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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76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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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구름공작 176화

제1장 지원군 (1)

 

 

실피아 공주를 따라 먼저 헥토스 왕국으로 향하였던 인물들은 모두 이레스의 측근이라 볼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그렇기에 이레스가 가진 무력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지만 헥토스 왕국의 인물들은 이레스가 가진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알고 있는 인물들을 꼽는다고 해도, 테라인 왕국 사신단이 성도에 도착하였을 때 성도에 자리하고 있던 이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에 사신단이 도착하는 날 성도에 자리하고 있던 이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소문을 통해 알고만 있었다.

 

이레스라는 인물은 평범한 정령검사가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콰앙!

 

크아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본성으로 달려오던 반란군이 비명과 함께 사방으로 날아갔고, 이레스가 땅을 향해 늘어트리고 있던 왼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는 순간 본성으로 향하는 거대한 다리 위로 수십, 수백의 흙가시가 솟아올라 폭발 범위 바깥에 자리하고 있던 이들의 복부를 파고들었다.

 

쿠구궁.

 

푸부북!

 

“……저, 저제 무슨.”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광경으로 인해 실피아 공주를 지키기 위해 본성 2층 난간에 자리를 잡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은 눈으로 직접 보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검을 한번 휘두르면 검의 형태를 가진 오러소드가 날아가 폭발을 일으키거나 적들의 목을 베었고, 그 뒤를 따라 검의 형태를 지닌 화염이 날아가 또 한 번 폭발을 일으켜 적들을 집어삼켰다.

 

쿠구궁.

 

손을 한 번 흔드는 순간 평평했던 땅 위로 수십, 수백 개의 흙가시가 솟아올라 적들을 꿰뚫었고, 그가 한 걸음 내디딘 순간 허공으로 바람이 뭉쳐 만들어진 수십 개의 화살이 나타나 적들에게 쇄도했다.

 

헥토스 왕국에도 정령사들은 존재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세 속성의 정령을 다루며 전투를 벌이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정령술 자체가 저렇게 연달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왕국의 정령사들에게 들어본 결과, 정령의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정령력이 필요하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콰아앙!

 

푸부북!

 

“괴, 괴물.”

 

가장 선두에 서 있던 동료들이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사라지자 목이 잘리고 폭발에 휘말려 사방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반란군 중 한 사람이 뒤로 주춤 물러나며 작게 중얼거렸다.

 

다가갈 수가 없었다.

 

본성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 옮길수록 동료들은 화염에 휩싸여 재가 되었고, 흙가시에 꿰뚫려 즉사했고, 바람의 화살에 가격당해 날아갔다.

 

압도적인 무력, 마스터 경지에 올라있는 무인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무력을 마스터가 아닌 이가 선보이고 있었다.

 

“흐음.”

 

이레스가 작게 신음을 흘리더니 천천히 왼손을 들어 올렸다.

 

“몇 놈이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왼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확인하던 이레스가 작은 미소와 함께 땅으로 늘어트리고 있던 거대한 중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큭. 전쟁터에서 적군의 수를 세다니, 미쳤나 보네.”

 

“으…… 으아악!”

 

양손으로 검을 잡는 그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손도 쓰지 못하고 무력하게 당하게 될 학살을 예상한 반란군들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리는 순간, 이레스가 왼발을 주축으로 그 자리에서 강하게 회전을 했다.

 

부우웅.

 

한 바퀴 회전하고 다시 한 번 한 바퀴를 더 회전하는 순간 이레스가 양손으로 강하게 쥐고 있던 검을 놓아버렸다.

 

부웅.

 

부우웅!

 

바람을 짓뭉개는 듯한 소음과 함께 도망치는 반란군 앞까지 날아간 중검은 한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날아간 것이 아니었다.

 

콰앙!

 

콰아앙!

 

검신을 둘러싸고 있는 오러와 불의 정령 파이슨이 만들어놓은 화염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반란군을 집어삼켰다.

 

“…….”

 

본성에 자리하고 있던 헥토스 왕국군이 그 광경을 보고 또 한 번 아무런 말을 내뱉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침묵이었다.

 

헥토스 왕국군의 놀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레스는 자신이 만들어낸 광경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그렸다.

 

“불과 오러의 합작은 엄청나구만.”

 

오러는 마나라는 기운을 한 곳에 밀집시켜 만든 기술이기 때문에 밀집되어 있는 기운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을 받게 되면 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오러와 오러가 부딪치게 되면 검과 검이 부딪치며 일어나는 쇳소리와는 다르게 폭발음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 예로, 쏘아지는 형태의 공격기술인 오러소드도 마나를 아주 얇게 밀집시켜 적들을 벨 수 있기에 베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 뿐 마지막에 가서는 형태를 잃어버리고 폭발을 일으켰다.

 

파이슨의 불의 기운은 약간이지만 오러소드와는 다른 방식의 폭발이었다.

 

화염의 검을 만들어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레스가 아닌 불의 정령인 파이슨이었기에 검을 날리는 순간에도 형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했지만, 일단 오러가 폭발을 일으키는 순간 오러의 바깥 면을 둘러싸고 있던 화염이 그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을 일으킨다.

 

물론 파이슨이 억지로 형태를 유지한 가능성이 있어 화염을 밀어버리는 힘이 느껴진다면 그것을 버티지 말고 풀어버리라고 이야기했기에 자연스럽게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오러와 화염의 연속적인 폭발을 일어나게 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러를 유지하는 이레스의 기술보다 화염의 검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파이슨보다 두 가지 기운을 버틸 수 있는 검을 제작해준 테라인 왕국 동방 경계선의 대장장이 메이안의 실력이었다.

 

“진짜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검이야.”

 

흐뭇한 미소를 그리며 중얼거린 이레스가 전방으로 손을 내미는 순간 땅에 널브러져 있던 검 주위로 거대한 강풍이 불어왔다.

 

쉬이익.

 

탁.

 

강풍에 의해 천천히 떠오른 중검이 이레스의 손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날아가 그의 손에 잡혔다.

 

“저, 저게 무슨.”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신기했던 헥토스 왕국군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지만 이레스는 그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색한 미소를 그린 채 하늘을 떠다니는 작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히잉. 힘들어.

 

“미안, 미안.”

 

정령술과 검술을 수련하는 상태에서도 신체단력도 빼먹지 않았던 이레스가 한 손으로 들기 힘들고 대장장이로서 금속을 매일같이 만지며 근육이 붙었던 메이안조차 양손으로 건네줄 수밖에 없던 검이었다.

 

당연히 바람의 힘만으로 들어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기에 그 무거운 중검을 공중에 띄우고 이레스에게 건네주는 데까지 실피아는 거대한 강풍을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능력까지 함께 사용했다고 볼 수 있었다.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리는 실피아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그리며 사과한 이레스가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반란군이 물러섰으니 잠깐의 여유가 생겨 동방 경계선 요새를 둘러볼 수가 있었다.

 

“물의 정령이라…….”

 

화염에 휩싸였던 요새는 성벽 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작업을 하고 있는 반데크에 의해 진화되고 있었고, 오로지 화염에 휩싸여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공간은 반란군을 제거하기 위해 이레스가 사용한 정령이 만든 불꽃이 전부였다.

 

물끄러미 반데크와 물의 정령 라크가 물폭탄을 이용하여 진화를 하는 장면을 바라보던 이레스가 천천히 고개를 갸웃하며 파이슨이 만든 화염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레스가 고개를 돌려 주변에서 불타오르는 몇몇 건물을 바라보고는 파이슨에게 마음속으로 부탁했다.

 

-허허허.

 

화르륵!

 

파이슨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건물을 집어삼킨 거대한 화염이 허공에 떠오르더니 거대한 불의 구로 바뀌어 이레스의 앞으로 날아왔다.

 

-허허허. 생각보다 어려운 부탁이 아니었네.

 

“……갑자기 미안해지는데?”

 

파이슨과 그가 만든 불의 구를 바라보던 이레스가 작게 중얼거렸다.

 

갑자기 반데크에게 미안해진 것이었다.

 

불의 정령은 불이라는 자연을 조종한다. 즉 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화염을 흡수할 수도 있고 타인이 만들어낸 화염에 정령력을 집어넣어 조종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이레스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요새를 집어삼키고 있는 화염을 파이슨에게 흡수시키는 것이 반데크가 물의 구를 만들어 진화작업을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정령력의 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데크를 빤히 바라보던 이레스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몸을 돌려 본성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것도 수련의 일종이라 생각해야지 뭐.”

 

* * *

 

“진격하라!”

 

우아아아!

 

공성전은 수성을 하는 자, 즉 수비를 맡은 자들에게 유리한 전쟁이었다.

 

성벽이라는 거대한 방패를 이용하여 적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병법서에는 공성전에서 공격을 하는 군대는 수성을 펼치는 군대보다 세 배의 병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문제는 지키는 자들에게 아주 유리하게 펼쳐지는 전쟁이 공성전이었지만 만약 적군에게 성벽을 빼앗기거나 성문이 돌파당하여 시가전으로 이어질 경우 불리해지는 것은 수성을 하는 이들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공격을 하는 이들과는 달리 성을 지키기 위해 수성을 하고 있는 자들에게 성벽과 성문은 든든한 방패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목숨과 바로 연결되는 얇은 갑옷과도 같았기 때문이었다.

 

파쇄차에 의해 성문이 무너지고 반란군들이 진입하자 헥토스 왕국군은 악착같이 달라붙어 그들의 이동을 방해했지만 병력의 차이가 상당했고 이미 든든한 방패이자 갑옷이나 마찬가지였던 성문이 무너지다 보니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동쪽 성문을 수호하던 기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마나를 사용하여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북문, 남문도 동문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받았기에 그나마 공격을 받지 않은 서문에서 원군이 출발했다고 하여도 세 개로 분할되어 올 것이 분명하니 지원군의 숫자는 적을 것이고, 그 소수 군사의 힘을 빌려 함께 싸운다고 하여도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은 승리가 아닌 개죽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인물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었다.

 

병사들도 기사와 마찬가지로 알고 있었다.

 

테라인 왕국의 사신으로 향했던 그녀가 현재 헥토스 왕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병력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탈영하는 병사는 일개소대 정도의 이들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와 그녀를 따라 뒤늦게 도착한다는 이야말로 반역이 일어난 헥토스 왕국에 남은 유일한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전부 죽여라!”

 

우와아앙!

 

군마에 올라탄 반란군 기사의 외침에 반란군 병사들이 다시 한 번 사기를 끌어올린 채 진격하기 시작했고, 왕국군이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으며 방어진을 구축할 때였다.

 

쉬이익!

 

왕국군의 머리 위로 거대한 오러소드가 스쳐 지나가며 반란군을 향해 날아갔다.

 

“피, 피해라!”

 

군마 위에 올라있던 기사가 병사들에게 외치며 날아오는 오러소드를 향해 오러를 뒤집어씌운 롱소드를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콰아앙!

 

“크아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군마 위에 앉아있던 기사가 하늘 위로 떠오르며 날아가 성벽에 부딪쳤다.

 

퍼어억.

 

“크으윽.”

 

“…….”

 

“…….”

 

왕국군의 병사와 기사들은 물론이고 반란군의 병사와 기사들까지 고개를 돌려 오러소드가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40대 중후반으로 추측되는 중년인이 헥토스 왕국군 병사들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사방이 붉은 피로 가득한 전장에서 너무 여유롭게 걸어오는 중년인의 모습에 왕국군은 물론이고 반란군도 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중년인, 헬버튼이 진형을 구축하고 있는 왕국군보다 한걸음 앞에서 멈춰서더니 땅을 향해 늘어트린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좌에서 우로 휘둘러진 검신을 따라 검신의 형태를 띤 오러소드, 아니 오러블레이드가 반란군을 향해 쏘아졌다.

 

“피, 피해라!”

 

수십의 기사들이 함께 성문을 통과했기에 말을 탄 기사의 동료가 다시 소리를 질러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지만 처음에 날렸을 때와는 달리 적들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오러블레이드를 날린 헬버튼이었다.

 

콰아아앙!

 

크아악!

 

기사가 반응하기도 전에, 반란군 병사들이 뒤로 물러서기도 전에 오러블레이드가 먼저 그들이 자리하고 있던 공간에 도착하여 폭발을 일으켰다.

 

헬버튼은 사방으로 날아가는 적군들과 완벽하게 뚫려버린 성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자신을 따라오던 헥토스 왕국군 기사에게 말했다.

 

“막으시게.”

 

“명을 받들겠습니다!”

 

헬버튼의 뒤에 서 있던 기사가 큰 소리로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검을 뽑아들었다.

 

데우스 왕자가 헬버튼에게 부탁을 했다는 것을 보았으며 그 부탁받은 헬버튼이라는 인물이 동맹국인 테라인 왕국에 새로 탄성한 마스터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를 신뢰하고 믿을 수 있었다.

 

헨들릭스 공작이 자리하지 않는 지금 서방 경계선에서 가장 강한 무력을 가진 이는 헬버튼이었기 때문이었다.

 

“테라인 왕국에서 지원군이 도착했다!”

 

“……우와아아아!”

 

“지, 지원군.”

 

헥토스 왕국군은 기사의 외침에 당황한 듯이 헬버튼을 바라보다 소리를 질렀고, 반란군은 헬버튼과 그가 만들어낸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다 다시 한 번 뒤로 주춤 물러섰다.

 

순간적으로 사기가 끌어오른 것과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기가 가라앉았다.

 

기사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르며 검을 들어올렸다.

 

“왕국군은 다시 한 번 사기를 끌어올려라!”

 

……우아아아아!

 

잠시 멍하게 서 있던 왕국군이 소리를 지르며 기사를 따라 반란군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런 왕국군의 모습에 반란군이 당황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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