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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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6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7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7화. 태양과 광신도 (12)
파스슥-
성도 근처의 한 숲.
작은 태양이 내뿜어내는 열기가 주변 수십, 아니 수백 미터의 모든 물질을 검은 재로 만들어버리는 지옥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 교황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유렌은, 작은 태양을 바라본 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향했다.
치이이익-!
‘뜨겁군.’
이미 진작에 쳐둔 화염 저항 마법.
제법 마법 저항력이 강한 은보라빛 로브.
그리고 더위와 추위를 모두 막아주는 마도구까지.
그런 열에 대한 저항도 교황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저 작은 태양의 뜨거운 열기엔 소용없었다.
저 작은 태양의 열기는 몇 중이나 되는 벽을 뚫고 들어와 유렌의 전신에 화상을 입히고 있었으니까.
“허허. 혹시 모든 걸 포기하셨나?”
어찌나 뜨거운 태양인지 자신의 몸도 조금씩 타고 있었지만, 정작 교황은 그런 것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로지 불신자들 – 유렌과 그 일행들을 모두 태운다는 지독한 열망이 두 눈에 불타고 있었다.
“글… 콜록! 글쎄?”
유렌은 조용히 입을 열다가 입속에 전해져 오는 뜨거운 열기에 잠시 콜록거렸지만 그래도 끝까지 말하곤 입을 닫았다.
눈도 제법 뜨거웠다. 아직까지 버틸 만했지만.
“그럼 무슨 방법이 있나? 참 궁금하긴 하군.”
유렌은 그 말을 듣고 슬쩍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 놈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은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치명상을 가할 수 있다곤 장담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방법이 없는 게 맞겠지.’
상대방을 확실하게 죽일 방법이 없는 이상, 이대로 나아가는 것은 확실히 자멸이나 다름없다.
다만 반대로 물러난다고 해서,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과 동료들이 뒤로 물러난 순간, 저 광신자 놈은 저 태양을 빠른 속도로 쏘아 날릴 테니까.
게다가, 유렌은 지금까지 그를 수없이 살려준 직감은 자꾸 앞으로 나아가라 부추겼다.
답은 바로 앞에 있다면서 말이다.
‘확실히 놈은, 저 태양은 대단하긴 해.’
두근- 쿠웅- 두근-!
유렌은 이상할 정도로 강렬하게 뛰고 있는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계속 치솟는 교황의 신성력과 작은 태양을 보며 감탄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내가 본 적이 있던가?’
적어도 이 육체론 없을 것이다.
해츨링 레인의 어머니. 고룡에 가까운 그 화이트 드래곤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그녀는 오랫동안 잠을 자고 생명력마저 빨린 상태로 많이 쇠약한 상태이긴 했지만.
‘아냐. 난 있어.’
하지만 유렌은 스스로의 기억 속으로 한 번 더 파고 들어갔다.
그래. 전생의 자신이 죽었을 당시에.
그 엄청났던 대마도사가 했던 행동을.
쿠웅-! 쿠웅-! 두근-!
그것을 떠올리자, 상대의 신성력에 반응해 격렬하게 뛰던 심장이 한층 더 빠르게 펄떡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인지 잊고 있던 그 마법이 다시금 선명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놈이 자신을 소멸시킬 때 썼던, 5가지 대마법을 쑤셔 박아, 위력을 극대화한 그 말도 안 되는 마법이.
‘…!’
그 마법을 떠올리자, 유렌은 눈앞에 그렇게 강대하게 보였던 교황과 작은 태양이 갑자기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허. 이거 참.’
유렌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눈앞의 교황과 작은 태양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직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조금 전보다 훨씬 만만해 보이니 어찌 헛웃음이 나오지 않겠는가.
‘왠지 저 정도는 손에 닿을 것 같아.’
아직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그 대마도사의 마법은 따라잡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저것이라면.
저 태양과 겨루는 것이라면.
그것이라면 가능하게 느껴졌다.
아니, 가능하다
유렌의 가슴 속 자신감이 점점 더 부풀어 올라온 그 순간.
쿠웅-! 쿠웅-! 쿠웅-!
유렌의 심장이 마치 대포 소리처럼 강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번엔 딱히 마력을 쑤셔 넣어 심장을 강화한 것도 아닌데도, 제멋대로 말이다.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마력을…!’
유렌은 교황이 태양을 움직이려 하는 것을 보며,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오히려 그쪽으로 달려들었다.
심장 속에 두근거리는, 기묘해진 마력을 품은 채로.
* *
“유, 유렌!”
「꺄, 꺄아아악!」
“대장!”
열기를 간신히 견디며 뒤쪽으로 향하던 일행들은, 순간적으로 비명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유렌이 마치 태양으로 돌진하는 독수리처럼, 교황과 작은 태양을 향해 돌격하고 있던 것이다.
유렌이 왜 굳이 저 앞에 남았었는지는 일행들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저 교황이란 광신도는 자신들을 한꺼번에 처리하고 싶어 하는데, 저렇게 한 명만 뚝 떨어져 있으면 그러기가 쉽지가 않았다.
즉, 자신들이 멀어질 때까지 유렌이 미끼의 역할을 해주는 셈인데….
당연히 일행들은 그를 두고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이 더 있겠다 싶어서 뒤로 물러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저 끔찍한 작은 태양을 향해 그저 무작정 돌격이라니…!
【고, 공기여. 냉기를 품어… 컥!】
재빠르게 외치려 한 아메리아의 언령 마법은, 뜨거운 열기가 입으로 들어와 말을 끝내지 못해 실패했다.
파아앗-
루시아와 예크만은 보호 마법을 건 채로 유렌과 태양 쪽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끄으으윽!”
스피어 마스터인 메링겔 역시 어떻게든 가까이 가 창을 휘둘러 보려 했지만, 몇 미터 가지 못하고 그만 눈을 감은 채 엎어졌다.
너무나 뜨거운 열기로 향해 돌진하자, 그 열기에 눈알이 화상을 입어버린 탓이었다.
마스터 급의 기사마저 얼마 가지 못할 엄청난 열기.
그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돌진한 것이, 바로 지금의 유렌이었다.
일행은 절망에 가까운 감정을 담아 교황과 작은 태양에게 거의 다가간 유렌을 지켜보았다.
곧 그의 몸 자체가 검게 타버린다는 정말이지 끔찍하기 그지없는 풍경을 상상하면서.
“…어?”
「…!」
“크윽! 내 눈! 어, 어떻게 된 거야?!”
메링겔은 주변이 갑자기 탄성이 나오며 조용해지자, 초조해져 소리쳤다.
비록 눈이 입은 화상은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몇십 초 정도는 함부로 눈을 뜰 수 없었으니까.
“…싸우고 있네.”
“뭐?!”
넋이 빠진 예크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해하지 못한 메링겔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아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싸우고 있다고?
그렇게 의문에 빠진 그의 귀에, 떨리는 듯한 예크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부, 불타지 않은 채로 저 미친놈과 싸우고 있네! 어, 어떻게 저런!”
「휴우우-!」
“저건 대체…?!”
그리고 동시에 안심하는 아메리아의 메시지와 넋이 빠진 듯한 루시아의 말이 들려왔다.
“그, 그거 다행이군! 아니 그런데 멀쩡하다고?”
메링겔은 진심으로 안심했지만, 동시에 강력한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자신도 몇 미터 돌진하다가 눈에 화상을 입고 나자빠졌는데, 아무리 대장이라고 해도 자신보다 훨씬 앞에서 돌진 후. 멀쩡하게 싸우고 있다고?
물론 유렌이 자신보다 강한 건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확실하게 이상했다.
“그, 그럼 대장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데?”
“아….”
「….」
메링겔은 따가운 눈을 뜨려 애썼지만, 그저 눈물만 질질 나올 뿐 아직 제대로 떠지지 않았다.
그래서 주위에 물었지만, 주위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뭐, 뭐야?! 대체!”
“…아아.”
「마, 말도 안 돼요.」
“허.”
그저 말을 잃은 감탄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뭐, 뭐지?’
메링겔이 강렬한 의문에 휩싸여 있을 때, 한 작지만 굳은살이 튼튼하게 박인 손이 그의 눈을 덮었다.
파아앗-!
계속 뜨겁게 불타는 것 같았던 눈이, 순식간에 가라앉으며 편안해졌다.
“…직접 보시는 게 빠를 겁니다. 아니 나을 겁니다.”
바로 루시아가 메링겔에게 다가가 눈을 치료해준 것이었다.
“고, 고맙군!”
메링겔은 곧 열상과 통증이 가라앉아, 눈을 한 차례 비비고는 번쩍하고 크게 떴다.
“…어?”
그리고 보았다.
붉게 타오르는 작은 태양의 밑에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유렌을.
그리고 그의 몸에서 번쩍거리는, 적갈색의 밝은 빛을 말이다.
그 빛은 유렌과 교황의 머리 위에 있는 작은 태양에 절대 묻히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번쩍이고 있었다.
“저…건!”
메링겔은 넋을 잃고 그저 그 빛을 바라만 보았다.
왜 주변에서 말을 잃고 그저 탄성만 질렀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끝의… 빛.”
자신이 비록 마법사는 아니지만, 저것의 존재는 확실하게 알았다.
바로 마법사가 레벨의 끝에 도달했을 때, 몸에서 번쩍인다는 빛.
‘분명 대장은 6레벨이었지.’
마법사의 몸에서 끝의 빛이 번쩍이는 것 자체야 신기한 일은 아니다.
그것이 어디까지나 저레벨의 마법사일 때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4레벨의 마법사가 빛을 번쩍이면, 왕도 베르헨이 꽤나 소란스러워졌다.
5레벨의 고위 마법사가, 한 사람 늘어날 테니까.
5레벨의 마법사가 번쩍이면, 왕도 베르헨이 난리가 났다.
바로 마법의 마스터라는, 6레벨의 마스터가 곧 새로이 탄생한다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6레벨의 마법사가 번쩍이면?
그것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역사상 딱 1명 있는, 7레벨의 대마법사가 번쩍일 때 주위의 반응은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허어….”
그렇게 메링겔은 그저 말을 잃고, 자신의 대장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곧 역사상 두 번째 대마도사가 될 자신의 대장이, 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 *
푸화아아악-!
쒸이익-!
유렌은 자신을 베러 오는 태양의 칼날을 피하려 앞으로 펄쩍 뛰며, 동시에 스태프를 강하게 휘둘렀다.
꿀렁-
동시에 은빛 금속이 액체처럼 꾸물텅 거리면서 세 갈래로 갈라져 교황에게 향했다.
“!”
터어엉-!
교황은 자신의 주위에 황금색의 실드를 쳐 그것을 막았지만, 그의 얼굴은 이미 당혹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네. 대체…. 어떻게 멀쩡한 겐가?”
교황의 눈은 일렁이는 광기를 담고 있음과 동시에 커다란 의문 역시 가득 품고 있었다.
‘아무리 끝의 빛이라곤 하지만, 이 자가 당장 7레벨이 된 것은 아니다!’
조금 전. 상대에게서 ‘끝의 빛’이 내뿜어져 오자 교황은 당연히 놀랐지만, 곧 침착하게 가라앉았다.
상대의 그 성장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7레벨에 오른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주 간혹 끝의 빛과 동시에 레벨이 오른다는 경우도 있다던데, 다행히 이 경우엔 아닌가 보군!’
그렇다면 당연히 아무 문제도 없었다.
저 빛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일 뿐, 현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해야 하니까.
쒸이익-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큭!”
교황은 다시 한번 자신에게 교묘하게 다가온 꾸물텅 거리는 은빛 창날을 실드로 막았다.
카카캉-!
세 개의 은빛 창날은 금색 실드에 불꽃을 일으키며 가로막혔지만, 유렌은 그사이 어느새 교황의 뒤로 돌아가고 있었다.
“!”
공격을 가하는 순간에 이동하는 것.
마치 끝부분만이긴 하지만, 쭉쭉 늘어나는 무기를 가진 이들의 특권이었다.
“느려!”
유렌은 스태프를 빙글 돌리더니, 이번엔 은색 금속이 없는 반대쪽 하얀 쪽으로 강하게 교황을 후려쳤다.
쩌어엉-!
이번에도 교황이 친 금색 실드에 막혔지만, 조금 전과는 소리 자체가 달랐다.
교황이 워낙 급하게 쳤기에 강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태양이시여!”
이대로는 아까 전 같이 일격을 허용하고 만다.
그렇게 초조해진 교황은, 자신의 머리 위 태양에게 기원했다.
조금 전부터 주기적으로 칼날을 내뿜어 유렌을 공격하고 있던 작은 태양은, 그 기원에 반응해 여러 개의 화염을 발사했다.
푸화아아아악-!
“…!”
실드를 깨부수고 추가 공격에 가려던 유렌은 재빠르게 뒤로 뛰어 화염을 피했다.
“…칫.”
아쉽다고 혀를 작게 차면서 말이다.
“허억- 허억.”
그리고 익숙지 않은 접근전을 다시 하게 된 교황은 약간의 숨이 찬 채로 유렌을 노려보았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
“음?”
“어떻게 된 거냐 물었다!”
바스슥-
교황은 자신의 새끼손가락이 검게 타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이 작은 태양은 너무나도 강렬한 열을 내뿜기 때문에, 자신조차도 조금씩 이렇게 불타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저놈은.
분명 저 빛이 번쩍거리기 전까지만 해도 괴로워하던 저놈은 아무 문제도 없이 저렇게 무사하게 싸우고 있었다.
“역시나 싸워본 적이 없군.”
유렌은 그런 노인의 역성도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담담히 말을 받았다.
“그것을 일부러 적에게 설명해주는 멍청이가 있겠나?”
“….”
유렌은 일그러진 얼굴로 조용히 입을 다문 노인을 바라보며 히죽 웃음을 지었다.
속내와는 달리, 너무나 여유로워 보이게 말이다.
‘슬슬, 나도 한계로군.’
쿠웅-! 쿠웅-!
조금 전, 유렌은 전생의 죽는 과정이 다시 생각남과 동시에 놈의 작은 태양을 보며, 자신의 심장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저절로 커지는 심장의 마력 박동 안에서, 무언가 길쭉한 것이 온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유렌 자신도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한 것은, 그 후로 온몸의 마력을 전보다 훨씬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좋아. 이렇게 움직여서 열기들을 막으면…!’
원래 마력의 컨트롤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었던 유렌이었지만, 지금은 아예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였다.
몸 전체 표면을 1cm짜리 마력으로 감싸, 그 속에 3겹의 방열 마법을 걸고, 열기 마법을 약하게 걸어 그것을 몇 배로 증폭시켰다면, 믿을 마법사가 있을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지 말라며 무시하겠지.
원래는 몸 주변을 1cm짜리 마력으로 뒤덮는 것조차 일반적인 마법사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니까.
하지만 유렌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해냈고, 저 작은 태양의 작열을 막았다.
다만 워낙 많은 마력이 들어가고 있는 터라 이제 슬슬 모자랐지만.
“자, 네 몸이 타기 전에 날 없애야지?”
유렌은 위험한 현 상황과 초조한 속내를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침착히 말했다.
“…그렇군.”
교황은 별말은 하지 않았지만,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작은 태양을 끌고 유렌에게 다가갔다.
자신의 몸이 다 타기 전에 없애버리겠다는, 무의식적인 제스처였다.
“그렇다면 받아보게! ‘진짜 태양’을!”
교황은 그렇게 소리치며, 양손을 올려 작은 태양에 온 신성력을 쏟아부었다.
평생 태양을 믿은 그답게, 인생의 마지막 일격도 태양으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
하지만, 그것은 이미 읽히고 있었다.
치이이익-!
“…?!”
유렌은 당연히 상대에게 힘을 모으게 할 생각 따윈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이제 더 전투를 속행할 생각도 말이다.
“이, 이게 무슨?!”
교황은 유렌이 상상도 못 한 스피드로 자신에게 돌진하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까지 멀쩡했던 놈이, 갑자기 온몸이 타들어 가고 있지 않은가.
“끄으으으-!”
유렌은 몸을 보호하는 거의 모든 마력을 거두고, 모든 것을 오로지 한 번의 공격으로 돌렸다.
그 대가로, 유일하게 방어를 남겨둔 눈을 제외하곤, 온몸의 모든 것이 불타오르고 있던 것이다.
”…미쳤군.“
그 광경을 본 광신자의 입에서, 기가 막힌 듯 그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퍼어억-
끝부분이 널찍한 창으로 변한 유렌의 은빛 스태프가, 교황의 몸통을 통째로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