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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81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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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81화

제3장 지원군 도착 삼 일 전 (2)

 

 

육만의 대군이 동시에 진격하기 시작했다.

 

하루 전, 만약 적들이 하나의 성문을 노리고 총공격을 하면 자신들도 모든 병력을 그쪽에 집중시키면 안 되냐는 기사의 질문이 있었다.

 

그때 크리스도 바실리아스도, 심지어 데우스 왕자도 하나같이 적들이 한 곳을 노려 공격한다고 하여도 그곳에 병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대답했다.

 

동문으로 모든 병력을 집중시킨다고 하여도 성벽 위쪽에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숫자는 제한되어 있었고, 적들이 갑작스레 병력을 분할하여 남, 북문으로 이동한다면 얼마 되지도 않는 병사들의 체력만 떨어트려 제대로 전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던 것이었다.

 

타다다닥.

 

남문에 자리하고 있던 크리스가 빠른 속도로 이레스의 옆으로 달려와 반란군을 바라보았다.

 

“곤란하군요.”

 

곤란해도 너무 곤란했다.

 

총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설마 군을 나누어 동서남북, 동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가 갑작스레 질문한 것처럼 동문만 병력을 집중시켜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것이었다.

 

쿵! 쿵!

 

육만의 병력이 동시에 걸음을 내디디며 달려오니 지진이 일어난 듯 대지가 울리며 왕국군에게 공포감을 심어주었지만, 이레스는 오히려 성벽 아래를 빤히 내려다본 채 질문을 던졌다.

 

“지금 시작할까요?”

 

“……조금만 더 기다려야 할 거 같습니다.”

 

어제 이레스가 만들어놓은 함정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들이 가지고 나온 공성병기의 위치가 대단히 중요했다.

 

이레스의 질문에 잠깐의 생각을 끝으로 고개를 저은 크리스는 자신을 안내했던 헥토스 왕국의 기사 셰인토에게 시선을 돌리며 부탁했다.

 

“북문을 지키고 계신 헬버튼 님과 남문을 지키고 계신 반데크 공자님을 모셔 오실 수 있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방금 남문을 들렸다가 북문으로 돌아왔지만 숨이 차다고 거절하며 투정부리기에는 적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지금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셰인토는 대답과 동시에 바로 몸을 돌려 달려갔고, 크리스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다 한 기사를 발견하고는 다시 부탁했다.

 

“레어울프 기사단에게 작전이 변경되었으니 동문으로 와달라고 전해주시겠습니까?”

 

“예!”

 

레어울프 기사단은 다시 한 번 성문이 파괴되어 시가전으로 돌입할 것을 대비하여 성벽과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건물 곳곳에 숨어있는 상태였다.

 

기사가 대답을 하고 떠나자 크리스는 다시 요새로 달려오는 반란군을 바라보았다.

 

기마병들은 벌써 성벽 인근까지 다가온 상태였지만 크리스는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고, 중갑을 착용한 병사들과 그 뒤를 따라 공성병기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는 순간 손을 들어 올렸다.

 

꾸우욱.

 

성벽 위에 자리하고 있던 모든 궁병들이 동시에 활시위를 당겼고 크리스는 손을 들어 올린 채로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성벽 인근에 만들어놓은 함정을 들키기 전에 큰 거 하나만 날려주세요.”

 

“그거야 간단하죠.”

 

이레스가 씨익 미소를 그리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체력 소비를 덜하기 위에 땅에 내려놓았던 중검을 들어 올리고 성벽 난간 위로 올라갔다.

 

드륵.

 

중검과 바닥이 부딪치며 땅을 긁는 소리가 이레스의 주변으로 울려 퍼졌지만 반란군이 달려오는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이레스가 몇 분 뒤면 함정 앞에 도착할 기마병들을 빤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파이슨, 실피아, 노엔.”

 

화르륵.

 

쉬이익.

 

쿠구궁.

 

그의 옆으로 작은 불꽃이 생성되더니 불의 정령 파이슨이 소환되었고, 또 옆으로 작은 돌풍이 생성되더니 바람의 정령 실피아가 소환되었고, 그가 밟고 있는 난간이 작게 흔들리더니 땅의 정령 노엔이 소환되었다.

 

“스으읍.”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인 듯 크게 숨을 들이쉬는 순간 땅을 향해 늘어트린 검신이 푸른 오러에 감싸였고, 뒤이어 붉은 화염이 검신을 또 한 번 집어삼켰다.

 

우우웅.

 

화르륵.

 

오러가 진동을 하며 소리를 내고 검신을 집어삼킨 화염이 뜨겁게 타오르며 소리를 냈다.

 

이레스는 입가에 그리고 있던 미소를 진하게 만들며 아래를 내려다보다 허공으로 한 걸음 내디뎌 눈 깜짝할 사이에 바람으로 만들어진 작은 원판 위에 올라섰다.

 

쉬이익!

 

그의 주위로 수십 개의 바람의 화살이 생성되어 맹렬하게 회전했고, 그 옆으로 바람으로 만들어진 길이 2m의 날카로운 장창이 생성되었다.

 

성벽을 향해 달려오던 반란군들이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을 경계하기 위해 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지금 자신이 걸음을 멈추면 뒤를 따라오던 동료들에게 치여 넘어질 것이고 그들에게 밟혀 사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우아아아!

 

마치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듯이 선봉에 서 있던 기마병과 중갑병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고, 그 함성에 맞추어 이레스가 양손으로 무거운 중검을 잡았다.

 

“마법사를 죽여라!”

 

적진에서 이레스를 마법사로 판단하여 소리를 지르자 수백, 수천의 궁병들이 걸음을 옮기는 상태로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이레스가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씨익 미소를 그리며 왼발을 주축으로 몸을 회전했다.

 

타다당.

 

반란군 안에서 활시위를 놓는 소리와 함께 수백, 수천 대의 화살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이레스를 향해 떨어졌지만 그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회전을 하다 어느 순간 회전을 멈추며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부우웅.

 

바람을 뭉개는 소음과 함께 검신을 둘러싸고 있던 불꽃이 검날의 형태를 유지한 채 반란군을 향해 날아갔다.

 

쉬이익!

 

콰아아아앙!

 

“크아악!”

 

선두에 서 있던 기마병들을 향해 날아갔던 검날의 형태를 가진 불꽃이 폭발하며 거대한 폭발음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레스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불꽃으로 검신을 뒤덮기 전에 오러로 먼저 뒤덮어 이중으로 검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쉬이익!

 

콰아아앙!

 

날아오는 화염에 시선을 집중하여 뒤늦게 발견한 오러소드가 기마병을 따라 달려오던 중갑병들의 중심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선두에서 달려오던 모든 병사들이 허공을 밟고 있는 이레스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순간 그의 양옆에서 맹렬하게 회전하던 바람의 화살과 바람의 창이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쉬이익!

 

바람의 화살과 바람의 창이 땅 아래로 쏘아지는 것과 동시에 하늘을 가득 메웠던 화살이 이레스의 지척까지 다가왔지만 그의 머리 위로 몰아친 폭풍에 의해 다시 한 번 사방으로 날아갔다.

 

티디디딩!

 

절반은 요새로 날아가고 절반은 반란군을 향해 되돌아갔다. 그리고 그렇게 실피아의 도움을 받아 화살을 튕겨냈을 때 땅을 향해 쏘아졌던 바람의 화살과 바람의 창이 땅에 부딪치며 또 한 번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앙!

 

크아악!

 

“노엔!”

 

병사들의 비명을 들으며 이레스가 큰 소리로 외치며 왼손을 들어 올렸다.

 

우웅.

 

손바닥 중앙에 검은색 오러구가 생성되었고 그와 동시에 적들이 밟고 있는 땅 아래에서 날카로운 흙가시가 솟아올랐다.

 

타다당!

 

흙으로 만들어져 제련된 금속보다 약했던 흙가시가 철갑옷을 착용한 중갑병의 갑옷에 부딪쳐 다시 흙이 되어 사라졌지만 이레스가 흙가시를 통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히려 했던 자들은 선두에 있던 중갑병이 아닌 그들의 앞, 최전방에서 방패를 들어 화살공격을 대비하며 달려오는 기마병들이었다.

 

푸부북!

 

히이잉!

 

흙가시가 군마의 다리를 파고들었다.

 

군마는 다리가 찢어지는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허물어졌고, 이레스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기마병과 중갑병들을 향해 왼손에 만들어놓은 클라우드 소드 변화식 먹구름(다크 클라우드)을 쏘아 보냈다.

 

콰아앙!

 

* * *

 

콰아앙!

 

콰아아앙!

 

“……꿀꺽.”

 

크리스의 명령을 기다리며 한시도 적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던 궁병들이 사방에서 들려오는 폭발음을 듣고 군침을 삼켰다.

 

요새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음이었다면 당황했겠지만 지금 들려오는 폭발음은 전부 요새 밖에서 들려오고 있었고 단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소음이었다.

 

어떻게 보면 적들이 요새 안으로 침투했다고 보고받는 것보다 더 당황시킬 광경이었다.

 

“이게 정령검사…….”

 

궁병들과 마찬가지로 적들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던 크리스도 작게 중얼거리며 감탄을 하고 말았다.

 

마스터 헬버튼에게 들어 알고는 있었다.

 

마스터 경지에 오른 무인보다 정령검사 하나가 다수 대 다수의 전투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다고 말이다.

 

“그래도 이건 너무할 정도군.”

 

말 그대로 너무할 정도의 무력이었다.

 

검을 한 번 휘두르면 검날의 형태를 띤 불꽃이 날아가 폭발을 일으키고, 그 뒤를 따라 오러소드가 폭발, 바람으로 만들어진 화살이나 창을 쏘아 보내 적들을 찢고 폭발하고 뒤로 밀어내며 아무것도 없던 땅 아래에서 흙가시가 솟아나 적들의 발을 묶어버렸다.

 

그 광경이 너무 대단하여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지만 크리스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의 시야로 투석기와 정란, 파쇄차가 눈에 들어왔다.

 

“불화살 발사!”

 

“……발사!”

 

이레스에게 너무 집중되어 크리스의 명령을 깜빡했던 기사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먼저 불화살을 쏘아 보내자 궁병들도 뒤늦게 불화살을 쏘아 보냈다.

 

슈슈슈슉!

 

화살 수백 대가 하늘을 메우고 땅으로 떨어지자 크리스는 바로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이레스 공자님!”

 

“실피아!”

 

연신 불의 검과 오러소드를 날려 보내던 이레스가 크리스의 외침을 듣고 큰 소리로 실피아의 이름을 부르자 하늘 위에서 떨어지던 불화살 몇 대가 바람을 타고 투석기를 향해 날아갔다.

 

“투석기를 보호하라!”

 

투석기 바로 앞에서 호위를 하던 기사가 큰 소리로 외치자 몇몇 병사들이 방패를 들고 투석기 위로 올라갔다.

 

티디딩.

 

실피아의 조종을 받고 날아가던 불화살이 병사의 방패에 맞아 튕겨져 나가 땅을 뒹굴었다. 하지만 이레스와 크리스는 오히려 미소를 그렸다.

 

땅에 널브러진 수백 대의 화살 모두 투석기에 박히며 태워버리지는 않았지만 그중 몇 대는 자신들이 원하는 장소에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이슨!”

 

화르륵!

 

이레스가 큰 소리로 외치고 허공에서 불의 구가 생성되어 다시 한 번 투석기를 향해 쏘아졌다.

 

“마법사는!”

 

“아직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반란군 기사가 불의 구를 보고 큰 소리로 외쳐 질문을 던졌지만 들려오는 대답이 절망적이자 다시 큰 소리로 외치며 검을 들어 올렸다.

 

“투석기 한 대를 포기한다!”

 

외침과 동시에 투석기 위에서 화살을 튕겨냈던 이들이 투석기에서 뛰어내리며 물러섰다.

 

퍼어엉!

 

화르르륵!

 

불의 구가 투석기에 부딪치며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레스와 크리스, 아니 왕국군 모두가 원했던 것은 불의 구가 투석기와 부딪치며 사방으로 퍼지는 불티가 화살에 붙는 것이었다.

 

투석기와 부딪쳐 폭발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날아간 불의 잔재가 땅에 떨어져 있던 화살에 부딪치는 순간 화살촉만 타오르던 화염이 화살 전체를 감쌌다.

 

콰아아앙!

 

화살 깃 속에 숨겨 놓았던 작은 구슬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그와 동시에 땅속에서 기다란 미로 같은 불길이 솟아올랐다.

 

화르르륵!

 

크아아악!

 

그레이즈 가문의 마법공학자 데미안이 만든 구슬폭탄을 불의 정령의 힘을 통해 일으켜 세워 폭발을 일으키고 미리 만들어놓았던 기름으로 만들어진 구덩이에 옮겨 붙여 화염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미로를 만든다.

 

기름에 들러붙은 화염이 거대한 열을 발생시켜 병사들을 집어삼켰다.

 

투석기 두 대 전부 파괴.

 

정란은 다섯 대 중 세 대 파괴.

 

파쇄차 여덟 대 중 다섯 대 파괴.

 

크리스가 적들 사이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화염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적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라!”

 

슈슈슉!

 

하늘을 가리키고 있던 병사들이 활시위를 놓는 순간 수백 대의 화살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는 땅으로 떨어졌다.

 

푸부부북!

 

공성전의 1차전.

 

그것은 헥토스 왕국군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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