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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03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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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03화

제1장 인신매매 (3)

 

 

엘프.

 

물론 선천적으로 귀가 뾰족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외모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령계로 돌아가지 않고 있던 노엔이 그녀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고 노엔의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기에 확신할 수가 있었다.

 

그녀는 엘프라고 말이다.

 

“…….”

 

왜 갇혀 있었는지 물어보기도 싫었다.

 

그저 하나만 물어보기 위해 이레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디 부족이십니까?”

 

“푸른 잎사귀의 아실리.”

 

“…….”

 

몇 달 전, 왕의 목소리로 인해 자신을 찾아왔던 엘프, 나무의 정령 드라이어드와 계약을 한 푸른 잎사귀 부족의 카인과 같은 부족의 엘프였다. 하지만 대답을 하는 그 순간에도 그녀의 눈이 너무 냉정했기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한 이레스였다.

 

물론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에게 구출되었기는 하였지만 일단 인간에게 겁탈을 당할 뻔한 것은 물론이고 인간들에게 납치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가 깃든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도 죽이기 위해 공격을 하거나 몰래 도망치지 않는 이유도 알고 있었다.

 

“실피아.”

 

바람과 함께 작은 소녀, 바람의 중급 정령, 실피아가 소환되었다.

 

-안…….

 

해맑게 웃으며 이레스에게 인사를 건네던 실피아가 노엔과 마찬가지로 엘프의 정령친화력을 느낀 것인지 천천히 몸을 돌려 아실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빤히 쳐다보기를 몇 초.

 

실피아가 해맑게 웃으며 손을 들었다.

 

-……안녕!

 

제일 먼저 자신에게 인사를 하던 전과는 다르게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해맑게 웃으며 엘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실피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던 이레스는 그녀의 시선이 여전히 정령들이 아닌 자신의 손, 왕의 목소리가 채워져 있는 팔목에 고정되어 있자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시선을 얼굴로 옮기게 한 뒤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그레이즈 가문의 소가주이자 왕의 목소리의 현 주인, 이레스가 푸른 잎사귀 부족의 아실리 님을 뵙습니다.”

 

“…….”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예상한 바였다.

 

카인에게 맨 처음 인간이 싫으냐는 질문을 했을 때 당연하게 싫다고 대답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천히 고개를 든 이레스가 물었다.

 

“푸른 잎사귀의 카인 님을 불러 드릴까요, 아니면 그냥 떠나시겠습니까?”

 

그녀의 눈동자에서 처음으로 작은 파동이 일어나며 어떠한 감정도 섞여 있지 않던 그녀의 눈동자에서 작은 경계가 일어났다.

 

“……카인 님을 어떻게 아시는 거죠?”

 

“일단.”

 

작은 미소를 그리며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어 입을 막은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어 갔다.

 

“여기서는 좀 그러니 일단 돌아가서 이야기를 하죠.”

 

아무리 상의를 입고 있어 몸을 가렸다고 해도 여인은 여인이었다. 그것도 미의 종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엘프족의 여인이었다.

 

상의를 입어 몸을 가렸지만 하의를 건네주지 못해 새하얀 허벅지가 밖으로 드러나니 그도 남성인지라 자연스럽게 시선이 그쪽으로 갈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니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 * *

 

-벌써 끝났습니까?

 

납치당한 사람들을 데리고 헨바인 영주성에 들어선 이레스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기사들에게 아실리를 손님방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 뒤에 바로 통신 구슬을 통해 그레이즈 가문과 연락을 취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다 끝났다고 테라인 전하 좀 뵙고 온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는 않겠지만 무의식적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인 이레스가 엘프 아실리를 떠올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인 님, 기억나냐?”

 

-……저번에 찾아오셨던 그 엘프 말씀이십니까?

 

“어.”

 

-기억은 합니다만.

 

“전단지를 붙이든가, 소문을 내든가 해서 그분 좀 찾아줘.

 

-……왜 그러십니까?

 

“인신매매.”

 

똑똑한 알레인이라면 이 말 한 마디면 어떤 일 때문에 카인을 찾는지 금방 이해할 것이 분명했다.

 

통신 구슬에서 잠깐의 정적이 일어나더니 이내 알레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해서 묻는 건데.

 

“응.”

 

-거기에…….

 

“응.”

 

-…….

 

“…….”

 

또 한 번 정적이 통신 구슬과 이레스의 주위를 감싸 안았다.

 

-아니 무슨 움직일 때마다 사고를 벌이십니까?

 

“이게 내 잘못이냐, 어쨌든 빨리 찾아서 헨바인 영지로 보내줘, 일단 아버지가 오셔야 헨바인 영지를 어떻게 할지 결정이 날 테니, 그때까지는 이곳에 있을 테니까.”

 

-하아. 알겠습니다.

 

깊은 한숨을 내쉰 알레인의 대답을 끝으로 반짝이던 통신 구슬에서 빛이 사라지자 이레스도 작게 한숨을 내쉬며 손님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 동생의 말처럼 자신이 움직이면 사건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끼익.

 

대부분의 전투가 영지 밖, 또는 성벽 안쪽에서 일어나다 보니 영주성은 깨끗하다고 볼 수 있었기에 손님방도 생각 이상으로 깨끗했다. 하지만 연신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이레스였다.

 

“……하아.”

 

“취익.”

 

“…….”

 

소파에 앉아 있는 엘프 아실리의 맞은편에 오크 케르취가 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갑작스레 들려오는 한숨 소리에 고개를 돌렸던 케르취는 한숨을 내쉰 상대를 확인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엘프와 오크.

 

어떻게 보면 두 종족은 엘프와 드워프보다 더 천적이라 볼 수 있는 종족 관계였다.

 

엘프는 육식을 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며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종족임에 반해 오크는 전투의 종족, 전투를 중요시하며 전쟁을 좋아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종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종족 모두 상대를 확인하고는 그저 지켜본 것을 보면 아실리는 몰라도 케르취는 엘프라는 종족을 처음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보냐?”

 

“취익, 그렇습니다.”

 

두 종족이 천적이라고 해도 숲 속에서 숨어 지내는 엘프 족과 직접 세상에 나서서 살아가는 오크 족은 만날 리가 없었다. 그저 성격과 행동을 통해 천적으로 분류한 것이 전부였으니 이레스가 할 수 있는 말을 하나뿐이다.

 

“……친하게 지내.”

 

“취익! 알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케르취의 어깨를 두들기고 만 이레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아실리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레이즈 가문의 소가주이자 현 왕의 목소리의 주인, 이레스라고 합니다.”

 

“어떻게 카인 님을 알고 계시는 거죠?”

 

자신을 소개하는 대신 다짜고짜 물어 오는 아실리였다.

 

이레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의 목소리, 그것 때문에 카인 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 *

 

헥토스 왕국으로 떠났었던 사신단에 속해 있던 모든 귀족가의 가문들을 전부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테라인 국왕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그레이즈 공작은 집무실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후……. 힘들구먼.”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무인이 바로 그레이즈 공작이었기에 육체적 피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없었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상태였다.

 

이리 가서 싸우고, 저리 가서 싸우고, 테라인 국왕을 만나 이야기를 전해주고 돌아오니 당연한 것이었다.

 

“이제 좀 쉴 수 있겠…….”

 

자신도 모르게 작은 미소를 그리며 자신의 책상을 차지한 채로 일을 하고 있는 알레인을 바라보던 그레이즈 공작은 자신의 둘째 아들의 표정이 무언가 애매모호한 듯이 어색한 미소를 그리고 있자 말문을 닫고 천천히 손을 들었다.

 

“일단 말하지 마라.”

 

“알겠습니다.”

 

“후…….”

 

알레인의 대답을 듣는 것과 동시에 크게 심호흡을 한 그레이즈 공작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

 

“헨바인 가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

 

이미 테라인 국왕을 만나 지켜보는 자들을 처리했다는 보고를 한 뒤에 그레이즈 가문으로 돌아오는 순간 헨바인 가문이 멸망했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레인이 문제가 생겼다고 하니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고 말았다.

 

군대의 선봉에 섰던 오크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그건 아닐 확률이 높았다.

 

어차피 이미 퍼질 대로 퍼진 것이 그레이즈 가문과 오크족과의 동맹이었으니 지금 당장 문제가 발생할 이유는 없었다.

 

땅과 바람을 조종하여 전장을 누빈 이레스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것일까?

 

자신의 아들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다 보니 빨리 들킬 것을 대비하여 알레인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니 직접 문제가 발생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심각할 리가 없었다.

 

“……무엇이냐?”

 

“헨바인 가문에서 벌였던 일.”

 

“인신매매?”

 

알레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으며 그레이즈 공작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예, 그 인신매매의 피해자들 중에 인간이 아닌 자들이 존재했습니다.”

 

“……설마.”

 

노예 제도가 존재하였을 때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자들은 평범한 백성들이었으며 두 번째가 아름다운 외모를 소유하고 있는 종족, 엘프 족이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작게 중얼거렸지만 알레인은 그 예상이 맞는다는 듯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엘프 족, 그것도 예전에 한 번 찾아온 적이 있었던 푸른 잎사귀 부족의 엘프 여인이 피해자로 존재한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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