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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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20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95화
제9장 울프 라이더 (1)
크아아앙!
두두두두.
활시위 위에 화살을 올린 채 적들을 기다리고 있는 헨바인 가문의 군대였지만 인간들의 기마병을 본따 만든 오크들의 기병인 늑대를 탄 오크들은 그들의 반격을 모르고 있다는 듯이 계속해서 전진을 했다.
크아아앙!
빠른 속도로 달리는 다크 울프들은 순식간에 오크를 태운 채로 성벽 가까이에 도착하였고 성벽 위에서 ‘발사!’라는 외침이 전장을 울려 퍼지는 순간 수백 대의 화살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슈슈슉!
처음에는 검은 점처럼 보이던 화살을 힘을 잃은 듯이 곡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져 오크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할 때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돌격을 하던 케르취가 크게 숨을 들이켜더니 강하게 소리를 쳤다.
크아아아앙!
화살을 쏘라고 명령을 내렸던 세트릭 남작보다 더 거대한 외침이 사방으로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눈의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간이지만 화살이 허공에서 잠깐 멈춰졌을 때 울프 라이더들이 허공을 향해 자신의 무기를 휘둘렀다.
타다다당!
수백 대의 화살이 무용지물이 된 듯이 화살대가 꺾이며 바닥에 떨어졌고 다른 오크들의 비해 약간이지만 반응이 늦었던 오크들은 다크울프와 함께 화살에 맞아 그대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크르릉.
성벽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점점 많은 오크들이 쓰러졌지만 화살을 튕겨내고 막으며 달리던 케르취는 화살의 범위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벽과 가까워졌을 때 다크 울프의 위에서 내려와 양손으로 깍지를 낀 채로 허리 아래로 가져갔다.
“취이익! 빨리 와라!”
크르릉.
다시 한 번 울려 퍼지는 케르취의 외침에 반응하는 듯이 화살이 꽂힌 오크들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온몸에 박혀 있는 화살을 향해 손을 올렸다.
콰지직.
화살촉이 아직 몸 안에 박혀 있었지만 움직이는 데 거추장스러웠기에 몸에 박힌 화살의 화살대를 부러트린 오크는 바로 다크 울프의 몸에 박힌 화살대도 부러트리며 올라타 다시 달려오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악!”
“괴, 괴물이다!”
분명 평범한 사람이라면 사망할 정도로 수십 대의 화살이 온몸에 박혔고 심지어는 이마에 화살이 박힌 오크도 존재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다크 울프와 함께 달려왔다.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웠는지 병사들의 사기가 낮아지기 시작할 때, 전투요새의 단장 세트릭 남작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다.
“저들은 성벽을 오를 수가 없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쏴라!”
서쪽의 건설된 전투요새의 성벽은 그레이즈 가문이 침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러야 한다는 이유 때문인지 동쪽, 남쪽, 북쪽 전투요새보다 더욱더 견고하고 높은 성벽을 자랑하고 있었다.
실제로 영지전이 일어난 적은 없었지만 실험을 하여 성벽 아래에서 화살을 날리면 성벽 위에 도착할 때 힘이 없이 흐물흐물 날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던 병사들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다시 화살을 활시위에 올릴 때 성벽 위로 한 병사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오, 올라온다!”
“……!”
세트릭 남작은 물론이고 활시위에 화살을 올려놓던 병사들조차 그 외침에 당황한 듯이 화살을 떨어트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성벽 밑에서는 일렬로 선 채로 양손을 깍지 끼고 동료를 기다리는 오크들과 그런 오크들을 향해 다크 울프 위에서 날아오르듯 뛰어올라 다가오는 오크들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취이이익!”
“취이익!”
몇몇 오크들이 화살에 맞은 다크 울프로 인해 중심을 잃고 그대로 동료와 함께 쓰러졌지만 다른 오크들은 제대로 양손으로 깍지를 끼고 있는 동료의 손바닥 위에 착지를 했다.
동료가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라타자 자연스럽게 손이 아래로 내려갔지만 오크들은 커다란 기합과 함께 양손을 강하게 올려쳤다.
부우웅!
성벽을 향해 돌진하던 다크 울프들의 속도를 가진 채 등 위에서 날아오르고 그 속도를 마치 다른 방향으로 옮기는 듯이 동료의 도움으로 하늘 위로 솟구친 오크들은 성벽보다 더 높은 곳까지 날아오르고 말았다.
“……쏴, 쏴라!”
고개를 들자 보이는 것이 파란 하늘이 아니라 우락부락한 오크들이자 세트릭 남작은 큰 소리로 외치며 황급히 활시위를 당겼다.
쉬이익!
푸욱!
화살에 맞은 오크는 그대로 성벽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성벽 아래로 떨어졌지만 상상도 못할 방법에 바로 대처했던 것은 세트릭 남작, 그가 전부였다.
쿠우웅!
쿠웅!
거대한 발소리부터 가벼운 발소리까지 성벽 위에서 들려오기 시작했고 세트릭 남작이 활을 버리고 검을 향해 손을 옮겼을 때 오크들의 울음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취이익!
취이이익!
수십 마리의 외침에 반응하는 듯이 성벽 아래에서 그들을 올려주었던 오크들도 함께 소리를 질렀다.
당황하던 병사들이 황급히 조준점을 성벽 위에 올라선 오크들을 향해 돌렸을 때는 이미 시야에 거대한 쇳덩이가 가득 찬 모습뿐이었다.
촤아악!
“으, 으아아악!”
오러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바로 옆에 있던 동료가 몸이 두 동강이 나며 죽어버리자 병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뒤로 주춤 물러섰고 오크들은 그 모습이 도망을 포기한 듯한 사냥감으로 보였는지 작게 미소를 그리며 다시 자신의 무기를 들어올렸다.
신물의 주인의 명령으로 인간을 죽여도 되지만 먹으면 안 되며 무기를 버린 후 공격을 하지 않으면 죽이면 안 된다는 이상한 명령을 받고 있는 오크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앞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음에도 건드려서는 절대 안 되었다.
“젠……장! 막아라!”
우아아아!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병사가 고함을 지르더니 활을 버리고 검을 든 채로 달려들자 동료를 따라 병사들도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세트릭 남작은 병사들을 도아주기 위해 성벽 이곳저곳을 누비며 오크들을 막아내고 있다가 갑자기 황급히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카아아앙!
세트릭 남작의 등을 노렸던 오크의 공격이 바로 무산되고 말았다.
“크으으윽.”
하지만 효과는 그대로 남아있었는지 세트릭 남작은 뒤로 한걸음 물러나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취익?”
대검을 든 오크는 다시 자세를 잡는 세트릭 남작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대검을 바라보았고 이내 작은 미소를 그리며 다시 대검을 들어 올려 강하게 내리찍었다.
쉬이익!
카앙!
분명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대검은 검 중에서 가장 무겁다는 클레이모어였다. 하지만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간보다 수십 배는 강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던 오크는 그 클레이모어를 마치 인간이 롱소드를 휘두르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휘두르며 계속해서 공격을 했다.
카앙! 카앙!
크아아악!
촤아악!
수십 번의 쇠울림과 함께 오크들에게 목숨을 잃어가는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살을 베는 듯한 이상한 소음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더 이상 한 마리의 오크에게 묶여 있을 수는 없었다.
자신이 이 전투요새의 단장이었기 때문이다.
부우웅!
“흐으읍!”
세트릭 남작은 자신을 내려찍던 거대한 클레이모어가 하늘을 가리키도록 들리는 순간 마나를 이용해 몸을 강화시켜 빠른 속도로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푸우욱!
촤악!
“하아……. 하아……. 정말 오크일 줄이야.”
오크의 심장을 꿰뚫은 자신의 검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순간 검신에는 푸른 피가 묻어 있었다.
세트릭 남작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상황에서도 오크를 바라보았고 마치 정신을 잃은 듯이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자 다시 몸을 돌렸다.
지금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저어언군! 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사람이 만드는 작은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터억.
부우웅!
중심을 잡는 듯이 발을 강하게 구르는 발소리가 처음으로 귓속을 파고들었고 두 번째로 클레이모어만이 가지고 있는 바람을 뭉개는 듯한 소음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세트릭 남작은 황급히 몸을 돌려 공격을 막으려 하였지만 그는 깜빡하고 있었다.
현재 성벽 밑에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성벽 위로 올라오는 오크들이 벌써 수백 마리가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쉬이익!
심장이 뚫린 오크가 휘두르는 클레이모어와 하늘 위로 높이 떠올랐다가 성벽 위로 떨어지는 오크가 휘두르는 글레이브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젠……장.’
카아앙!
촤아악!
대검은 막았지만 롱소드를 막지 못한 세트릭 남작은 그대로 목이 땅으로 떨어지며 신체와 머리가 따로따로 쓰러졌다.
“취익.”
글레이브를 통해 세트릭 남작의 목을 자른 오크, 검은갈퀴족의 족장 케르취는 작은 울음을 토하며 자신의 글레이브를 바라보다 씨익 미소를 그리며 강하게 소리를 질렀다.
“취이익! 사냥이다!”
취이익!
그 외침을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오크들도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기 시작했고 처음과는 달리 방어를 포기한 듯이 계속해서 공격을 하며 압박하자 성벽 위에서는 전투가 아닌 학살이라는 뜻을 가진 전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 *
취이익! 사냥이다!
취이익!
카앙! 캉! 캉!
“……주군.”
솔직히 말하면 그저 감상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으려 했던 벅튼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본 공성전이 너무 신기하여 오크들의 주인이자 구름 기사단이 지켜야 하는 사내, 이레스를 부르고 말았다.
그들이 수성을 하는 적들을 쓰러트리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지만 평범한 종족이라면 절대로 선택할 수가 없는 방법이기도 했다.
인간보다 수십 배는 뛰어난 신체능력과 다크 울프를 타고 달리면서 얻은 속도를 이용하여 성벽 위로 날아올랐다.
두 사람이 모여야 할 수 있는 작전이었고, 말 그대로 생각하면 속도가 붙은 오크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같은 종족인 오크만이 할 수 있는 작전이었다.
“왜?”
“이, 이럴 것이라 생각하고 오크들을 데리고 온 것입니까?”
분명 공성무기를 가지고 오기는 하였다. 하지만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기에 공병 열 명과 단 두 대의 공성무기만을 들고 온 이레스였다. 그래서 벅튼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뛰어난 검술과 정령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레스는 이번 영지전이 전쟁을 입문하는 첫 번째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런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성벽을 정복할 수 있는 오크들을 일부러 전쟁에 참여시켰다면 생각을 바꿔야 했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그 누구도 상상도 못한 오크의 신체능력을 이용해 성벽을 정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레스 본인도 오크들이 이런 방법으로 성벽을 정복할 줄을 생각도 못하였다.
“나도 몰랐어.”
“……예?”
“그저……. 강한 무력을 소유한 부대라고만 생각해서 데리고 온 거지.”
이레스도 생각지 못한 방법이었다.
원래 오크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대륙에 그레이즈 가문이 오크족과 동맹을 맺어 더욱더 강한 힘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자는 이유와 그레이즈 가문의 군대에 오크들이 자신의 아군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전략전술은 뭐야……?’
전생에서 오크들을 토벌할 때에도 저런 방법을 보지 못했고 심지어는 그들이 습격을 했을 때에도 마을을 노리고 성벽이 존재하는 곳이면 절대로 건드리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들만의 특징을 이용하여 성벽을 정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즉 현재 몬스터의 숲에 서식하는 오크들은 전생과는 다른 한 단계 더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보다 강할지도 모르겠군…….”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그리며 중얼거리고 말았다.
처음 케르취를 만났을 때 그는 투명한 벽을 향해 계속해서 검을 내려치고 있었으니 체력이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사정까지 알고 있지 않았던 이레스는 체력이 빠진 케르취의 모습을 지금의 케르취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헬버튼을 마스터 경지로 올려줄 깨달음을 전해주고 이레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여 전략전술과 오크들을 통치하고 다른 오크들을 통합시킬만한 능력을 생각한다면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뛰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떻게 보면 다행일 수도 있었다.
몬스터의 습격이 일어나기 전에 그를 만나 자신의 부하로 삼고 자신의 말이라면 정말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충신으로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케르취는 정말 감당이 안 되는 오크로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감탄하는 듯이 전투요새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케르취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벅튼을 바라보았다.
“이제 우리도 가지.”
“공성무기는?”
피식.
벅튼의 질문에 이레스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검지로 전투요새의 성벽을 가리켰다,
“필요할 거 같아?”
“필요 없겠군요.”
짧은 대답을 끝으로 벅튼은 천천히 검집에서 검을 꺼내 하늘 위로 치켜세웠다.
“저어언군!”
탁! 탁!
놀란 듯이 전투요새를 바라보던 병사들이 바로 정신을 차리고 진형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었고 구름 기사단의 기사들이 천천히 검을 꺼내며 선봉에 섰을 때 벅튼의 검이 전투요새를 가리켰다.
“도올격!”
우와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