오길 잘했군.’
유렌은 그들이 거는 여러 마법을 보며, 작게 안도했다.
분명 지금의 자신이라면 저 정도를 깨는 것은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놈들이 걸어 놓은 저 대형 알람 마법은 반드시 울릴 것이다.
‘지금 이렇게 마법을 직접 눈앞에서 본 상황이라면야 이제 울리지 않고 깰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아예 입구에 저런 봉쇄 마법이 걸려 있는지조차 몰랐던 상태라면, 아마 저 알람은 울렸을 테지.
“뭐, 그래도 유니스 님께서 이렇게 조심하시는 걸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잖아? 아무리 상대가 하등생물이라도 말이지.”
“…하긴. 그렇지.”
그러는 사이, 두 엘프는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 게다가 곧 있으면 저것들로 인해 우리에게 달린 모든 ‘규약’들이 무효가 될 테니까.”
‘…!’
조용히 안쪽으로 향할 생각이던 유렌의 귀에 생각지도 못한 정보들이 들어왔다.
지금 저것들이 뭐라고 했지?
“그래. 그때만 된다면 우리에게 이제는 조심할 것은 없지. 우리 종족을 옥죄는 모든 것이 사라질 테니. 그러니, 이 정도는 조심해도 상관없잖아?”
“하긴. 그때가 된다면, 저 지상의 역겨운 하등생물들을 죄다 쓸어버릴 수….”
“정보 고맙다.”
“…어?!”
두 엘프는 자신들의 이야기 사이에, 갑자기 불쑥 한 인간이 나타나 끼어들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 유렌?!」
“…?!”
물론 그것은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이 하등생물 놈이!”
“어디서 감…히?!”
쿠웅-
두 엘프는 재빠르게 검을 뽑거나 마력을 끌어올려 유렌을 공격하려 했으나, 유렌이 바라보자마자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전신이 아예 움직이지 않아!’
막대한 마력으로 몸을 마비시킨 것이 아니다.
유렌은 현재 제대로 마력을 뿜어내고 있지도 않으니까.
엘프들은 유일하게 움직이는 눈동자에 경악을 담아 유렌을 바라보았지만, 정작 그 대상은 덤덤했다.
마치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역시, 늘어난 마력 컨트롤로는 이런 것도 가능하군.’
유렌은 두 엘프의 마력 전체를 손쉽게 빼앗은 자신의 마력 컨트롤을 보며, 다시금 감탄했다.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실제로도 이렇게나 쉽게 성공할 줄이야.
‘물론 어디까지나 기습이 제대로 먹히긴 했다만은.’
냉정히 저 두 엘프가 자신을 인식하고 적대하는 그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조종하긴 힘들 것이다.
저 두 엘프를 제압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로 말이다.
“너희들에게 얻어 낼 정보 따윈 없다. 어차피 제대로 말할 생각도 없겠지?”
유렌은 눈동자로 격렬하게 그 말에 동의하는 엘프들에게 히죽 웃어주었다.
전생의 기억으로 고문에도 어느 정도 능통한 유렌이었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이유도 없었다.
아무리 이렇게 제압했다지만 귀쟁이 놈들의 정신력은 상당히 강할뿐더러 그에 걸리는 시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니까.
애초에 지금 그들의 말로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아주 확실하게 눈치를 챘다.
스걱-
유렌은 재빨리 왼손 검지에 작은 마력을 모아, 그것으로 두 엘프의 목을 적당히 깊게 베었다.
푸슉-
동시에 피가 솟아 나왔지만, 결코 많은 양은 아니었다. 일부러 그렇게 베었으니까.
“이 정도 출혈이라면, 인간이라면 대강 30여 분 정도 버틸 수 있겠지. 하지만 너희 엘프라면, 대략 1시간일까? 아니면 조금 더 길려나?”
우우웅-
유렌은 봉쇄된 문의 여러 마법을 손쉽게 해제하며, 이쪽을 노려보는 두 엘프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커다란 상처는 아니야. 평소라면 너희들은 마력으로 충분히 막아 낼 수 있겠지. 하지만, 계속 이 상태로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
“굳이 너희를 한 번에 죽여서, 그 ‘유니스’란 고위 엘프에게 들킬 필요는 없잖아? 이러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은 늦춰지겠지.”
유렌의 그 말에, 엘프들의 눈동자 한구석에서 공포라는 감정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단번에 죽는 것도 충분히 공포인데, 그것이 시간 단위로 길어지는 것이다.
파앗-!
그와 동시에, 유렌의 마비 마법이 둘의 몸에 들어갔다.
7레벨인 그가, 어떠한 저항조차 못 하는 둘에게 쓴 마법이다.
마비 마법은 둘의 몸을 꼿꼿하게 굳게 만들어, 마치 돌처럼 굳게 만들었다.
“한 시간은 넘게 갈 거다. 그동안 엘프들의 멋진 미래를 상상하며 죽어가도록. 너희들에겐 절대로 오지 않을 그 미래를 말이야.”
유렌은 두 엘프를 구석으로 몰아 놓은 후,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일행과 함께 안쪽으로 향했다.
「유, 유렌.」
“자세한 건 가면서 말하자고. 서두르지.”
“알겠습니다.”
“…!”
“!”
공포에 질린 눈만을 데굴데굴 굴리는 두 엘프를 놓아둔 채로.
* *
“조금 성급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일부러 시간제한을 둘 이유가?”
“맞아. 굳이 놈들을 건드릴 필요가 있나?”
유렌과 그 일행들이 몸을 숨기면서 아래로 내려가는 도중, 루시아와 예크만이 차례로 유렌에게 입을 열었다.
아메리아와 메링겔도 굳이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그들 역시 같은 생각인 듯했다.
“적어도 출입구 하나 정도는 열어 둘 필요가 있으니까.”
“출입구 말입니까?”
“그래. 이 피비린내와, 엘프들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는 놈들의 그 말. 아직 확신은 못 하지만, 아마도 놈들이 숨겨둔 어떤 것은….”
유렌은 통로의 밑쪽에서 이제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빽빽하고 거대한 나무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래. 저 피의 나무. 일명 신목이라 불리는 저것들이지. 리저드맨의 마을에서 엘프가 기르는 것을 봤을 터.”
“…!”
「분명 그 나무가 맞아요. 그, 그런데 무슨 숫자가 저렇게나!」
“저, 정말 많군. 게다가 이 어두운 기운들은…!”
밑으로 내려온 일행들은 수천, 아니 만 단위일 게 분명한 거대한 핏빛의 신목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나하나가 ‘크다’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그 나무들은, 말 그대로 온통 붉은 몸통에 강렬한 피비린내들을 풍기면서 우뚝 자라있었으니까.
게다가 그 뿜어내는 그 스산한 기운들은, 조금 전 엘프들의 말이 절대로 과장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대, 대장. 이 빌어먹을 피나무들을 없애야 한다는 건 아주 잘 알겠지만…. 어떻게 하죠?”
입을 벌리고 나무들을 바라보던 메링겔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유렌에게 물었다.
몇 그루, 아니 수십 그루라면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놈들, 엘프의 높은 것들이 달려오기 전 유렌과 일행들이 힘을 합치면 어렵지 않게 전소시킬 수 있을 테니.
하지만 수백, 수천도 아닌 그 이상 단위로 보이는 저 수많은 나무는 도저히 단시간 내에 태우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아무리 빽빽이 들어차 불이 번지기 쉬워 보였지만, 그럼에도 그 수가 너무나 많았다.
“방법은 있어. 하지만 그래서 탈출할 출구가 필요했던 거야. 자칫하면 이쪽까지 죄다 휩쓸려 버릴 테니까.”
하지만 유렌은 여유만만한 얼굴로,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 의문에 답했다.
덤으로 조금 전의 엘프들을 굳이 처리한 이유도 말이다.
“자. 화려하게 불태워보자고. 귀쟁이 놈들의 희망의 나무라는 것들을 말이지.”
일행들에게 재빨리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면서.
* *
“좋아. 이쪽 구역들 전부 다 잘 자라고 있군.”
커다란 지하 속, 어느 구석진 구역.
운 좋게 출입구의 경비에서 빠진 엘프 – 패트란은 신목들의 점검이라는 자신의 임무에 열성을 다하고 있었다.
사실 알아서 너무나 잘 자라고 있어서 굳이 점검할 필요도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하등 생물들끼리 죽고 죽이는 것에 불과한데도 이렇게나 잘 자라다니. 역시 유니스 님은 대단하시군.”
패트란은 자신의 족장에 대해 찬사를 중얼거리며 다른 구역으로 향했다.
아무리 딱히 간섭할 것이 없다고 해도, 지금은 출입구의 경비로 인원이 많이 빠지며 점검 범위가 크게 늘어난 상황.
아직 살펴봐야 할 범위가 많았다.
‘뭐, 길어봐야 몇 년 정도라니. 참지 못할 건 없지.’
천년은 가볍게 넘게 사는 엘프들의 관점에서, 몇 년은 정말이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시간이다.
게다가 그에 대한 열매는, 바로 자신의 종족 전체가 바라지 마지않은 거대한 ‘자유’였으니 이 정도야 정말이지 짧은 시간에 불과했다.
화르륵-
하지만 패트란은 그러던 와중, 절대로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와 냄새가 느껴지는 것을 깨닫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매캐한 냄새와 타탁거리며 무언가가 불타는 소리.
민감한 엘프의 귀와 코에, 너무나 확실하게 들리고 풍겨왔다.
“서, 설마?!”
재빠르게 달려간 패트란의 눈에, 불타고 있는 신목 하나가 들어왔다.
워낙 다닥다닥 붙어서 자라있던지라, 이미 다란 나무들에까지 옮겨붙으려 하고 있었다.
“불이라니? 이 지하에서?”
패트란은 잠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일단, 자세한 생각은 저 불을 끄고 나서….
그렇게 물 계열 마법을 외우며 다가가던 엘프의 눈에, 불타고 있는 신목의 옆쪽의 나무에, 웬 괴상한 열매 같은 것들이 잔뜩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건 뭐지? 아니, 하여간 일단 불부터 끄고….’
그렇게 패트란이 일단 대량의 물을 소환하려 마력을 내뿜는 그때.
치이이익-!
타닥거리던 불이 그 열매 같은 것에 옮겨붙어, 불길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강렬한 냄새를 풍겼다.
‘자, 잠깐. 저 냄새는!’
패트란의 머릿속에서 맹렬히 경고가 울리는 그 순간.
쿠콰아아아앙-!!
“!”
맹렬하고 거대한 오렌지 속의 폭발은, 패트란을 한순간에 집어삼켰다.
콰아아아아앙-!!
쿠콰아아아앙-!!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도 계속 연달아 터지는 거대한 폭발들이 지하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마치 땅 밑에서 터지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불꽃놀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