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1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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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04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33화
제4장 오우거, 미친 오우거…… (1)
미스릴의 기운을 찾아낸 노엔을 따라 이동하는 이레스 일행은 또 한 번 수십 종의 몬스터들을 쓰러트리고 또다시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을 때 폐허가 된 듯이 이곳저곳이 무너져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진짜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
마을을 수색하기도 전에 입구로 보이는 곳에서 걸음을 멈춘 이레스는 작게 중얼거렸고 그와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벅튼은 사색이 된 채로 외쳤다.
“전투 준비!”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그 마을에 존재하는 것들은 정말 거대한 존재들이었다.
쿠어어어!
몬스터의 거대한 울음소리만으로도 시원한 바람이 자신의 몸을 스쳐 지나가자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레스가 손가락으로 하나하나를 세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우거 셋에다가 왕이 하나라…….”
거인형 몬스터의 최상위 종족.
오우거와 오우거들의 왕이라 불리는 두 개의 머리와 네 개의 팔을 가진 오우거가 마을을 장악하고 있었다.
미스릴 광석이 마나를 품은 광석이기 때문에 몬스터들이 무의식적으로 끌린다고는 하지만 이건 진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레스가 고개를 내려 노엔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기운이 컸어?
-응.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노엔의 모습에 정말 많은 양의 미스릴 광석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자 이레스는 바로 검을 꺼내 들며 전투 진형을 짜고 있는 구름 기사단에게 시선을 돌렸다.
“쟤네들은 진형 같은 거 필요 없어.”
“그, 그렇습니까?”
난생처음 만난 거인형 몬스터 중 최상위 종족인 오우거와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에 긴장을 하고 있던 벅튼이 무의식적으로 되묻자 이레스는 고개를 들어 오우거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거 내려오면 그냥 사람 자체가 개박살 나는 거야.”
“……꿀꺽.”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린 벅튼은 시야로 오우거의 거대한 손이 들어오자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구름 기사단의 단원들도 이레스의 말을 듣고 있었기에 벅튼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옮겨지자마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넓게 자리를 잡은 일행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반데크에게 물었다.
“어디까지 상대해본 적이 있냐?”
“트, 트롤까지는…….”
오우거보다 한 단계 아래의 포식자라 불리는 트롤을 상대했다면 다른 거 다 떠나서 거인형 몬스터와 전투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거인형 몬스터들에게 한 단계 아래라는 것은 다른 몬스터들의 한 단계 아래보다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고개를 돌린 이레스는 오우거 왕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짜증난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랑 내가 아주 중요하다.”
“……정령술입니까?”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조건 막아야 돼. 특히 저 얼굴 두 개짜리는 내가 막아줄 테니까 나머지 두 놈 막아.”
이레스의 현재 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대지를 이용하여 수색을 하는 것에 7할의 정령력을 소모시켰고, 그 이후로도 노엔을 계속 소환한 상태여서 땅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두세 번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
이레스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 오우거 왕을 바라보던 반데크가 자신이 맡아야 하는 두 오우거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웃하자 그 모습을 힐끔 확인한 이레스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물었다.
“그럼 니가 쟤 막을래?”
“……쓰러트리는 것은.”
“대가리에 든 게 있으면 저거 이길 수 있을지 정말 의심을 할 정도여야 돼. 물론 쓰러트릴 수는 있지만, 마스터 한 사람만 데리고 와. 그럼 쓰러트려 줄게.”
오우거 왕은 단단하고 질긴 피부와 네 개의 팔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과 적의 위치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네 개의 눈을 보유한 괴물이었다.
마스터 경지의 무인이나 7서클 대마법사가 있다면 단번에 쓰러트리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지금의 일행과 함께 오우거 왕을 쓰러트리려면 그를 호위하듯 서 있는 오우거 세 마리부터 처리하고 한꺼번에 공격해야 했다.
쿠어어어!
이레스의 핀잔이 끝나는 순간 오우거 왕에 거대한 울음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더니 세 마리의 오우거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
쿵! 쿵! 쿵!
“흩어져!”
사사삭!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지진이 일어난 듯 대지가 울음을 토하자 이레스는 버럭 소리를 질렀고, 그 외침을 기다렸다는 듯이 일행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오래는 못할 거 같은데.”
일행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순간 이레스는 작게 중얼거리며 오우거 세 마리의 틈 사이로 땅을 박차 달려가 오우거 왕의 앞에 서더니 반데크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그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무조건 막아! 모든 정령술 다 써서라도 막아야 돼!”
“아, 알겠습니다!”
쉬이익!
실피아가 소환되는 것과 동시에 수십 개의 바람의 화살이 나타나 쏘아졌고, 이레스는 천천히 손을 들어 바람의 화살을 막아내려는 오우거 왕을 지켜보며 다시 명령을 내렸다.
“반데크가 두 마리 묶어놓을 동안 포위해서 한 놈씩 처리해!”
“예!”
“오우거 왕도 오래 막을 수는 없으니 빨리 처리하고!”
참고하라는 듯이 다시 한 번 명령을 내리는 순간 오우거 왕이 가진 네 개의 팔이 얼굴과 가슴을 가렸다.
쾅! 쾅! 쾅!
빠른 속도로 쏘아진 바람의 화살이 폭발하며 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지만, 이레스는 화살을 막아낸 네 개의 팔에 작은 상처만 있을 뿐 큰 피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다시 수십 개의 바람의 화살을 만들었다.
이번엔 바로 쏘아 보내지 않고 주위를 맴돌게 했다.
바람의 화살을 막고 천천히 손을 내린 오우거 왕이 이레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걸음 내딛자 그는 바로 실피아에게 부탁하여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오우거 왕의 옆에 이동하며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촤악!
베이긴 하였지만 살가죽이 무슨 수십 겹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인지 피가 흐를 정도의 상처는 일어나지 않았다.
“진짜 귀찮게 됐네…….”
땅의 힘이라도 있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쓰러트리는 것을 시도해보겠지만 그게 불가능했다.
“불의 정령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불의 정령은 정령 중에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정령으로, 중급 정령만 되어도 모든 것을 태워버릴 수 있는 청화의 불꽃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존재하는 정령사는 흙의 정령사, 물의 정령사, 바람의 정령사가 전부였다.
크아아앙!
오우거 왕의 한쪽 머리가 자신에게 돌아가는 순간 놈의 오른발이 휘둘려졌고, 이레스는 바로 바람을 타고 뒤로 물러나며 바람의 화살을 쏘아 보내 오우거 왕을 방해하며 일행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반데크는 거대한 물의 구를 생성해 오우거의 머리에 씌워놓아 두 오우거의 움직임을 막고 있었다.
사람의 신체만 한 얼굴 전체를 감쌀 정도의 거대한 물의 구를 만들어 오우거가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이동시키며 유지시키고 있으니 정령력이 바닥나는 시간은 대충 30분으로 예상이 되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정령력이 빠른 속도로 소모되는 것을 느꼈기에 예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레스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바라보다 다시 오우거 왕에게 시선을 돌리며 소리쳤다.
“30분!”
“부, 불가능합니다!”
“말도 안 돼요!”
“사람 많잖아!”
30분이라는 시간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아차렸는지 오우거를 공격하던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지만 이레스는 바람을 타고 오우거 왕에 얼굴까지 날아가 허공에 검을 찔러 넣으며 반박했다.
우웅.
검신을 감싸고 있던 오러가 검신과 분리되며 빠른 속도로 눈을 노리며 쏘아졌지만 네 개의 팔 중에 하나의 팔을 이용해 얼굴을 막고 세 개의 손을 휘두르자 이레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부우웅!
단 한 번의 공격인데 하나는 휘둘러지고, 하나는 내려치고 하나는 주먹을 쥐고 내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뒤로 물러난 이레스는 잠깐의 생각을 끝으로 노엔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고, 그 순간 땅의 정령이 바닥으로 나는 것과 동시에 오우거가 밟고 있는 땅 아래로 거대한 구멍이 생성되었다.
쿠우웅!
오우거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으며 앞으로 쓰러지기 시작했고 이레스는 바로 바람의 화살 수십 발을 만들어 정수리를 향해 쏘아 보냈다.
한 번의 공격으로 큰 대미지를 입히는 것은 힘들지만 한 곳을 집중적으로 노리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우거 왕의 특징 중 하나인 두 개의 얼굴이 문제가 되었다.
쉬이익!
퍼버벙!
“미친…….”
이레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욕설을 내뱉으며 오우거 왕을 바라보았다.
쓰러지는 그 순간, 오우거 왕의 두 개의 머리가 하나는 땅을 향해 있었고 하나는 이레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때문에 바람의 화살이 날아오자마자 네 개의 팔 중에 두 개가 땅을 짚으며 중심을 잡고 두 개의 팔이 쏘아지는 바람의 화살을 막아낸 것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은 땅의 정령력을 전부 소모하여 꽤 깊은 구덩이를 만들었으니 빠져나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자신의 힘만으로 쓰러트릴 수 없는 몬스터였기에 이레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오우거를 공격하고 있는 일행을 바라보다 케르취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취이이익!”
케르취는 자신을 따라 움직이는 오크들을 통솔하며 강력한 공격을 통해 오우거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뒤로 물러나며 다른 일행이 공격하기 편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왜 일백이나 필요했는지가 확실하게 이해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