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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27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5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127화

제1장 물의 검사 반데크 (2)

 

 

다시 한 번 큰소리로 대답한 반데크가 집무실을 떠나자 욕을 한 이후로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그레이즈 공작이 약간의 호감이 담긴 눈빛으로 문을 바라보며 이레스에게 물었다.

 

“재능은?”

 

난데없는 청혼으로 인해 어이가 없었지만 천상 무인이었던 그레이즈 공작이었기에 그의 검으로의 경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레스가 그레이즈 공작의 물음에 그의 몸을 가득 채웠던 정령의 기운을 떠올리고는 인상을 화악 찌푸렸다.

 

“빌어먹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예상대로 뛰어났다.

 

역시 전생에서 중급 정령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물의 검사 반데크답다고 생각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엘리스와의 결혼은 별개의 이야기였다.

 

“페이언 왕국이 여기서 얼마나 떨어져 있지?”

 

“항구까지 이동하는 데 일주일, 배를 타고 움직이는 데 나흘입니다.”

 

알레인의 대답에 그레이즈 공작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대략 열흘이군.”

 

“예.”

 

만약 엘리스가 진짜로 반데크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페이언 왕국으로 떠나야 했다.

 

문제는 동생, 또는 딸을 만나기 위해 찾으러 간다고 하면 열흘을 움직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두 왕국의 허락까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이레스를 바라보다 너무 오랫동안 떠돌아다니며 동생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리고 알레인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엘리스가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들은 것이 있냐?”

 

“아니오.”

 

확신한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 알레인의 모습에 그레이즈 공작이 그의 재능과 자신의 딸을 번갈아가며 생각하다 말했다.

 

“무조건 막아.”

 

“예.”

 

“네.”

 

* * *

 

총관의 갑작스러운 휴가로 인해 임시지만 총관의 자리에 올라있던 클라리아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사내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말았다.

 

짧은 회의를 끝으로 자신을 도우러 온 사람이 많아 기분이 좋았다.

 

새로 들어온 바실리아스와 헤라는 물론이고 자신과 함께 일을 하게 된 에리카와 그레이즈 가문의 여식인 엘리스, 데미안까지 총 다섯 사람이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이 빨리빨리 진행되어 기분이 좋았는데 그 기분은 단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도와드리겠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와 일을 돕겠다고 외치는 반데크와 문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지켜보는 이레스 때문이었다.

 

아무리 사람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엄연히 그레이즈 가문의 사람들이었기에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내의 도움은 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었다.

 

“저…… 누구세요?”

 

“페이언 왕국 베이큰 가문의 차남, 반데크라고 합니다.”

 

“…….”

 

다른 나라의 사람이 그레이즈 가문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보안에 걸리는 서류는 자신이 따로 처리를 하다 보니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테라인 왕국의 기둥 중에 하나인 그레이즈 가문의 서류였다.

 

클라리아가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열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반데크를 힐끔힐끔 쳐다보다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사, 사양하겠습니다.”

 

“돕게 해주십시오!”

 

총관실에 자리한 사람들 모두, 즉 엘리스까지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반데크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치자 클라리아가 깜짝 놀란 듯이 몸을 흠칫 떨었다.

 

“히끅.”

 

너무 놀라 딸꾹질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레스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게 미쳤나…….”

 

“…….”

 

“히끅. 히끅.”

 

속삭이는 듯한 욕설에 반데크는 아무 말도 못했고, 클라리아는 반데크를 바라보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는 다시 대답했다.

 

“히끅. 그레이즈 가문의 일원이 아닌 이상 할 수 없어요.”

 

“저도 그레이즈 가문의 일원입니다.”

 

“……네?”

 

아까는 페이언 왕국의 귀족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그레이즈 가문 소속이라는 것에 클라리아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자 반데크가 엘리스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엘리…….”

 

“한 마디만 더하면 손수 입을 찢어주겠어.”

 

“……히끅.”

 

너무 음산한 목소리 때문인지 이번엔 이레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던 헤라가 딸꾹질을 하자 이레스가 반데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와.”

 

“하, 하지만.”

 

일주일이라는 제한 시간 때문인지 반데크가 망설이자 이레스가 실피아를 소환해 어깨에 앉힌 후에 말했다.

 

“한판 붙기 싫으면 튀어 나와라.”

 

자신보다 모든 것이 한 단계 높은 경지의 사내였다.

 

“예에.”

 

반데크는 마지막으로 엘리스와 눈을 마주친 후에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이레스를 따라 영주성을 벗어나 정원으로 향했다.

 

척.

 

정원에 도착하자마자 걸음을 멈춘 이레스가 몸을 돌려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엘리스가 좋냐?”

 

“예.”

 

“하지만 아버지는 물론이고 동생과 나는 네가 싫은데?”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말문이 막혔는지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반데크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치자 이레스가 오히려 잘 걸렸다는 듯이 똑같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다른 여자한테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는데 너 같으면 동생을 내어 줄 거라고 생각하냐?”

 

“…….”

 

자신의 잘못과 불행이 겹친 것이었다.

 

반데크는 당연히 할 말이 없어 입을 꾹 다물었고, 이레스는 그런 반데크를 바라보며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물의 중급 정령과 함께 바다를 누비며 해적들을 소탕하던 페이언 왕국의 1등 공신이자 마스터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는 해전에서는 그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최고의 기사라고 칭송받는 자가 반데크였다.

 

심지어 그는 과거로 돌아온 자신에게 실피아가 중급 정령으로 진화하게 된 이유를 깨닫게 해준 사람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감사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였다.

 

자신의 여동생인 엘리스를 넘기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자신이 직접 남성을 선택하여 결혼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페이언 왕국처럼 먼 나라로 시집가도록 내버려두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래서 한 가지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 어떻게 하면!”

 

반데크가 마치 원래부터 다리가 허약하다는 듯이 무릎을 꿇으며 외치자 이레스가 씨익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엘리스의 의견을 존중한다.”

 

“…….”

 

“하지만 내가 인정하는 사내가 아니라면 안 된다.”

 

“……?”

 

반데크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고 이레스는 음산한 미소를 그렸다.

 

“만약 엘리스에게서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나를 찾아오도록.”

 

“…….”

 

“그리고 한 번만 더 일하고 있는 애들 건드리면…….”

 

쉬이익!

 

거대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이레스의 머리 위에 만들어진 바람의 화살이 어느새 반데크의 사방을 점거한 채 공중에 떠 있었다.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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