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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4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9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4화

제2장 인생의 동반자 (1)

 

 

수업이 시작되고 두 시간이나 흘렀지만 이레스는 여전히 수업에 집중을 못한 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로 돌아온 거 같은데…….’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현실로 돌아왔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오른손에 쥐고 있던 볼펜으로 왼손 손등을 강하게 찔렀다.

 

푸욱!

 

“씹…….”

 

정수리를 관통하는 듯한 엄청난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을 뻔한 이레스가 수업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입을 닫으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고통도 진짜고,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도 천국도 지옥도 아닌 자신이 배정받은 기숙사에서 깨어났으니 현실이라는 건데…….’

 

딩동댕동.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는지 교실 천장에 달려있는 확성기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레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교실을 뛰쳐나갔다.

 

“그럼 지금 당장에 해야 할 것은 하나밖에 없지.”

 

빠른 속도로 아카데미 본관을 벗어나려던 이레스는 황급히 걸음을 멈추고는 가장 가까운 교실에 들어가 분필을 한 아름 쥔 뒤에 별관 옥상으로 다시 달려갔다.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맞는다면 지금 하는 일은 쉬는 시간 20분을 가지고 시작해도 시간이 남아버릴 것이 분명했다.

 

분필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옥상에 올라온 이레스는 바로 분필을 꺼내 바닥에 작은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룬어를 적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

 

그것은 힘을 기르는 것이었다.

 

레이온을 잃었던 것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

 

레이온의 왕권이, 그가 가진 힘이 멕케인 공작을 압도했다면 그가 반역에 패배하여 죽을 일도 없었다.

 

즉, 지금부터 2년 뒤에 만날 동반자를 가능한 빨리 만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검술을 다시 배워야 했다.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은 정령술과 뒤늦게 다시 시작한 가문의 검술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거대한 원에 빼곡히 룬어를 적은 이레스는 마법진 위에 올라선 후에 다시 한 번 마법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레스는 2년 뒤에 아카데미에 초빙된 정령사에게 태어날 때부터 정령친화력이라는 기운을 가지고 있으니 정령을 소환할 수도 있어 한 번 계약해보자는 말을 듣는다.

 

당시 정령을 소환한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정령사의 도움을 받았는데 실제로 정령을 소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령과 함께 전장을 누비고 빌어먹을(?) 찌질이 왕을 도와 열심히 일을 했었다.

 

“이상은 없었어.”

 

몇 번을 검토하고 오른 것이었기에 실수는 없었다.

 

마법진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원을 그리고 그 위에 자신이 만들려는 마법진의 룬어를 그리면 되기 때문이다. 필요한 도구도 없었다. 분필을 사용하여 벽에 그려도 상관없고 돌멩이를 이용하여 바닥에 그려도 상관이 없었다.

 

룬어라는 자체가 마법을 부르는 문자이다 보니 룬어가 완성되는 순간 룬어 자체가 하나의 마법으로 인식되어 자연을 떠도는 마나들이 마법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물끄러미 자신이 만든 정령소환 마법진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천천히 눈을 감으며 한 손을 내밀었다.

 

“태초의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과 함께 자라며 자연의 하나인 자연의 수호신들이여. 나의 부름에 응답하소서.”

 

짧지만 처음 실프와 계약하였을 때의 인상이 깊어 주문을 외어버렸다.

 

파아앗!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던 바람이 광풍이 되어 몰아쳤다.

 

쉬이익!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지만 이레스는 눈을 감은 채 집중했고, 몸을 밀어내던 거대한 광풍이 어느 순간 자신의 앞에서 뭉치는 느낌이 들자 천천히 눈을 떴다.

 

휘이이!

 

그의 앞으로 사람 손바닥만 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고 있었다.

 

회오리바람은 점점 커지는 것이 아닌 점점 작아지며 작은 알처럼 뭉치기 시작했고, 알로 변하는 것과 동시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파직! 파지직!

 

처음에는 작은 균열이 전부였지만 바로 반으로 쪼개질 듯한 균열이 일어났고 알이 깨지는 순간 그 안에서 한 아이가 나타났다.

 

반투명했지만 형체가 또렷했고, 허리까지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섯 살 정도의 소녀였다.

 

“큭.”

 

미래의 자신과 함께하였던 실프와 똑같은 생김새에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실소를 흘렸다.

 

알에서 깨어난 소녀는 자신이 이상한 공간에 왔다고 생각했는지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고 이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레스를 발견하자 밝게 웃었다.

 

“안녕?”

 

-안녕?

 

가만히 이레스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하던 소녀가 검지로 그를 가리켰다.

 

-주인!

 

“응.”

 

-우아아아!

 

소녀가 기쁘다는 듯이 이레스의 주위를 날아다니더니 그의 얼굴을 향해 다가가 짧은 입맞춤을 했다.

 

생명체가 아닌 정신체에 가까운 정령이었기에 입을 맞추는 순간 피부를 맞닿은 감촉이 아닌 바람이 입술에 머물다 사라졌다.

 

-이름! 이름!

 

옛날에는 정령에게 부여하는 이름의 중요성을 몰라 하급 바람의 정령을 통틀어 말하는 실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었다.

 

하지만 정령사가 그 이후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름의 중요성을 알려주었을 때 후회를 하고 말았다.

 

정령이 마음에 들어 하는 이름을 선사하였을 때 완벽한 계약이 완료되었는데, 평생을 함께할 정령에게 너무 단순한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레스가 가만히 바람의 정령을 바라보다 옛날에 지어줬으면 했었던 이름을 떠올렸다.

 

“실피아.”

 

-실피아? 실피아?

 

바람의 정령이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지만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실피아!

 

파앗!

 

전과는 달리 입술을 삐죽 내미는 것이 아니라 미소를 그리는 실피아의 신형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형체가 선명해져 얼굴로 달려왔다.

 

-주인! 주인!

 

“이레스.”

 

-이레스? 이레스?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은 채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하는 실피아의 모습에 이레스는 실피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실피아.”

 

이번엔 자신을 가리켰다.

 

“이레스.”

 

-실피아? 이레스?

 

연신 고개를 갸웃하던 실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비볐다.

 

-이레스! 주인!

 

* * *

 

자신이 기억하는 정령을 소환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마나도 아니고 체력도 아니었다. 정신력이었다.

 

확실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령친화력은 자연을 접하고 있으면 점점 양이 늘어나고 정령친화력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령과 계약한 계약자의 정신력도 강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그 반대도 가능했다.

 

계약자의 정신력이 강해지면 정령친화력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헤헤, 이레스! 이레스!

 

옥상에 자리 잡은 채 자신의 주위를 날아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실피아의 모습에 작은 미소를 그리던 이레스는 수업종이 울렸음에도 실피아와 놀았다.

 

전생에도 그랬지만 수업을 빼먹는 일이 잦았던 그였기에 수업에 대한 관심보다 실피아와 노는 것이 더 재밌던 것이었다.

 

-헤헤헤.

 

계약자에게는 물리적 접촉이 가능했는지 머리를 쓰다듬자마자 웃음을 흘리는 실피아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실피아에게 말했다.

 

“우리 성격을 고치러 갈까?”

 

-성격? 성격?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는 실피아의 모습에 이레스는 다시 모든 것을 잊은 듯이 그녀와 장난을 치기 시작했지만 몸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바람의 기운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미안하다는 표정과 함께 실피아의 머리를 또 한 번 쓰다듬었다.

 

“내가 너무 약해서 돌아가야 될 거 같은데?”

 

자신에게는 옅은 바람만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지만 말했듯이 정령에게는 물리적 접촉이 가능해 이레스의 손길을 느낀 실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응! 이레스 약해! 약해!

 

“……쩝.”

 

-나 돌아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과 동시에 손을 흔든 실피아가 흩날리는 바람처럼 사라지며 정령계로 돌아가자 이레스는 고개를 돌려 본관을 바라보았다.

 

테라인 아카데미는 총 4학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왕국이 운용하는 아카데미답지 않게 실용성을 중시하다 보니 건물도 몇 개 존재하지 않았다.

 

기억이 맞다면 테라인 아카데미에 세워진 건물은 신관이라 불리는 각 학년이 층으로 나뉘어져 수업을 받는 본관과 체육관 또는 행사에 쓰이는 별관,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위하여 만들어진 세 개의 작은 건물과 도서관이 전부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맘 때 레이온은 1학년 P(Politics)반이었다.

 

각반은 배우는 것에 따라 반의 이름이 결정되었다. 기사학부면 기사의 해석인 ‘Knight’의 K를 따서 K반, 경제학부면 ‘Economics’의 첫 글자 E를 따서 E반으로 나뉘어있었다.

 

레이온은 정치학부였다. 하지만 각 반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별관 옥상에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본관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펴는 것을 반복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해야겠군.”

 

아카데미 입학과 동시에 검술 수련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이 기억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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