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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83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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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83화

제4장 수성전Ⅰ (2)

 

 

불의 미로로 인하여 투석기 3대가 파괴되고, 정란 한 대가 파괴되었으며, 성벽 가까이에 만들어놓은 또 다른 함정으로 인해 기마병들이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게 되었다.

 

불을 진화하는 마법사들을 향해 오러소드를 날렸던 이레스는 자신의 중검을 늘어트린 채 오러소드를 막아낸 기사를 빤히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그렸다.

 

“판단력이 뛰어나네.”

 

선봉에 서서 성벽을 향해 달려가던 기마병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 순간 정란이 무너지며 중갑병들과 보병들과 궁병들이 불의 미로를 탈출했다.

 

만약 불의 미로에 갇혀 어쩔 줄 모르는 상태에서 기마병들의 비명을 듣게 되었다면 병사들의 사기는 말도 못하게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생각이 병사들의 마음속에 심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레스는 지휘관의 판단력에 감탄했다.

 

기마병들의 비명이 들려오자마자 병사들이 공격도 못하고 불길에 휩싸여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정란 한 대를 무너트려 길을 만들고 통과시켜 살아남은 기마병들을 구출하고 공격을 시작했다.

 

푸욱!

 

“크아악!”

 

지휘관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바로 옆에서 화살에 맞은 병사가 벌러덩 드러누웠다.

 

성벽 위로 올라오며 속도는 줄었겠지만 일단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화살 때문에 중상을 입은 것이었다.

 

“흐음…….”

 

병사의 차이도 심각하니 저쪽에서 넷이 부상당하여 전쟁에 참여하지 못할 때 이쪽은 한 명이 부상당해야 한다.

 

그래서 화살이 날아올 때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열심히 막고 있었는데 마법사를 향해 오러소드를 날리는 순간 찾아온 잠깐의 멈춤이 부상자를 만들어냈다.

 

지금 당장 기마병들을 무너트리고 공성병기의 움직임을 막았다고 하여도 마법사들이 나타난 이상 공성병기는 진입할 것이고, 불의 미로는 사라지고 적들의 진격이 다시 시작될 것이 분명했다.

 

“일단 공성병기를 막아야 하는데…….”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린 이레스가 공성병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마법사들이 불의 미로를 진화하기 시작하자 파쇄차와 투석기, 하나 남은 정란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

 

병력의 차이가 큰 이상 투석기도 파쇄차도, 정란도 요새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전에 무너트려야 했다.

 

거리가 있으니 오러소드를 날려도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기사가 휘두르는 검에 의해 공격이 무산될 가능성이 컸으며 불, 바람, 땅의 힘을 이용하여 부수려고 하여도 이미 도착한 마법사들에 의해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이레스가 생각을 멈추더니 다시 몸을 회전시켜 검을 강하게 휘둘러 오러소드와 화염의 검을 쏘아 보냈다.

 

쉬이익!

 

콰앙!

 

크아악!

 

방패를 들고 화살을 막아내던 중갑병들과 궁병들이 폭발에 휩쓸려 나가떨어졌고, 이레스는 다시 고개를 돌려 셰인토와 함께 병사들에게 지휘를 내리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크리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병사들을 지휘하는 것을 셰인토에게 맡긴 채로 공성병기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생각을 정리했는지 크리스가 고개를 돌리며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이레스 공자님.”

 

“예.”

 

“치고 빠지는 거 가능하겠습니까?”

 

“……치고 빠지는 거요?”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공성병기를 바라보았고 그를 따라 천천히 진격하는 공성병기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힘들 거 같긴 한데……. 만약 해야 한다면 할아버지와 반데크는 있으니까 레어울프 기사단이 도착했을 때 한꺼번에 움직여야 가능할걸요.”

 

“……정말 가능하겠습니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가능한 것과는 다르다.

 

적들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고 화살을 통한 지원 하나만을 이용해 육만이라는 대군이 자리한 장소에서 공성병기만 부수고 도망쳐야 했기 때문이었다.

 

탁.

 

바람의 벽 위에서 성벽 난간으로 돌아온 이레스가 작은 미소를 그리며 다시 적들을 향해 몸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일단 해봐야죠.”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서방 경계선 전체가 무너지는 미래가 떠오른다.

 

아무리 마스터 경지의 무인이 있고 다수 대 다수의 전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정령검사가 있지만 적들에게는 오로지 성문을 파괴하고 성벽을 파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성병기가 있기 때문이다.

 

* * *

 

두두두두.

 

“으아악!”

 

예전보다 몸이 건강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육체적인 행동은 익숙하지 않은 데미안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레이즈 공작의 명령으로 인해 헥토스 왕국 지원군에 참여하고 있었다.

 

후방에서 포션을 만들어 바로 공급이 가능한 지원마법사로서 전장에 참여한 것이었다.

 

지원마법사는 전장의 뒤에서 마법을 통해 서포터해주는 이들을 말하는데, 전쟁터에서는 반드시는 아니지만 존재한다면 큰 힘을 발하는 이들을 총괄적으로 뜻하는 부대였다. 그래서 데미안은 전장에 참여했지만 걸어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막사에서 포션을 제작하거나 전쟁 아티팩트를 제작하는 데 열중을 했었다.

 

그렇다.

 

분명 제작에 열중했었다.

 

 

 

“오크들과 함께 먼저 떠나거라.”

 

 

 

갑작스레 찾아온 그레이즈 공작의 단 한마디로 인해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지원마법사로 포션을 제작하고 있었다.

 

두두두두.

 

“조, 조금만 처, 천천히!”

 

케르취의 허리를 감싼 채 신세를 한탄하던 데미안은 자신의 비명과 더불어 들려오는 한 사람의 비명을 듣고 눈을 살짝 떠서 그를 바라보았다.

 

“너, 너무 빠, 빠르아악!”

 

아이스 자작.

 

헥토스 왕국과의 동맹 사신단에 참여한 적이 있어 먼저 떠나는 오크들을 대변해주는 외교관으로서 한 오크라이더의 허리를 부여잡고 있는 사내였다.

 

검을 배웠지만 외교나 경제, 정리 등의 능력이 뛰어나 후방지원군에 자리하고 있다가 데미안을 데리러 왔던 레이온 왕자의 눈에 띄어 오크들을 안내할 안내인으로서 자신과 함께 떠나게 된 인물이었다.

 

“아, 아이스 자작님!”

 

늑대의 등에 타고 있어 몸이 계속 흔들리고 귓속을 스쳐가는 바람 소리로 인해 데미안이 큰 소리로 소리치자 자신과 똑같이 눈을 감고 있던 사내, 아이스 자작이 힘겹게 눈을 뜨며 똑같이 소리를 질렀다.

 

“왜, 왜 그러십니까!”

 

두두두.

 

“어, 언제 도, 도착합니까!”

 

아이스 자작이 몸이 앞뒤로 좌우로 흔들리면서도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산속이었지만 시야 멀리에 자리 잡은 것은 확실하게 보이는 상태였다.

 

“대, 대략 여섯 시간입니다!”

 

“취익! 속력을 높인다!”

 

케르취는 대륙공용어를 완벽하게 습득한 오크였다.

 

당연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고 여섯 시간마다 한 시간씩 휴식을 취하며 달렸지만 아직도 여섯 시간은 더 달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인을 만난다는 것과 전쟁에 참가한다는 기쁨을 누리려면 아직도 여섯 시간이 남았다는 것이 불만이었던 것이다.

 

다다다다.

 

“으, 으아아악!”

 

아이스 자작과 데미안은 여기서 더 빨라진다는 외침에 동시에 비명을 질렀지만 케르취는 계속해서 다크울프를 보채 달려 나갈 때였다.

 

“취이익!”

 

케르취가 다크울프를 보채 다른 오크전사들보다 더 앞으로 나가며 등에 매달고 있던 글레이브를 뽑아들며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슈우욱!

 

글레이브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것과 동시에 정면에서 초승달 모양의 오러소드가 날아와 부딪치며 거대한 폭발음을 일으켰다.

 

콰아앙!

 

깨개갱!

 

다크울프는 작은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떠오르며 뒤로 날아갔지만 케르취가 복부를 강하게 때리는 순간 정신을 차린 듯이 바로 땅에 착지했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날아가는 대장 다크울프의 모습에 다크울프들이 동시에 멈추어 서더니 정면을 바라보며 자세를 잡았다.

 

크르릉.

 

크르릉.

 

“취익! 적인가! 취익!”

 

작게 신음을 흘리는 다크울프를 다독이고 다시 부하들의 앞으로 나선 케르취가 큰 소리로 외치자 정면에서 한 중년인이 군마를 이끌고 다가왔다.

 

“안 그래도 바쁜 상황에서 오크라니…….”

 

갑작스러운 사내의 목소리 때문인지 오크 전사의 뒤에 앉아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내밀어 상대를 바라보았다.

 

은색 갑옷을 착용하고 롱소드를 늘어트린 50대 초반으로 추측되는 사내가 다가오고 있었다.

 

“취익! 다시 한 번 묻는다. 적인가! 취익!”

 

케르취가 다시 소리를 질러 질문을 던졌고 사내는 그 모습에 신기하다는 표정을 그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신기한 오크군.”

 

대륙공용어를 완벽하게 습득한 듯이 어색하지 않은 외침이었다. 그렇기에 놀랐던 사내였지만 이내 입을 닫으며 검을 들어 올렸다.

 

우우웅.

 

어느새 검신에는 푸른색 오러가 둘러싸여 있었다.

 

“꺼져라. 지금도 바쁜 상황에서 몬스터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

 

“취이익!”

 

몬스터.

 

이레스를 주인으로 모시는 순간 인간들이 점점 이종족이라고 불러주어 도망이라는 단어 이후로 두 번째로 싫다가 첫 번째로 옮겨진 단어가 사내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케르취가 분노한 듯이 크게 울음을 토했다.

 

크르릉.

 

다크울프가 주인을 따라 분노한 듯 작게 울음을 토했고 그 모습에 사내가 눈을 부릅뜨며 다시 소리쳤다.

 

“죽기 싫으면 꺼져라!"

 

“취익! 너나 비켜라! 취익!”

 

갑작스럽고 너무 난데없는 대치상황이었다.

 

아이스 자작과 데미안이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스 자작님, 아시는 분이십니까?”

 

“흠, 잘 모르…….”

 

우우웅.

 

빤히 바라보았음에도 누군지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자 아이스 자작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대답을 하려는 순간, 검신을 둘러싸고 있던 푸른 오러가 짙은 색으로 변하며 검신의 모습을 감춰버렸다.

 

마치 푸른 검집에 둘러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오러였고 그런 오러는 두 사람이 알기로 하나밖에 없었다.

 

“헥토스 왕국의 국경 안. 그곳에서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이라면!”

 

아이스 자작이 눈을 부릅뜨며 외치더니 바로 오크 전사의 등에서 내리며 소리쳤다.

 

“테라인 왕국 지원군 아이스 자작입니다! 실례지만 마스터의 성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지원군이라면.”

 

사내도 테라인 왕국의 지원군이라는 것에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작게 중얼거리며 오크들을 바라보다 천천히 땅을 향해 검을 늘어트리는 순간 검신을 둘러싸고 있던 오러블레이드가 사라졌다.

 

쉬익.

 

탁.

 

갑작스레 말에서 내린 사내가 검을 검집으로 회수한 뒤에 말 위에서 뛰어내리더니 아이스 자작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헥토스 왕국의 헨들릭스 공작이라 하오.”

 

난데없이 케르취에게 오러소드를 날렸던 사내.

 

그는 기마민족으로 인해 데우스 왕자가 위험에 처하자 직접 테라인 왕국 동방 경계선으로 향했던 헥토스 왕국의 마스터 헨들릭스 공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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