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1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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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548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31화
제3장 드레이크 병기술 (1)
드레이크 병기술이란 드래곤보다 한 단계 아래인 용족을 사냥하기 위한 병기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드레이크처럼 난폭하고 강력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병기술이라는 이유로 드레이크라는 이름이 붙여진 병기술이었다.
대전쟁용 학살 무기로써 드레이크 병기술에 속해있는 것은 총 세 가지였다.
첫 번째가 검보다 길고 검보다 날카로운 찌르기가 가능한 창술이었고, 두 번째가 방패보다 두껍고 도끼보다 강력한 대검, 세 번째가 검이나 창, 도끼 등의 근접 무기를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난전이 벌어졌을 때 온몸을 무기로 사용하여 적들을 죽이는 격투술이었다.
물론 이름이나 세 가지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희귀한 병기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드레이크 병기술은 대륙에 널리 알려져 있는 병기술로서 정예병이라고 불리는 한 가지의 특화된 병사들에게 기초적으로 가르치는 병기술이었다.
쉭! 쉭!
빠른 속도로 허상의 적을 연속적으로 찌르는 샤크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이레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반데크의 말을 들어보니 기본이 드레이크 병기술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드레이크 병기술과는 미묘하게 달랐기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드레이크처럼 난폭하고 강한 파괴력을 지녀야 하는 드레이크 병기술은 공격할 때 무기가 흔들리지 않았다.
일격을 통해 적들을 쓰러트려야 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공격을 할 때 모든 힘을 쏟아붓게 되어 무기가 흔들리면 몸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네 말이 맞는 거 같기는 한데…….”
“뭔가 미묘하게 다르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그는 신기한 것을 쳐다보는 듯이 작은 미소를 그리며 샤크의 수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반데크가 이레스의 시선을 느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레이크 병기술이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드레이크 병기술의 원본을 살펴보면 두 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본?”
반데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레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여행을 다닐 때 유실리안 제국을 들렸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연찮게 드레이크 병기본 원본을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
이레스는 물론이고 지도를 바라보는 상태에서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던 벅튼도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고정되자 반데크는 이레스를 한 번 보고, 벅튼을 한 번 보고는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첫 번째 내용이 드레이크 병기술은 총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파이어 드레이크 병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불과 물?”
“예. 드레이크가 실존하는 몬스터라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
“그리고 그 드레이크는 땅에 살면 파이어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이유는 아시다시피 불같이 난폭하고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물속에서 살아가는 드레이크는 이름 앞에 워터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됩니다. 물과도 같이 유유하고 조용하지만 한 번 분노하면 거대한 파도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때문이죠.”
반데크가 작은 미소를 그리더니 주위에 떨어진 돌멩이로 바닥에 단어를 적기 시작했다.
“드레이크 병기술은 알려진 대로 총 세 가지입니다. 창술, 대검술, 격투술이죠. 그리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파이어 드레이크 병기술입니다. 하지만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은 창술이지만 장창을 뜻하는 것이 아닌 짧은 단창을 뜻했고, 대검술이 아닌 레이피어라는 찌르기에 특화된 검술을 뜻하며 격투술은 살상형 격투술이 아닌 제압형 격투술입니다.”
“한마디로 샤크가 배운 드레이크 병기술은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이라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그것도 레이피어나 단창, 제압형 격투술을 전투에 쓸 수 없다며 무시한 다른 나라들이 자신들의 색으로 물들여 바꿔버린 변형 파이어 드레이크 병기술과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과는 다른 원본 그 자체의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샤크를 바라보던 벅튼이 한 가지 의문이 생겼는지 바로 반데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을 배운 자가 그렇게 희귀한 것입니까?”
드레이크 병기술이라면 그도 배웠다.
기사가 되기 전에 병사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파이어 드레이크 병기술을 접해본 적이 있던 것이었다.
반데크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자신들의 색으로 물들여 바꿔버린 드레이크 병기술에서 실제로 원본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드레이크 병기술의 역사가 언제부터였는지 아시죠?”
“300년 전.”
드레이크 병기술이 나타난 것은 300년 전이었다.
“드레이크 병기술이 시작된 것은 300년 전 유실리안 제국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대륙에 널리 퍼지면서 다른 나라의 병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창피했던 나라들은 모두 자신들의 병기술이라는 듯이 새로운 색을 입혀버렸지요. 심지어 유실리안 제국조차 자신들이 만든 병기술이 다른 나라가 개편한 병기술보다 약해지자 더욱더 강하게 만들었고요. 그 결과 원본은 사라지고 개편된 병기술만 퍼지게 되었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게 있습니다.”
“……?”
“드레이크 병기술이 진짜 약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죠. 그래도 창시자가 그분인데 말이죠.”
“그렇긴 한데…….”
가만히 설명을 듣던 이레스가 불쑥 물었다.
“넌 어떻게 원본을 알고 있냐. 아무리 유실리안 제국을 들렀다고 해도 지금은 원본 그대로의 드레이크 병기술을 배운 사람이 없다고 했잖아.”
“유실리안 제국에서 병기술 박물관이라고 있는데, 그곳에 원본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물론 진본인지 사본인지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몇 장 되지도 않고 그 몇 장도 첫 번째 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지만요.”
설명도 없이 그림만 보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일은 없었다.
이레스가 샤크를 바라보았다.
“그럼 쟤는?”
“원본의 소유자겠죠. 그림과 똑같은 방식으로 수련을 하…….”
“…….”
“…….”
자신도 말을 하는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한 반데크가 눈을 몇 번 껌뻑이며 샤크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설명하면서도 느꼈던 이상함이 무엇인지 알아낸 것이었다.
과연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의 원본을 사용하는 샤크가 과연 누구에게 그 병기술을 읽혔냐는 것이었다.
* * *
아침이 되어 다시 수색이 시작되었지만 이레스와 반데크, 벅튼은 무의식적으로 샤크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정말 샤크가 300년 전에 만들어진 드레이크 병기술의 원본을 보유한 존재하면 그가 누구의 피를 물려받았는지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분명 유실리안 제국의 수호자인 아크레스의 핏줄이거나 그의 제자들인 골드나이트 기사들 중에 한 사람의 핏줄일 것이 분명했다.
드레이크 병기술의 창시자가 유실리안 제국의 수호자인 아크레스였으며 그의 제자인 골드 나이트 기사들이 손수 병기술을 배우며 약점을 메꾸고 고쳐나갔기 때문이다.
제국의 수호자라 불리는 아크레스는 마스터 경지에 오른 무인이자 제국의 병사들을 가르치는 교관으로서 강력한 무력과 뛰어난 통솔력, 지휘력을 가져 제국에서 기사의 왕이라는 칭호까지 받게 된 인물이었다.
드레이크 병기술을 만들고 은퇴를 선언하였지만 모든 대륙에서 그가 창시한 드레이크 병기술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니 검을 든 사람들 중에 아크레스를 모르는 이는 존재하지 않다고 봐도 무방했다.
골드 나이트라 불린 기사들은 아크레스의 제자로서 스승보다 못하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역시 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기사단 중에 하나였다.
단 열 명으로 이루어진 기사단이었지만 그들 모두가 마스터 경지에 오른 뛰어난 무의 재능을 지닌 기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아크레스는 아쉽게도 제자는 두고 있었지만 슬하의 자식을 두지 않았으니 골드 나이트 기사들 중에 한 사람의 피를 이어받았을 확률이 높았다. 그들의 피를 이어받은 열 명의 사람들이 모두 유실리안 제국에서 실버 나이트라는 이름의 기사단에 속해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힐끔힐끔 샤크를 쳐다보는 세 사람의 머릿속으로 수십 개의 생각이 떠오르고 사라졌다.
‘골드 나이트의 후손이라는 건가? 그러면 유실리안 제국에 있어야지 왜 용병질을 하는 거지?’
느껴지는 시선을 알아차린 것인지 샤크가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하자 다시 정면을 바라보며 생각을 하던 이레스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스파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스파이라면 아무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워터 드레이크 병기술이어도 바로 앞에서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유실리안 제국에 있다는 전쟁 박물관을 한번이라도 들린 이라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몇 년 동안 용병질을 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분명 연관은 있는데…….’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원본도 사본으로 추측될 정도로 몇 장 존재하지 않고, 첫 번째 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즉 드레이크 병기술의 원본을 배웠다면 어떻게 해서든 골드 나이트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샤크……. 샤크……. 샤크…….’
머리가 터질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도 유실리안 제국과 관련된 기억을 뒤졌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후우…….”
“왜 그러십니까?”
자신도 모르게 작은 한숨을 내쉬자 옆에서 걸음을 옮기던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용병단장 샤인이 물었다.
이레스는 그를 바라보다 잘됐다는 듯이 옆으로 다가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궁금한 것이요?”
고개를 끄덕인 이레스가 뒤에서 따라오는 샤크를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샤크는 어떻게 만났어요?”
“샤……크요?”
소리를 죽인 채 물으니 샤인이 자신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촉하는 듯이 바라보자 샤인이 힐끔 샤크를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샤벨타이거 용병단이 결성되고 1년 정도 흘렀을 때 만났습니다.”
“어디서요?”
“그때가 아마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산적들이 출몰했다고 북방 사령관이 토벌단을 결성할 때였을 겁니다.”
테라인 왕국을 중심으로 보면 동쪽에는 헥토스 왕국이 자리하고 있었고 북동쪽에는 기마민족이, 북서쪽에는 유실리안 제국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깐이지만 눈을 빛낸 이레스가 다시 말하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샤인이 옛날 일을 떠올리는 듯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 그때 샤크의 나이가 열셋이었을 겁니다. 웬 꼬마가 용병질을 하고 있나 신기해서 지켜봤었고 산적들에게 당할 뻔한 것을 구해주었는데 어찌어찌하다 자연스럽게 샤벨타이거 용병단의 단원이 되었습니다.”
“…….”
어디서 의문을 제시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로 희한한 만남이었다.
이레스가 고맙다는 말을 끝으로 그에게서 떨어지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샤인이 샤크와 만난 것을 생각하면 정말 우연찮게 만난 것이었고, 유실리안 제국과 관련을 가지게 하려고 해도 산적 토벌이 일어났던 장소에서 북쪽으로 유실리안 제국이 존재했다는 것밖에 없었다.
고개를 돌려 샤크가 드레이크 병기술의 원본을 배웠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을 바라보니 그들도 자신과 똑같이 힐끔힐끔 샤크를 바라보더니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땅을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도저히 안 되겠다.”
갑작스레 걸음을 멈춘 이레스의 모습에 그를 따르던 사람들과 원을 그리며 걸음을 옮기던 오크들까지 걸음을 멈추었다.
“도련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할 때 이레스가 뒤로 돌아 샤크의 옆으로 이동하더니 앞뒤로 손짓을 하며 걸음을 옮기자 일행은 다시 정면을 바라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옆으로 다가오자 고개를 갸웃하는 샤크의 모습에 이레스가 미소를 그리며 그를 불렀다.
“샤크야.”
“예! 도련님!”
재능이 뛰어난 것도 한몫하기는 했지만, 오러 유저였을 당시 그에게 대련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준 사람이 이레스였기에 샤크에게 이레스는 존경하는 인물 중에 한 사람이었다.
이레스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자 벅튼과 반데크의 시선이 그쪽으로 완전히 집중되었다.
“너 고향이 어디냐?”
“유실리안 제국입니다!”
테라인 왕국과 유실리안 제국이 큰 마찰을 일으킨 적이 없었던 이유 때문인지 샤크가 당당하게 외치자 반데크와 벅튼이 순간적으로 눈을 빛냈고 이레스는 드디어 하나를 해결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제 수련하던 것을 봤는데 창술이 특이하던데.”
“아! 가문의 창술입니다.”
“……응?”
가문의 창술이라는 이야기 때문인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 샤인이 고개를 돌려 샤크를 바라보았다.
“귀족이었어?”
열셋의 나이로 용병계에 입문했던 샤크였기에 안 좋은 과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단 한 번도 그의 가족이나, 과거에 대해 캐묻지 않았는데 가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니 깜짝 놀란 것이었다.
샤크가 민망하다는 듯이 어색한 미소를 그리며 대답했다.
“예, 몰락귀족이기는 했지만 증조할아버지께서 귀족이셨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
파이어캣 용병단까지 걸음을 멈추고 심지어 구름 기사단도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멈추며 샤크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