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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42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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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42화

제8장 제국의 사신들 (1)

 

 

테라스 난간에 등을 기댄 채 연회장을 빤히 바라보던 이레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만사가 귀찮소이다…….”

 

좋은 일로 찾아오든 좋지 않은 일로 찾아오든 일단 다른 나라의 사신이 찾아왔기에 테라인 국왕은 연회를 열었다.

 

물론 그것만을 위해 연회를 연 것은 아니었다.

 

뒤늦게 왕국에 도착한 페이른 후작도 한몫했다.

 

유실리안 제국 내에서 최고의 정치가이자 최고의 책략가로 손꼽히는 페이른 후작과 대화를 나누게 되면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하여도 자신들의 이야기에 빈틈을 찾아내 공격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테라인 국왕은 페이른 후작이 왕성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연회를 열었다.

 

조금의 시간이라도 더 만들어 다시 한 번 재점검을 하기 위해서였다.

 

웅성웅성.

 

분명 문을 닫고 있음에도 테라스 바깥까지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은 이레스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세 시간이나 하고 있냐…….”

 

연회가 시작된 지 벌써 세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더 어이없는 것은 연회가 아직 해가 지지도 않았을 때 시작되어 이제야 세상이 석양의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레이온 왕자로 인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인사를 하니 금방 두 시간이 지났고, 그 이후로 할 일이 없어 와인잔을 들고 테라스로 나왔던 이레스였다.

 

이레스의 시선이 연회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레이온 왕자에게 고정되었다.

 

벌써 세 시간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일일이 대화를 나누고 시간이 남으면 다시 다른 귀족들을 찾아 움직였다.

 

두 시간 동안 인사를 나누고 녹초가 된 자신과는 다르게 처음과 똑같은 그의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레이온 왕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레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미끄러지듯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마 밤새도록 하겠지?”

 

페이른 후작과의 대화를 없애려면 아마 세 시간은 더 연회가 진행될 것이 분명했다.

 

물론 이레스만 한숨 나오는 상황이었지, 귀족들에게는 레이온 왕자나 동맹국인 헥토스 왕국의 데우스 왕자와 친해질 계기가 되는 좋은 상황이었다.

 

끼이익.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휴식을 취하던 이레스가 테라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떨어뜨렸다.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여인이었다.

 

클라리아와 똑같은 금발을 가진 여인, 하지만 제국의 황녀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으며 꽃으로 비유했을 때 백합과도 같은 새하얀 클라리아와는 다르게 도도하게 아름다운 장미를 연상시키는 유레이아 황녀였다.

 

“…….”

 

물끄러미 유레이아 황녀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연회장 안쪽에서 제국의 사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슬리안 황자를 힐끔 보고는 대답했다.

 

“쉬고 있습니다만, 황녀님께서는 무슨 일이신지?”

 

“너무 지루해서요.”

 

작게 그린 미소가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보니 누가 보아도 잠시 멍해질 정도의 모습이었지만, 이레스는 외모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바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그렇지요.”

 

“…….”

 

유레이아 황녀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레스의 모습에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수십, 수백의 남성들을 만나 보았고, 그중에 자신에게 접근하는 이가 대다수였다.

 

누구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누구는 너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한 방법을 선보였다. 하지만 노년의 귀족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젊은 남성은 이레스가 처음이었다.

 

고개를 갸웃한 채 이레스를 바라보던 유레이아 황녀가 사뿐사뿐 걸음을 옮겨 그의 옆에서 왕성 밖을 바라보았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에요.”

 

“그렇습니까?”

 

그저 빨리 끝나기를 빌며 휴식을 취하기에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것이었지만, 유레이아 황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치를 구경하더니 몸을 돌려 연회장 안쪽을 바라보았다.

 

“저는 공자님이 무섭습니다.”

 

“……예, 저도 제 자신이 무섭습니다.”

 

“……쿡.”

 

힐끔 이레스를 쳐다보니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내뱉는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터트린 유레이아 황녀가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혀 그의 옆에 쪼그려 앉자 연회장을 바라보았다.

 

“정령검사에다가 오크 부대까지 소유하고 계시니까요.”

 

“…….”

 

이레스의 시선이 유레이아 황녀를 향해 천천히 돌아갔다.

 

그녀는 이레스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싱긋 미소를 그리더니 궁금하다는 듯이 눈을 빛내며 부탁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실피아라는 정령을 만날 수 있을까요?”

 

“…….”

 

이레스는 유레이아 황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그녀의 성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단도직입적이고 이유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성격.

 

아마 자신의 예상이 맞으면 유레이아 황녀가 실피아와 만나고 싶다고 한 것에도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걸 알면서도 이레스는 실피아를 소환했다.

 

“실피아.”

 

웃긴 이야기지만 헥토스 왕국에서 대마법사인 아드렌 후작의 그레이트 실드를 박살 내며 자신의 무력이 대륙 전체에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감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노엔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면 거절할 이레스였다.

 

실피아를 통한 무력은 이미 대륙에 알려졌지만, 노엔의 힘을 통한 정령검사로서의 무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피아와는 다르게 감춰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쉬이잉.

 

작은 바람이 일며 허공에서 소녀의 형상을 한 정령, 실피아가 나타났다.

 

“어머!”

 

-……응?

 

박수를 치며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유레이아 황녀의 모습에 이레스를 향해 있는 힘껏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려던 실피아의 시선이 그녀에게 돌아갔다.

 

“귀여워라!”

 

-……?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하는 실피아였고,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그리고 있던 유레이아 황녀가 한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안녕?”

 

-……안녕?

 

“유레이아라고 해.”

 

-유레이아?

 

“응, 유이라고 불러도 되고.”

 

-유이……. 유이! 안녕!

 

외우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리던 실피아가 환한 미소를 그리며 인사를 하자, 유레이아 황녀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는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

 

-헤헤헤, 이레스! 이레스!

 

“……왜?”

 

유레이아 황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트린 실피아가 바로 날아오르더니 이레스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듯 날아올랐다.

 

-유이랑 놀고 싶어!

 

“…….”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원을 그리며 돌아다니는 실피아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레이아 황녀를 바라보았다.

 

유레이아 황녀는 정말 이유가 있어서 실피아를 만나고 싶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하늘 위와 정면에서 여인들의 강렬한 시선을 받은 이레스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더니 실피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중에 부르면 꼭 와야 돼.”

 

-응!

 

“와!”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실피아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유레이아 황녀가 연회장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자 홀로 남은 이레스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유레이아 황녀는 뜻밖이었지만 이제 자신을 찾아올 인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온 왕자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귀족들과 헨바인 백작이 저지른 인신매매 때문에 약해진 귀족파 귀족들을 흡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데우스 왕자는 헥토스 왕국과 근접해있는 귀족 가문들과 친해지기 위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고 있었으며, 슬리안 황자는 페스 가문으로 인해 자신을 따라온 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한창이었다.

 

실피아 공주?

 

그녀도 연회장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엘리스와 닮은 너무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젊은 귀족들이 계속해서 댄스 요청을 하고 있고, 순수했던 그녀는 거절을 하지 못하고 일일이 받아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으음…….”

 

멍하니 앉아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졸음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버텼지만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로 인해 한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바닥에 내려놓은 이레스가 천천히 눈을 감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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