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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57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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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57화

제4장 미스릴 광맥을 찾아서? (1)

 

 

헥토스 성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산촌 주점에는 네 명의 청년이 식탁을 둘러싼 채로 지도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왜 눈물이 앞을 가리는 거지?”

 

그레이즈 가문 소속의 기사이자 테라인 왕국 기사들이 존경하는 헬버튼의 유일한 제자, 데인은 자신도 모르게 지도와 이레스를 번갈아 바라보고는 한탄을 했다.

 

테라인 왕성에서 왕실기사단 입단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려 했는데 이레스에 의해 입단 시험을 치룬 그날 억지로 헥토스 왕국으로 끌려왔다.

 

시험의 결과도 알지 못한 채 데리고 온 것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는지 혼자서 수련할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주어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 겨우 이틀 만에 이상한 곳으로 또 한 번 팔려오고 말았다.

 

“이게 내 인생인지……. 남의 인생인지…….”

 

“아~ 진짜. 작작 좀 해라, 작작 좀.”

 

열아홉부터는 성년으로 인정되어 음주가 가능하기에 성년이 되는 것과 동시에 맥주에 손을 댄 이레스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맥주잔을 테이블 위로 내려치며 말했지만 데인은 오히려 그를 째려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미친개…….”

 

“네가 왕실기사단에 입단해도 그레이즈 가문 소속이다.”

 

“하아!”

 

이레스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작은 목소리로 신세한탄을 하는 데인을 바라보다 그의 옆에 앉아 지도를 바라보는 데미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때?”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하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듭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지도는 헥토스 왕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미스릴 관광지에 대한 지도였다.

 

처음 미스릴 광맥을 발견하고 미스릴 광산을 만들었을 때 미스릴이라는 금속의 중요성으로 인해 감추었지만 10년 뒤, 헥토스 왕국은 미스릴 광산을 관광지로 만들어버렸다.

 

미스릴 광맥에서 일어나는 미스릴의 푸른빛이 산맥을 푸른빛으로 반짝이게 했기에 다른 나라에게 들킬 확률이 높았다. 다른 나라에게 광맥의 위치를 숨기느라 고생하느니 차라리 관광지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어설프게 숨기느라 물밑에서 끊임없이 피를 보느니 수많은 사람들의 눈앞에 두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논리였다.

 

데미안은 그 지도에 이레스가 그려놓은 작은 원과 다른 지형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원이 그려진 장소, 그곳은 전생에서 새로운 미스릴 광맥이 발견된 장소였다. 확실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 너무 크게 잡았지만 그곳이 미스릴 광맥이 발견된 장소였다.

 

물론 기존의 미스릴 광맥이 자리 잡은 곳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의아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이레스는 달랐다.

 

전생의 기억을 통해 그곳에 미스릴 광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아무리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그것은 사람이 움직이게 되는 길이 바뀌는 것일 뿐, 자연의 섭리까지 간섭할 수는 없었다.

 

이레스의 시선이 멀뚱히 지도를 바라보는 크리스에게 돌아갔다.

 

“당황스럽죠?”

 

“네.”

 

크리스가 신기하다는 듯이 이레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대로 이레스는 연회가 끝나고 날이 밝자마자 크리스를 만나 왕성을 나왔다.

 

이미 헥토스 왕과 헤어지기 직전, 왕의 인장과 서명이 적혀 있는 서신을 가지고 있었으며 왕실기사단의 도움도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빠른 속도로 왕성은 물론 성도까지 빠져나올 수 있던 것이었다.

 

이레스와 함께 왕성을 벗어나던 데인과 데미안이 크리스를 보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자신의 주군이 누구인지 떠올리고 수긍해버렸기에 반대 의견은 없었다.

 

“일단 움직여볼까?”

 

“어디로요?”

 

“원이 그려져 있는 곳으로.”

 

“……이제 몇 시간 뒤면 해가 집니다만?”

 

“그러니까 가야지.”

 

무슨 이론인지…….

 

잠시 이레스를 올려다보던 데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데미안과 크리스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은 산촌을 벗어나 광산의 입구에 들어서니 기사들이 산맥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지만 왕의 인장과 서명이 적힌 서신을 보여주니 바로 통과할 수 있었다.

 

아주 수월하게 광산에 들어선 이레스 일행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계속 걸음을 옮겼고, 해가 지고 두 개의 달이 순차적으로 머리 위를 지나가는 순간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었다.

 

털썩.

 

“이제 어쩔 겁니까?”

 

목적지에 당도하자마자 힘에 부쳤는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묻는 데인의 모습에 이레스는 하늘을 올려다보다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목소리가 아주 짜증이 담긴 듯한데?”

 

“이제 어쩌시겠습니까?”

 

“…….”

 

정중한 목소리였지만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데인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을 들었다.

 

“실피아.”

 

쉬이잉.

 

작은 바람과 함께 소환된 실피아는 바로 해맑게 웃으며 네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안녕!”

 

-헤헤헤.

 

네 사람 중 가장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던 데미안이 냉큼 인사를 받아주자 기분 좋다는 듯이 웃음을 흘리던 실피아가 이레스의 얼굴 앞으로 날아갔다.

 

-왜 불렀어?

 

눈앞에서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실피아를 향해 미소를 그린 이레스가 데미안에게 손을 뻗자 바로 가방에서 두 개의 구슬, 마법 망원경을 꺼내 건넸다.

 

“응. 주위 좀 둘러봐달라고 부탁하려고.”

 

-저거 무거운데…….

 

“끝나면 놀게 해줄게.”

 

싫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리는 실피아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말하자 그녀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진짜?

 

“응, 데인이 놀아줄 거야.”

 

“예?”

 

“뭐.”

 

“……하아.”

 

-까하하하.

 

작게 한숨을 내쉬는 데인을 뒤로하고 바람을 조종해 구슬을 들어 올린 실피아가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가 멀어지는 실피아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다시 마법 망원경을 바라보다 데인에게 내밀었다.

 

물끄러미 자신을 향하고 있는 마법 망원경을 바라보던 데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예?”

 

“마나.”

 

“……아니, 뭐 내가.”

 

“뭐.”

 

“……아닙니다.”

 

반항해도 분명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데인이 바로 수긍을 하며 마법 망원경을 받아 마나를 부여하자 구슬이 작게 진동하는가 싶더니 흐릿한 화면이 나타났다.

 

이미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화면을 통해 보이는 것은 흐릿한 나무의 실루엣과 검은 화면이 전부였다.

 

“안 보이는군.”

 

“뭐가 보이는 게 비정상인 거 아닌가.”

 

자신의 혼잣말을 혼잣말로 투덜대는 데인의 모습에 이레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고 그가 바로 시선을 피해 화면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의 시선이 데미안에게 돌아갔다.

 

“준비한 것은?”

 

“예? 꺼냅니까?”

 

오히려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는 데미안의 모습에 이레스가 똑같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럼 안 꺼내게?”

 

“저녁입니다만.”

 

“그래서?”

 

“자야죠. 시간도 삼 일 정도 남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두 사람 모두 처음에는 도련님, 도련님 하며 자신의 말을 따라주었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사람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쿡.”

 

갑자기 들려오는 웃음에 고개를 돌리니 크리스가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이런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해서요.”

 

솔직하게 말하면 이레스와 데인, 데미안의 군신관계는 아주 독특하다고 볼 수 있었다.

 

수하는 주군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뱉더라도 조심스러워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좋게 말하면 자신의 의견을 내며 좋은 방법을 찾아내려 했고, 나쁘게 말하면 주군의 말을 안 들었다.

 

이레스의 시선이 천천히 돌아가 신세한탄을 하는 데인과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가방을 뒤지는 데미안에게 고정되었다.

 

너무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함께 다니는 일이 많았다.

 

그 결과, 데인은 어느새 자신을 호위하는 역할이 되어버려 무슨 사건을 벌여도 자신과 함께 하며 성격이 물들어 버렸고, 데미안은 혼자서 연구를 하는 시간이 많아 군신관계가 어색해지고 친구관계와 비슷하게 바뀌어버렸다.

 

“하아.”

 

크리스의 말에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던 이레스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내쉬더니 실피아에게 돌아오라고 생각을 전했다.

 

실피아는 주위를 둘러볼 때와는 다르게 빠른 속도로 돌아왔고 구슬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이레스의 앞에 도착했을 때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불렀다.

 

-이레스.

 

“응?”

 

-쪽팔린 게 뭐야.

 

“…….”

 

-아까 쪽팔리다고 했잖아.

 

“하아.”

 

정신이 이어져있다보니 자신이 데인과 데미안의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실피아에게 전해지고 말았다.

 

한마디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단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 * *

 

“도련님.”

 

“왜.”

 

“궁금한 게 있는데…….”

 

데인이 잠시 말을 흘리더니 황급히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깨갱.

 

“이렇게 위험한 일이었습니까!”

 

헥토스 왕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두 가지가 있었다.

 

미스릴 광산과 블러디 울프.

 

마나를 품고 있는 금속이 미스릴이다 보니 미스릴 산맥에는 그레이즈 가문의 동쪽에 자리 잡은 몬스터의 숲처럼 수많은 몬스터들이 살고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몬스터들은 서로 생존경쟁을 벌였고, 한 종족이 미스릴 광산을 지배하고 있었다.

 

미스릴 광산을 지배하게 된 몬스터, 그들이 블러디 울프였다.

 

블러디 울프는 몬스터가 아니라 동물이라 생각해도 개과 동물 중 가장 지능이 뛰어난 늑대였다. 게다가 단체 행동이 너무나 능숙했다.

 

처음 몬스터들이 몰려왔을 때 수십 마리씩 움직이는 다른 몬스터들과는 달리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이 블러디 울프는 한 번에 수백 마리가 몰려들어 미스릴 광산을 빠르게 장악해버렸다.

 

미스릴 광산에서 가장 위험한 몬스터, 블러디 울프들로 인해 잠시 고민하던 헥토스 왕국은 며칠에 고민을 끝으로 그들을 토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지능을 이용하기로 했다.

 

울타리와 미스릴 광맥으로 향하는 인도 곳곳에 병사와 기사들을 배치해 울타리를 넘고 인도 안에 들어서면 모두 죽이고 한 마리만 남겨두는 것이었다.

 

그 결과 몬스터로 진화하며 지능이 더욱더 발달한 블러디 울프들은 그 이후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었다. 동시에 인도와 울타리 안이 인간의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다신 침범하지 않게 되었다. 상대의 영역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레스 일행은 울타리와 인도로 보호된 길을 걷는 대신 숲속을 걸었고 목적지에 도착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블러디 울프들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크아앙!

 

“아니. 블러디 울프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잖아?”

 

이레스가 입을 벌리며 달려오는 블러디 울프를 피하며 대답했다.

 

그의 말처럼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는 블러디 울프도 약점이 있는데 그것은 피 냄새를 맡으면 본능에 충실해진다는 것이었다.

 

공격과 수비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로지 상대를 죽여 피를 마시겠다는 일념 하에 공격을 했다. 그렇기에 어려운 몬스터는 아니었다. 일부러 상처를 내서 도발을 한 후에 그들이 흥분을 하면 쉽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인도 알고 있었다.

 

“그렇죠. 블러디 울프가 위험한 것은 아니죠. 하지만…….”

 

“하지만?”

 

“사십 마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블러디 울프가 혼자였을 때 이야기였다.

 

버럭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데인의 검신에 작은 오러가 둘러싸이더니 달려오는 블러디 울프들을 향해 날아갔다.

 

쉬이익!

 

쾅!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며 블러디 울프들이 뒤로 물러났다.

 

잠시지만 휴식을 취하게 된 데인이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역시 피를 보고 본능에 지배하기 직전의 블러디 울프들은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었는지 바로 덤벼드는 것이 아닌 포위를 한 채로 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을 하고 있었다.

 

“아마…….”

 

갑자기 들려오는 크리스의 목소리에 블러디 울프들을 막고 있던 데인과 이레스, 뒤에서 공격용 아티팩트를 찾고 있던 데미안의 시선이 돌아갔다.

 

“인도와 울타리가 쳐져 있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면 전부 블러디 울프들의 서식지 같습니다.”

 

“……예?”

 

데인이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다시 묻자 검을 늘어트린 채로 블러디 울프들을 바라보던 크리스가 작은 미소를 그리며 미스릴 산맥과 블러디 울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블러디 울프는 한 무리가 몇으로 나뉘어져 있는지 아십니까?”

 

세 사람 다 자신들의 주 전공만 집중했기에 몬스터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고 상대해보지 않은 이상 그 속성은 잘 모르고 있었다.

 

크리스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현재 저희를 둘러싸고 있는 블러디 울프는…….”

 

“사십이죠.”

 

“한마디로 이들만 처리하면 끝난다는 거 아닙니까?”

 

데인이 대답하고 이레스가 질문을 던지는 순간 블러디 울프들이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목청껏 소리쳤다.

 

아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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