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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90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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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90화

제7장 테라인 왕국군의 도착 (2)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크리스 공자님.”

 

“예.”

 

“이만 칠천……. 그냥 삼만으로 치고 삼만 중 현재 남은 기사들이 병사들을 지휘해야 한다면 어떻게 분할해야 합니까?”

 

“서른여섯, 삼만이니 한 기사가 팔백 삼십의 병력을 지휘해야 합니다.”

 

크리스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이레스가 이번엔 헥토스 왕국의 기사들 중에 그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셰인토를 바라보았다.

 

“십인장은 그냥 열 명 중에 가장 강한 애 뽑으면 되고 오십인장도 그렇다고 칩시다. 백인장은 어떡할 겁니까?”

 

“어떡하다니요…….”

 

셰인토가 잘 모르겠다는 듯이 중얼거리자 이레스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물었다.

 

“백인장도 그냥 병사들 중에 가장 강한 애 뽑아서 백 명을 지휘시킬 겁니까?”

 

“아닙니다.”

 

“그럼 기존에 있던 백인장 애들 삼백인장, 오백인장으로 만들어서 지휘시킬 겁니까?”

 

“…….”

 

병사들의 계급을 상승시켜 지휘시키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백인장에 머물고 있던 이가 갑작스레 삼백인장이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일백이라는 숫자와 삼백이라는 숫자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셰인토가 입을 꾹 다물자 이레스는 다시 회의실을 둘러보다 가장 어려 보이는 기사를 바라보았다.

 

“병사들에게 달려가서 남은 오십인장, 아니 백인장부터 오백인장들까지 살아남은 인원을 확인해서 리스트 만들어오세요.”

 

“예!”

 

이레스의 물음에 자신의 선배들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중요한 일이라 판단한 기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회의실을 빠져나가자 이레스는 다시 셰인토를 바라보며 물었다.

 

“반란이 일어나기 전, 원래 요새에 머무르고 있던 병력은 총 몇입니까?”

 

“삼만입니다.”

 

“지금 병력과 똑같네요. 그럼 지금도 오십인장, 백인장이 남아있을까요? 물론 남아있겠죠. 하지만 그들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쨌든 반란군에 존재했던 병사들입니다. 기존에 왕국군에 자리하고 있던 병사들과 사이가 좋아질 거 같아요, 나빠질 거 같아요?”

 

“……나빠질 것입니다.”

 

“나빠질 것뿐만이 아니라 왕국군 병사들은 데우스 왕자님과 함께 전장을 누볐다는 것에 사기가 오른 상태이니 반란군에 자리하고 있던 병사들을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전장에서 통일성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니 동료애라는 것도 없을 테고요.”

 

“허나, 그렇게 따지면 기사들도 반란군에 합류했던 이들이 아닙니까?”

 

한 기사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지자 이레스가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그렸다.

 

“이름이?”

 

“알켄트라고 합니다.”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기사들을 쓰윽 훑어보았다.

 

“알켄트 기사님 말대로 그들도 반란군에 합류했던 기사들이니 문제가 생길수도 있죠. 그러니 데우스 왕자님이 직접 설득해서 왕국군으로 회유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

 

“데우스 왕자님은 헥토스 국왕께서 서거하신 후, 가장 왕위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아니, 성도를 되찾는 순간 국왕이 되실 분이죠.”

 

“…….”

 

“그런 데우스 왕자님이 직접 기사들을 회유하고 모든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충성의 서약을 받게 되면?”

 

알켄트 기사가 입을 다물었고 그런 그를 대신해 크리스가 입을 열었다.

 

“왕국군 병사는 물론이고 전 반란군 병사들까지 데우스 왕자님을 따르겠지요.”

 

“예. 기사는 명예에 죽고 사는 인간들이니까요. 그러니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데우스 왕자님이 직접 설득했는지를.”

 

기사들이 입을 꾹 다물고 창피한 듯이 고개를 숙였다.

 

한순간이나마 명예를 지킨다고 하여 죽는 한이 있어도 항복하지 않는다 했던 반란군 기사들의 모습을 같은 기사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던 것이었다.

 

이레스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데우스 왕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반란군 기사들을 설득하면 병사들이 하나로 모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게 전부일까요? 부족한 지휘관을 보충할 수도 있고 마나를 다룰 수 있는 무인 수백을 수하로 둘 수 있습니다.”

 

데우스 왕자는 다시 생각하는 듯이 입을 다물었고, 이레스가 다시 크리스를 바라보며 계속 보고를 하라고 부탁하려 할 때 알켄트가 다시 손을 들었다.

 

“그러면 칼렉 백작과 그의 측근들은 어떻게 합니까?”

 

기사 못지않게 귀족들도 지휘를 할 줄 아는 인물들이었다. 심지어 귀족의 측근에는 익스퍼드 중상급에 자리한 기사들도 있었다.

 

이레스가 오히려 무슨 이야기를 하냐는 듯이 알켄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죽여야죠.”

 

“예? 지휘관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칼렉 백작을 회유하게 되면 칼렉 가문의 경지가 높은 기사들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죠.”

 

“그럼 살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왜요?”

 

“예?”

 

이레스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귀족이 뭔데요.”

 

“왕실에서 임명한 왕국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런 왕실에서 임명한 왕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배신을 했습니다. 그걸 살려요?”

 

“…….”

 

“한 번 배신한 인간은 또 배신할 겁니다. 아니, 배신합니다. 경지가 높은 기사들이 탐나기는 하죠. 하지만 걔네들도 분명 칼렉 백작의 피를 이어받아 어렸을 때부터 영약을 처먹고 가문의 검술을 배워 강해진 애들이겠지요. 한마디로 배신한 귀족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살려요?”

 

천천히 고개를 돌린 이레스가 고민을 하는 데우스 왕자를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셰인토를 바라보았다.

 

“귀족의 피를 이어받은 기사들은 자신의 가문에서 수련을 하지만, 다른 기사들은 어떻게 기사가 되고 어떻게 주군을 모시고 어떻게 검술을 배웁니까?”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기사가 되어 자신이 모실 가문에서 검술을 사사받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레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처음 질문했던 알켄트를 바라보았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기사들은 주군을 모시기 전까지 왕실이 설립한 아카데미에서 수련을 했으니 왕실의 기사였습니다. 귀족의 피를 물려받고 가문의 검을 배운 애들하고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다릅니다.”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기사들을 훑어보았다.

 

“칼렉 백작과 관련된 인물은 전부 죽입니다. 허나 아카데미를 수료하거나 자유기사가 되어 세상을 떠돌다 칼렉 백작을 모신 이들은 전부 설득합니다.”

 

회의실은 순식간에 침묵에 휩싸였고 이레스가 가만히 생각해보라는 듯이 바라보다 다시 칠판을 바라보고 있을 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심부름을 보낸 기사가 돌아왔다.

 

이레스가 놀랍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빨리 돌아오셨네요?”

 

“그, 그것이…….”

 

기사가 당황한 듯이 말을 더듬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그에게 향했다.

 

이레스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의 손에 들린 서류를 받고 빤히 바라보다 크리스의 옆으로 걸어가 칠판 옆에 서 있는 바실리아스에게 서류를 내밀었다.

 

“정리 가능하냐?”

 

“…….”

 

잠시 서류를 바라보던 바실리아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칠판을 돌려 피해보고 글이 적힌 것을 전부 지우고 다시 적기 시작했다.

 

이레스가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쟁에서 가장 먼저 공격을 당하는 이들은 약한 병사가 아니라 지휘하는 병사 또는 기사들입니다.”

 

병사들 중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계급이 오백인장이었다.

 

일천인장부터는 장군급으로 분류되어 기사들에게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삼만의 병력 중 일만 칠천의 병력이 사망하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간부급 병사는…….”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칠판을 바라보다 인상을 찌푸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백인장은 오십인장들 중에 가장 공적이 높은 이를 올리니 똑같습니다.”

 

“이백칠십여 명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셰인토가 질문했고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반란군이 합류하기 전까지 요새에 남아있던 병력의 수는 몇이죠?”

 

“……일만 삼천입니다.”

 

“총공격 감행 시 사망한 병사의 수는?”

 

“이천여 명입니다.”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예 몸을 돌려 칠판을 바라보았다.

 

“이천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뭐 지금은 백인장이 다시 이백칠십여 명이 되었다고 했지만 갑작스러운 계급 상승으로 인해 병사들의 서열은 개판이죠. 그러니 간단하게 설명 드리고 싶지만 그 정도로 머리가 똑똑한 것이 아니니…….”

 

잠시 말을 흐리며 자신에게 고개를 돌리는 이레스의 모습에 크리스가 미소를 그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반란군이 합류하기 전 요새의 총병력은 일만삼천입니다. 즉 백인장에 수는 일백삼십여 명. 하지만 그중 총공격 시 사망한 병력이 이천여 명입니다. 여기서 단순하게 스무 명이 백인장이라고 생각하면 현재 일백인장은 총 일백십여 명입니다. 그럼 여기서 기존에 있던 삼만의 병력에서 오백인장만 추린다면?”

 

“육십여 명.”

 

한 기사가 작게 중얼거리자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육십여 명이죠. 그중 삼십여 명, 아니 스무 명이 전장에서 사망했다고 하면 오백인장을 채우기 위해 백인장 중 가장 공적이 높은 이를 승급을 시켜야 하니 백인장은 구십여 명으로 줄어듭니다. 그럼 줄어버린 백인장을 채우기 위해 오십인장 중 백인장을 선별하게 됩니다.”

 

지휘관이 부족하면 아래 계급을 상승시키면 된다. 그것이 당연했기에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크리스가 미소를 그리며 그들에게 물었다.

 

“그럼 묻겠습니다. 실제로 병사들을 지휘해본 오백인장의 숫자는?”

 

“……!”

 

그제야 문제점을 알아차린 기사들이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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