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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71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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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71화

제10장 아버지와 아들 (1)

 

 

우와아아!

 

“…….”

 

헥토스 왕국과의 동맹연장을 위해 떠났던 테라인 왕국 사신단은 일주일 만에 왕국으로 돌아와 성도의 성문을 지나는 순간 자신들을 열렬히 환영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군요.”

 

자신들을 열렬히 환영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헥토스 왕국으로 향하는 사신단에 속해 있던 귀족파의 귀족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몇 번에 불과하지만 사신단에 참가한 적이 있던 아이스 자작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실제로 헥토스 왕국과 동맹을 연장하기 위해 떠났던 사신단이 돌아올 때 백성들에게 이만큼 환영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귀족들뿐만이 아니라 백성들도 헥토스 왕국과 동맹을 체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생각할 정도로 동맹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성들은 사신단에 레이온 왕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레이온 왕자가 포함된 테라인 왕국 사신단이 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성문으로 몰려들고 말았다.

 

인도의 한 부분이 부서져 아쉬움을 느끼고 있으면 아주 사소한 문제라도 알아차리고 조취를 취하는 신기한 왕자.

 

나라를 위해 노력을 하고 백성들을 하나하나 아끼며 자신들이 더욱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테라인 왕국의 유일한 왕자가 사신단에 합류되어 있다는 이유 단 하나 때문에 모여든 것이었다.

 

물론 백성들이 몰려든 이유를 몰랐던 사신단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채로 백성들의 환영 인사를 받아들였다.

 

계속해서 말을 이끌고 왕성으로 향할 때 이레스의 귓속으로 하나의 음성이 파고들었다.

 

“혹시 저 흑발이 인상적이신 분이…….”

 

“어머, 어머.”

 

희미하지만 사람들의 환호 소리와 함께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사신단에 합류한 사람들 중에 흑발을 가진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그녀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왕자님의 검술 스승이시라는…….”

 

‘역시 이 몸의 인기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가에 그린 미소를 진하게 만들려 할 때 그녀들의 대화에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미친개이시구나.”

 

“미친개?”

 

“그…….”

 

여인의 설명이 이어지려는 순간, 마나로 청각을 차단하고 눈을 감으며 시각을 봉인한 이레스는 몇 초 뒤에 다시 눈을 떴고 사람들의 환호 소리와 함께 그녀들의 이야기가 귓속을 파고들지 않자 다시 미소를 그렸다.

 

와아아아!

 

성도에 자리 잡은 백성들은 전부 몰려온 것처럼 이동하면 이동할수록 더욱더 많아지는 백성들의 모습에 레이온이 사신단을 대표하여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이레스가 물끄러미 왕성을 바라볼 때 그의 귓속으로 파고드는 음성이 있었다.

 

“저기 흑발의 형 있잖아!”

 

“응!”

 

백성들의 함성 소리가 너무 거대해 여인들의 대화처럼 희미하게 들렸지만 아이들의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자 자연스럽게 집중을 했다.

 

“이레스 님이라고! 정령사래!”

 

“정령사?”

 

“응! 막! 막! 예쁜 정령님 소환해서 함께 다닌다는 요정처럼 예쁘신 분이래!”

 

“요정?”

 

“응!”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자신을 올려다보는 두 아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두 아이는 갑작스레 이레스와 시선이 마주치자 깜짝 놀란 듯이 몸을 흠칫 떨더니 멀뚱멀뚱 그를 바라보았고 이레스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피식 실소를 흘리고는 실피아를 소환했다.

 

“실피아.”

 

작은 바람과 함께 나타난 실피아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이레스는 똑같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받아준 뒤에 이야기를 나누던 두 아이에게 인사를 해주라고 부탁을 하였다.

 

실피아는 이레스의 생각이 머릿속으로 들려오자 해맑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더니 두 아이에게 날아갔다.

 

쉬이익!

 

갑작스레 나타난 정령의 모습에 몇몇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바라볼 때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실피아가 두 아이의 앞에서 멈추어 섰다.

 

-안녕!

 

“……안녕하세요.”

 

손을 흔들며 해맑은 미소를 그리는 실피아의 모습에 한 아이는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했는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했고 한 아이는 깜짝 놀라 친구의 뒤에 숨었다.

 

인사를 받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실피아가 해맑은 미소를 그리며 양손을 펼치자 산뜻한 바람이 아이들의 주위에 머물렀다.

 

갑작스레 불어온 따듯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자 깜짝 놀란 듯이 실피아를 바라보던 두 아이였지만 그녀는 이미 미소를 그린 채 하늘 위로 날아올라 이레스의 머리 위에 앉아 있었다.

 

“어머, 어머.”

 

“저게 그 정령인가 봐요.”

 

“참 예쁘게 생겼네요.”

 

갑작스레 사람들의 관심이 레이온 왕자에게서 실피아에게 향하자 무언가 뿌듯해진 이레스가 미소를 그렸지만 다시 들려오는 사람들의 대화에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그럼 저 정령이 헥토스 왕국에 실피아 공주를 닮았다는 정령이군.”

 

“어머 어머. 낭만적이신 분이네.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워한 나머지 정령이 사…….”

 

“그만.”

 

남편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아내로 추정되는 여인의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자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한 번 마나를 이용해 청각을 봉인하고 아까 전부터 계속 바라보고 있던 왕성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분명 이야기가 우화된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헥토스 왕국에서 시작된 소문이 벌써 테라인 왕국까지 넘어왔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벌써 소문이 넘어왔는지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한 고개를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나는 것처럼 스캔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도 없이 왕성 앞에 아주 익숙한 두 사람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테라인 왕국을 대표하는 국왕 테라인 왕이 익숙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으며 또 다른 한사람은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아주 익숙한 사람이었다.

 

“아, 아버지.”

 

자신과 같은 흑발이 인상적인 중년인.

 

이미 육십을 넘겼지만 마스터 경지에 오르면서 시간을 역행한 듯이 사십 대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사내.

 

자신의 아버지인 그레이즈 공작이 테라인 왕의 옆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증거는?”

 

아주 짧은 대화를 끝으로 테라인 왕국의 사신단으로서 헥토스 왕국으로 떠났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이레스는 레이온 왕자와 함께 왕의 집무실로 향했다.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던 테라인 왕이 소파에 앉은 채로 질문을 던지자 이레스는 작은 미소를 그린 채로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여기있습니다만.”

 

“다만?”

 

“잠시 실례 좀 해도 되겠습니까?”

 

이레스가 갑자기 부탁하는 이유를 알고 있던 테라인 왕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왕의 옆에 앉아 있는 중년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버지.”

 

“왜 그러느냐?”

 

자신보다 먼저 왕을 찾아온 것은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자신의 아버지인 그레이즈 공작이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자신의 부름에 팔짱을 낀 채로 받아주자 이레스가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으며 입을 열었다.

 

“영지는 어쩌고 이곳에 계십니까?”

 

“네 동생이 영지운영능력만 보면 나보다 더 뛰어나다.”

 

“자랑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레이즈 공작이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흘리고는 다른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그럼 가출할 거면 혼자 가출할 것이지 데미안을 데리고 헥토스 왕국으로 떠났으면서 이렇게 당당한 것도 자랑이냐?”

 

“…….”

 

“도박?”

 

“…….”

 

“뭐 전하께 들어서 알고 있고, 가방에서 느껴지는 마나의 기운을 보니 확실한 것 같기는 하지만…….”

 

또 한 번 웃음을 흘린 그레이즈 공작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실피아 공주?”

 

흠칫.

 

이레스가 몸을 떨었다.

 

“데우스 왕자의 검술 스승?”

 

흠칫.

 

또 몸을 떨었다.

 

“헥토스 왕국의 모든 기사들의 스승님?”

 

흠칫.

 

또 떨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신기하다는 듯이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 일주일 만에 별의별 사건을 만들고 온 이레스였다.

 

“하아! 별일을 다 만들고 오는구나. 설마 또 뭐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이레스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무언가를 느꼈는지 그레이즈 공작이 인상을 살짝 찌푸리다 천천히 레이온에게 고개를 돌렸다.

 

“설마 또 무슨 일이…….”

 

“노엔.”

 

흠칫.

 

이레스가 또 한 번 몸을 떨었고 가만히 레이온이 말한 단어를 생각하던 그레이즈 공작이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설마…….”

 

대답을 하지 않는 아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레이온에게 시선을 돌리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헥토스 왕과 데우스 왕자가 알아버렸습니다.”

 

“야이! 미친놈아!”

 

순식간에 욕설과 폭언이 난무하게 된 왕의 집무실이었지만 그레이즈 공작은 테라인 왕의 진정하라는 말에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일단 모든 것을 다 떠나서 그것부터 물어보자.”

 

“예.”

 

“설명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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