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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68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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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68화

제8장 정령 격투술 (2)

 

 

막상막하.

 

병사들의 머릿속에는 그 단어가 떠올랐다.

 

쉬이익!

 

쉬이익!

 

이레스의 주먹과 헬버튼의 주먹이 동시에 뻗어져 상대의 주먹을 가격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사방으로 불꽃이 튀어 올랐고 이레스는 여섯 걸음, 헬버튼은 두 걸음 물러서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헉……. 헉…….”

 

사람들이 보기에 대련은 막상막하를 이루고 있었지만 이레스는 대련에서 승리하자는 마음을 거둔 지 오래였다.

 

자신은 온 힘을 다해 공격하고 있지만 대련 상대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그리고 있었고 주먹을 감싸 쥐고 있는 오러도 약해져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레스는 일찌감치 승기를 버린 상태였다.

 

“돌아버릴 인생이다……. 진짜로…….”

 

불의 정령과 계약을 한 뒤에 바람, 땅, 불의 힘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마스터를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레스의 작은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헬버튼이 미소를 그리며 한 걸음을 내딛자 이레스가 똑같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자세를 잡았다.

 

헬버튼이 먼저 공격을 시작하게 만드는 순간 대련은 끝이 난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이레스는 쉴 틈도 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후……. 후…….”

 

크게 내쉬던 숨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과 동시에 이레스가 땅을 박차며 달려가는 순간 헬버튼의 앞으로 거대한 흙벽이 생성되었다.

 

“시야를 방해한다고 해도 마나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헬버튼의 조언이 흙벽 뒤쪽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이레스도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허공에서 바람의 화살 하나가 쏘아졌다.

 

쉬이익!

 

콰아앙!

 

헬버튼의 주먹이 먼저 흙벽을 부숴버리는 것이 아니라 허공에서 쏘아진 바람의 화살이 먼저 흙벽을 부숴버렸다.

 

누가 부쉈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헬버튼의 앞에 흙벽이 생성되었다.

 

그가 주먹을 휘둘러 흙벽을 부수면 그 파편은 이레스에게 날아간다. 하지만 이레스가 만든 바람의 화살이 먼저 흙벽을 부수면 그 파편은 헬버튼을 향해 날아간다.

 

쉬쉬쉭!

 

수십, 수백의 흙 파편이 헬버튼에게 쏘아졌고 그가 미소를 그리며 한쪽 다리를 박차며 옆으로 이동하는 순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흙가시가 솟아올랐다.

 

쿠구궁!

 

갑작스럽게 자연의 힘을 사용하면 빠르게 모으고 사용하기에 정령의 기운의 소모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던 이레스였다. 그래서 미리 형태를 만들어놓은 후 정령의 기운을 없애고 그것을 움직일 때 정령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헬버튼이 신기하다는 듯이 솟아오르는 흙가시를 바라보며 한쪽 다리를 휘두르는 순간 그의 앞으로 이레스가 주먹을 휘둘렀다.

 

부우웅!

 

불꽃이 밀집되어 더욱더 강력해 보였다. 하지만 헬버튼은 그 안에 숨겨진 힘을 알고 있었다.

 

그레이즈 가문의 검법인 클라우드 소드 변화식인 먹구름을 밀집하며 주먹을 감싸고 그 바깥으로 불꽃을 감쌌다.

 

파괴력은 지금까지와는 완벽하게 다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미 흙가시를 부수기 위해 다리를 움직였기에 막는다고 해도 충격은 있을 것이 분명했다.

 

헬버튼이 결단을 한 것인지 입가에 그린 미소를 진하게 그리며 양손을 겹쳐 이레스의 주먹에 가져다대고 다리는 계속 휘둘러 솟아오르는 흙가시를 부숴버렸다.

 

퍼어억!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흙가시가 만들어낸 흙먼지와 불꽃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 * *

 

이레스와 헬버튼이 대련을 하고 있던 그 시각, 기마민족의 본진에는 장군들이 칸의 앞에 자리한 채 논의를 하고 있었다.

 

모든 장수들을 불러 모은 이는 칸이 아닌 칸의 수호자 중 한 사람인 책략가 바다의 눈이었다.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합니다.”

 

“왜? 드디어 재밌어지는데?”

 

정말 모른다는 듯이 미소를 그리며 묻는 칸의 모습에 바다의 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다 한 손에 들고 있던 보따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유실리안 제국의 거래를 통해 얻는 것보다 이번 전쟁을 통해 얻은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작은 보따리.

 

그 안에는 칸의 수호자 중 한 사람이자 오러나이트 마지막 단계에 머무르고 있던 불의 대지의 머리가 들어 있었다.

 

“…….”

 

칸이 입가에 미소를 지운 채 물끄러미 보따리를 바라보자 모든 장수들의 시선이 바다의 눈으로 향했다.

 

억지로 미소를 그리며 자신을 지키던 인물 중 한 사람을 떠나보낸 것을 애써 지우던 칸이었다. 그런데 그 기억을 바다의 눈이 되살려버렸기에 자신들이 칸의 살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긴장을 하고 만 것이었다.

 

물끄러미 불의 대지의 머리를 바라보던 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손해가 그만큼 큰 것인가?”

 

“어차피 거래는 성사되었습니다. 막을 만큼 막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물러나도 유실리안 제국은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유실리안 제국은 데우스 왕자의 움직임을 막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막으라는 이야기는 없었었다.

 

바다의 눈은 그 거래의 허점을 알아차리고 말하고 있었다.

 

“…….”

 

분명 바다의 눈에게 묻고 있지만 불의 대지의 머리가 담겨있는 보따리에 고정하고 있던 칸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물었다.

 

“하지만 복수는 해야겠다.”

 

“……그 복수로 인해 모두가 죽을 수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복수를 해야 하는 것이 옳지.”

 

바다의 눈은 칸의 생각을 읽지 못했는지 눈썹을 찡긋거렸고 작게 미소를 그리고 있던 칸은 고개를 돌려 평야의 바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카이은?”

 

“카이 장군은 현재 수련 중이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두 명이 함께 상대했음에도 상처 하나 입히지 못했던 인물인 이레스로 인해 카이은 돌아오자마자 전쟁에 참여하여 공적을 쌓는 대신 본진 깊숙한 곳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칸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는 다시 물었다.

 

“레이베드는?”

 

“한숨도 잠을 자지 않고 아침에는 전투에 참여하여 병사들을 지휘하고 저녁에는 수련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카이과 함께 이레스와 일기토를 벌였던 레이베드였다.

 

아무리 장군으로서 병사들을 지휘하며 수련할 시간이 없어 실력이 떨어졌어도 그도 무인이었다.

 

당연히 이레스에게 상처 하나 입히지 못했다는 것이 창피했다.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칸이 생각을 하는 듯이 팔걸이를 툭툭 두들기며 중얼거리더니 다시 평야의 성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두 사람이 이레스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불가능합니다.”

 

기마민족 무인들 중에 무력이 가장 뛰어나고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던 평야의 성벽이였기에 바로 대답하자 작게 실소를 흘린 칸이 입가에 그린 미소를 바로 지우며 물었다.

 

“너희 둘이 참여하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

 

평야의 성벽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최악이었다.

 

쿠구궁.

 

“크으윽.”

 

막사에 자리하고 있던 모든 이들이 갑작스레 몸을 휘청거리며 신음을 흘렸다.

 

칸이 흘려보낸 거대한 중압감이 막사를 가득 채워 자신을 압박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들은 칸의 수호자 세 사람이 전부였다.

 

무의식적으로 흘린 것인지 담담한 표정을 그리고 있던 칸이 다시 평야의 성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 둘이 참여하여 레이베드와 카이을 도와 상대한다면?”

 

“…….”

 

일기토는 신성하다.

 

허나 기마민족의 한 사람으로 대평야를 지배하는 칸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잠깐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칸의 중압감에 의해 입술을 살짝 깨물며 억지로 버티는 동료들의 표정을 읽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죽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칸이 작게 중얼거리며 바다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틀 뒤에 돌아간다.”

 

“준비하…….”

 

“단 내일 네 사람이 동시에 이레스와 대련을 벌이며 이 제안을 거절하면 모든 이들이 죽어나갈 때까지 전쟁을 하겠다고 사신을 보내라.”

 

“…….”

 

바다의 눈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칸이 모든 표정을 지운 듯이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대답은?”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것도 부정을 하면 자신은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찬성을 하고만 바다의 눈이었다.

 

* * *

 

저벅저벅.

 

등 뒤로 호위를 하는 세 기사와 함께 걸음을 옮기던 레이온 왕자는 왕의 집무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걸음을 멈추고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들어와라.”

 

“예.”

 

레이온 왕자는 테라인 국왕의 부름을 받고 찾아왔다.

 

새벽녘에 그가 직접 왕의 집무실로 찾아오라고 명령을 내렸기에 일부러 누가 왔냐고 묻지 않는 테라인 국왕이었고, 일부러 자신이 왔다고 알리지 않는 레이온 왕자였다.

 

레이온이 고개를 돌려 자신을 호위하는 세 기사를 바라보았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명을 받들겠습니다.”

 

바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하는 세 기사를 바라보던 레이온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보다 먼저 테라인 국왕의 명을 듣고 찾아온 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케이든 후작은 호위기사로서 자리하고 있었기에 그러려니 할 수 있었지만 이미 멕케인 공작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신기하다고 볼 수 있었다.

 

잠깐 주춤거렸지만 다시 테라인 국왕을 향해 걸어가자 테라인 국왕은 바로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첩보가 들어왔다.”

 

“유실리안 제국입니까?”

 

테라인 국왕이 고개를 저으며 무언의 대답을 했고, 레이온은 바로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서류를 바라보았다.

 

“빠르군요.”

 

빨랐다.

 

생각보다 너무 빨랐다.

 

잠깐이지만 표정에 당황을 보인 레이온이었고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테라인 국왕은 바로 자신의 뒤에 서 있는 케이든 후작을 바라보며 물었다.

 

“움직일 수 있는 군력은?”

 

“병사 일만, 기사 팔백입니다.”

 

“적군.”

 

긴급하게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이 너무 적다는 것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중얼거리는 테라인 국왕의 모습에 멕케인 공작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금씩 모은다면 병사 3천, 기사 일백을 보낼 수 있습니다.”

 

왕국군의 병력과 귀족 가문에서 보낼 수 있는 병력이 따로 있다.

 

왕국군은 말 그대로 왕실의 요청으로 부를 수 있는 병력이었고, 귀족 가문의 병력은 그들이 독자적으로 모을 수 있는 병력이었다.

 

“일만 삼천의 병력과 기사 일천인가…….”

 

책상을 두들기며 잠시 생각을 하던 테라인 국왕이 다시 멕케인 공작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레이즈 가문은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것인가?”

 

“이틀 뒤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멀었군.”

 

멕케인 공작은 왕성에 자리하고 있었기에 바로 명령을 받고 찾아올 수 있었고 자신을 따르는 귀족들에게서 착출할 수 있는 병력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레이즈 공작은 자신의 영지에서 나오는 일이 드물었다.

 

그래서 직접 사신을 보내 내용을 전달하고 답을 받아야 했다.

 

유실리안 제국의 사신이 다녀간 이후 분명 첩자도 함께 잠식했을 터이니 통신 구슬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려는 것이었다.

 

파견하는 것은 못해도 일주일이 걸린다. 그렇다면 그 안에 모든 준비를 마쳐 놓아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 테라인 국왕이 레이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주일 뒤 레이온 왕자는 병력을 이끌고 헥토스 왕국으로 향하거라.”

 

“예.”

 

“그 안에 해야 할 것은 경지가 아닌 전쟁의 경험이 많은 노장의 기사들과 귀족들을 소집하는 것, 최우선 목표는 헥토스 국왕의 안전과 동맹국의 반역자를 처단하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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