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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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60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25화
제11장 재밌는 용병단 (3)
“흐음.”
이레스가 잠시 생각을 하는 듯이 턱을 쓰다듬자 샤인이 긴장된 듯이 빤히 바라보았다.
“오십.”
“…….”
5골드만 받는 것으로 그레이즈 가문의 검사와 대련을 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이익이었다. 하지만 이레스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오십퍼 할인에다가 빚 하나.”
“……빚입니까?”
샤인의 눈이 작게 떨렸다.
무인들끼리 빚을 지는 것은 가장 해야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그 빚이라는 것을 이용해 어떠한 것을 부탁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레스가 샤인이 빚이라는 것에 걱정을 하는 것을 알았는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간단한 거예요. 만약 영지전이나 다른 왕국, 제국과 전쟁이 일어나면 최우선적으로 그레이즈 가문을 도우겠다는 것이니까요.”
“아, 그 정도면.”
샤인이 웃으며 말하자 이레스는 클라리아에게 부탁을 해 마차 안에 보관해놓은 계약서를 가지고 오게 하였고 계약서를 받는 순간 샤인과 함께 계약서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계약의 수정된 부분을 천천히 읽던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직도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샤인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가, 감사합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외치자 이레스가 다시 말했다.
“일단 전 대련을 한 번 한 상황이니 현재 실력이 가장 낮으신 분 먼저 하도록 하죠.”
“예!”
크게 고개를 끄덕인 샤인이 동료들에게 빠른 속도로 달려가 이야기를 나누더니 한 청년과 함께 돌아왔다.
“일단 용병단에서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샤, 샤크라고 합니다.”
‘가명인가?’
자식에게 상어라는 이름을 붙여줄 리 없다고 생각한 이레스는 자신을 샤크라 소개한 청년을 바라보다 미소를 지었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예, 예!”
샤크가 등에 달고 있던 봉 몇 개를 꺼내 조립을 하자 어느새 2m 정도 되는 단창이 만들어졌다.
“단창…… 샤크…….”
아무리 기억을 뒤져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용병의 세계라는 것을 떠올린 이레스는 의뢰 도중 사망한 용병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검을 꺼내 땅으로 늘어트렸다.
“경지가 어떻게 되죠?”
“오, 오러 유저입니다!”
마나를 깨닫는 경지가 오러유저의 경지다.
이레스가 샤크의 외모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실례지만 나이가…….”
“열여섯입니다!”
똑같은 나이의 오러유저다. 하지만 그는 용병이다. 즉 제대로 배웠다면 자신보다 뛰어난 기사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니기미. 무슨 주위에 천재가 이리도 많냐.’
* * *
돌아간 후에 해야 할 일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다 보니 경비를 서는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용병 한 명과 파이어캣 용병단의 용병 한 명만 빼고 전부 잠에 들었을 때 이레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용병으로서의 생활이 익숙했던 파이어캣 용병단은 여성들이 잠을 자고 있는 마차에서 잠을 자지 않고 야영을 하고 있었고, 남자들은 마차 주위에 모포를 깔고 잠을 자고 있었다.
상체만 일으켜 세워 하늘을 올려다보던 이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두 용병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일어나셨습니까?”
“수고하십니다.”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받아준 이레스는 자신의 모포 옆에 놓인 검을 들었다.
“잠깐 주위 좀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경비가 있는데도 주위를 둘러본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두 용병이었지만 이내 상대가 검의 가문에 귀족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수련한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레스는 검을 들고 숲 안으로 향했다.
야영하고 있는 장소와는 떨어졌지만 마차가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안으로 향한 이레스는 약간 평평한 곳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검집에서 검을 꺼내 자세를 잡았다.
“천천히 생각해보자.”
이레스가 천천히 검을 휘두르자 땅을 향하고 있던 검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구름처럼 허공을 이리저리 배회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대한 구름이 움직이는 듯이 천천히 움직이던 검이었지만 이내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리자 수십 개의 잔상을 남기며 허공을 찔렀다.
“4년 뒤에 있을 대규모 몬스터 습격이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가문으로 돌아온 지 2년이 흘렀을 때 몬스터의 숲에서 대량의 몬스터들이 숲을 빠져나와 도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몬스터의 습격에 수백 명의 백성들이 목숨을 잃었고 토벌 도중에 뛰어난 기사 수십 명과 수백에 다다르는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쉬이익!
원을 그리는 듯이 몸을 회전하자 검도 원을 그리는 듯이 휘둘러졌다.
클라우드 소드는 스피드를 우선적으로 한 검법이 아닌 파괴력과 변화가 큰 검법이었다.
파괴력과 변화 위주의 검법이다 보니 공격과 수비로 나뉘어진 다른 검술과는 달리 공격과 수비, 그리고 혼란을 위한 3식으로 되어 있는 검법이었고, 1식마다 5장씩 나뉜 검법이었다.
검법을 확인하듯이 이리저리 1장부터 3장까지 천천히 검법을 전개하던 이레스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실피아.”
작은 회오리바람과 함께 실피아가 나타나자 그의 생각을 읽고는 바로 그의 어깨에 앉았다.
실피아가 어깨에 앉는 순간 바람이 그의 몸을 감쌌다.
바람을 타기 시작한 클라우드 소드는 점점 빨라지고 변화가 거대해졌고 어느새 오러까지 운용하니 새하얀 잔상을 남길 정도로 화려한 검술로 바뀌었다.
쉬쉬쉭!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잔상을 남기니 누군가가 본다면 자신도 모르게 다가올 정도였지만 지금 그는 혼자였다. 그렇기에 그의 검법을 보고 다가오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원을 그리듯 검을 휘두르자 오러가 잔상을 남기며 거대한 원을 만들었고 곡선을 그리는 듯이 검을 휘두르자 새하얀 물결이 나타나 그의 몸을 보호했다.
마치 바람을 탄 자신의 모습에 흥이 돋은 듯이 무의식적으로 검을 휘두르자 바람은 점점 빨라졌고 오러는 점점 진해졌다.
우우웅.
검이 울었다.
파아앗.
실피아의 신형에서 밝은 빛이 일어났다.
이레스는 그것을 모르는 듯이 계속 검을 휘둘렀고 클라우드 소드의 마지막이라는 변화식인 3장 5식에 먹구름(Dark Clouds)을 전개하기 위해 검을 들지 않는 한 손을 내미는 순간 그의 손바닥에서 새하얀 오러가 나타나 검은색으로 물들며 공간을 지배하고 실피아의 신형에서 눈부신 빛이 일어났다.
콰아앙!
손바닥에서 나타난 검은색으로 물들은 오러가 허공을 때리자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파아아앗!
실피아의 신형이 이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빛을 내뿜었다.
“…….”
마지막 검법을 전개하고 잠시의 정적이 흘렀을 때 실피아의 신형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사라졌다.
-이레스!
갑작스러운 부름에 정신을 못 차리던 이레스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쪽.
실피아가 볼에 짧은 입맞춤을 하고 그의 앞에 날아올랐다.
물끄러미 실피아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실피아?”
-헤헤헤.
부끄러운 듯이 실피아가 양 볼을 감추었다.
작은 여자아이였던 실피아는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소녀가 되어 앞에 서 있었다.
키도 자신의 무릎까지 올 정도로 커졌고 외모도 엘리스와 더욱 닮아져 있었다.
“진화…….”
이레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작게 중얼거렸다.
전생에서는 하지 못했던 정령진화가 과거로 돌아온 지 반년 만에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미친.”
온몸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마나가 현재의 경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마나로 따진다는 익스퍼드 최상급을 제외한다면 익스퍼드 경지에서 최고로 따진다는 익스퍼드 상급 경지였다.
생각을 하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이내 실피아를 부르고 흥이난 듯이 무의식적으로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이미 가지고 있던 깨달음이 알을 깨고 마나와 동화하며 경지에 오른 것이었다.
이레스가 다시 실피아를 바라보았다.
실피아는 자신의 몸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말…….”
-응?
“말도 안 돼.”
너무 어이가 없어 이레스는 그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 * *
“익스퍼드 중급의 정령검사. 거기다가 마나석 일천 개라…….”
멕케인 공작은 작게 중얼거리다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헨바인 백작을 바라보았다.
“지금 자네의 상황이 아주 불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백작?”
“예, 예! 그렇습니다.”
“죽여라.”
헨바인 백작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지만 이내 멕케인 공작의 감정 없는 눈빛을 보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암살자를 보내보아라. 왕권파에 뛰어난 인물이 나왔다면 가능한 죽여야 하지 않겠는가?”
멕케인 공작은 반역을 생각하고 있는 귀족파의 수장이 아니었다.
그저 실리와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공작이었다. 그렇기에 귀족파와 왕권파와의 줄다리기는 한쪽으로 쏠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열여섯이라는 나이에 익스퍼드 중급 경지의 검사이자 정령사다.
10년이 흐르면 말도 안 되는 인물로 나타나 있을 것이고 20년이 흐르면 왕국에서 자랑하는 인물이 될 것이며 30년이 흐르면 대륙이 인정하는 인물이 되어 있을 확률이 높았다.
“요, 용서를.”
만약 암살자를 보냈다가 실패라도 하게 된다면 그레이즈 가문의 화를 자신의 가문에서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헨바인 백작이 바닥에 엎어지듯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지만 멕케인 공작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다.
“지금 죽을 텐가? 아니면 암살자라도 보내서 살아남을 텐가?”
헬버튼 백작은 그 말에 자신의 선택지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