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207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69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207화
제3장 왕국군의 반격 (1)
헥토스 왕국으로 향하는 다섯 개의 관문 중 하나인 체이토 영지의 함락은 왕국에 자리하고 있는 누구에게는 환호와 희망을 몰고 왔고 누구에게는 실망과 공포를 몰고 오는 소식이었다.
왕국에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영지 중에 가장 많은 미스릴이 사용되어 만들어진 성벽과 성문을 통해 일명 성도로 향하는 다섯 개의 관문이라 불리는 영지 중에서 절대로 뚫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는 영지가 체이토 영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성도를 빼앗기고 왕국의 끝자락에서 저항을 하던 왕국군으로서는 데우스 왕자가 이끄는 왕국군이 3관문을 함락했다는 소식이 전달되자마자 반격을 하기 시작했고 반란군은 절대로 뚫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3관문이 함락 당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져 왕국군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후퇴를 하게 되었다.
콰아앙!
제이스 왕자에게 정식으로 총사령관 직위를 임명받아 평범한 백성들 중에 건장한 청년들까지 징집하여 갑옷을 입히고 무기를 쥐게 만들어 총 15만의 대군을 이끌고 4관문, 막스 영지에 도착한 헥스 공작이 회의실 안으로 달려와 보고하는 병사의 모습에 책상을 강하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따, 땅굴이라고 하였느냐!”
3관문, 체이도 영지가 함락 당했다는 소식은 이미 15만의 대군을 이끌고 4관문으로 향하던 도중 들은 이야기였다.
단 하루.
정확하게는 4관문 정문 앞에 도착한 후, 그다음 날 새벽에 체이토 영지가 함락 당했다는 이야기에 헥스 공작은 첩보병을 파견하여 체이토 영지가 어떻게 함락 당했는지 확인하게 하였다. 그런데 데우스 왕자를 주축으로 움직이던 저항군은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말도 안 되는 방법을 이용하여 체이토 영지를 함락하였다.
“그, 그렇습니다!”
큰 소리로 대답한 병사는 바로 품 안에 곱게 접어놓았던 양피지를 책사에게 넘기며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테라인 왕국 지원군 내에 자리하고 있던 정령검사 그레이즈 더 이레스가 땅의 정령의 힘을 빌려 땅굴을 파고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침입…….”
“그만!”
더 이상 보고를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병사가 종합해온 정보가 적혀 있는 양피지를 살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현재 성도를 향해 달려오는 왕국군은 병사의 숫자가 적을 뿐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자신이 이끄는 군대에서 막아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무력을 지닌 이들이었다.
소수 정예.
분명 그 안에 헥토스 왕국을 대표하는 마스터인 헨들릭스 공작을 포함한 테라인 왕국의 두 마스터가 자리했을 것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의 정령검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질러 병사의 입을 막은 헥스 공작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생각을 하다 천천히 입을 열어 책사에게 물었다.
“4관문에서 그들을 막아낼 수 있나?”
물끄러미 보고서를 읽던 책사가 천천히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현재는 사 할입니다.”
“낮군.”
“그렇습니다. 종합적인 보고를 통해 확인한 결과 그레이즈 더 이레스는 불과 바람, 흙의 정령과 계약을 한 정령사입니다.”
“…….”
“전장에서는 마스터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는 정령검사입니다. 지금의 군대에서 그의 습격을 막아낼 수 없습니다. 최소 일주일 후, 막다인 자작과 아이언 나이트들이 도착하면 이길 확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 이레스와 세 마스터를 막아낼 방법은 없습니다.”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모여도 힘들다는 것이군.”
“예. 그것이 정령검사의 힘입니다.”
“인간이 아니군…….”
회의실 막사에 자리하고 있던 한 장군이 세 마스터와 함께 거론되는 이레스라는 이름을 듣고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책사가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현재 알려진 바로 그레이즈 더 이레스는 엘프의 피를 이어받은 쿼터 엘프입니다. 세 속성의 정령과 계약한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인간이라고 볼 수도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레스가 아닌 정령의 능력입니다.”
“…….”
지휘관 막사에 자리하고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책사에게 향했고 그는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을 한 번씩 쳐다보고는 헥스 공작에게 시선을 고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저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정령사들과는 다릅니다. 세 가지 자연의 힘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으며 그 힘을 이용하여 땅굴을 파고 체이토 영지를 함락했습니다. 하지만 성벽이 그냥 땅 위에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성벽 높은 곳에서 일어난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땅속부터 공사가 이루어지는 방어벽입니다. 즉 성벽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땅 아래에도 성벽을 지탱하는 부분이 땅속 깊숙한 곳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체이토 영지의 성벽을 땅굴을 파서 넘었습니다.”
“……이곳도 이레스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이군.”
헥스 공작이 책사의 말을 이어 중얼거렸고 장군들이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며 집중할 때 책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예, 거기다 말씀드렸다시피 그레이즈 더 이레스는 땅과 바람, 불의 정령과 계약한 정령사입니다. 불의 힘은 모르지만 땅의 정령의 힘을 이용하여 땅굴을 파서 침입할 수 있다는 것은 바람을 타고 하늘 위에서 내려오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헥스 공작이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장군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언제 어디서 습격을 할지 모른다. 하늘 위에서 뚝 떨어질 수도 있고, 땅 위에서 솟구칠 수도 있다. 유리한 것은 병력의 숫자가 전부이군.”
“…….”
“병력을 네 개로 나누어 모든 곳을 경계하며 이레스의 움직임을 미리 차단하고 막다인 자작과 나머지 아이언 나이트들이 도착할 때까지 버틴다.”
“예!”
장군들이 동시에 대답을 하며 고개를 숙였고 헥스 공작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한 사람의 이름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이레스…….’
* * *
“움직였다고 합니다.”
천천히 말을 이끌며 4관문으로 향하던 이레스는 갑작스러운 데우스 왕자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다 작게 미소를 그렸다.
“아드렌 후작님이시군요.”
반란군에 대항하여 북방 경계선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헥토스 왕국의 대마법사 아드렌 후작이 움직였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온다.
“막다인 자작이 이쪽으로 오는 것입니까?”
헨들릭스 공작이 당연히 물어야 하는 것처럼 바로 질문을 던졌고 데우스 왕자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드렌 후작이 움직이지 못한 이유는 간단했다.
북방 경계선을 점령하기 위해 출진했던 마스터 막다인 자작 때문에 제대로 반격을 하지 못하고 수성전만 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드렌 후작이 움직였다는 보고는 북방 경계선을 공격하던 군대에서 막다인 자작이 사라졌거나 아예 후퇴를 했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북방 경계선 점령을 포기하고 후퇴한 막다인 자작이 마지막에 도착할 곳은 어디일지가 의문으로 남겠지만 데우스 왕국군은 알고 있었다.
4관문.
막다인 자작은 분명 헥스 공작이 자리하고 있는 4관문으로 올 것이 분명했다.
헥토스 왕국의 귀족이지만 그 귀족이라는 작위를 내려준 인물이 헥스 공작이며 막다인 자작은 왕국의 명령을 받들지 않고 헥스 공작의 명을 받드는 기사였기 때문이다.
“흐음…….”
이레스가 작게 신음을 흘리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9만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왕국군이었다. 하지만 저항군은 달랐다.
마스터 한 사람뿐이라고 하여도 헥스 공작에게는 같은 경지에 오른 기사 다섯이 모여도 쓰러트리지 못하는 50인의 아이언 나이트가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전투에 목숨을 잃어 지금은 30인으로 줄었겠지만 그들의 존재는 왕국군에 위기를 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데우스 왕자가 전방을 바라보며 고민을 하는 이레스를 힐끔 쳐다본 뒤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헥스 공작이 4관문에 자리하고 있으니 막다인 자작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아마 4관문에는 모든 아이언 나이트들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아. 최악의 전투가 되겠군요…….”
마스터의 공격도 막아내는 갑옷을 입은 이들이 30명이나 있었다.
물론 따로따로 전투를 벌인다면 쓰러트릴 수 있겠지만 그들도 생각이라는 것은 하는 사람인 이상 따로따로 마스터를 향해 달려오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다.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한 명, 한 명 죽이겠군.”
그레이즈 공작이 작게 중얼거렸고 헬버튼과 헨들릭스 공작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력으로는 이기지 못하는 헥스 공작은 병사들의 피해가 커지는 한이 있어도 아이언 나이트 30인과 막다인 자작을 마스터 한 사람에게 보내며 확실하게 사살하며 움직일 것이 분명했다.
데우스 왕자가 그레이즈 공작에게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다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헨들릭스 공작에게 시선을 옮겼다.
“헨들릭스 공작님.”
“예. 전하.”
“실제로 전선에 나섰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아이언 나이트들에게 검술을 가르친 이가 누구인지 기억하십니까?”
“……으으음.”
헨들릭스 공작이 작게 신음을 흘렸고 데우스 왕자의 곁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돌아가는 순간 이레스가 인상을 찌푸린 상태를 유지한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이드렌.”
“알고 계시는군요.”
데우스 왕자가 쓴웃음을 그리며 중얼거렸고 이레스가 짜증 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이 알고 있는 카이드렌에 대해 설명했다.
“50인의 아이언 나이트들을 키운 괴물이자 지금은 은퇴를 한 전대 마스터. 아이언 나이트의 스승 자리를 맡고 있지만 은퇴를 선언하였기에 기사들을 교육할 뿐 전쟁터에 나서지 않는 인물.”
“틀린 이야기는 없군요.”
“후…….”
과거에 카이드렌은 헥토스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유실리안 제국이 미리 선수를 쳐서 그의 목숨을 빼앗았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살아 있었다.
“전력 자체도 비슷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마스터 둘, 마스터의 힘을 막아내는 아이언 나이트가 서른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력조차 밀릴 것으로 판단될 정도로 4관문에 모여 있는 무력은 엄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