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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작 175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48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구름공작 175화

제11장 속속들이 도착하는 지원군 (3)

 

 

왕국의 주인.

 

그 말은 참 많은 뜻을 가지고 있었다.

 

정보가 잘못되었기에 살아있을 확률이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말이었으며, 귀족파는 제이스 왕자를 왕위에 올린 채로 왕권파를 밀어내고 있고, 왕권파는 데우스 왕자를 왕위에 올리기 위해 검을 들었다는 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은 데우스 왕자가 다시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도착한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지?”

 

“엘리스 공주님과 함께 온 테라인 왕국의 기사께서 검은 머리가 인상적인 사람이 정령술을 부리고 있으면 그 일행 중에 데우스 왕자님이 계시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똑똑한 생각을 했네.”

 

기사의 대답을 듣고 이번엔 이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미소를 그렸다.

 

대륙에서 희귀한 검은 머리와 정령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 데우스 왕자가 도착하는 것을 알렸다.

 

데우스 왕자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성벽 안쪽으로 걸어가 동방 경계선 요새를 바라보았다.

 

이미 한쪽 성벽은 무너졌는지 요새로 도망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상황은?”

 

“반란군이 현재 동쪽 성문을 함락하여 시가전에 돌입했으며 왕국군은 본성으로 모여 다시 한 번 공성전을 펼치며 도주 경로를 확보, 테라인 왕국군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한마디로 아주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데우스 왕자가 기사의 보고를 상기하는 듯이 눈을 감으며 생각을 하다 물었다.

 

“헨들릭스 공작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눈썹을 한번 찡긋 거린 데우스 왕자가 고개를 돌려 기사를 바라보았다.

 

“어디 갔지?”

 

“데우스 왕자님을 모시러…….”

 

“젠장.”

 

어긋났다.

 

데우스 왕자 일행은 절벽이 가로막고 거대한 강이 가로막아도 정령술을 통해 움직였다. 하지만 헨들릭스 공작은 마스터 경지에 오른 인물일 뿐, 자연을 이용하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작게 욕설을 내뱉은 데우스 왕자가 다시 주변을 살펴보다 본성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물었다.

 

“엘리스는?”

 

“본성에 자리하고 계시며 위험해지면 도주로를 통해 테라인 왕국군으로 향하도록 호위기사들에게 지시를 했습니다.”

 

데우스 왕자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이레스와 헬버튼, 반데크와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도와주십시오.”

 

이레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크리스에게 고개를 돌리자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요새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헬버튼 님.”

 

“예.”

 

“아마 장군급 인물들은 뒤늦게 성문을 넘을 것입니다. 막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혼자서는 힘듭니다만.”

 

미소를 그리며 대답하는 헬버튼의 모습에 자신도 그럴 것이라는 듯이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데우스 왕자를 바라보자 그가 바로 동방 경계선 기사를 바라보았다.

 

“현재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바로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은 서쪽 성문을 지키던 삼백의 병사와 다섯의 기사입니다.”

 

크리스가 고개를 돌려 헬버튼을 바라보았다.

 

“가능하시겠습니까?”

 

“두세 시간 정도는 가능하겠군요.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를 한 번 더 숙인 크리스는 고개를 돌려 데우스 왕자를 바라보았고, 그가 기사에게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병사들이 헬버튼을 따라 이동하자 바로 반데크를 바라보았다.

 

“진화 좀 해주시겠습니까?”

 

“……그거야 쉽죠.”

 

사방이 불에 타고 있다.

 

타오르는 불길로 인해 길이 막히고 적군이 불을 만들면 아군의 사기가 깎이게 된다.

 

반데크가 웃으며 대답하더니 라크를 소환해 움직였고, 크리스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다 본성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했다.

 

“저희는 본성으로 향합니다.”

 

장군급 인물들은 헬버튼이 막으러 움직였다고 쳐도 선봉대 장군들이나 기사들은 이미 안으로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었다. 즉 본성도 현재 위험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크리스가 고개를 돌려 이레스를 바라보았다.

 

“저와 데우스 왕자님은 고립된 병사들을 구출한 뒤에 향하겠습니다.”

 

“저야 혼자가 좋죠.”

 

오히려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이레스가 성벽 난간에 발을 올리더니 요새 안으로 뛰어내렸다.

 

쉬이익.

 

“실피아.”

 

그의 입에서 실피아라는 이름이 들려오는 순간 거대한 광풍과 함께 바람의 정령이 소환되었다.

 

쉬이익.

 

이레스 주위로 바람이 몰려들어 떨어지던 그의 속도를 늦추고 마치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가 내려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착지를 했다.

 

“적이다!”

 

자기들만의 표식이 있는지 반란군이 이레스를 발견하며 소리치더니 달려왔지만, 이미 성벽 위에서 떨어지는 검은 머리의 청년이 누구인지 들었던 병사들이 입을 다물며 바라보았다.

 

타다다닥.

 

수십의 병사들이 달려왔고 이레스는 그들을 바라보다 다시 한 번 작게 중얼거렸다.

 

“노엔.”

 

쿠구궁.

 

푸부부북!

 

작은 지진이 일어남과 동시에 수십 개의 흙가시가 솟아올라 달려오던 병사들의 몸을 관통했다.

 

슈슈슈슉!

 

달려오는 병사들을 쓰러트리자마자 하늘 전체를 감싸고 쏟아지는 화살이 눈에 들어왔다.

 

“파이슨.”

 

화르륵.

 

그의 앞으로 작은 불꽃이 생성되더니 머리 위로 거대한 불이 생성되었다.

 

화르르르륵!

 

타다다닥.

 

화살대가 타오르고 화살촉조차 정령의 불을 이기지 못하고 녹아내려 쇳물이 되어 떨어졌다.

 

어떻게 보면 화살촉보다 무서운 쇳물이었지만 화살대가 녹고 화살촉이 녹아내리는 순간 화살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 있던 이레스였다.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반란군들 사이에 갇혀 있던 병사들 앞에서 걸음을 멈춘 이레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왕국군?”

 

“그, 그렇습니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두 병사의 모습에 이레스가 씨익 미소를 그리며 다시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 있는 반란군을 향해 양손으로 잡고 있던 검을 좌에서 우로 강하게 휘둘렀다.

 

붕! 붕! 붕!

 

콰아아아앙!

 

“크아아악!”

 

일부러 놓은 것인지 화염에 휩싸인 중검이 반란군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가 화살이 쏘아지기 직전 거대한 폭발음을 일으켰다.

 

“…….”

 

“…….”

 

두 병사가 멍하니 중검을 날려 궁병을 쓰러트린 이레스를 바라보았고, 이레스는 두 병사를 번갈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최단시간으로 본성으로 도착할 수 있는 길이 어디냐?”

 

* * *

 

수십의 병사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개미냐? 개미야?”

 

본성 입구에 서서 검을 늘어트리고 있던 데인은 계속해서 달려오는 반란군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욕설을 내뱉으며 땅을 박찼다.

 

타닷!

 

단 한 번 땅을 박차는 것으로 순식간에 병사들의 앞에 도착한 데인이 왼발을 중심으로 몸을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촤좌좍!

 

절단되지는 않았지만 병사들이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바로 허리를 세운 데인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나는 순간 그의 머리 양옆으로 단검이 스쳐 지나가며 그의 앞에 서 있던 반란군의 얼굴에 박혔다.

 

푸북!

 

“데인.”

 

“예, 라크 형님.”

 

한 번의 여행이었지만 서로 죽이 잘 맞았는지 형 동생으로 지내게 된 레어울프 기사단장 라크와 데인이었다.

 

2층 테라스에서 뛰어내려 데인의 옆에 착지한 라크가 고개를 돌려 서쪽 성문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벌써 도착했나 보네.”

 

“지원군이요?”

 

“아니.”

 

라크가 고개를 젓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서쪽 성문에서 본성까지 이어진 길 쪽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울러 퍼졌다.

 

쿠구구궁!

 

뒤이어 흙으로 만들어진 듯한 거대한 가시가 건물보다 높이 솟아올랐다.

 

라크의 대답을 듣지 않아도 확실하게 누가 도착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멍하니 성벽보다 높이 솟아오른 흙가시를 빤히 바라보던 데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은요.”

 

“응?”

 

“꼭 자기 왔다고 알리는 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의문을 들게 하는 사람이에요.”

 

“그거야…….”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하던 라크였지만 이내 자신이 알고 있는 이레스의 소문을 떠올리고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도련님이니까.”

 

“그렇죠. 도련님이니……. 에휴.”

 

잠시 말을 흐린 데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정면을 바라보며 검을 늘어트리자 라크도 똑같이 단검을 양손에 늘어트리며 반란군을 바라보았다.

 

타닷!

 

땅을 박차며 앞으로 튀어나간 데인은 반란군의 앞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오른손에 쥐고 있던 검을 양손으로 잡으며 강하게 휘둘렀다.

 

쉬이익!

 

검신을 둘러싸고 있던 오러가 검신을 벗어나 반란군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촤좌좍!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마나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는 듯이 오러는 꽤 오랫동안 형체를 유지한 채 날아가 반란군의 목을 잘라버렸다.

 

“귀, 귀신.”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수십의 동료들이 목숨을 잃자 반란군 병사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며 중얼거렸고, 데인은 그런 병사의 중얼거림이 마음에 드는지 씨익 미소를 그리며 라크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도련님과 걸맞은 등장을 보여야겠죠?”

 

엘리스의 신변 보호를 위하여 서방 경계선에 도착을 해도 첩자들이 숨어있을 것을 대비해 실력을 숨긴 채 헥토스 왕국의 기사갑옷을 입고 있던 데인이었다.

 

이레스와 함께한 생활이 많아서 그런지 똑같이 몸을 풀듯이 목을 좌우로 꺾은 데인이 다시 검을 늘어트리며 반란군 병사들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그렸다.

 

“빨리빨리 끝내고 싶으니 먼저 좀 들어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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