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1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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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458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74화
제11장 속속들이 도착하는 지원군 (2)
기마민족이 후퇴하고 정확히 일주일 뒤.
테라인 왕국 동방 경계선으로 헥토스 왕국의 반역으로 인해 만들어진 왕국군이 도착을 했다.
끼이익.
거대한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안으로 들어선 레이온 왕자는 자신의 앞으로 수십 명의 기사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자 바로 말 위에서 내린 후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테라인 왕국 지원군 총사령관 레이온입니다.”
“추, 충!”
가장 선두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할튼이 고개를 들지도 못한 채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는 황급히 자신을 소개했다.
“동방 경계선 총사령관 할튼이 테라인 왕국의 레이온 왕자님을 뵙습니다!”
“지원군 총사령관입니다.”
지금은 한 나라의 왕자가 아닌 지원군의 총사령관이라는 직위로 찾아왔다는 듯이 말을 정정해주는 레이온 왕자의 모습에 할튼이 다시 인사를 했다.
“동방 경계선 총사령관 할튼이 테라인 왕국 지원군 총사령관 레이온 님을 뵙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어나시지요.”
“예.”
그제야 미소를 그리며 인사를 받아준 레이온 왕자에 부탁에 기사들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이온 왕자가 자리에서 일어난 기사들을 쭈욱 훑어보다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 보이지 않자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몇 분이 안 보이는군요.”
“…….”
“이 빌어먹을 자식이.”
할튼은 말문이 막힌 듯이 입을 꾹 다물었고 그 모습에 레이온 왕자의 뒤에 서 있던 테라인 왕국의 마스터 그레이즈 공작이 작게 중얼거렸다.
어떠한 위협을 준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식은땀이 흘리는 할튼이었다.
말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고도 보이지 않자 바로 말 위에서 뛰어내려 레이온 왕자의 옆으로 걸어간 그레이즈 공작이 할튼을 빤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레스는 어디 있느냐?”
“떠, 떠났습니다.”
“……데우스 왕자님은?”
“하, 함께.”
“……헬버튼은?”
“하, 함께.”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쉰 그레이즈 공작이 정말 쉴 틈도 없다는 듯이 레이온 왕자에게 제안하여 다시 떠나려 할 때 할튼이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남겨두신 쪽지가 있습니다.”
“……?”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보았고 할튼은 한 나라의 왕자와 한 나라의 마스터이자 공작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어깨를 살짝 좁히며 쪽지를 내밀었다.
“…….”
쪽지를 받고 천천히 읽기 시작하는 레이온 왕자의 모습에 그레이즈 공작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하아. 읽어 보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대답 대신 한숨과 함께 쪽지를 내미는 레이온 왕자의 모습에 그레이즈 공작은 쪽지를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쪽지에 적힌 내용을 이해하는 순간 쪽지를 구기며 소리쳤다.
“에이안!”
마나가 담긴 거대한 외침이 울려 퍼지는 순간 성문 바깥쪽에서 말이 달려오는 소리와 함께 백마를 타고 있는 한 기사가 멈춰 섰다.
“예!”
“뛰어!”
“……예?”
뜬금없고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에이안이 잠시 당황하며 눈을 껌뻑이는 순간 그레이즈 공작이 주먹을 쥐어 구겨버린 쪽지를 던졌다.
쉬이익.
탁.
무의식적으로 마나를 사용하고 있었는지 작은 종이를 받는데도 손이 뒤로 살짝 밀려났다.
“…….”
조심스럽게 구겨진 쪽지를 펼쳐 읽은 에이안이 입맛을 살짝 다시며 그레이즈 공작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페가수스 기사단은 전부 집합하라!”
히이잉!
두두두두.
성문 밖으로 말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니 백마와 백색 갑옷으로 무장한 수십의 기사들이 도착했고, 자신의 수하를 바라보던 에이안이 바로 그레이즈 공작에게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럼 페가수스 기사단, 먼저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만나면 죽여버린다고 전하거라.”
쪽지의 내용은 간단했다.
아버지에게.
먼저 움직일 테니까 소수 정예로 말 잘 타는 애들 먼저 헥토스 왕국으로 보내세요.
“하. 하하.”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쪽지의 내용을 다시 상기한 에이안은 그레이즈 공작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자 다시 한 번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수하들을 이끌고 다시 달려 나갔다.
두두두두.
수십의 백마가 달려 나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레이즈 공작은 심호흡을 하는 듯이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더니 다시 할튼을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를 그렸다.
“병사들에 피로가 많이 쌓였으니 휴식을 취할 공간을 빌려주실 수 있겠는가?”
“예! 알겠습니다.”
할튼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는 뒤에 서 있는 기사들을 바라보았고, 이미 명령을 받고 대기하고 있던 것인지 병사들 사이로 들어갔다.
레이온 왕자가 고개를 돌려 기사들을 따라 움직이는 병사를 바라보다 다시 할튼을 바라보았다.
“회의실로 안내해주시겠습니까?”
“예.”
할튼의 대답과 동시에 두 사람은 말을 이끌고 할튼을 따라 움직였다.
“…….”
자신의 뒤에 왕자와 공작이 있다는 것에 너무 큰 압박감을 느낀 것인지 할튼이 안절부절못하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그 소식 들으셨습니까?”
“소식?”
헥토스 왕국에 도착한 이후를 생각하던 두 사람이 동시에 바라보자 몸을 흠칫 떤 할튼이 다시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이레스 공자님이…….”
“걔……가 왜?”
자신의 아들이 또 무슨 사건을 벌였다고 생각했는지 인상을 화악 찌푸린 그레이즈 공작이 묻자 할튼이 고개를 갸웃하다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불의 정령.”
“……또 계약했구만.”
이미 바람의 정령, 흙의 정령과 계약한 자식이다.
이레스와 불의 정령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바로 파악한 그레이즈 공작이 작게 한숨을 내쉬다 다시 할튼을 바라보았다.
“혹시 또 무슨 일은 없었겠지?”
“……예, 예.”
대답이 늦고 말을 더듬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눈가를 살짝 좁히며 바라보았고 마스터이자 한 나라의 공작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던 할튼이 무의식적으로 레이온 왕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이온 왕자도 궁금하기는 했었는지 빤히 쳐다보고 있자 속으로 한숨을 내쉰 뒤에 대답했다.
“칸과 일기토를 벌였습니다.”
“……칸?”
“기마민족의 왕…….”
“이 미친놈이!”
기마민족의 왕은 기마민족 내에서 가장 무력이 뛰어난 인물이 오를 수 있는 자리다.
그레이즈 공작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고 레이온 왕자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바라보다 할튼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자 입을 살짝 벌리며 바라보다 물었다.
“혹시 또 있습니까?”
“……후퇴를 하고 알았습니다.”
“…….”
“기마민족에서 이레스 공자님을 척결 대상으로 삼았다는 정보를.”
두 사람은 그 순간 동시에 똑같은 생각을 했다.
이놈은 정말 몹쓸 놈.
안될 놈.
왕국을 떠나서는 절대로 안 되는 놈이라고 말이다.
* * *
와아아아아!
“벌써 시작했나 보네요?”
잠을 자는 시간까지 축소시킨 채 움직였던 이레스 일행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헥토스 왕국 서방 경계선에 도착할 수 있었다.
크리스와 데우스 왕자가 찾은 지름길은 절벽이 가로막고 있고 거대한 강이 가로막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일행에는 바람, 땅, 불의 3대 정령과 계약한 정령검사와 물의 정령과 계약한 정령검사가 있었다.
절벽이 나타나면 바람의 정령의 힘을 빌려 하늘로 날아올라 넘어갔고, 강이 나타나면 물의 정령의 힘을 빌려 건넜으며, 잠을 잘 때는 불침번이 필요 없도록 불의 정령이 자리하고 땅의 정령의 힘을 빌려 포근한 잠자리를 만들었다.
일주일 뒤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편하게 일직선으로 계속 달리니 헥토스 왕국 서방 경계선에 도착하는 데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와아아!
캉! 캉!
“그렇군요.”
서방 경계선 성문 앞에 멈춰서 있던 데우스 왕자가 성 안쪽에서 들려오는 검명과 이레스의 중얼거림에 답해주고는 걸음을 내딛자 이레스가 그의 옆에 서서 작게 중얼거렸다.
“노엔.”
쿠구궁.
작은 지진과 함께 땅의 정령 노엔이 소환되었고, 그 뒤를 따라 성벽 위로 올라가는 흙의 계단이 생성되었다.
저벅, 저벅.
성문을 지나지 않고 흙의 계단을 밟으며 성벽을 오르는 다섯 사람이 올라오는 모습을 발견한 것인지 몇몇 병사들이 적으로 판단해 황급히 활을 겨누는 순간이었다.
“멈춰!”
성벽 위에서 한 기사가 큰 소리로 외치며 병사들의 행동을 막았고, 다섯 사람이 성벽 위에 올라서자 한쪽 무릎을 꿇었다.
“헥토스 왕국의 백성이 왕국의 주인을 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