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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28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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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28화

제2장 집으로 돌아오다 (1)

 

 

테라인 왕국의 기둥이라 불리는 3대 공작 중 한 사람인 그레이즈 공작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둘째인 일레인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마나석 일천 개가 담긴 열 대의 마차가 자신의 앞에 펼쳐져 있으니 어이가 없던 것이었다.

 

“미친 자식을 보았나…….”

 

그레이즈 공작은 솔직하게 말하면 설마 했었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왕국이 보유한 마나석의 3할을 보낸다고 했지만, 대충 이삼백 개만 보낼 줄 알았다. 검의 가문인 그레이즈 가문과는 달리 왕성이 사용할 마나석의 용도는 무궁무진했기 때문이다.

 

그레이즈 공작이 자신의 옆에 서서 마나석을 바라보는 일레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 형은 무슨 이유로 이게 필요하다고 했냐?”

 

“그것까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겠느냐?”

 

일단 그레이즈 영지에 도착한 마나석이었지만, 이 대량의 마나석은 엄연히 이레스의 소유였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왕성으로 돌려보내고 싶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테라인 왕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에 다시 보낼 것이 분명했다.

 

“일단 지 맘대로 자퇴를 했으니 혼을 내야 한다면…… 마나석은 내버려두는 것이 좋겠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그레이즈 공작은 몸을 돌려 입을 떡하니 벌리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바라보는 삼십 명의 사람들을 보며 소리쳤다.

 

“일단 창고에 처박아둬라!”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급 마나석의 무게는 1kg 정도였다.

 

그게 일천 개나 있으니 무게는 1000kg, 1톤이며 현재 마차 하나에 담긴 마나석은 일백 개이니 각 마차의 무게는 마차 자체의 무게 플러스 100kg으로, 140kg을 넘기는 무게였다.

 

아무리 한 마차를 두 마리의 말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뒤에서 밀어야 했다. 마차를 몰고 있는 말들은 성도에서 그레이즈 영지까지 140kg을 끌고 왔기 때문이다.

 

“아버지. 마나석이 일천 개입니다.”

 

성큼성큼 걸어가던 그레이즈 공작은 일레인의 말에 걸음을 멈추고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자신을 호위하는 수십 명의 기사들을 바라보았다.

 

“도와줘!”

 

자신을 호위하는 모든 기사들을 마차로 보내버린 그레이즈 공작은 짜증 난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린 채로 영주성으로 들어가다 일레인에게 말했다.

 

“주군에게 마나석 일천 개를 달라고 했던 미친 자식 놈이 들어오면 바로 알리거라.”

 

“……네.”

 

* * *

 

“에취!”

 

“도련님?”

 

“아무것도 아니야.”

 

데인의 부름에 고개를 저으며 먼저 입을 막은 이레스는 산 정상에 올라 자신의 시야로 거대한 도시가 보이자 작은 미소를 지었다.

 

“도착했다.”

 

정확하게 열흘이 흘렀다. 떠난 지 둘째 날을 제외하고는 암살자는커녕 몬스터나 산적도 나타나지 않아 아주 수월하게 도착할 수가 있었다.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가며 그레이즈 영지를 바라보던 이레스는 익스퍼드 상급으로 오르며 상승한 시각을 통해 영주성 가까운 곳에서 희미하지만 수십 대의 마차가 움직이는 모습에 작은 미소를 띠며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마나석이 도착했나 본데.”

 

“오!”

 

멀미도 안나는지 열흘 동안 마부석에 앉아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던 데미안이 미소를 띠며 앞을 바라보자 이레스는 바로 그레이즈 영지의 동쪽을 바라보았다.

 

북문, 남문, 서문에는 인도가 만들어져 있지만 동쪽 성문만은 인도 대신 거대한 숲 속이 눈에 들어왔다.

 

테라인 왕국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한다는 몬스터의 숲이었다.

 

이레스가 기억하기로 지금으로부터 4년 후, 몬스터의 숲에서 대량에 몬스터들이 나와 도시를 습격하고 그레이즈 영지 근처에 만들어진 마을들을 습격한다.

 

문제는 습격을 막아낸 후에도 몬스터들이 습격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지만 일단 알고있는 미래대로라고 한다면 곧 벌어질 일이라는 점이다.

 

즉,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은 몬스터 습격에 대한 대비다.

 

수많은 생각을 하고 어느새 마차의 창문을 통해 얼굴을 빼꼼 내민 아이들이 거대한 성벽을 보고 감탄을 하는 순간 수십 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서 있는 성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련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문지기에게 검사를 받는 수십 명의 사람들과 상인들의 모습에 잠시 생각을 하던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샤인이 다가와 물었다.

 

문지기를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영지였지만 이레스가 눈앞에 있는 영지의 주인이었기에 물은 것이었다.

 

이레스가 물끄러미 줄을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기다리죠. 어차피 바쁠 일도 없는데요.”

 

“알겠습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한 샤인이 자신의 용병단에게 돌아가려 하자 이레스가 두 용병단장을 바라보다 물었다.

 

“혹시 의뢰가 끝나면 성도로 돌아가실 건가요?”

 

“음…….”

 

잠시 생각을 하던 두 용병단장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파이어캣 용병단의 단장 페리였다.

 

“이왕 그레이즈 영지에 왔으니 구경도 좀 하고 몬스터의 숲에 관한 의뢰 좀 받으려고 하는데요?”

 

“호오.”

 

몬스터의 숲을 생각하지 못했던 샤인이 페리의 말에 좋은 것을 알았다는 듯이 작게 감탄을 하고는 대답했다.

 

“저희도 몬스터를 토벌하며 실력 좀 키우는 게 좋을거 같습니다.”

 

어차피 몬스터의 숲은 수만에 달하는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었기에 몬스터 토벌 의뢰는 줄어들지 않아 경쟁력이 없어 페리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대답한 이레스가 이번에는 데미안과 데인을 바라보았다.

 

“3년 뒤에 떠나면 되고.”

 

“예?”

 

데인이 반문을 했지만 이레스는 그런 그의 물음을 무시하고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잠시 영지에 집중했지만 다시 글을 끄적이기 시작한 데미안이었다.

 

“콜록! 콜록!”

 

활발한 성격과는 달리 몸이 약해 잦은 노숙으로 인해 감기에 걸려버린 데미안이었다.

 

“데미안.”

 

“예, 도련님.”

 

“마나석을 주면 바로 제작할 수 있는 전쟁용 아티팩트가 몇 개라고 했지?”

 

“백삼십일곱 개입니다.”

 

“그중에 화염을 이용하지 않는 전쟁용 아티팩트는?”

 

“음…….”

 

잠시 생각을 하는 듯이 턱을 쓰다듬은 데미안이 다시 대답했다.

 

“서른여섯 개입니다.”

 

“다시 거기서 가장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일 년이라는 시간을 준다면?”

 

“하루에 여덟 개씩, 이천구백이십 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삼백 개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라는 것이군.”

 

“화력을 약하게 하여 양으로 승부를 한다면 세 배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흠…….”

 

생각에 잠긴 채로 고개를 끄덕인 이레스가 이번에는 마차 안을 바라보았다.

 

“클라리아 같은 경우에는 바로 아버지에게 말씀드려 일을 배우게 하면 될 테고…….”

 

일단 지금까지의 진행방향을 생각하면 수월해졌다.

 

잠시 데인과 데미안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자신들의 차례가 오자 이레스는 문지기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자신의 얼굴을 모르는지 무뚝뚝한 표정과 감흥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받은 문지기 병사는 바로 손을 내밀었다.

 

“신분패 좀 확인하겠습니다.”

 

이레스는 바로 주머니에서 작은 은패를 꺼내 내밀었고, 병사는 바로 신분패 확인에 들어가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새로 들어오셨나 보네요?”

 

“그, 그레이즈 영주의 소가주님을 뵙습니다!”

 

등 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짜증 내던 사람들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한쪽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하는 병사를 바라볼 때 그 병사의 동료도 무릎을 꿇으며 인사했다.

 

“그레이즈 영주의 소가주님을 뵙습니다!”

 

* * *

 

황급히 달려온 남문 기사의 호위를 받아 영주성 앞에 도착한 이레스는 성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레인과 헬버튼의 모습에 작은 미소를 그리며 한 손을 흔들었다.

 

“잘 있었냐!”

 

큰 소리로 외쳤지만 일레인은 대답 대신 작게 한숨을 내쉬었고, 마차가 자신의 앞에 도착하자 그의 양옆에 앉아있는 데인과 데미안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한 뒤에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오라십니다.”

 

“왜?”

 

“마나석.”

 

“그게 왜?”

 

또다시 질문을 던지며 마부석에서 내려오는 이레스의 모습에 일레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는 순간, 함께 마부석에서 내려온 데인과 데미안이 마차의 문을 열었다.

 

“우와아아!”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들과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영주성이자 아이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실피아도 똑같이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을 했다.

 

-우와아아!

 

매일 아카데미에만 있었던 실피아도 다른 장소에 오자 아이들처럼 신기해하기는 했지만 이내 헬버튼을 발견하고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허허허.”

 

-헤헤헤, 할아버지!

 

빠른 속도로 날아와 얼굴에 달라붙는 실피아의 모습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헬버튼이 고개를 갸웃하며 이레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도련님.”

 

“예?”

 

“실피아의 모습이…….”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붙어있는 경우가 잦았기에 헬버튼은 실피아의 변한 모습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이레스는 미소를 지은 채 대답하고는 일레인에게 말했다.

 

“그럼 아버지한테 다녀올 테니까, 이분들 좀 부탁한다.”

 

일레인은 마차 안에서 줄줄이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에 데인과 데미안을 번갈아 바라보다 물었다.

 

“집을 알아봐주면 되는 겁니까?”

 

바로 그들의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일레인의 모습에 에리스는 씨익 미소를 그리며 동생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일단 손님방으로.”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일레인의 모습에 그의 머리에서 손을 뗀 이레스는 데인과 데미안, 그리고 마차에서 내려온 클라리아에게 일레인을 따라가라고 일러준 뒤에 영주성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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