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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6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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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6화

제7장 레이온의 실력Ⅱ (3)

 

 

쉬이익!

 

이드린의 속도가 처음보다 두 배는 빨라졌다면 레이온은 세 배나 빨라졌다.

 

순식간에 이드린의 앞에 도착한 레이온이 검을 들어 올려 강하게 찌르자 이드린은 당황하는 대신 비릿한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검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단순한 검법도 문제지. 교육의 차이.”

 

재미없다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레이온이 오히려 그런 이드린의 모습에 미소를 그리자 찔러 들어오던 검이 초승달을 그리는 듯이 뒤로 빠지더니 옆으로 찔러 들어왔다.

 

“흡!”

 

카아앙!

 

처음으로 당황한 듯이 이드린이 억지로 몸을 틀고 검면으로 공격을 막아냈건만 한 번의 휘두름에 담긴 공격이 엄청났는지 뒤로 주르륵 물러나고 말았다.

 

이드린이 눈을 부릅뜨며 레이온을 향해 고개를 드는 순간 레이온은 어느새 그의 앞에 나타나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캉! 캉!

 

찔러 들어오던 검이 초승달처럼 옆으로 휘어지며 다시 공격을 해오고 틈을 노리고 반격을 하려하면 검이 원을 그리며 공격을 흘려보내자 이드린의 눈이 처음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미……친! 말도 안 되는!”

 

아카데미에서 배울 수 있는 검술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연구와 연구를 거듭하여 만든 귀족가의 검술이었다.

 

레이온이 힘겹게 공격을 막아내며 외치는 이드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다시 입을 열었다.

 

“평민이나 귀족이나 다를 게 뭐가 있다는 거지?”

 

속삭이다 마지막에 터트리던 이드린과는 달리 레이온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소리로 물었다.

 

“귀족은 어차피 부모를 잘 만나서 뛰어난 것이다. 그런데 뭐가 그리 자랑스럽다는 거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레이온은 그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평민으로 아카데미에서 생활하며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카데미는 평민 귀족 가릴 것 없이 입학이 가능한 학교였지만 그것은 외관상의 모습일 뿐 신분의 격차는 엄연히 존재했다. 그래서 평민들은 대부분 수련이나 공부에 몰두할 시간보다는 귀족의 하인이 되어 심부름을 하고 선생이라는 작자는 귀족에게는 작업을 시킬 수 없자 평민들에게 작업을 몰아주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평민이라는 이유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자신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레스로 인해 벗어난 케이스였을 뿐, 여전히 선생에게 과도한 작업을 받고 있었다. 아마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선생들의 횡포뿐만이 아니라 귀족들에게 하인처럼 부림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화났다.

 

아니 열 받았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이잇!”

 

힘겹게 검을 막아내던 이드린이 다시 입을 열려는 조짐이 보이자 레이온이 위에서 아래로 검을 강하게 내리쳤다.

 

“닥치고 들어!”

 

콰아앙!

 

가검에서 나올 수가 없는 거대한 굉음이 울리며 이드린의 무릎이 순식간에 굽혀졌다.

 

레이온은 그런 이리들을 내려다본 채로 다시 검을 휘둘렀다.

 

“자질? 웃기지 마라. 평민들이 귀족보다 더 자질이 뛰어나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노력을 통해 자질이라는 것을 메우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캉! 캉!

 

“배우는 게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지. 귀족이라는 것들은 검술 교육을 받고 교양이나 예절 같은 것을 배우지만 평민들은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지.”

 

캉! 캉!

 

“그렇다고 그들이 약한가? 아니, 귀족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교양? 개나 줘버리라고 해. 예절? 그게 뭐지? 그것이 전쟁터에서 필요하기라도 하나?”

 

“지, 지금 귀족 모독을 하는 것인가!”

 

이드린이 뒤로 물러나며 외치는 순간 레이온이 그에게 따라붙으며 대답했다.

 

“귀족 모독? 웃기는 소리 하는군. 평민을 그렇게 깔보는 새끼는 귀족이 아니다.”

 

“새, 새끼?”

 

쾅! 쾅!

 

검과 검이 부딪치던 소리는 이미 사라지고 거대한 철구가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연무장을 울렸다.

 

이드린이 반격할 시간도 없는 것인지 연차례 공격을 막아서며 뒤로 물러나자 레이온은 압도하는 듯이 계속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검을 휘둘렀다.

 

“귀족이란 무엇인가! 왕을 대신하여 평민을 위해 한 영토를 다스리는 자들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귀족이라는 작자가 평민을 무시하고 평민을 괄시하고 평민을 인간 이하로 본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콰아앙!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강하게 휘둘러지는 공격을 막아서던 이드린이 공중에 뜬 채로 옆으로 날아갔다.

 

쿠당탕!

 

레이온은 바닥에 쓰러진 채로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이드린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부모의 후원이라고 했나?”

 

쉬이익!

 

상대가 일어서지 않았는데도 다시 검을 휘두르자 이드린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뒹굴어 옆으로 피했다.

 

카아앙!

 

“아카데미 생활을 통해 몇 번 성도를 둘러볼 경험이 있었지. 그때 내가 본 것은 자신의 자식을 위해 새벽에 일어나서 장사를 하고 사람도 없는데 밤늦게까지 장사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부모들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자식을 위해 돈을 벌고 자식들은 그런 부모를 위해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한다. 그런데 그런 뛰어난 아이들을 하인으로 대해?”

 

우우웅.

 

레이온의 검이 작은 진동을 일으키며 희미하지만 푸른 기운이 일어나 검신을 둘러쌌다.

 

“오, 오러!”

 

사방에서 깜짝 놀란 듯한 외침이 들려왔다.

 

오러.

 

마나를 얇게 만들고 얇게 만든 마나를 겹치고 겹쳐 바위도 베어버리고, 강철도 베어버리는 검사로서는 반드시 거쳐야한다는 경지가 오러였으며, 그 오러를 사용하려면 실질적으로는 익스퍼드 중급의 경지에 올라야 했다.

 

15세의 레이온이다.

 

익스퍼드 초급 경지에 오른 지는 이제 2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중급이 되었다.

 

레이온은 자신의 검에 오러가 씌워져 있는지 모르는 듯이 계속해서 걸어와 뒤로 물러나는 이드린의 앞에 섰다.

 

“평민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너와 같은 인간이다.”

 

“으, 으으…….”

 

이드린은 오러를 보고 자신감이 확실하게 꺾여버렸다.

 

이드린이 또 한 번 뒤로 주춤 물러나자 레이온이 다시 한걸음 앞으로 내밀며 다시 검을 들었다.

 

“귀족이라고 평민을 무시한다면…….”

 

쉬이익!

 

“내가 그 귀족이라는 작자를 죽여 버리겠다!”

 

진심으로 죽여 버릴 듯이 엄청난 속도로 내려치는 공격에 사회자도 당황하여 움직이지 못하는 순간 한 사내와 소녀가 연무장으로 뛰어들었다.

 

“실피아!”

 

쉬이익!

 

거대한 바람이 일어나 이드린의 공격이 느려지는 순간 연무장 위로 난입한 사내가 황급히 검을 꺼내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에 연무장이 진동했다.

 

사내, 이레스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마나역류…….’

 

분노로 인해 마나역류가 일어나 갑작스레 경지가 상승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확인하고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완벽한 마나역류 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는 없었다.

 

“그 정도면 됐다.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들었으니까.”

 

“닥쳐!”

 

레이온이 소리치며 다시 공격을 준비하자 이레스가 혀를 차며 자신의 검에 오러를 둘렀다.

 

우우웅.

 

“또, 또!”

 

관객석에서 경악한 듯한 외침이 들려왔지만 이레스는 그것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마나역류로 인해 강제로 익스퍼드 중급의 경지에 올라 오러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 제압하지 못하면 마나가 폭주하여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쉬이익!

 

날카롭게 찔러 들어오는 레이온의 공격에 이레스가 자신의 검을 천천히 휘두르자 그의 검이 곡선을 그리는 듯이 휘둘러졌다.

 

왕가의 검법이 달을 표현한 문 소드라면 그레이즈 공작가의 검은 구름을 표현한 클라우드 소드였다.

 

빠른 속도로 찔러 들어오는 검이 천천히 휘둘러지는 검에 뒤엉켜 뒤로 튕겨나가자 이레스가 실피아를 힐끔 쳐다보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레이온, 미안해!

 

이레스의 생각을 읽은 실피아가 울상을 지으며 양손을 들자 레이온의 주위가 진공상태로 변하였다.

 

그의 주위로 강한 바람을 만들어 공기가 통하는 것을 막아낸 것이었다.

 

태풍의 눈을 본따 만든 기술이었다. 물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그만이었지만 이레스가 원을 그리며 그의 이동을 막아냈다.

 

“큭…….”

 

“저거 진짜 물건일세.”

 

진공상태여서 눈을 부릅뜨고 얼굴이 붉게 물들었지만 여전히 검을 휘두르며 자리를 피하려는 레이온의 모습에 이레스가 대단하다는 듯이 중얼거리더니 순간적으로 땅을 박차며 돌진했다.

 

퍼어억!

 

순식간에 레이온의 앞에 도착한 이레스가 그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자 숨을 쉬지 못하던 레이온의 신형이 ‘ㄱ’자로 꺾이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아.”

 

드디어 기절한 레이온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쉰 이레스는 바로 사회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무승부로 하죠.”

 

“……아.”

 

“둘 다 쓰러졌으니까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이레스의 모습에 사회자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댔다.

 

“제13회 테라인 아카데미 검술대회 결승전은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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