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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98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7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98화

제10장 이레스의 무력 (2)

 

 

단 한 번의 공격에 4서클 이하지만 가문의 무력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는 열 명의 마법사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네 개의 성문 중에 하나가 박살이 났다.

 

무조건 성문을 지키며 오크들을 쓰러트리고 섬멸해야 했던 헨바인 백작으로서는 잠시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로 놀라운 무력이었다. 그런데 그다음에 한 행동이 전쟁을 시작하는 외침이 아니라 기사전이라니 그도 당황했다.

 

하지만 대답은 이미 나와 있는 상태였다.

 

헨바인 백작이 다시 마음을 안정시키며 옆에 서 있는 기사에게 말했다.

 

“성문 주위로 게이트를 만들라 해라.”

 

“……예?”

 

너무 놀란 나머지 자신의 말을 듣지 못한 기사가 다시 한 번 묻자 헨바인 백작은 이레스를 바라보다 입술을 살짝 깨물며 다시 말했다.

 

“성문 주위로 게이트를 만들어라.”

 

기사전.

 

성문이 파괴된 이상 자신도 머리 한구석에서 조심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기는 하였지만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지워버렸던 전쟁이었다.

 

이번 영지전의 참가한 기사단이 그레이즈 가문에서 새로 창설한 구름 기사단이라고 해도 검의 가문이라 불리는 그레이즈 가문의 기사단이니 평범한 기사단이 아닐 것은 분명했다.

 

그레이즈 가문의 기사는 어떤 기사단에 속해 있지 않는 평기사라고 해도 다른 기사들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사전은 기사만 참가할 수 있는 작은 전쟁이 아닌 각 군대의 대표가 나오는 전쟁이었다.

 

정령검사 이레스.

 

늑대를 탄 오크.

 

이 둘 중에 하나만 군대의 대표로 참여해도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헨바인 백작은 성문이 부서진 상황임에도 공성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옛!”

 

기사는 황급히 대답을 하며 성벽 아래로 내려가 병사들을 소집했고 헨바인 백작은 잠시 대답을 하지 않고 시간을 벌다가 옆에서 화살을 겨누고 있는 병사에게서 활을 빼앗아 독화살을 올리고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경기가 담긴 힘으로 잡아당긴 것인지 활은 원을 그리듯이 휘어졌고 헨바인 백작은 다시 한 번 이레스를 향해 조준하고는 활시위를 놓았다.

 

타앙!

 

쉬이익!

 

익스퍼드 상급의 신체능력을 담은 화살이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이레스는 성벽 위에서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화살의 모습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다가 검면이 정면을 바라보게 잡으며 검을 내리쳤다.

 

부우웅!

 

태앵!

 

푸욱!

 

화살이 검면에 부딪쳐 경로가 바뀌어 땅에 박혔고 이레스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를 그렸다.

 

“거절한 것으로 알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린 이레스는 바로 몸을 돌려 벅튼과 케르취의 앞으로 돌아갔다.

 

기사전을 신청한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었다.

 

하나는 기사전을 허락한다면 자신은 벅튼과 같은 강한 무력을 가진 기사와 자신, 그리고 케르취와 같은 강한 무력을 소유한 오크들을 보내 끝장내려고 했다.

 

한마디로 승낙을 하면 아주 쉽게 헨바인 백작을 잡아 전쟁을 끝내려는 것이었다.

 

두 번째가 기사전을 거절하더라도 자신에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기사전이 작은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기토와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일기토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각 군대의 기사나 무관 귀족들이 나서서 적들의 대표를 쓰러트려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는 것이었다.

 

사기는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기에 각 군대의 병력의 수가 비슷하다면 일기토가 벌어졌다. 병력의 수가 같으니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적들의 대표를 쓰러트려 전쟁을 유리하게 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병력의 수가 적은 곳이 병력의 수가 많은 곳에서 일기토나 기사전을 신청하면 비웃음을 사게 된다. 병력의 차이가 크니 발악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병력의 수가 헨바인 군대보다 적지만 기사전을 신청하기 전에 엄청난 무력을 선보였기에 거절을 당해도 비웃음을 당하는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 헨바인 군대라는 것, 사기가 상승하는 것은 그들이 아닌 자신의 군대라는 것이었다.

 

“벅튼.”

 

“예!”

 

“애들한테 전해서 이쪽에서 전투가 일어나도 접근하지 말고 그대로 포위만 하고 있다가 하늘에서 검은빛이 반짝이면 그때 진격하라 그래.”

 

“……알겠습니다!”

 

검은빛이 반짝인다는 것이 뭔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던 벅튼이었지만 반문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이 정면을 바라보는 이레스의 모습에 고개를 숙여 대답하고는 바로 뒤에 서 있는 병사와 기사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레스가 바로 고개를 돌려 케르취를 바라보았다.

 

“준비해. 같이 갈 거니까.”

 

“취익! 알겠습니다!”

 

기사전을 신청하기 전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더 강렬해졌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물어보려 했던 이레스가 고개를 살짝 저은 뒤에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고 벅튼과 케르취가 준비를 마쳤다고 보고를 했을 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역시 처음은 울프 라이더가 맡아야겠지?”

 

“취익! 감사합니다!”

 

케르취는 다크 울프 위에 앉은 채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이레스는 바로 벅튼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출발시켜.”

 

“예!”

 

벅튼이 대답과 동시에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집에서 검을 꺼내 천천히 들어 올리고 케르취가 글레이브로 땅을 긁으며 동시에 소리쳤다.

 

“취이익!”

 

“제1군!”

 

“사냥이다!”

 

“돌격!”

 

취이익!

 

우와아아아!

 

* * *

 

수백 자루의 화살이 하늘을 메우며 땅으로 쏟아졌다.

 

제1군은 이레스가 속해 있다 보니 일천, 이천으로 뭉쳐진 다른 군대와는 다르게 삼천이라는 병력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화살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1군에서 선봉에 서 있는 자들은 일천의 울프 라이더들과 정령검사 이레스였다.

 

“실피아.”

 

-으음. 가능은 한데…….

 

속으로 바람의 장벽을 만들어 화살 공격을 무산시킬 수 있냐는 질문을 했기에 부름과 동시에 실피아가 대답을 했지만 끝내 말을 흐리자 작은 미소를 그리며 약속을 했다.

 

“나중에 실컷 놀게 해줄게.”

 

-알았어.

 

대충 예상이 갔다.

 

가능은 하지만 모든 바람의 정령력을 소모하기에 정령계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맞아들었는지 자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실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쉬이익!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이레스의 군대 위로 울프 라이더들을 전부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바람의 장벽이 소환되었다.

 

몇몇 오크가 바람의 장벽을 바라보고는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이레스는 그 모습을 보기라도 한 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

 

“크기가 크다보니 두께가 얇아 바로 부서진다!”

 

“취이익!”

 

모든 오크가 그 말의 뜻을 이해했고 바람의 장벽이 예상대로 아주 손쉽게 수십 번의 두들김을 끝으로 부서지며 날아오자 오크들은 바로 자신의 무기를 휘둘러 화살을 튕겨냈다.

 

타다다당!

 

푸북!

 

취익!

 

크아아앙!

 

대부분의 오크들이 화살을 막아냈지만 몇몇 오크들이 화살을 튕겨 내거나 피하지 못하고 몸에 박히자 그들은 몇 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레스는 쓰러지는 소리와 다크 울프와 오크의 비명소리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고는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독이냐. 시발.”

 

뛰어난 회복력을 가지고 있는 오크와 다크 울프가 몇 걸음도 채 떼지 못하고 쓰러질 정도로 강력한 무기는 화살이라기보다는 화살촉에 묻혀 있는 초록색 액체일 가능성이 높았다.

 

작게 욕설을 내뱉은 이레스는 계속해서 달려 성문 앞에 도착했다.

 

다크 울프는 성문이 존재했던 자리 아래에서 바로 강하게 도약을 하며 영지로 들어섰다.

 

크아아앙!

 

도약을 하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가 본 것은 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창과 그 위로 두 사람이 하나의 기다란 장창을 함께 쥔 채로 찌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노엔.’

 

이레스는 바로 속으로 중얼거렸다. 순간 그의 몸을 채우고 있던 땅의 정령력이 소모되며 나무창으로 만들어진 바리게이트 주위로 구덩이가 생성되어 나무창과 병사들을 구덩이 안으로 떨어트렸다.

 

“으아아악!”

 

퍼버벅.

 

순식간에 바리게이트가 무너졌다.

 

이레스는 바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무창 다음으로 보이는 수백 명의 병사와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수십 명의 기사들의 모습을 보며 씨익 미소를 그리더니 천천히 다크 울프 위에서 내려왔다.

 

탁! 탁! 탁!

 

그가 다크 울프 위에서 내려오는 순간 케르취와 몇몇 오크도 영지 안으로 들어섰다.

 

“취익!”

 

탕! 탕! 탕!

 

영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적들이 보이자 케르취는 흥분한 듯이 글레이브를 땅으로 내려쳤고 이레스는 좌우로 목을 꺾으며 몸을 풀고는 말했다.

 

“케르취. 성벽 위로 올라가서 다 때려죽여.”

 

“취익!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케르취는 바로 자신을 따라온 울프 라이더들을 데리고 성벽으로 오르는 왼쪽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그런 울프 라이더들의 모습에 기사들이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기 위해 소리를 지르려 할 때 뒤늦게 도착한 벅튼과 땅을 밟고 서 있던 이레스가 빠른 속도로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쉬이익!

 

캉! 캉!

 

갑작스러운 공격 때문에 기사들이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

 

이레스는 미소를 그리며 그런 기사와 병사들을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성벽 위로 시선을 돌렸다.

 

“벅튼. 헨바인 백작 잡으러 갔다올 테니까…….”

 

“알겠습니다.”

 

다음 말을 듣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듯이 벅튼이 대답과 동시에 검신에 오러를 감싸며 병사와 기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쉬이익!

 

혼자서 달려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문 주위에 퍼져 있는 파편을 치우고 안으로 들어선 병사들의 앞에 서서 달려왔다.

 

캉! 캉! 캉!

 

순식간에 공성전과 시가전이 동시에 일어났다.

 

이레스가 시가전을 맡은 벅튼과 성벽을 정복하는 역할을 맡은 케르취를 번갈아 바라보다 성벽 위에 헬버튼 백작이 올라와 있던 것을 떠올리고는 울프 라이더가 오른 계단에 반대편인 오른쪽 계단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계단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주위에 있던 병사들이 황급히 창을 찔러 이레스를 공격했다.

 

쉬이익!

 

죽을 위기라는 것 때문인지 병사들의 공격은 생각 이외로 빠르고 무거웠지만 중급 정령사로 오르며 바람의 기운과 흙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이레스에게는 너무나 단순한 공격이었다.

 

탁.

 

이레스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 순간 단창은 허공을 찔렀고 병사가 공격이 무산되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창을 회수하려 할 때 그의 손이 먼저 움직여 창대를 쥐고 손목을 꺾었다.

 

콰직.

 

창날이 달려 있던 앞쪽이 부러지며 단창에서 작은 봉으로 바뀌었고 병사가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순간 이레스가 부러트린 창날을 던졌다.

 

쉬이익!

 

푸욱!

 

“크아악!”

 

창날은 정확하게 허벅지를 꿰뚫었고 갑작스레 몰려오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병사가 봉을 놓으며 바닥을 뒹굴자 다시 계단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으아아악!”

 

천천히 계단을 오르니 당연하게도 반대편 계단에서 올라오던 오크들을 피해 성벽을 내려오던 병사들과 마주쳤다.

 

“비, 비켜!”

 

모든 병사가 이레스의 외모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병사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확인이 불가능하자 무의식적으로 검을 휘둘렀고 이레스는 왼쪽으로 몸을 살짝 틀어 공격을 피하고는 병사의 어깨를 밀었다.

 

툭.

 

“으, 으아악!”

 

성벽이 없는 쪽으로 밀었기에 병사는 그대로 중심을 잃으며 아래로 추락했고 이레스는 계속해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병사들을 떨어트리며 성벽 위로 올라갔다.

 

탁.

 

“어디 있으려나.”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오크들이 헨바인 군대의 병사들과 싸우는 모습과 성문에서 수용할 수 있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는지 성벽 위에서 갈고리를 걸어 올라오는 병사, 그리고 도망을 치고 있는 몇몇 헨바인 군대의 병사들이었다.

 

“이야아아압!”

 

헨바인 가문의 기사복장도 아니고 병사복장도 입고 있지 않았기에 몇몇 병사가 이레스를 향해 달려가 공격을 했지만 그는 피하기 어렵지만 않는다면 죽이는 대신 허벅지를 찌르고 무기를 들지 못하도록 양쪽 어깨를 베며 공격을 못하도록 만들었다.

 

“크, 크아악!”

 

순식간에 이레스의 주위로 중상을 입은 병사들이 널브러진 채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검명과 늑대의 울음소리, 오크들의 울음소리, 병사들의 외침이 사방을 채우고 있었기에 모두에게 비명소리는 특별하지 않았다.

 

“…….”

 

이레스는 자신을 주위로 퍼져 있는 동료 때문에 접근하지 않는 병사들의 모습에 작은 미소를 그리며 다시 헨바인 백작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연결된 성벽을 통해 다른 성문 쪽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발견하자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우우우웅.

 

그의 손이 순백의 오러로 감싸지는가 싶더니 불길할 정도로 어두운 검은 오러로 바뀌어 하늘 위로 쏘아졌다.

 

쉬이이익!

 

변화식인 먹구름은 평범한 오러탄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자기가 알아서 폭발을 하려면 마나가 소모되는 긴 시간이 필요하거나 물체와 부딪쳐 충격을 통한 폭발이 일어나야 했다.

 

이레스가 바로 바닥에 떨어진 성벽의 파편을 들어 하늘 위로 힘껏 던졌다.

 

쉬이익!

 

오러탄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성벽의 파편이 오러탄과 부딪쳤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지만 중요한 것은 검은 오러탄이 폭발을 하며 순간적이지만 하늘이 검은빛으로 물들었다는 것이었다.

 

이레스는 말했다.

 

하늘이 잠깐이지만 검은빛으로 물드는 순간 돌격하라고 말이다.

 

제2군! 돌격!

 

제3군!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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