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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34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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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34화

제4장 오우거, 미친 오우거…… (2)

 

 

처음 오크들이 수하가 되었을 때 그들은 오우거 두 마리의 시체를 가지고 왔고, 이레스는 시체를 보자마자 대박이라는 생각과 함께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어떻게 잡을 수 있느냐’였다.

 

오우거 한 마리는 오러나이트 경지에 오른 기사 셋이 공격을 해야 쓰러트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과 체력,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였다. 그런데 그런 오우거 시체를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를 가져왔으니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고, 케르취는 그 질문에 바로 오우거를 쓰러트리게 된 경위를 알려주었다.

 

케르취는 오우거가 식사 시간이 되어 몬스터의 숲을 떠도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부족에서 전사 서열이 가장 높은 일백의 오크전사를 이끌고 오우거 한 마리를 포위한 채 사방에서 공격했다.

 

몸집이 거대하니 공격범위도 다른 몬스터들보다 컸지만, 크기가 큰 만큼 움직임이 느렸기에 일백의 전사가 사방에서 공격해서 쓰러트렸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실제로 오우거를 보니 생각을 달리해야 했다.

 

용병단과 구름 기사단, 오크 전사들이 오우거가 공격을 시작하면 느리긴 느리지만 공격 범위가 넓기 때문에 놈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살피고 공격을 시작하기 직전 사방으로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레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눈 한번 깜빡하지 않은 채 오우거를 바라보며 물의 구를 움직이고 있었다.

 

질식사라는 죽음도 있었기에 가만히 생각해보았는데 그것은 힘들 거 같았다.

 

오우거가 자신의 얼굴을 향해 손을 흔들 때마다 강한 충격을 받아 흩어지고 다시 모이는 것이 반복되었기 때문이었다.

 

크르르.

 

오우거 왕의 울음소리를 들은 이레스가 다시 자세를 잡으며 작게 신음을 흘렸다.

 

“한 마리당 10분인데……. 가능하겠지?”

 

* * *

 

오우거 한 마리와 전투를 벌이는 데 달라붙은 인원은 샤벨타이거 용병단 여섯, 파이어캣 용병단 여섯, 구름 기사단 스물하나, 오크 서른하나, 마지막 아이반까지 총 쉰셋이었다.

 

검은 갈퀴 부족의 전사 서열 100위 안에 드는 오크 전사들의 무력은 익스퍼드 중상급 경지에 오른 기사들과 비슷했고, 10위 안은 익스퍼드 최상급 경지의 무인이 오러를 사용하여 공격하는 힘과 똑같았다.

 

문제는 그런 무력을 가진 백의 오크 전사들이 오우거를 쓰러트리는 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한데 그 절반에 불과한 인원으로 십 분이라는 시간 안에 쓰러트려야 한다고 하니 처음에는 답답해하던 사람들은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쉬이익!

 

푸욱!

 

자유기사 아이반의 지원사격 덕분이었다.

 

오크전사들은 전부 글레이브, 창, 대검 등의 근접 무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쉰셋의 인원은 모두 근접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도 존재하고 투척술, 화살 등의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인원이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투척술이나 마법, 화살로 공격을 해도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공격을 해도 가죽에 상처를 내는 것이 전부였고, 오우거의 손이 움직이고 다리가 움직이면 황급히 그 자리에서 벗어나야 하다 보니 체력이 가장 좋지 않은 마법사 용병은 제대로 된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오우거가 바닥을 내려칠 때 쏘아진 거대한 돌멩이에 복부를 강타당해 전투 대열에서 빠져있었다. 하지만 아이반은 달랐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화살을 쏘아 보내는데도 투척술에 능한 레일리보다 더 뛰어난 정확성을 보이며 오우거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크어어어!

 

케르취가 베고 샤크가 찔러 넣어 발목 사이에 깊게 그어진 상처로 화살이 파고들자 오우거가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총 마흔다섯 발.

 

그중 여섯 발을 제외한 서른아홉 발의 화살은 정확하게 오우거의 상처 부위에 파고들었다.

 

물론 평범한 화살을 쏘아 보냈다면 오우거가 저렇게 고통을 느끼지 않았겠지만 그가 쏘아 보내는 화살에는 독이 묻어있었다.

 

그것도 극독이라 불리는 포이즌 리자드맨의 독이 묻어있고, 몬스터의 숲에서만 자란다는 독초를 빻아서 만든 독까지 다양한 독들을 묻혀 쏘아 보냈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독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멍청한 짓이었다.

 

빠른 재생력을 보이다 보니 독에 감염되는 순간 빠른 재생력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투가 끝나고 휴식을 취할 때마다 장거리 공격을 중심으로 벌이는 이들과 함께 독을 구했었다.

 

차근차근 상처를 만들고 그 상처를 한 번 더 찌르고 한 번 더 베며 고통을 심어주고 그 사이를 독화살로 중독시키자 이리저리 날뛰며 공격을 하던 오우거의 무릎이 굽혀졌다.

 

쿠웅!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오크가 무릎을 꿇자 작은 지진이 일어났지만, 그들은 오히려 더 잘됐다는 듯이 오우거의 목, 심장을 노리고 달려갈 때였다.

 

쿠어어어!

 

옆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외침과 함께 하늘을 가리는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위험을 느낀 그들은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순간 거대한 손 하나가 바람을 뭉개며 바닥을 내리쳤다.

 

콰아앙!

 

“…….”

 

일행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오우거를 막고 있던 반데크에게 향했다.

 

반데크는 검을 땅에 꽂아 억지로 서 있는 채로 몸을 휘청거리고 있었다. 이미 정령력을 전부 소모시켜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었다.

 

“……어쩌죠?”

 

페리가 자신들을 빤히 내려다보는 오우거를 바라보며 묻자 구름 기사단의 단장 벅튼이 입술을 깨물며 다른 전투지역을 바라보았다.

 

크아아아아!

 

“좀 닥쳐!”

 

퍼버버벙!

 

오우거 왕과 이레스가 싸우고 있었다.

 

오우거 왕은 연신 공격을 막고 있었고 이레스는 연신 공격을 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바라본다면 이레스가 승기를 잡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벅튼은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상황이 너무 안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벌써 수십, 아니 백 발의 화살이 공격을 했을 터인데 오우거 왕은 네 개의 팔에 피가 흐르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반데크가 막고 있던 오우거 중 한 마리가 걸어가고 있으니 그의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안 좋게 돌아갈 것이 분명했다.

 

‘어떡하지…….’

 

아무리 실전 경험을 많이 치르고 몬스터의 숲에서 몬스터들을 토벌하던 적이 있다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오우거가 세 마리, 거기다 오우거 왕과 함께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수많은 작전이 머릿속을 파고들었지만 그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어떤 작전을 짜도 일행을 분리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얼마 못 가 오우거의 무력에 굴복당할 수밖에 없는 미래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벅튼 님.”

 

“…….”

 

벅튼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세 대의 화살을 활시위에 올린 채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아이반을 볼 수 있었다.

 

아이반이 벅튼의 시선을 느끼고는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손에 더욱더 힘을 주며 입을 열었다.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힘만 있으면 저 오우거를 3분 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독에 중독되고 수많은 상처를 입은 오우거였다.

 

벅튼의 머릿속으로 또 한 번 몇 가지 작전이 떠올랐고 사라졌지만 이내 굳은 결심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탁을 했다.

 

“1분 안에 처리해주게.”

 

“…….”

 

그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아이반이 3분이라는 시간을 부탁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거인형 몬스터라면 일단 인(人)이라는 단어가 붙기 때문에 인간처럼은 아니지만 다른 몬스터들보다 더 많은 생각과, 약간이지만 상황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부터 독화살을 날린다고 쳐도 오우거가 다른 공격을 전부 무시하고 먼저 화살을 막아내고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3분이 필요한 것이었다.

 

3분 동안 몸을 감추고 샤벨타이거 용병단만이 공격을 하며 그의 이목을 빼앗는 순간, 작은 독을 묻히는 것이 아니라 독주머니를 달은 화살을 입안에 넣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반이 잠시지만 뜸을 들이자 이번엔 그가 지원한 요청부대인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단장 샤인이 그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뭘 하면 되는 것이오?”

 

“양팔을 봉인해야 합니다.”

 

“…….”

 

군마라도 타고 있었다면 더욱더 빠른 공격이 가능했겠지만, 오우거를 향해 달려가면서 공격을 했기에 그들은 공격을 실패한 오우거가 다시 손을 들어 올리고 내려치는 것을 맞추어 흩어지고 다시 달려가 공격을 하고 있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킨 샤인이 천천히 질문을 던졌다.

 

“만약 봉인을 한다면?”

 

“10초간은 봉인하고 있어야 됩니다.”

 

오우거가 손을 들어 올리고 내려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략 5초로 볼 수 있으니 두 번의 공격이 자신들에게 향하도록 강렬한 공격과 빠른 회피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한다면 더 불리해질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아이반이 황급히 말을 바꾸며 부탁했다.

 

“공격 한 번만 막아주시면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한 번이오.”

 

샤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용병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샤벨타이거 용병단이 세 명씩 두 개의 부대로 분리되며 무릎을 꿇고 있는 오우거의 양쪽으로 이동했다.

 

크어어어!

 

재생력이 빠르다 보니 흡수한 독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도 빨라져 오감이 흐려지기 시작했는지 오우거가 뒤늦게 좌우를 한 번씩 살펴보더니 이내 앞을 바라보며 양손을 들어 올렸다.

 

다른 몬스터들보다 더 나은 생각을 하는 거인형 몬스터였기에 그들의 공격보다 저 이상한 인간이 쏘아 보내는 것이 더 아프다는 것을 판단해 저 인간부터 죽이려는 것이었다.

 

“막아!”

 

탁!

 

벅튼이 자신들을 무시하고 정면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리는 오우거의 모습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크게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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