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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37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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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37화

제5장 허탕 (2)

 

 

“차, 찾았습니다!”

 

폐허를 뒤지던 한 기사의 외침에 이레스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를 향해 걸어갔고 반데크도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기사가 다가오는 이레스의 모습에 바로 무릎을 굽혀 쪼그려 앉더니 작은 상자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친.”

 

“헉!”

 

외침을 따라 모인 일행이 상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상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레스가 작게 욕설을 내뱉더니 기사에게 상자를 건네받고는 천천히 마나를 집어넣었다.

 

우우웅.

 

상자가 작은 진동을 일으키더니 푸른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마나를 품고 있기에 마나를 집어넣으면 푸른빛을 띠게 되는 금속인 미스릴로 만들어진 상자였다.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멍하니 미스릴 상자를 바라보는 일행을 보며 말했다.

 

“금속이란 금속은 전부 가져와봐.”

 

“옛!”

 

구름 기사단이 먼저 대답과 동시에 사라졌고, 샤벨타이거 용병단과 파이어캣 용병단이 떠나는 대신 여전히 미스릴 상자를 바라보고 있자 이레스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일 할 떼어드릴게요.”

 

“바로 모아오겠습니다!”

 

“아싸!”

 

샤인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대답과 동시에 샤벨타이거 용병단을 데리고 마을을 수색하기 시작했고, 페리가 환호를 지르며 파이어캣 용병단과 함께 떠나자 이레스가 반데크를 바라보며 물었다.

 

“마나는 충분하지?”

 

“예.”

 

이레스가 대답을 듣고는 턱짓으로 벅튼을 가리켰다.

 

반데크는 고개를 돌려 벅튼을 바라보고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리자마자 바로 이해를 하고는 수색에 동참했다.

 

 

 

3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러 석양이 지기 시작할 때 수색이 끝났다. 이레스의 앞에는 자신의 키보다 더 높은 금속 탑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나하나 쌓다 보니 자신의 키보다 더 거대해진 금속탑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벅튼에게 물었다.

 

“전부?”

 

“예. 마나에 반응하는 물건은 전부 가져왔습니다.”

 

“……누군가의 흔적은?”

 

그 질문에 대답한 이는 벅튼이 아닌 함께 수색을 했던 샤인이었다.

 

“여기 있습니다.”

 

샤인에게서 물건을 받은 이레스가 물끄러미 그것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넘긴 것은 식기였다. 그것도 오래되었다고 보기 힘든 녹이 얼마 슬지 않은 금속 식기였다.

 

이레스가 양손에 접시와 포크를 들고 그것을 바라보다 일행을 쭈욱 훑어보고는 한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이름이?”

 

“메나예요.”

 

파이어캣 용병단의 마법사인 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소녀, 메나의 소개를 들은 이레스가 바로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그렸다.

 

“잠시 와보실래요?”

 

“네.”

 

메나는 바로 걸음을 옮겨 다가왔고, 이레스는 그녀에게 포크를 건넸다.

 

“잡아보실래요?”

 

고개를 갸웃하는 메나였지만 이레스의 말대로 포크를 집었고,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벅튼을 바라보았다.

 

“통신구슬을 통해 전해.”

 

“예?”

 

“폐허가 된 드워프 마을을 찾았다고.”

 

이레스는 확신했다.

 

메나는 현재 일행 중에서 가장 키가 작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포크를 쥐게 했더니 포크 손잡이 전체를 감싸게 되었다.

 

한마디로 식기의 주인은 인간들보다 작은 생명체라는 것이었다. 거기다 홉고블린은 얼마 되지 않은 종족이었다. 하지만 드워프는 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 종족이었다. 거기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종족이기도 했다.

 

마을 어디에서도 마법과 관련된 물건을 발견하지 못했다. 즉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홉고블린은 아니었으니 드워프 마을일 확률이 높았다.

 

‘드워프라…….’

 

드워프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스릴로 만들어진 금속을 얻게 되었으니 허탕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들이 존재했던 장소에는 미스릴이라는 엄청난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 * *

 

유실리안 제국 황성.

 

쾅!

 

책상을 내려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니 의자가 쓰러졌지만 노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맞은편에 있는 이들을 향해 외쳤다.

 

“지금 테라인 왕국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하오!”

 

쾅!

 

처음 외친 노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사내가 잘 이야기했다는 듯이 똑같이 책상을 내려치며 소리쳤다.

 

“그들은 인신매매를 저질렀습니다! 그러니 그들을 추궁해야 하는 것이 옳소!”

 

“우리가 먼저 알아차렸다면 모를까! 테라인 왕국은 인신매매를 저지른 가문을 멸문시키고 인신매매 피해자를 찾고 있소! 그런데 가서 뭐라고 따질 것이오!”

 

“인신매매는 극형! 아무리 귀족이 저질렀다고 해도 왕국에서 뒤늦게 알아차린 것에 대해 추궁해야 하오! 그런데 그것은 왜 막는 것이오!”

 

“당연하지 않소! 이미 늦었으…….”

 

“혹시 인신매매를 저지르고 있어서 막는 것이오?

 

피식 웃으며 말하는 사내의 모습에 노인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 이놈이!”

 

“그럼 막을 이유가 없지 않소! 진짜로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이면 모를까!”

 

“이, 이이잇!”

 

노인은 분에 이기지 못한 듯이 얼굴을 붉혔고, 그 모습에 옆에 앉아있는 이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할 때 대전을 감싸는 거대한 목소리가 들여왔다.

 

“그만.”

 

척! 척! 척!

 

모든 귀족이 대전의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오는 이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유실리안 제국의 주인을 뵙습니다!”

 

“유실리안 제국의 주인을 뵙습니다!”

 

유실리안 황제는 그들의 외침을 무시한 듯이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대전 끝에 놓여있는 제좌의 앉으며 손을 들었다.

 

“앉으라.”

 

척! 척! 척!

 

일어났을 때와 똑같이 자리에 앉는 귀족들이었고 유실리안 황제는 귀족들을 쓰윽 훑어보다 입을 열었다.

 

“테라인 왕국에 사신을 보내겠다.”

 

“폐, 폐하!”

 

“뛰어난 혜안이십니다!”

 

노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사색이 되며 외쳤고 사내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지만 유실리안 황제는 다시 한 번 손을 들어 그들의 입을 막은 뒤에 다시 말했다.

 

“테라인 왕국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

 

“……?”

 

두 집단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유실리안 황제는 그들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싸워야 할 상대.”

 

그제야 귀족들이 유실리안 황제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유실리안 제국의 목표는 과거에 실패했던 대륙 통일을 이루는 것, 즉 모든 나라가 아군이자 적군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인신매매에 대해 문의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페이른 가문의 가주가 유실리안 제국의 주인에게 청합니다!”

 

노인들로 이루어져 있는 집단 중 가장 제좌와 근접한 곳에 자리하고 있던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치자 유실리안 황제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무엇인가?”

 

“사신으로서 저, 페이른 후작이 다녀오겠습니다!”

 

“허한다.”

 

“또한 제국의 마스터를 대동하고 싶습니다!”

 

“허한다.”

 

마치 모이기 전에 이미 이야기가 된 듯이 유실리안 황제는 그가 요청하는 것을 모두 허용했다.

 

그렇게 황제의 입장과 동시에 순식간에 테라인 왕국으로 떠나는 사신의 이야기가 끝으로 향할 때였다.

 

끼이익!

 

대전의 문이 다시 열리며 한 사내와 여인이 천천히 걸어왔다.

 

저벅저벅.

 

사내와 여인이 동시에 유실리안 황제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유실리안 제국의 주인을 뵙습니다.”

 

“유실리안 제국의 주인을 뵙습니다.”

 

“…….”

 

유실리안 황제가 눈가를 살짝 좁히며 사내와 여인을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황자와 황녀가 무슨 일로 회의에 끼어드는 것인가?”

 

유실리안 제국의 황자가 그 물음에 바로 고개를 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테라인 왕국으로 향하는 사신단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 * *

 

제국이 사신단을 움직인다는 것에 가장 먼저 반응한 나라는 이번 일의 주인공인 테라인 왕국이었고, 다음이 테라인 왕국과 동맹국인 헥토스 왕국이었다.

 

헥토스 왕국도 유실리안 제국과 마찬가지로 인신매매가 극형에 처하는 형벌이었기에 테라인 왕국에 대해 회의가 일어지고 있었다.

 

“제1왕자, 데우스 왕자님이 입장하십니다!”

 

기사의 거대한 외침과 동시에 대전의 문이 열리며 헥토스 왕국의 1왕자인 데우스 왕자가 안으로 들어와 헥토스 국왕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무슨 일이냐?”

 

하필 혈맹에 가까운 테라인 왕국에서 인신매매가 일어나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있던 헥토스 국왕이 미간을 꾹꾹 누르며 묻자 데우스 왕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테라인 왕국을 도울 사신단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

 

돕기는 해야 했다.

 

왕국 전체가 인신매매를 한 것이 아니라 한 귀족이 그런 것이었기에 혈맹으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도와주느냐였고, 그것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모든 귀족을 불러 모은 헥토스 국왕이었다.

 

데우스 왕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헥토스 국왕을 바라보다 말했다.

 

“그 사신단에 저와 실피아 공주를 참여시키고 싶습니다.”

 

“불가.”

 

“이유는 존재합니다.”

 

“이유는?”

 

“왕국을 위해서입니다.”

 

잠시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데우스 왕자를 바라보던 헥토스 국왕은 그의 눈빛에서 진실을 느꼈는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말했다.

 

“데우스 왕자도 이번 회의에 참여하라. 그 자격은 테라인 왕국으로 보내는 사신단의 단장이다.”

 

“헥토스 왕국의 제1왕자, 데우스가 헥토스 왕국의 주인의 말을 받들겠습니다.”

 

* * *

 

바다를 성벽 삼아 살아가는 왕국인 페이언 왕국 왕실은 지금 난리가 난 상태였다.

 

“뭐, 뭣이!”

 

거친 바다 사나이 같은 근육이 울긋불긋 솟아있고 고슴도치 같은 턱수염이 인상적인 페이언 국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치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베이큰 가문의 가주, 베이큰 자작이 움찔 몸을 떨고는 황급히 외쳤다.

 

“잠시 테라인 왕국에 의지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유는!”

 

“…….”

 

베이큰 자작이 뜸을 들이자 페이언 국왕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유! 이유! 이유가 뭐냐고!”

 

“그, 그것이…….”

 

또 한 번 말을 더듬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베이큰 자작의 모습에 페이언 국왕이 눈을 부릅뜬 채로 대전에 자리한 귀족들을 향해 외쳤다.

 

“베이큰 자작을 제외하고 다 나가!”

 

“예, 옛!”

 

흥분하면 눈에 뵈는 게 없는 페이언 국왕이었기에 귀족들이 황급히 대전에서 빠져나갔지만 그는 오히려 입술을 씰룩거리며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사들도 쳐 나가!”

 

“옛!”

 

기사들도 황급히 대전을 빠져나갔고, 그렇게 거대한 대전에 페이언 국왕과 베이큰 자작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물끄러미 베이큰 자작을 바라보던 페이언 국왕이 작게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왕좌에 앉으며 그를 불렀다.

 

“아덴아…….”

 

“……예. 형님.”

 

베이큰 아덴.

 

가주가 되고 단 한 번도 들려오지 않았던 자신의 이름이 국왕의 입에서 나오자 베이큰 자작이 바로 대답했다.

 

“걔는 왜 안 온다고 하는데?”

 

“그, 그것이…….”

 

“뭔데?”

 

“사랑하는 사람이…….”

 

페이언 국왕의 이마에 힘줄이 솟아났다.

 

왕국이 정한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인 반데크였다.

 

그것도 물의 정령과 계약한 정령사이기에 수상전에서는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하는 최강의 해군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칭송받는 이였다. 그런데 그가 사랑을 위해 왕국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니 한 나라의 국왕으로서 어이가 없던 것이었다.

 

“후…….”

 

작게 심호흡을 한 페이언 국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여인을 데리고 빨리 돌아오라고 해라.”

 

“그, 그것이…….”

 

“귀족이냐? 정략혼인을 하자고 하고 데리고 오면 되잖아?”

 

뜸을 들이는 이유가 반데크가 사랑에 빠진 여인이 귀족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베이큰 자작은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대답했다.

 

“그레이즈 가문의 여식이라고 합니다.”

 

“……어디?”

 

“그, 그레이즈 가문의 여식입니다. 형님.”

 

“미……친.”

 

아무리 섬으로 이루어진 왕국이어도 정보와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페이언 왕국이기에 테라인 왕국은 그레이즈 가문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레이즈 가문의 소가주인 이레스에 대한 소문은 하루에 한 번씩 들을 수 있었다. 그런 그레이즈 가문의 여식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니 말문이 막혀버렸다.

 

“데리고 오는 것은?”

 

“소문을 들어보니 그레이즈 가문에서 엘리스는 그 누구보다 사랑받는 자식이자 동생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바다를 건너야만 만날 수 있는 페이언 왕국으로 시집을 보낼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쉰 페이언 국왕이 베이큰 자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 돌아오겠지?”

 

“예. 그 녀석은 한 번 결정하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인간이니까요.”

 

“…….”

 

만감이 교차했고 페이언 국왕인 이내 결심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테라인 왕국으로 사신을 보내겠다.”

 

“……예?”

 

“네 아들 뺏기기 싫으면 정략혼인이라도 부탁해서 데리고 와야 될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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