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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58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8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58화

제4장 미스릴 광맥을 찾아서? (2)

 

 

“……설마.”

 

머릿속으로 몬스터의 숲에서 포이즌 리자드맨이 소리를 지르던 기억이 떠오른 데인이 다시 크리스를 바라보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사사삭.

 

사사사삭.

 

“동맹…….”

 

“그만! 그만!”

 

버럭 소리를 지른 데인이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똑같이 생긴 블러디 울프들이 사십 마리에서 오십 마리로 늘어버렸다.

 

하지만 크리스는 말했다. 블러디 울프는 한 무리가 사십이라고 말이다.

 

아우우우!

 

“작작 소리쳐!”

 

데인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자 몇몇 블러디 울프들이 울음을 멈추고 달려왔다.

 

커어엉!

 

블러디 울프가 소리를 지르며 도약을 하는 순간 데인의 검이 순간적으로 반짝이는가 싶더니 블러디 울프의 몸을 가르고 허공을 베었다.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

 

크르릉.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검을 늘어트린 채 목을 좌우로 꺽은 데인이 씨익 미소를 짓자 블러디 울프들이 뒤로 물러났고 그 순간 그가 땅을 박차며 도약했다.

 

“내가 데인이다!”

 

커어엉!

 

땅으로 내려오는 데인을 향해 블러디 울프가 강하게 도약을 하며 입을 벌렸지만 데인은 그 입안으로 검신을 집어넣었다.

 

푸우욱!

 

“내가 바로 눈물 나지만 포이즌 리자드맨! 핑거 와일드보어! 심지어는 오크에게서도 도망쳤던 비운의 기사!”

 

땅에 착지하는 것과 동시에 데인이 블러디 울프의 입에 박혀 있는 자신의 검을 뒤로 잡아당겼다.

 

촤아악!

 

“데인이다!”

 

블러디 울프의 피가 사방으로 퍼졌고 데인의 목소리가 어두운 숲속을 울렸다.

 

그리고 아무도 몰랐지만 그날이 강철의 기사라는 전생의 별명과는 달리 데인이 광전사, 피에 미친 전사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그날이었다.

 

* * *

 

헬버튼에게 배우기는 제대로 배웠는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블러디 울프들의 숨통을 끊어놓고, 간간히 치고 빠지는 주먹과 발로 인해 블러디 울프들이 날아갈 때마다 다른 블러디 울프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하하하하하!”

 

“저……. 도련님?”

 

잠시 데인을 바라보던 데미안이 조심스럽게 부르자 흐뭇한 표정으로 데인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정면으로 시선을 고정시키며 대답했다.

 

“왜?”

 

“쟤 성격이 왜 저렇게…….”

 

“크하하하! 내가 빌어먹을 주군을 모셔 목숨을 잃을 뻔했던!”

 

말을 잠시 멈춘 데인이 빠른 속도로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째려보며 검을 휘둘렀다.

 

촤아아악!

 

“데인이다!”

 

설명이 필요 없어졌다.

 

데인의 외침만 들어도 누구 때문에 저렇게 성격이 변했는지 단번에 파악이 되었다.

 

잠시 이레스와 데인을 번갈아 바라보던 데미안이 작은 웃음을 흘리며 마법 아티팩트를 몇 개 꺼내는 순간이었다.

 

“그건 조금 기다리고.”

 

“……아무리 그래도 대략 칠팝십이 모였습니다?”

 

“잘 싸우잖아.”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레스는 지금 자신의 앞에서 블러디 울프와 싸우는 데인을 보니 감탄스러워, 그의 전투를 조금 더 지켜보고 싶었다.

 

인간과 인간의 싸움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했다.

 

지형, 무기의 내구도, 방어구의 손상도, 태양의 위치 등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했기에 아무리 강한 무인이어도 조심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몬스터는 달랐다.

 

아무리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공격은 아주 단순했다.

 

위험을 판단하면 뒤로 물러나고 틈이 보이면 공격한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뒤로 물러나는 것은 한 끗 차이로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닌 뒤로 크게 물러나며 공격을 할 때에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공격한다. 그렇기에 존재하는 변수는 적었다.

 

포이즌 리자드맨에게 쫓기고, 핑거 와일드 보어에게 쫓기고, 심지어는 몬스터들 중 최상위 포식자이자 이종족으로 분류된 적도 있던 전투의 종족 오크와도 싸운 데인이라면 블러디 울프와의 전투는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크르릉!

 

어느 순간 블러디 울프들이 공격을 하는 대신 뒤로 물러나며 데인을 경계하기 시작하자 이레스가 흐뭇한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이려 할 때였다.

 

촤아악!

 

“와라.”

 

“…….”

 

“…….”

 

“……저 미친놈.”

 

데인이 자기 자신의 왼쪽 팔에 검상을 냈다.

 

검에 베인 상처에는 당연히 인간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피의 냄새를 50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는 블러디 울프들은 지금까지 보였던 모습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광분하여 달려오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앙!

 

“덤벼!”

 

촤아악!

 

“실피아.”

 

경계를 하는 블러디 울프들에게서 도망치는 대신 도발을 하여 오히려 공격을 하게 만든 뒤에 싸우고 있는 데인의 모습에 이레스가 작은 목소리로 부르자 그의 어깨에 앉아 있던 실피아가 하늘 위로 떠올랐다.

 

그녀가 천천히 손을 들자 작은 바람이 한데 뭉치며 날카로운 화살 모양으로 바뀌었고 수십 대의 바람의 화살이 만들어지자 데인을 향해 달려드는 블러디 울프들을 향해 쏘아졌다.

 

쉬이익!

 

푸욱!

 

바람으로 만들어졌지만 한데 모으고 모아 고정시켜 형체를 가지고 있으며 맹렬한 회전을 유지하고 있는 바람의 화살은 블러디 울프의 가죽을 뚫어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데인은 마치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듯이 바람의 화살의 보호를 무시하고 블러디 울프들에게 다가갔다.

 

“이레스 님.”

 

“예.”

 

갑작스러운 크리스의 부름에 실피아의 도움을 받아 블러디 울프들을 처치하던 이레스가 시선을 돌렸다.

 

크리스는 블러디 울프들이 데인이 아닌 자신들을 공격할 것을 대비하여 자세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일단 데인 님의 상처를 막아야 할 거 같습니다.”

 

잠시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블러디 울프의 뛰어난 후각을 떠올린 이레스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을 감았다.

 

크리스의 말에 따라 정말 블러디 울프들이 인간들의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산맥을 지배하고 있다면 지금 자신을 공격하고 있는 블러디 울프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죽어! 죽어! 이레스 같은 자식들아!”

 

현재의 상황이 너무 짜증나 눈을 감고 있던 이레스의 눈이 자연스럽게 떠지더니, 광분하며 검을 휘두르는 데인에게 고정되었다.

 

“저게 진짜 미쳤나.”

 

* * *

 

데인의 뒤통수에 바람으로 만든 주먹으로 강하게 쥐어박는 것으로 정신 차리게 한 뒤에 하늘 위로 도망친 이레스 일행은 자신들이 자리하고 있는 장소를 가득 채운 블러디 울프들의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족히 수백은 되어 보이지?”

 

“예.”

 

“싸우죠.”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말을 수긍하는 데미안과는 달리 싸우자는 데인의 모습에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니가 바바리안이냐?”

 

“이깁니다.”

 

“이기는 게 문제냐…….”

 

작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 이레스가 자연스럽게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이제 어떡하죠?”

 

“저희의 목적이 뭡니까?”

 

“미스릴 광맥 찾기.”

 

“그럼 찾아야죠.”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이 바로바로 대답하는 크리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던 이레스가 자연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블러디 울프를 가리켰다.

 

“쟤들을 데리고요?”

 

“다 죽이려고 하면 아마 몇 년은 걸릴 겁니다. 무시하고 오는 족족 쓰러트리며 찾아야죠.”

 

지금은 수백 마리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벌써 수백 마리라고 볼 수 있었다.

 

뛰어난 후각을 통해 500m 반경의 피 냄새를 맡는 블러디 울프들이다.

 

즉, 500m 반경에 자리 잡은 블러디 울프들만 모였다는 것이다. 미스릴 산맥을 지배하고 있는 블러디 울프들을 생각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수십, 수백 마리의 블러디 울프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피만 보면 광분하지만 너무 뛰어난 지능으로 인해 자신의 영역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블러디 울프들이기에 몬스터 토벌을 하지 않은 헥토스 왕국이었다. 당연히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존재하는 블러디 울프들이 수천마리 늘어나 있다고 생각해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아…….”

 

방법이 하나 있었다.

 

이레스의 고개가 천천히 크리스에게 돌아갔다.

 

“파묻으면 어떻게 될까요?”

 

“예?”

 

“블러디 울프들을 파묻는 거예요.”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크리스의 모습에 이레스가 싱긋 미소를 그리더니 블러디 울프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레스는 실력을 감추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실력을 감추어 상대를 방심시켜 역으로 공격을 하면 적들이 당황하고 상대를 쓰러트리는 것이 쉽겠지만, 오히려 실력을 밝히고 있다면 적들이 공격할 일도 없었다.

 

물론 이레스 같은 경우에는 왕의 목소리라는 물건이 공개되었을 경우, 다른 귀족이나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위험을 느껴 공격할 수도 있기에 감추는 것이지, 자의적으로 두 정령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면 그는 바로 공개했을 것이 분명했다.

 

땅의 정령 노엔의 도움을 받으면 바람의 정령인 실피아의 능력을 사용하여 적들을 쓰러트리는 것보다 조용하고 정령친화력도 손실도 줄인 채로 쓰러트릴 수 있었다.

 

“노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광분하고 있던 데인과 블러디 울프를 바라보며 감탄하던 데미안이 깜짝 놀라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감춰야 한다며 숨기고 있던 땅의 정령 노엔을 소환했다.

 

그것도 가장 숨겨야 한다는 귀족파, 그것도 귀족파 수장의 아들의 앞에서 땅의 정령 노엔을 소환하려 하니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작은 지진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블러디 울프 수백 마리가 뭉쳐 있는 곳으로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깨갱!

 

갑자기 밟고 있던 대지가 없어지자 당황하던 블러디 울프들이 구덩이로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크리스의 시선이 갑작스레 만들어진 거대한 구덩이에 고정되더니 이내 이레스에게 돌아갔다.

 

마나는 아니었다.

 

뛰어난 재능은 없었지만 익스퍼드 초급 경지에 오른 검사인 크리스였기에 저 정도의 구덩이가 만들어질 정도의 마법을 사용했다면 마나를 느낄 것이 분명했다.

 

“……정령.”

 

멕케인 가문은 그레이즈 가문의 장남 이레스가 정령과 계약을 하게 된 이후 바로 정령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공부는 전략전술과 정치의 천재라 불리는 크리스나 현 멕케인 공작에게도 포함되었다.

 

적을 알아야 대비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고 있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정령친화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은 하나의 기운, 바람이면 바람, 불이면 불, 물이면 물이듯 하나의 기운의 친화력밖에 가지지 못해 하나의 속성 정령과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크리스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레스가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다 작게 중얼거렸다.

 

“덮어버려.”

 

쿠구궁.

 

또 한 번 땅이 울리는가 싶더니 구덩이를 만들며 사방으로 흩어졌던 흙이 다시 원래자리로 돌아왔다.

 

‘아직 하급이어서 그런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엄청난 양의 정령력이 사라지자 속으로 중얼거린 이레스가 이번엔 실피아에게 부탁해 땅으로 내려왔다.

 

구덩이가 존재했다는 것이 의문이 들 정도로 평평한 땅의 모습에 미소를 그린 이레스가 고개를 돌리자 작은 소년, 흙의 정령 노엔이 그들을 반겼다.

 

“안녕?”

 

-……약속.

 

인사를 건넸지만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다른 말을 내뱉는 노엔의 모습에 이레스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오래 있어도 돼.”

 

-……응

 

작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인 노엔은 바로 하늘 위로 날아올라 이레스의 어깨에 앉았다.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멍하니 이레스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노엔과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실피아를 번갈아 바라보던 크리스가 입을 열자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엘프이십니까?”

 

당연한 질문이었다. 인간으로서는 하나의 속성 정령과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이레스가 웃으며 고개를 저으려 할 때였다.

 

“저렇게 사악한 엘프가 있겠습니까? 아! 다크엘프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이레스의 시선이 작게 중얼거린 데인에게 돌아갔다.

 

“한 판 붙자.”

 

“예?”

 

“인내의 한계라는 주머니가 조금 전에 뜯어져 나갔거든.”

 

“…….”

 

“…….”

 

“한 번만…….”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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