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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83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2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83화

제4장 헨바인 영지의 도둑 (1)

 

 

“정말 한번 들르셔도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레스는 헨바인 영지에 들어서는 순간 아직 해가 저물지 않았기에 바로 떠나려 하는 베르딘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특히 그는 자신을 오랜 친우처럼 대해주었던 용병들과 먼저 짧은 대화를 나눈 뒤에 아이반에게 그레이즈 가문에 찾아오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만약 아이반이 그레이즈 가문을 찾아와준다면 그레이즈 가문은 뛰어난 기사 한 명을 영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도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줄 수 있는 뛰어난 궁술 실력을 가진 궁기사를 말이다.

 

아이반이 작은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천천히 손을 놓고 인사를 마친 이레스는 다시 걸음을 옮겨 베르딘의 앞으로 걸어갔다.

 

베르딘은 자신의 앞에 이레스가 도착하자마자 미리 준비해두었던 수고비를 건넸고 작은 미소를 그리며 수고비를 받은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천천히 손을 맞잡는 순간 자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자 이레스는 살짝 미소를 띤 채로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중요한 일인 것 같으니, 그냥 아는 사람 만나서 이야기 좀 하다가 바로 떠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병사들과 용병들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을 끝으로 손을 놓은 베르딘은 주위를 둘러보다 다시 일행을 이끌고 동방 경계선으로 떠났다.

 

다그닥. 다그닥.

 

“나중에 또 봅세! 아레스!”

 

“나중에 한번 같이 일이나 하자!”

 

마차와 함께 용병들이 떠나자가 이레스는 바로 진지한 표정을 그렸다.

 

삼 일 전에 베르딘과 나눈 대화는 아직까지도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베르딘은 그저 누군가가 사신단에 참여했던 귀족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전해달라며 고개를 숙인 것을 끝으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솔직히 처음 보는 용병에게 그런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했다는 것에 약간 어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얼마나 당황하고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

 

자신이 직접 다른 가문에 전해 당당하게 도움을 청하기에는 지켜보는 자들이 어떠한 자들인지 모른다. 아마 그래서 동방 경계선으로 향하는 것도 그저 형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스 자작은 그들이 암살을 위해 지켜보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대체 누구지…….”

 

사신단에 속해 있던 귀족들에게 사람을 붙였다는 것은 테라인 왕국의 사람일 확률이 아주 적다는 이야기였다.

 

귀족파에서 사람을 붙인다면 왕권파에게만 붙이고 왕권파에서 사람을 붙인다면 귀족파에게만 붙일 것이기 때문이다.

 

테라인 왕국의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헥토스 왕국에서 사람을 보냈다는 것인데 동맹을 맺고 거래를 자연스럽게 끝마친 상황에서 그들이 자신들을 관찰할 이유를 찾는 것은 힘들었다.

 

왕권파는 테라인 왕국을 아군으로 삼고 있었고, 귀족파는 그나마 가능성은 있었지만 미스릴 광맥의 발견으로 인해 다른 곳에 손을 담글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하아.”

 

짜증난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꾹꾹 누르던 이레스가 천천히 몸을 돌려 헨바인 영주성으로 걸음을 옮겼다. 일단 갑작스러운 사건을 뒤로하고 헨바인 영지에 온 이유를 다시 생각해야 했다.

 

신분을 숨기고 위장을 하여 헨바인 영지에 온 것 자체가 헨바인 가문에서 몬스터의 숲을 선동하여 그레이즈 가문을 공격하려 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영주성에 침입을 해야 하고 헨바인 백작에게 들키지 않고 증거를 훔쳐야 했다.

 

가장 사람이 드문 저녁과 새벽녘 사이에 잠입을 한다고 해도 영주성에서 멀리 떨어진 여관에 자리를 잡게 되면 오가는 시간이 길어 시간만 축내게 되니 영주성에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장소에 자리를 잡고 영주성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걸음을 옮기던 이레스는 앞에 네다섯 개의 여관이 눈에 들어오자 정면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영주성을 빤히 바라보다 몸을 돌려 베르딘 일행이 떠났던 동쪽 성문, 서쪽 성문, 남쪽 성문, 북쪽 성문을 차례대로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되려나?”

 

오래 있을 생각도 없었다.

 

영주성에 잠입한다.

 

난동을 부려 혼란을 만든다.

 

증거를 찾는다.

 

도망간다.

 

그것이 이레스의 작전이었다.

 

마치 거리를 재듯이 영주성과 성문을 번갈아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근처에 자리 잡은 한 여관으로 들어가 방을 빌렸다.

 

삐걱. 삐걱.

 

이상한 소음을 내는 나무 계단을 올라 자신이 빌린 방에 들어간 이레스는 바로 침대에 앉아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벗어 무릎에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실피아.”

 

쉬이익.

 

-우와아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는가 싶더니 바람의 정령 실피아가 나타났다.

 

-안녕!

 

-…….

 

노엔이 실피아의 인사에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주자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이레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제 나와도 돼?

 

그레이즈 영지를 떠나기 전날, 이레스는 실피아를 불러 며칠간은 부를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이제 이레스의 허락을 받은 실피아가 까르르 웃으며 노엔에게 놀자며 손을 내밀려 할 때 이레스가 먼저 가방에서 두 개의 구슬을 꺼내 하나를 내밀었다.

 

“실피아.”

 

-왜?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

 

실피아는 뭐냐고 묻는 대신 물끄러미 구슬을 내려다보다 고민하는 듯이 검지를 턱에 대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 못 놀아?

 

중간계로 소환되지 못한 게 일주일에 가까웠기에 약간 아쉽고 속상한 것이 있었는지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실피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다.

 

일주일 만에 불러서 하는 것이 같이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에 약간 민망한 것이 있었는지 이레스가 작은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부탁 하나 들어주면 오늘 하루 종일 놀게 해줄게.”

 

-진짜지?

 

“응, 노엔이 놀아줄 거야.”

 

-우와아아!

 

-……!

 

노엔은 이레스의 말에 깜짝 놀란 듯이 몸을 흠칫 떨며 그를 바라보았고 실피아는 밝은 웃음을 터트리더니 바람을 이용해 구슬을 들어 올리고 창문을 빠져나갔다.

 

“좋았어. 그럼.”

 

꾹꾹.

 

“응?”

 

-……으으.

 

생각을 통해 가장 커다란 건물 주위를 돌아다니라고 부탁을 하려던 이레스가 왼쪽 귀에서 들려오는 신음과 함께 누군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억지 미소를 그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시, 싫어.

 

이레스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노엔이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노엔이었기에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실피아와는 성격이 정반대에 가까워 그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함께 노는 것은 정말 꺼렸다.

 

“정말 싫어?”

 

-……히, 힘들어.

 

솔직하고 수긍이 가는 노엔의 대답에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손을 올려 노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누나가 일주일 만에 온 거잖아. 그치?”

 

-으응.

 

“그러니까 잠시만 놀아줘. 한 시간 안에 멈추게 해줄 테니까.”

 

-한 시간이야…….

 

“응.”

 

마치 억지로 하는 듯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노엔의 모습에 미안하다는 표정을 그리며 다시 한 번 머리를 쓰다듬어준 이레스는 바로 왼손에 들고 있는 구슬에 마나를 부어 넣었다.

 

우웅.

 

구슬이 푸른빛을 내뿜으며 작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그의 앞으로 작은 화면이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푸른 화면에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헨바인 영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자……. 헨바인 가문이.”

 

전생의 기억을 통해 헨바인 가문에서 중급 정령의 기운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무인이 있는지 확인을 하던 이레스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는지 작은 미소를 그리며 실피아에게 생각을 전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던 건물조차 작은 점처럼 보이던 헨바인 영지가 점점 거대해지더니 영주성만 보여주는 화면으로 바뀌었다.

 

빤히 화면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오른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문이 두 개고. 건물이 다섯 개라.”

 

성벽 위에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의 수는 정문과 후문, 그리고 성문이 없어도 성벽 위에서 경계를 서는 병사까지 포함하면 총 4, 50명이 성벽을 지키고 있었다.

 

영주성을 제외한 다른 건물을 지키고 있는 병사의 수는 총 다섯 명, 그 건물들이 순찰 경로의 한 부분인지 한 번씩 들르며 돌아다니는 병사가 셋, 영주성을 지키는 병사는 사방으로 열 명씩 배치되어 있고 2층 테라스에 다섯, 3층 테라스에 셋이 있었으며 마지막 4층 테라스에는 기사 두 명이 서 있었다.

 

그 누구도 작은 구슬을 통해 이레스가 영주성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실피아가 구슬을 들고 아래로 내려간 것이 아니라 바람만 조종하여 구슬만 땅으로 내려 보냈고 영주성 전체가 보일 정도로 높이 떠 있는 상태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그저 작은 새가 원을 그리며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근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수련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수십 명의 기사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1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자 지루한지 작게 투덜대는 실피아의 생각이 이레스에게 전해졌다.

 

작은 미소를 그리며 조금만 더 해달라고 생각을 전한 이레스가 계속해서 화면을 바라보고 있을 때 4층 테라스로 한 사내가 나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레스가 다시 한 번 생각을 전하자 화면이 일그러지더니 4층 테라스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호오.”

 

테라인 아카데미에서 생활을 할 때, 아들 녀석 때문에 레이온 왕자를 죽일 뻔했으며 지금은 몬스터의 숲을 선동하여 자신의 가문을 공격하려 했던 헨바인 백작이었다.

 

호위기사와 함께 테라스로 나온 헨바인 백작은 큰 한숨을 내쉬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더니 초조한 듯이 테라스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흐음. 며칠 간격으로 소식을 보내는 거였나?”

 

한 나라의 유일한 왕자를 죽일 뻔했던 사건과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레이즈 가문의 소가주에게 무릎을 꿇어 용서를 구하는 치욕을 겪었던 헨바인 백작은 어떠한 가문도 접근을 하지 않아 아주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같은 백작가도 무시를 하고 심지어 한 단계 아래 가문인 자작가도 그를 무시했다.

 

찾아오는 귀족도 없었고 불러도 오는 귀족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가 저리 초조해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몬스터의 숲을 선동하라고 보냈던 사람들의 소식.

 

물론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미 몬스터의 숲을 선동하려고 보냈던 사람들은 죽었고 그들에게서 헨바인 가문에서 벌인 일이라고 들었다.

 

“4층이라…….”

 

이레스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릴 때였다.

 

초조한 듯이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헨바인 백작이 갑작스레 걸음을 멈추더니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웃하다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뛰어난 기사도 마법사도 없었지만 직접 익스퍼드 중급의 기사들을 양성하며 기사로서는 익스퍼드 최상급에 속해 있는 가주가 헨바인 백작이었다.

 

이레스가 실피아에게 황급히 생각을 전하자 빠른 속도로 날아오르는 것인지 화면이 다시 한 번 일그러졌다.

 

구슬, 마법망원경 안에 부여하던 마나를 회수하고 실피아에게 돌아오라고 생각을 전한 이레스는 무릎 위에 놓은 가방을 빤히 바라보았다.

 

“백작만 조심하면 되겠네.”

 

자신보다 한 단계 높은 익스퍼드 최상급의 무인이다. 하지만 마나의 차이만 있을 뿐이니 그렇게 큰 차이라고 보기 힘들었고 자신의 정령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를 능가했다.

 

어차피 싸우려고 온 것은 아니었고 의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검을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실피아와 노엔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면 잡힐 일이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몬스터의 숲을 선동하려 했다는 증거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영주성을 이 잡듯이 뒤져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쉬이익!

 

-짜잔!

 

강하고 세찬 바람이 방 안을 감싸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의 앞에 나타난 실피아가 해맑게 웃었다.

 

-이제 놀아도 돼?

 

이레스는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노에에엔!

 

-으…… 으.

 

대답을 듣는 것과 동시에 실피아는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잡고 날아다니기 시작했고 이레스는 그런 두 정령을 바라보다 뒷머리를 긁었다.

 

“맞네……. 내가 신분을 위장하더라도 쟤들이 문제네.”

 

정령 실피아와 노엔을 본 사람은 그레이즈 가문과 사신단에 참여하였던 귀족들, 그리고 왕실의 사람들이 전부였다.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소환할 일이 올 수도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서 사람들에게 들킨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헨바인 가문을 철저하게 박살낸다고 해도 헨바인 가문이 박살나는 것이지 그 밑에 있는 병사나 기사들은 그저 다른 주군을 찾거나 헨바인 가문이 아닌 다른 가문이 헨바인 영지를 장악할 때 그에게 충성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단 한 사람이라도 실피아나 노엔을 기억해내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은 정령을 이용해 도둑질을 하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으니 문제가 되었다.

 

“흐음…….”

 

이레스가 작게 신음을 흘리며 두 정령을 바라보았다.

 

-꺄하하하!

 

-……으으.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실피아는 노엔의 손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이 꼬옥 잡으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고 노엔은 지금의 상황이 너무 힘든지 계속해서 똑같은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쉬이익.

 

쉬이익!

 

실피아가 날아다니는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방 안을 감싸는 바람은 점점 거세졌고 이내 바람에 의해 찢어지기 일보직전이었던 창문의 커튼이 땅으로 떨어졌다.

 

펄럭.

 

-꺄하하……라?

 

하필 천막이 떨어지는 곳으로 달려가던 실피아가 자신을 감싸는 어두운 그림자에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두 정령이 천막에게 먹히고 말았다.

 

하지만 정신체인 정령이었기에 모든 물체가 통과된다.

 

이레스가 천막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다시 나타날 실피아와 노엔을 기다릴 때였다.

 

펄럭.

 

“……어라?”

 

-헤헤헤. 귀신이다!

 

천막이 공중에서 멈춰 서더니 귀신처럼 이레스를 향해 천천히 날아왔다.

 

펄럭!

 

천막의 앞부분이 강한 바람에 의해 하늘 위로 솟구치더니 다시 아래로 떨어져 이번엔 이레스를 집어삼켰다.

 

“…….”

 

자연스럽게 천막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이레스는 물끄러미 자신의 앞에서 날고 있는 실피아를 바라보았다.

 

실피아의 머리 위로 천막이 떠올라 있었다.

 

“…….”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실피아와 바람에 의해 하늘로 떠오른 천막을 번갈아 바라보던 이레스가 작은 미소를 그렸다.

 

“재밌겠는데?”

 

-응?

 

실피아는 고개를 갸웃했고 이레스는 미소를 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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