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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63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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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63화

제7장 미스릴 광석 (1)

 

 

“하아.”

 

이레스 일행이 미스릴 광맥을 찾기 위해 떠난 게 헥토스 왕국에 도착한 지 벌써 삼 일 째가 되던 날, 테라인 왕국 사신단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열리고 있는 연회에 매일같이 참가하고 있던 레이온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혼자 참여하거나 사신단의 다른 귀족들과 함께 참여하지만 이레스나 크리스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헥토스 왕국의 귀족들은 당연히 의심하기 시작했다.

 

“저기…….”

 

연회에 참가하고 있던 레이온은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자신과 같이 매일 연회에 참가했던 실피아 공주가 호위기사와 함께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레이온은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십니까, 실피아 공주님?”

 

창피한 듯이 얼굴을 푹 숙이고 있던 실피아 공주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며 물었다.

 

“이레스 님께서는…….”

 

사흘 만에 처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와 먼저 말을 건 것이 이레스의 행방이었지만 이미 연회에 참가하면서 다른 귀족들에게서 이레스 공자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아온 레이온이었다.

 

헥토스 왕국에서 벌인 일이 너무 크다 보니 아무리 이목을 집중시키려 해도 이레스의 존재를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관심이 너무 집중되어 쉬고 있다는 것이 아닌 데우스 왕자에게 검을 가르치기 위해 왕실 비밀 수련장에 있다고 했다.

 

이미 데우스 왕자도 이레스가 미스릴 광맥을 탐사하러 떠난 것을 알고 있었는지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제안을 했고, 실제로 무언가 깨닫는 게 있었는지 비밀 수련장에 있었으니 생각보다 이레스의 행방을 모연하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피아 공주는 달랐다.

 

왕실에서 몇 명밖에 없는 비밀 수련장에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흘간 함께 연회의 참여하고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던 그녀가 처음 묻는 것이 이레스의 행방에 대해 묻는 것이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큭.”

 

그 웃음의 이유를 실피아 공주도 대충이나마 파악하고 있었는지 창피한 듯이 고개를 숙이자 레이온은 와인 잔을 들며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할일이 있어 떠났습니다.”

 

“테라인 왕국으로요?”

 

“아니요. 다시 돌아올 겁니다.”

 

깜짝 놀란 듯이 고개를 들며 황급히 묻고 레이온의 대답에 다시 고개를 숙인 실피아가 감사하다는 듯이 허리를 꾸벅 숙이고는 자리를 뜨자 레이온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창문 밖에 보이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개의 달 중 하나가 구름 뒤에 숨었고 나머지 하나도 그를 따르는 듯이 구름 안으로 숨어들고 있었다.

 

“대체 언제 오는 건지.”

 

고개를 숙이며 작게 한숨을 내쉰 레이온은 다시 고개를 돌려 연회의 참가한 귀족들을 살펴보았다.

 

왕권파의 귀족들은 왕권파의 귀족들끼리 모여 있었고 귀족파의 귀족들은 귀족파 귀족들끼리 모여 아직 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가문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문의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테라인 왕국의 대표적인 왕권파 가문인 이레스가 데우스에게 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왕권파 귀족들만 다가왔고 그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가끔 연회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뚱뚱한 소년에게 돌아갔다.

 

‘마음에 안 들어.’

 

헥토스 왕국의 차남인 제이스 왕자였다.

 

왕권파의 귀족들과는 만나지 않고 연회의 참여하면 무조건적으로 귀족파 귀족들과 함께 지냈다.

 

당연히 왕자라는 신분을 가진 자가 왕권파가 아닌 귀족파와 함께 지내니 왕권파 귀족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귀족파 귀족들은 당당하게 연회장을 누비고 다닐 수 있었다.

 

처음 헥토스 왕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몰랐지만 이튿날이 되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왕권파 귀족들이 밀고 있는 자가 데우스 왕자.

 

귀족파 귀족들이 밀고 있는 자가 제이스 왕자.

 

현재 정치적 영향력은 아슬아슬하게 왕권파가 더 크지만, 반대로 무력은 귀족파의 영향력이 더 강했다.

 

잘하면 2왕자인 제이스 왕자가 왕위의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흐음.”

 

레이온은 솔직하게 말한다면 헥토스 왕국의 왕위계승이 누가 되었든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귀족파 귀족들의 모습이 자신이 안건을 제출하면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테라인 왕국의 귀족파 귀족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다 보니 제이스 왕자보다 데우스 왕자가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제이스 왕자를 빤히 바라볼 때 그의 시선으로 왕자의 뒤에 서 있는 노인과 눈이 마주쳤다.

 

헥토스 왕국에서 아주 유명한 사나이.

 

헥토스 왕국의 귀족파 수장, 헥스 공작이었다.

 

몇 초간의 긴 시간 동안 눈이 마주치자 헥스 공작이 먼저 미소를 그리며 인사를 했고 레이온도 시선을 피하기 싫었는지 미소를 그리자 헥스 공작은 제이스 왕자에게 귓속말을 하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겨 왕자에게서 멀어졌다.

 

‘젠장.’

 

헥스 공작은 일단 나라의 도움이 되는 안건이라면 왕권파의 귀족이 안건을 내밀더라도 그 일을 자신들이 맡게 하여 왕권파에게 공적을 몰아주는 일을 방비하는 멕케인 공작과는 달리, 나라의 아주 도움이 되는 일을 제안하더라도 그 제안이 왕권파의 귀족에게서 나왔다면 허점과 틈을 발견해 반대를 하고 몇 달 뒤에 비슷한 안건에 몇 가지를 추가하여 제안을 해 자신들의 공적으로 가로채는 전형적인 귀족파 수장이었다.

 

시선을 피하면 진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속으로 욕설을 내뱉어도 레이온이 계속 미소를 그리며 바라보자 그의 앞까지 걸어온 헥스 공작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제도 뵙지 않았습니까, 헥스 공작님.”

 

“하하하! 그렇지요.”

 

밝게 웃음을 터트린 헥스 공작이었지만 레이온은 그가 천장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트릴 때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동맹은 테라인 왕국에게도, 헥토스 왕국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기에 한 나라의 왕자가 사신단에 참여하지 않아도 당연히 성사될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헥스 공작은 레이온이 연회에 참가하면 무조건 참가하여 그에게 접근했다.

 

사신단의 참여한 이유를 알아내는 것을 둘째치더라도 데우스 왕자에게 몰리는 귀족들의 시선을 막기 위해서였다.

 

헥토스 왕국의 귀족들은 현재 테라인 왕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그레이즈 가문의 차기가주인 이레스가 데우스 왕자에게 검을 가르치게 되자마자 왕권파로 몰려들고 있었다. 헥스 공작이 그런 귀족들을 막기 위해 레이온에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접근하여 단순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만 해도 귀족들은 귀족파의 헥스 공작이 테라인 왕국의 차기 왕으로 지명된 레이온과 친하다는 소문을 만들 수 있었다.

 

밝은 웃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지자 근처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귀족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레이온에게 고정되었고 천천히 웃음을 멈춘 헥스 공작은 작은 미소를 띠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오늘도 이레스 공자님이 안 보이시는군요.”

 

“아시지 않습니까. 현재 데우스 왕자님에게 검술을 가리키는 것의 피로가 쌓여 매일 저녁 돌아오면 바로 휴식을 취한다고.”

 

“하지만 제이스 왕자님의 말을 따르면 수련장에는 데우스 왕자님밖에 없다고 하십니다만?”

 

왕실 비밀 수련장. 그곳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실피아 공주가 끝이 아니었다. 헥토스 왕의 차남 제이스 왕자도 접근할 수 있었다.

 

레이온은 순간적으로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 이미 테라인 왕국에서 수많은 연회의 참가하며 귀족파 귀족들에게 시달리며 단련된 그였다.

 

“데우스 왕자님에게 듣지 못하셨습니까?”

 

요즘 만난 적이 없었기에 자신도 몰랐다.

 

그렇기에 데우스 왕자에게 제이스 왕자가 다녀갔다는 이야기도, 이레스가 보이지 않는 변명이 무엇인지도 언급 받지 못했지만 레이온은 오히려 당당하게 미소를 그리며 물었고 헥스 공작은 그 미소를 빤히 바라보다 다시 미소를 그렸다.

 

“자율수련이라고 한 것 말씀이십니까?”

 

여기서 바로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헥스 공작과 만난 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가 아주 음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 제가 들은 것과는 다른데요?”

 

“아……. 잠시 깨달음을 얻어 몰래 수련한다고 하셨지요.”

 

이것도 함정일 수도 있었다.

 

레이온은 대답 대신 미소를 보여준 뒤에 와인을 마셨고 헥스 공작은 그런 그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다시 미소를 그리며 물었다.

 

“그런데 이레스 공자님께서는 씻지도 않으시나 봅니다?”

 

“……예?”

 

“아니 목욕탕을 맡고 있는 시중들에게 들어보니 이레스 공자를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입니다.”

 

헥토스 왕은 이미 이레스가 미스릴 광맥을 탐사하러 떠나자마자 그들의 방, 심지어는 레이온의 방을 맡고 있는 집사와 시중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바꾸었었다. 그렇기에 레이온도 안심하고 있었는데 목욕이라는 것이 문제가 되어버렸다.

 

잠시 표정을 굳히던 레이온이 순식간에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했다.

 

“씻는 것을 싫어해서요.”

 

“하지만 크리스 공자나 데인, 데미안이라는 사람들도 목욕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도 사흘째인데 말이죠.”

 

미소를 그리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이미 두 사람이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정적에 휩싸여 있던 연회장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미스릴 광맥을 찾으러 갔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어버렸다.

 

헥스 공작이 잠시 생각을 하는 듯이 턱을 쓰다듬다 레이온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그렸다.

 

“마치 현재 왕실에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렇죠? 그럴 리가 없겠죠?”

 

미소를 그리고 있지만 눈이 진지했고 레이온도 헥스 공작과 마찬가지로 입은 미소를 그리고 있었지만 눈은 진지했다.

 

헥스 공작이 다시 눈에도 미소를 그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 한 사람 소개해도 되겠습니까?”

 

“……사람이오?”

 

“예, 저희 가문의 중요한 사람인데.”

 

헥스 공작이 고개를 돌려 제이스 왕자를 바라보자 왕자의 뒤에 서 있던 로브를 착용한 사람이 다가왔다.

 

‘저건 또…….’

 

“인사드리게. 테라인 왕국의 1왕자 레이온 왕자님이시다.”

 

펄럭.

 

후드가 벗겨지며 그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작은 소녀였다.

 

푸른빛을 머금은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소녀였지만 레이온의 시선을 고정시킨 것은 소녀의 외모가 아닌 소녀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푸른 강아지였다.

 

“트레인 가문의 차녀 아리스라고 합니다.”

 

헥스 공작이 미소를 그리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최근에 사촌 중에 정령사가 된 아이가 있더군요.”

 

“그런가요?”

 

“그런데 제대로 정령술에 대해 배운 적이 없어서 이 녀석이 이레스 공자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레이온은 헥스 공작이 왜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아리스라는 소녀를 소개한 이유를 대충이나마 파악할 수가 있었다.

 

‘젠……장.’

 

사흘이라는 시간이 처음에는 의심을 들게 하였지만 마지막에는 확신으로 바꾸어버린 것 같았다.

 

헥스 공작이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헥스 가문의 대표자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레스 공자님과 아리스가 정령술에 대해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시겠습니까.”

 

헥스 가문의 대표로서 부탁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다른 왕국의 왕자라도 거절하는 것이 어려웠다. 아니, 불가능해도 무방했다.

 

정령술에 대해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간단한 이유라면 이레스가 아닌 자신이 거절하더라도 귀족들이 의심을 할 확률이 높았으며 귀족들에게 이레스가 현재 왕실에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 헥스 공작의 말에 진실성이 들어가 술렁일 수도 있었다.

 

레이온은 대답대신 잠시 소녀를 바라보고 다시 헥스 공작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헥스 공작은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눈은 웃지 않고 오히려 진지한 모습을 보니 함정일 확률이 높았고 거절할 경우를 대비해 수십 개의 가설을 세워놓은 것 같았다.

 

“흐음……. 꼭 오늘이어야 합니까?”

 

“이 아이의 정령술이 필요한 장소가 좀 많아서 내일 아침에 떠나야 합니다.”

 

레이온이 당황한 듯이 아무 말도 못했다.

 

“흐음. 역시 보기 힘든 것입니까? 헥스 가문의 이름…….”

 

이레스의 표현을 따르면 제대로 엮일 수가 있었다. 헥스 공작이 말이 끝나기 직전, 연회장 정문을 지키던 기사가 안으로 들어오며 큰 소리로 외쳤다.

 

“테라인 왕국 그레이즈 가문의 장남! 이레스 공자님과 테라인 왕국 멕케인 가문의 장남 크리스 공자님이 입장하십니다!”

 

“……!”

 

“……!”

 

레이온도 놀라고 헥스 공작도 놀랐다.

 

아무리 연회라는 것에 단련되었다고 해도 아직 소년은 소년이었기에 미묘하게 바뀌는 표정을 통해 현재 이레스가 왕성에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는데 그 순간 이레스가 나타나니 놀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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