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1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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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27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58화
제4장 과격? 무모? ……무식 (2)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잠시 머뭇거리던 데인은 다시 입을 열어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구체적인 내용까지 마무리가 된 작전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일기토에 집중되어 있을 때 기마민족 군대가 자리하고 있는 바로 옆 숲 속으로 들어간 뒤에 산을 올라 헥토스 왕국으로 이동한다는 작전은 모두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데인은 걱정이 되어 다시 한 번 묻고 말았다.
동방 경계선에 남아서 이레스와 함께 헥토스 왕국으로 움직여야 하는 인물이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그레이즈 가문의 라이벌 가문이라고 해도 자신의 소가주인 이레스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양아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작전을 수행하는 도중에 사건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작전을 하고 있는 이레스와 함께 모두 떠난 후에 헥토스 왕국으로 향하기로 한 크리스가 걱정스러운 데인의 표정을 보고는 작은 미소를 그렸다.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도 도련님이 평범한 사람은 아닌데…….”
“…….”
크리스도 그 순간 잠시지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작전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전 안에 수십 개의 가닥을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사건과 사고를 몰고 다니는 이레스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작전에 틈이 있는지 확인하고 만 것이었다.
잠시 작전을 상기하며 입을 다물고 있던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그리고 있지만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억지로 수긍하는 데인의 모습에 작게 그렸던 미소를 진하게 만든 크리스가 나뭇잎과 비슷한 녹색 로브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로브의 인물을 바라보았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로브의 인물, 헬버튼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던 크리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미리 후드로 얼굴을 덮고 있는 로브의 인물, 헥토스 왕국의 실피아 공주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레스와 함께 뒤늦게 움직이는 인물은 크리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 사람은 작전을 제안하였기에 누구보다 작전을 잘 알고 있는 크리스였고, 한 사람은 헥토스 왕국의 1왕자인 데우스 왕자였다.
칸이 아무리 이레스를 죽인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해도 마스터 경지에 오른 인물이니 분명 동방 경계선을 공격한 이유를 잊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크리스는 데우스 왕자를 일기토가 벌어지는 장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문 바로 위에 세우고 가장 무력이 약한 실피아 공주를 헬버튼과 함께 먼저 보내기로 했다.
물론 헥토스 왕국의 사신들도 전부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오빠인 데우스 왕자만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는 게 걱정되었는지 성벽을 바라보고 있는 실피아 공주였고 크리스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바로 그레이즈 가문의 레어울프 기사단 단장인 라크에게 시선을 돌렸다.
“가능하면 바실리아스 공자님의 말을 따라주셔야 합니다.”
“예.”
라크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경험 면에서는 자신이 훨씬 뛰어나지만 색다른 방향으로 보는 눈과 뛰어난 지략전술을 생각한다면 자신은 비교할 수도 없는 바다 위에 떨어진 작은 물잔과도 같은 뛰어난 인물로, 말을 못한다는 단점을 상쇄시킬 정도로 뛰어난 지략가였기에 크리스와 함께 작전을 진행하는 데 모두를 감탄시키는 작전을 제안하던 사람이 바실리아스였다.
물론 테라인 왕국 내에서는 적이었기에 순간적으로 지금 자신의 눈앞에 적으로 크리스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소름이 돋았지만, 지금은 신뢰할 수 있는 동료였다. 그렇기에 라크는 망설임을 가지지 않고 바로 대답을 했다.
크리스가 다시 헬버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헬버튼이 일행을 이끌고 자신의 곁에서 멀어지자 그는 바로 성벽 위로 걸음을 옮겼다.
바실리아스가 남아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여 헤라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단점과 사신으로서 기마민족의 본대를 다녀온 것을 생각하여 크리스는 자기 자신이 남아 이레스와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사신으로서 칸을 만난 사람은 이레스, 데인, 크리스 자신이었지만 그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람은 자신과 이레스였고, 데인은 함께 움직였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눈에 띄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아 존재감이 흐렸었다.
그래서 칸이 일기토를 의심한 것을 대비하여 남기로 했다.
저벅저벅.
계단을 올라 성벽 위에 자리했음에도 크리스를 쳐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쾅! 쾅!
카아앙!
모두의 시선은 성벽 밖에서 이레스와 레이베드 만들고 있는 화려한 일기토에 집중되어 있었다.
“…….”
잠시 성벽 위에 올라 기마민족 본대를 빤히 바라보던 크리스가 다시 걸음을 옮겨 데우스 왕자의 곁으로 이동했다.
챙! 챙!
성벽 밖에서 들려오는 검명과 함께 두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데우스 왕자는 자신의 옆으로 크리스의 인기척이 느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떠났습니까?”
“예.”
데우스 왕자가 아무도 보지 못할 정도로 작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기토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바라보았다.
이번 작전에서 그가 할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일기토를 지켜보는 것.
그것이 전부였고 그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크리스가 도착하기 전에 기마민족의 칸이 앞으로 나서 일기토를 지켜본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시선을 묶어라.
기척을 죽이고 숲을 통해 떠나는 헬버튼 일행이 들키지 않도록 그의 시선을 묶어야 하는 것, 그것이 데우스 왕자가 해야 할 일이었고 그것을 위해서는 일기토가 일어나는 현장에서 눈을 떼면 안 되었다.
“엘리스는…….”
아무리 자신의 여동생이 걱정된다고 해도 말이다.
크리스가 일기토에 눈을 고정시킨 채 묻는 데우스 왕자를 힐끔 쳐다본 뒤에 다시 전방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그레이즈 가문은 테라인 왕국의 검, 믿으십시오.”
* * *
일기토가 단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일기토로 바뀌는 순간 카이은 냉철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검을 휘두르고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바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레스는 처음 자리한 곳에 멈추어 서서 바람과 흙을 조종하고 있음에도 표정에서 느껴지는 다급함은 이레스가 더욱더 컸다.
“진짜 미쳤다. 미쳤어.”
카이을 죽일 수 있던 기회는 벌써 수십 번이나 발견했었다.
그렇기에 치명상만 입혀 다음 사람을 부르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온몸을 포박하는 진득한 살기로 인해 다음 행동을 취할 수가 없었다.
칸.
기마민족의 왕이자 카이의 아버지인 칸이 보내는 살기였다.
“아버지도 이랬나…….”
자신의 아버지인 마스터 그레이즈 공작과의 대련을 생각하며 작게 인상을 찌푸리는 순간 땅속에서 수십 개의 흙가시가 솟아올랐고, 레이베드가 검무를 추는 듯이 몸을 회전하며 검을 휘두르는 순간 흙가시의 끝이 잘려나갔다.
촤아악.
검무의 하나의 동작처럼 휘두름을 멈추고 뒤로 물러나는 순간 검이 휘둘러진 그 자리로 오러로 만들어진 방패가 뭉툭한 흙가시를 막아냈다.
타다당.
“……쩝.”
이레스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입맛을 다셨다.
여기서 바람의 화살을 날리고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가 검을 휘두르고 흙가시를 다시 만들어 사방을 포위하면 카이을 죽이는 것은 간단했다. 하지만 역시 다음 행동을 취하려는 순간 진득한 살기가 느껴졌다.
칸을 처음 만났을 때 바람의 마나를 담아 몸을 무겁게 하는 것과는 달리 살기에 마나를 담아 온몸을 포박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이레스는 그를 죽일 수가 없었다.
중압감을 행동에 제약을 주지만 살기에 마나를 담는 것은 경고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카이을 향해 달려 나가면 칸과의 거리가 가까워져 그의 검에 목이 잘려나갈 것이다.
지금도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살기에 마나를 담아 쏘아낼 수 있는데 거리가 짧아지면 분명 목숨을 잃을 것이 분명했다.
이레스가 잠시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내 피식 실소를 흘리며 다시 흙가시를 만들어내고 바람의 화살을 날리며 카이의 공격을 미리미리 차단했다.
죽이는 것은 간단했지만 자신의 목적은 기마민족의 시선을 묶는 것이 전부였으니 일단 크리스의 신호가 들려올 때까지 그와 일기토를 오랫동안 지속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도 일기토가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자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