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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74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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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74화

제11장 헨바인 백작의 공격 (1)

 

 

그레이즈 가문의 동쪽을 장악하고 있는 지역은 테라인 왕국의 영토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어 몬스터의 숲이라 불리는 거대한 숲이었다.

 

“취익.”

 

오크들이 신물이라 칭하던 왕의 목소리가 이레스에게 넘어가는 순간 갈색갈퀴족의 족장인 케르취는 이레스에게 충성을 맹세한 뒤에 빠른 속도로 몬스터의 숲을 장악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들과의 전쟁이 아닌 몬스터의 숲을 장악하여 자신만의 영토를 가지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레스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다.

 

거짓말과 배신을 죽음보다 더 치욕스럽게 느끼고 있는 종족이라는 것을 이용한 것이었다.

 

케르취는 단 3개월 만에 오크의 영역에서 그레이그 가문까지 가는 길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을 공격했고, 전장에 선두에 서서 그들의 족장이나 대장을 쓰러트리고 수하로 거두었다.

 

왕의 목소리를 가진 자가 인간이었기에 오크족에서 그나마 똑똑한 오크들에게 대륙공용어를 가르쳤다.

 

그레이즈 가문과 몬스터들의 시체로 거래를 하여 얻은 거대한 대검과 가죽갑옷으로 무장한 오크는 자신의 앞에 쓰러진 사내를 바라보다 동료에게 시선을 돌렸다.

 

“취익! 이제 어찌해야 되는 건가! 취익!”

 

정찰을 돌다가 발견했고 그들이 인간이었기에 무시를 하고 다시 정찰을 하려고 했는데 그들이 공격을 하기에 제압을 했다.

 

하지만 족장의 명령으로 인간과 싸우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고 오크의 영역을 침범했던 인간이 있으면 바로 죽이거나 잡아먹었기에 제압 후의 행동을 모르고 있었다.

 

오크가 고개를 갸웃하며 자신과 함께 정찰을 하던 동료에게 물었고 가죽갑옷과 중검으로 무장한 동료 오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취익! 그것도 모르는가! 족장에게 보고해야 된다. 취익!”

 

“보고?”

 

“먹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물어야 된다는 것이다! 취익!”

 

“그렇군! 취익!”

 

인간들을 먼저 공격하지 않지만 인간들이 먼저 공격을 할 시에는 죽여도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케르취는 오크들에게 다르게 전파를 했다.

 

인간이 공격을 할 경우 그들을 제압한 후에 자신에게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죽여도 상관없다고 하긴 했지만, 자신의 주군을 대신해 가끔 찾아오는 주군의 동생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들 중에서 자신들을 먼저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유가 있으니 제압을 한 뒤에 물어보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취익! 먹고 싶다!”

 

“취익! 말해야 한다!”

 

두 오크에게 제압된 사내는 기절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드니 자연스레 몸이 반응하고 말았다.

 

그들의 대화가 해석될 정도로 대륙공용어를 사용하며 자신을 먹느니 마느니 결정하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두 오크가 서로를 바라보다 인상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크게 크덕였다.

 

“취익! 일단 족장님에게 데려가자! 취익!”

 

“그게 낫겠다! 취익!”

 

대답과 동시에 대검을 든 오크가 물끄러미 사내를 내려다보다 다시 동료 오크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다리를 끌고 가면 되는 것인가? 취익!”

 

동료의 질문에 중검과 가죽갑옷으로 무장한 오크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취익! 먹게 되면 상하지 않게 해야 된다! 취익!”

 

“그런가?”

 

“어깨에 짊어져라. 취익!”

 

* * *

 

“오빠!”

 

그레이즈 가문으로 돌아오는 그 날, 영지에서 이레스를 먼저 반기는 사람은 그의 여동생인 엘리스였다.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초조한 듯이 영주성 앞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엘리스는 영지민들의 환호성과 함께 이레스가 나타나나 빠른 속도로 달려왔고 이레스가 흐뭇한 미소를 그리며 말에서 뛰어내려 양팔을 벌렸을 때 그녀보다 먼저 그를 반긴 사람이 있었다.

 

푹.

 

“크, 클라리아?”

 

엘리스와 함께 그레이즈 영지에서 최고의 미녀로 손꼽히는 클라리아가 양팔을 벌리고 있는 이레스의 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도, 도련님.”

 

떨리는 목소리로 이레스를 부른 클라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레스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울상을 지었다.

 

“도, 도련님.”

 

클라리아의 반응이 너무 새로워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작은 미소를 그리며 그녀의 머리를 작게 쓰다듬었다.

 

“잘 있었어?”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몬스터의 숲으로 향하고 한 달간 여행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가문을 나왔다.

 

그녀가 가장 의지하고 있던 사람이 이레스였기에 클라리아는 그의 가출 소식에 걱정이 되었고 그가 왕국 사신단의 대표로서 헥토스 왕국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더 충격에 빠트린 것은 헥토스 왕국에서 시작된 이레스와 실피아 공주와의 스캔들이었다.

 

클라리아는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황했고 가슴 한쪽이 아린 것을 느껴 소문을 들은 그날 자신도 모르게 울음을 터트렸고, 함께 일을 하고 있던 그레이즈 가문의 총관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안절부절못하다 집으로 돌려보내 휴식을 취하게 했다.

 

이레스가 미소를 그린 채로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었고 그의 손길에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 클라리아는 자신이 그의 품안에 안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을 사과처럼 물들이며 뒤로 물러섰다.

 

“오호? 정략혼인을 거절한 이유가 이거였구만.”

 

“아버지.”

 

옆에서 지켜보던 그레이즈 공작이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리자 이레스는 인상을 찌푸린 채 그만하라는 듯이 아버지를 불렀고 그는 아들의 부름에 오히려 미소를 그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클라리아 정도면 예쁘고 똑똑하니까.”

 

“거참.”

 

바로 앞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들어오자 클라리아는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푹 숙였다.

 

이레스가 난감하다는 듯이 그녀와 아버지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을 때 클라리아에게 선수를 빼앗긴 엘리스와 어이없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트린 알레인이 그의 앞에 도착했다.

 

“오라버니!”

 

“응!”

 

“잘 다녀오셨어요!”

 

“응! 엘리스도 잘 있었어?”

 

“네!”

 

큰소리로 질문을 던지고 큰소리로 대답하는 이레스와 엘리스의 모습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던 알레인이 작게 안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엄청난 사건을 만들고 오셨군요.”

 

“……하하하!”

 

이레스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고 알레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영주성으로 걸음을 옮겨 성 안으로 들어가자 이레스는 엘리스와 클라리아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는 알레인과 그레이즈 공작, 데미안과 함께 바로 영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레이즈 공작이 먼저 소파에 앉고 바로 그의 옆에 앉은 알레인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소파에 앉는 이레스와는 달리 멀뚱히 서 있는 데미안을 바라보다 소파를 가리켰다.

 

“앉으세요.”

 

“예, 작은 도련님.”

 

대답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걸음을 옮겨 이레스의 옆에 앉는 데미안의 모습에 수고했다는 듯이 작은 미소를 그려준 알레인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데인 님은 어디 가셨습니까?”

 

“합격해서 왕성에 있어.”

 

“흐음.”

 

데인이 왕성으로 떠난 이유가 왕실호위기사단의 입단 시험을 치루기 위해서였기에 그가 가문을 떠났다는 것에 그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알레인이 다시 한 번 두 사람을 바라보다 이번에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습니다. 하나만 묻겠습니다.”

 

“정말?”

 

자신이 모르는 사건도 있었는지 정말 하나만 물어도 괜찮겠느냐는 이레스의 모습에 알레인이 인상을 한없이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크게 잡아 몇 갭니까?”

 

“아홉 개.”

 

“사소한 사건 빼고 아주 중요한 사건만 뽑아서요.”

 

“그러니까 아홉 개.”

 

알레인이 어이없다는 듯이 이레스를 바라보다 아버지인 그레이즈 공작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버님.”

 

“왜 그러느냐?”

 

“가주직을 저에게 이양해주십시오. 이런 가주 밑에서 일을 못할 거 같습니다.”

 

“크큭.”

 

무언가 아주 심하게 동의가 가는 아들의 부탁에 그레이즈 공작이 웃음을 터트리자 알레인은 다시 이레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럼 몇 개 물어보겠습니다.”

 

“물어봐.”

 

“공주와의 스캔들……. 진짭니까?”

 

“응.”

 

“데우스 왕자에 검술 스승도?”

 

“응.”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버린 알레인이 멍하니 이레스를 바라보다 마지막 질문인 헥토스 왕국의 기사들에게 스승이라 불리게 된 소문이 진짜인지 물어보려다 설마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노엔?”

 

“……어떻게 알았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알레인은 정말 설마해서 물어보았다.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구쳐 머리가 아파졌는지 알레인이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누르며 진정을 하고는 다시 물었다.

 

“미스릴?”

 

“아버지에게 들었구만.”

 

“찾긴 찾았습니까?”

 

이레스는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지금까지의 소문이 전부 진실이며 미스릴 광맥도 발견하여 헥토스 왕국과의 거래를 확실하게 끝냈다는 것을 파악한 알레인이 진지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설마해서 묻는 것입니다.”

 

“물어봐.”

 

이레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을 했고 알레인은 잠시 그레이즈 공작을 바라보다 다시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설마 왕위다툼에 끼어드신 겁니까?”

 

바로 대답을 내뱉던 이레스가 처음으로 멍하니 알레인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그레이즈 공작을 바라보았다.

 

“벌써 알려주셨습니까?”

 

“어떻게 알려주겠느냐?”

 

테라인 왕과 이야기를 나눈 후, 밤새도록 대련을 하고 함께 영지로 돌아가던 그레이즈 공작과 이레스, 데미안이었기에 아무도 몰래 먼저 알레인에게 소식을 알려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알레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까. 제1왕자인 데우스 왕자에게 검을 가르치고 왕실파의 무력 단체 중 하나인 왕실기사단의 기사들에게 검을 가르쳐주었으니.”

 

“…….”

 

“모든 소문에는 헥토스 왕국의 귀족파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말 자신보다 더 가주에 어울리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알레인에 모습에 작게 감탄을 할 때 그레이즈 공작이 작게 미소를 그렸다.

 

“그래도 차기 가주가 해야 된다는데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겨서 짜증나는 겁니다.”

 

“……더 중요한 일?”

 

인상을 한없이 찌푸리며 아버지의 말에 대답하는 동생의 모습에 이레스가 고개를 갸웃하자 알레인이 또 한 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의 수하가 이상한 놈을 잡아왔습니다.”

 

“내 수하?”

 

나에게 수하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민할 때 알레인이 먼저 수하에 대해 알려주었다.

 

“케르취.”

 

몬스터의 숲에 서식하는 갈색갈퀴 부족의 족장 케르취.

 

이레스가 깜빡했다는 듯이 입을 살짝 벌리다가 다시 고개를 갸웃했다.

 

“걔가 왜?”

 

“인간 한 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거짓말을 죽음보다 더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종족이 오크들이었으니 먼저 인간들을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은 반드시 이행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잡은 사람은 먼저 오크들을 공격한 사람이라는 결론이 지어졌다.

 

“죽이라고 했는데? 먼저 공격하면 말이야.”

 

“오크들은 오크들만의 독자적인 고문방법이 있나 봅니다.”

 

이번에는 이레스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알레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는지 억지로 지우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지금은 한쪽 다리와 한쪽 팔이 없어졌지만 그 사내의 말을 들어보면 몬스터의 숲을 선동시켜 영지를 공격하려는 무리 중의 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2년 뒤에 있을 몬스터의 습격이 떠올랐다.

 

이레스가 눈썹을 한번 꿈틀거리더니 그레이즈 공작을 바라보았다.

 

“아버지.”

 

“다녀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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