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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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소드 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6화
소드마스터가 마법사로 눈을 뜸
176화. 태양과 광신도 (11)
어느 커다란 도시의 지하.
커다랗고 넓은 공간의 안에서, 한 검붉은 머리의 엘프 소년이 히죽이고 있었다.
“후훗. 점점 더 성장이 빨라지고 있군.”
소년 같은 외모를 한 엘프의 족장 중 하나 – 유니스는 그 공동 속에서 빠르게 자라나고 있는 엄청난 수의 나무들을 보고 히죽이며 웃었다.
피처럼 새빨가면서도 최소 20m 정도 크기의, 만 단위로 보이는 나무들.
그 스산하면서도 어두운 기운이 거대한 지하 공동을 그득히 메우고 있었다.
“이 정도 수치면 얼마 걸리지 않겠어. 5년? 아니 3년도 가능하려나.”
유니스는 아주 만족스럽게 입을 찢어지도록 미소를 지으며, 혼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흥. 확실히 잘 키우고 있구나. 그건 인정하지. 설마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그리고 유니스의 뒤쪽.
나무로 가득 차 있던 그 공간에서, 한 은보라색 머리를 한 절세의 미녀가 등장했다.
유니스와 마찬가지로 엘프의 3명의 족장 중 하나. 레이티아가 나타난 것이다.
“쿡쿡. 그렇게 솔직하니 얼마나 좋아.”
유니스는 그런 레이티아를 보고 비웃으며 양손을 활짝 펼쳤다.
“자. 보라고. 이 많은 신목을! 지금까지 힘써왔던 것이 우습게 여겨질 정도이지 않아?!”
“….”
솔직히 레이티아는 그의 말에 공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그의 말이 맞긴 했다.
엘프라는 종족의 비원을 풀기 위해 필요한 신목의 수는 최소 수만 그루.
천년 단위의 생명을 사는 엘프들이었지만, ‘제약’에 걸려 많은 수의 신목을 기르기는 힘들었다.
신목 하나하나를 키우는데 최소 수십, 수백 명의 고등생물의 생명이 필요했고, 겨우 키웠다고 해도 계속 신선한 피와 시체를 주지 않는 이상 결국 시들고 마니까.
“원망을 품으며 죽어간 인간들의 원념을 흡수해서 자란다라. 확실히 이 방법이 획기적이야. 하지만, 인간에게 배웠다고 했나?”
레이티아의 그 말에, 웃고 있던 유니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어디까지나 약간의 힌트만 받은 거다.”
“호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 레이티아는 싱글싱글 웃으며 말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굳이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유니스 저놈도 자신과 같은 동급의 엘프다.
워낙 특이하다곤 하지만 엘프가 하등한 인간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비원을 이루기 직전이라는 건 굳이 입에 담고 싶지 않았다.
“하여간 당연히 소문은 들었지? 이 위에 있는 도시, 성도에 난리가 났다는 걸.”
에밀리아가 말을 슬쩍 돌려서 말하자, 유니스는 그것을 재빠르게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교황. 그 늙은이가 납치되었다지. 아마도 범인은….”
“그래 맞아. 놈들이지. 애초에 그놈들 말고 누가 있겠어.”
레이티아의 단정하는 말투에 유니스 역시 동의했다.
레이티아는 유니스의 태평한 반응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돕지 않아도 되는 거야? 교황이 죽는다면, 아무래도 차질이 생길 텐데.”
“죽어? 교황이?”
레이티아의 그 말에, 유니스가 정말 말도 안 된다는 듯 쿡쿡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큭큭. 절대, 절대 그럴 리 없어.”
“…?”
“넌 아직 그 늙은이를 못 봐서 그런 것 같은데. 놈은 이미 인간을 한참이나 벗어났지.”
유니스의 그 확신 어린 말에, 레이티아는 그 고운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게 놈이 강대한 존재가 되었다는 건가?
“만약 네가 나선다고 하더라도 놈을 제압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 해. 게다가 놈은 앞으로 점점 더 강해질 테고.”
“…그 정도야?”
“그래. 설마 광신도가 그렇게까지 강해지리라곤.”
“설마 이 방법을 알려준 그 꺼림칙한 놈 외에도, 인간 중에 또 그런 놈이 있을 줄이야.”
레이티아는 감히 인간들이 그런 단계까지 오른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굳이 별말은 더하지 않았다.
그녀의 명석한 머리론, 그와 엘프는 굳이 부딪힐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놈도 이 신목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줬듯이, 일단은 이쪽을 도와주고 있고.
‘놈이 더 폭주해서 날뛰게 된다면, 이곳의 신목이 더더욱 빨리 자랄 뿐이야. 그렇게 우리의 ‘제약’이 풀리면 설사 놈이 폭주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처리가 가능하니.’
자신들의 제약만 풀린다면?
그렇다면 역사의 표면 위에 마음껏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저 광신도 인간 놈이 앞뒤를 못 가려도, 그때는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고.
“…유렌. 그놈을 내 손으로 치우지 못해 아쉽군. 하지만, 이걸 보면 그런 기분 따윈 사라지는 것도 사실이야.”
“큭큭. 그래.”
레이티아는 유니스와 그렇게 말을 주고받으며, 눈앞에 가득 찬 핏빛의 신목들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생각했다.
아직은 아니지만 곧이어 다가올, 엘프들의 밝은 미래를.
‘제약이 풀리면 하이 엘프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럼 그 자리엔….’
‘하이 엘프. 그 누구에게도 넘길 수 없는 자리지.’
그리고 반드시 자신이 올라가야 할, 가장 높은 직위와 힘을 바라면서.
그렇게 두 엘프의 족장은 비슷한 풍경을 바라보며, 비슷한 생각을 꿈꾸며 얇게 웃었다.
* *
성도 근방의 한 한가한 숲.
평소 이 시간대에는 해가 져 이미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산골이어야 했을 시간이지만 오늘만은 달랐다.
푸화아아아악-!
쩌저어어어엉-!
바로 성도까지 충분히 보일만 한 커다랗고 붉은 화염과 그를 막고 밀어내는 거대한 냉기가 맞부닥치고 있던 탓이었다.
“…허어!”
드드드드드득-!
화염이 냉기에 밀려 얼어붙는 희귀한 장면을 보자 교황은 눈을 크게 뜨며 그것을 지켜보았다.
당연히 놈들 중 절반을 ‘정화’ 시킬 거로 생각했던 화염이 오히려 얼어가는 이 장면은 교황의 예상외였다.
곧 크게 뜬 눈을 다시 되돌렸지만 말이다.
“제법이로군! 성직자들의 신성력을 변경하고, 마도구에… 저건 해츨링인가? 별별 것들을 내가 다 보는군.”
교황은 짧은 감탄 후,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강대한 신성력을 있는 대로 내뿜기 시작했다.
화르르르륵-!!
교황의 몸이 10m 정도로 둥둥 뜸과 동시에, 그 주변이 온통 일렁이는 화염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결국 이 정도인가?”
교황은 살짝 놀랐던 얼굴을 지워버리며 곧 그 특유의 온화한 얼굴로 변했다.
자신에겐 태양신이 함께하고 있다.
저들의 일격에는 잠시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뿐.
그저 자신은 평범하게 공격하는 한 번을, 모든 힘을 써서 막은 것이 아닌가.
물론 저들의 마력으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었다.
이 끓어 넘치는, 태양이 내리신 강대한 신성력을 겨우 저들이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푸화아아아악-!!
조금 전과 비슷한 화염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지상에 있는 유렌과 그 일행에게 향했다.
비록 하나하나의 위력은 조금 전의 화염보다 약하긴 하지만, 무려 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들어가는 화염들이다.
총 화력으로 따지면 조금 전의 배 이상이나 되는 강렬한 공격.
교황은 지금 이 공격으로 녀석들의 일부를 정화하리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휘리릭-
“음?”
그 다섯 개의 화염들이, 각각 방향이 비틀려 엉뚱한 곳에 날아가는 것을 볼 때까진 말이다.
“아뜨으으으으거-!”
그중 가까이 있는 한 개의 화염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린 스피어 마스터- 메링겔이 커다랗게 고함치며 손사래 쳤다.
어떻게든 화염의 궤도를 꺾는 데는 성공했지만, 손을 데어버린 것이었다.
“역시 대장! 덕분에 살았소!”
유렌이 간만의 차로 보내준 바람 마법의 보조로 궤도를 변경하는 데 성공한 메링겔은 미소를 지으며, 공중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저 인자해 보이는 미친 늙은이의 얼굴에 금이 가게 하기 위해서.
“꾸우우-!”
「그래, 잘했어! 레인!」
“왜 해츨링이 우리와 함께 싸우는 거지?!”
“그런 사소한 것엔 신경 쓰지 마십시오. 스승님.”
그리고 밑에선 두 사제와 아메리아, 그리고 해츨링 레인이 힘을 합쳐 세 개의 화염의 궤적을 휘게 했다.
물론 오로지 그들만의 힘은 아니었다.
「살았어요! 유렌!」
“고맙네!”
바로 유렌이 메링겔에게 바람을 보낸 것처럼, 그들에게도 도와줬기에 어렵지 않게 가능했던 것이다.
“흡!”
그리고 마지막.
유렌은 스태프 끝에 얼음과 바람 마법을 동시에 걸어, 은빛 금속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따아앙-!
그리고 맑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남은 한 개의 화염을 공중을 쳐내버린 것이었다.
동시에 다른 일행들을 모두 도와주면서 해낸, 어처구니없는 쾌거였다.
“…이런!”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교황의 그 인자한 얼굴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교황의 놀람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조금 전 강력한 한 방은 저놈들의 모두가 힘을 합쳐 간신히 막아냈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엔 그보다 위력은 약해도 무려 다섯 발이나 보낸 공격이다.
교황의 생각 상으로는, 한두 발 정도는 막아도 나머지에 불타 정화되었어야 했는데….
아무런 상처도 없이 깨끗하게 막다니?
“하핫! 과연 대장! 이젠 나도 알겠군!”
그리고 온화한 그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는 것을 본 메링겔이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이 노인장의 약점! 전투 경험이 부족해! 그것도 너무나도!’
물론 베테랑 기사인 메링겔은 직접 상대에게 약점을 알려 줄 정도로 바보는 아닌지라, 다음 말은 마음으로만 외쳤다.
방금 전. 교황이 다섯 개로 나눈 공격은 명백한 실수였다.
아예 조금 전보다 더 커다란 한 개의 공격으로 하던가, 나누더라도 두세 개 정도에 그쳐야 했다.
5개로 나누는 바람에 한 개 한 개가 유렌과 그 일행들이 간신히 쳐낼 수 있는 위력으로 줄고 만 것이다.
‘조금이라도 전투 경험이 있는 자들이라면 이런 초보적인 실수는 안 하지!’
쒸이이익-
그리고 공중으로 날아오른 메링겔은, 자신의 차에 마력을 담아 교황에게 찔러 들어갔다.
까가강-!
“큭!”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교황이 만들어낸 황금색의 방패에 막히고야 말았다.
“이 정도론 어림도 없네.”
“끄윽. 그, 그런 것 같긴 하군.”
비록 발밑이 불안하긴 했지만, 나름 있는 데로 마력을 쏟아부은 일격이 이렇게 간단하게 막힐 줄이야.
메링겔은 화상을 입은 손이 징징 울리는 바람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래도 얼굴의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쒸이익-
어느새 바로 뒤에서 튀어 오르고 있는 자신의 대장을 지켜본 덕이었다.
“!!”
교황은 유렌이 뛰어오르는 기척을 느끼고, 재빨리 그사이에 강력한 황금색 실드를 다시 쳤다.
우우우웅-!
태양신의 은총으로 반짝이는 황금색 실드는, 조금 전 마스터의 전력도 막아냈듯 엄청난 강도를 자랑했다.
만약 유렌이 전력으로 부딪힌다고 하더라도, 저것을 단박에 깨기란 쉽지 않을 터.
‘그 사이에…!’
교황은 그 실드를 치고는, 재빨리 자신의 몸속에 아직도 넘치는 신성력을 내뿜을 준비를 했다.
저 녀석이 자신의 실드에 막히기만 한다면…!
휘익-
“어?”
하지만 그 순간. 유렌은 공중에서 자신이 만든 실드를 밟아, 완벽하게 각도를 틀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교황에게 일직선으로 날아왔다면, 갑자기 실드 앞에서 옆으로 날아간 것이다.
“이, 이건…?”
“느려.”
당연히 유렌은 계속 옆으로만 날아가지 않았다.
재빠르게 다시금 실드를 밟은 유렌은. 다시 방향을 바꿔 황금색 실드를 피해 교황에게 돌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쒸이이익-!
빙글빙글 돌아가는 은색 금속의 창과, 그 끝에 강대한 마력을 담으며 말이다.
“크윽-!”
째애애애앵-!
그리고 유렌의 창과 교황의 실드가 맞부닥치며 엄청난 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졌다.
아주 단단한 금속으로 똑같은 금속을 치는 듯한, 귀가 울리는 소리.
빠지직-
그것이 만약 교황이 아까처럼 약간의 여유를 주고 만든 실드였다면, 유렌의 공격 역시 튕겨 나갔을지도 몰랐다.
쨍가앙-!
하지만 이번 것은 그렇지 못했다.
다급해진 교황이, 강도가 부족한 실드를 만들고 만 것이다.
스걱-
“큭!”
실드를 뚫고 들어간 유렌의 공격에 옆구리를 스친 교황은, 짧게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날아갔다.
스태프 끝에 걸려 있는 바람 마법이, 교황을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쿠콰앙-!
날아간 교황은 그대로 굵은 나무에 처박혔다.
나무는 상당히 거목이었지만, 몸에 방어 마법이 쳐진 교황이 날아오자, 그만 커다랗게 구멍이 패이고야 말았다.
“오! 역시 대장! 지금 나도 가…!”
그 모습에 밑에서 루시아에게 손의 치료를 받던 메링겔이 재빠르게 다시 움직이려던 찰나.
“멈춰!”
푸화아아아악-!
엄청난 불길이 교황의 몸을 받은 거목을 새까맣게 불태우며, 그 주변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조금 전 유렌과 그 일행들이 궤도를 비틀어 날린 화염들과 함께, 숲 전체에 옮겨붙어 숲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야.”
“…그런 것 같군. 대장,”
「수, 숲의 화염이 좀 이상해요!」
“꾸우-!”
그리고 그런 와중, 아메리아가 숲의 화염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꽤나 넓은 부위의 숲이 불타고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그 불들은 점점 공중에 떠올라 한군데로 모이고 있었다.
“태, 태양입니까? 저건?”
“…정말이지 미쳤군. 정말 별 걸 다하네.”
그 모습을 보곤 두 사제는, 아니 모든 일행은 기가 막혀 말을 잇지 못했다.
숲에서 불타오르는 불길이 하늘에 모여, 비록 작지만 불타오르는 태양을 만들고 있었다.
“…아아. 내가 멍청했군.”
그리고 그 태양의 붉은빛을 그대로 받는 교황이 허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난 전사가 아니지. 사실 단체로 진행한 언데드 퇴치 몇 번을 제외하면 제대로 싸워 본 적도 없는 사람일세. 그런데 너희들 같은 베테랑 전사들을 상대로, 여유 있게 전사처럼 싸우려고 했었다니. 허허. 스스로도 바보 같군그래.”
“…그래서 항복하겠다는 말은 아닌 것 같군.”
유렌이 조용히 받아치자, 교황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당연히 그렇네! 내가 그럴 리가 있겠는가? 다만 내가 실수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다네!”
화르르륵-!
교황이 인자한 표정으로 양손을 높게 들어 올려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태양을 경배하자, 그 작은 태양은 더더욱 격렬하게 열을 내뿜었다.
“윽!”
“뜨, 뜨거워!”
냉열기를 조종해주는 마도구를 가지고 있는 일행마저 더위를 느낄 정도로 말이다.
“나는 자네들과 전사의 싸움으로 싸우지 않겠네. 그저, 이 몸을 불태워, 근방의 불신자들마저 정화할 뿐!”
화르르르르륵-!
태양은 교황에게도 영향을 주는지, 그의 몸 끝을 조금씩 그을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황은 그러고도 전혀 개의치 않은 채로, 눈에 광신도의 광기를 담아 일행들을 지켜보며 웃었다.
“함께하게나! 태양께서 내려주신 은혜에 말일세!”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상승하는 열기와 신성력을 가진 채로.
“….”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렌은 괴로워하는 일행들을 물리며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갔다.
「유, 유렌?!」
“위험합니다…!”
아메리아와 루시아가 말렸지만 유렌은 신경 쓰지 않았다.
치이익-
온몸에 화상을 입어가면서도 그저 한 걸음 두 걸음 점점 앞으로 향했다.
두근- 쿠웅- 두근!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와 뿜어내는 마력이, 놈의 신성력과 반응해 점점 강렬해지는 것을 느껴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