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공작 199화
무료소설 구름공작: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769회 작성일소설 읽기 : 구름공작 199화
제11장 제국의 음모 (1)
쾅! 쾅!
그레이즈 공작은 마스터와 대련을 벌이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레이온 대공처럼 오러를 다루는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 많이 부족한 아이였다. 그렇기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마스터를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죽일 수 있다.
지금도 허점이 보였다.
오러나이트 이하의 기사들에게는 빈틈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검술이었겠지만 마스터 경지에 오른 이들에게 레온은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스물넷이라는 나이로 마스터 경지에 오른 이라…….’
천재였다.
문제는 경험이 부족한 천재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완벽한 마스터 경지에 오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실리안 제국은 여섯 개의 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유실리안 제국은 대륙통일을 꿈꾸는 나라였기에 테라인 왕국에게는 적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들과 전쟁을 벌이기에는 지금 테라인 왕국의 무력이 너무 약했다.
반역이 일어나기 전에 헥토스 왕국과 함께 공격을 하였을 경우 양패구상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해졌지만 약해지더라도 제국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는 거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나라가 유실리안 제국이었다.
쉬이익!
레온의 검이 찔러 들어오고 허공에 떠오른 오러블레이드가 쏘아졌다.
그레이즈 공작은 그런 레온을 빤히 바라보다 검을 휘둘러 오러블레이드를 씌운 검을 튕겨내고 왼손을 들어 쏘아지는 오러블레이드에 가져다 대었다.
콰아앙!
어느새 손을 둘러싸고 있던 검은색 오러가 쏘아지는 오러블레이드와 부딪치며 폭발을 일으켰지만 뒤로 밀려난 것은 맨손으로 오러블레이드를 막아낸 이가 아니라 폭발과 함께 몰아친 거대한 풍압을 견디지 못한 레온이었다.
타다닥.
한 번 뒤로 물러나자 자연스럽게 땅을 박차며 뒤로 물러난 레온이 다시 앞으로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고, 그레이즈 공작은 그의 공격을 연속적으로 막아내며 고민했다.
‘테라인 왕국은 이제 세 개의 검. 허나 유실리안 제국은 여섯 개의 검이 있으며 모두 경험이 풍부한 자들……. 음.’
작게 인상을 찌푸리던 그레이즈 공작이 결심을 했는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찔러 들어오는 레온의 검을 향해 휘둘렀다.
부우웅!
콰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레이온이 또 한 번 물러났고 다시 땅을 박차며 달려 나가려는 순간 몸을 흠칫 떨며 검을 휘둘렀다.
흙먼지 속에서 날아오는 검은색 오러탄을 발견한 것이었다.
콰아앙!
“크으윽.”
폭발과 함께 레온이 다시 뒤로 물러났고 왼손을 뻗고 있던 그레이즈 공작이 손을 내리는 순간 거대한 중압감을 온몸으로 받게 된 레온의 몸이 휘청거렸다.
쿠구궁.
“흐음.”
공기가 가라앉으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중압감에 마스터라는 경지에 올라있음에도 작게 신음을 흘린 레온이 검을 휘둘러 공기를 감싼 마나를 없애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쉬이익!
어느새 한 자루의 검이 그의 목젖에 닿아있었다.
레온은 멍하니 자신의 목젖을 찌르는 롱소드를 바라보다 그레이즈 공작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레이즈 공작이 그런 레온의 시선을 받으며 물었다.
“막을 수 있겠느냐?”
“……무엇입니까?”
자신을 죽일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듯 검을 멈추는 그레이즈 공작이었다.
같은 마스터 경지에 오른 무인지만 실력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끼고 분노할 수도 있지만 레온은 아버지인 라이언 대공과 교대를 하는 순간 이야기를 들었다.
그레이즈 공작에게 많이 배우라고 말이다. 그래서 레온은 담담한 표정과 함께 물었고 그레이즈 공작은 씨익 미소를 그리며 답했다.
“마나 컨트롤이라고 해야 하나……. 오러 컨트롤이라고 해야 하나…….”
마나를 이용해 공간을 짓누르는 것은 레온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마스터 경지에 오른 무인에게 가능한 기술이 아니었다.
레온이 고민하는 표정을 그렸고 그레이즈 공작은 피식 실소를 흘리며 몸을 돌렸다.
“궁금하면 네 아비에게 물어보거라. 이 기술의 힌트를 준 자가 네 아비이니까.”
“…….”
레온은 대답 대신 마치 자신에게 내려진 숙제를 푸는 아이처럼 생각에 잠겼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레온을 돌아본 그레이즈 공작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신 뒤에 군마를 이끌고 왕국군으로 돌아갔다.
“왜 멈춘 것이오?”
왕국군으로 돌아오자 그레이즈 공작을 기다린 것은 환영인사가 아니라 가부좌를 튼 채로 눈을 뜨고 있는 헨들릭스 공작의 추궁이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헨들릭스 공작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지금 당장 유실리안 제국과 척을 질 생각인가?”
“어차피 적이 되어 있소만?”
라이언 대공이 나타나는 순간 헥스 공작의 뒤에 유실리안 제국이 존재하다는 것을 깨달은 헨들릭스 공작이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피식 실소를 흘리며 답했다.
“테라인 왕국은 아직 유실리안 제국과 척을 질 생각이 없소.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해도 이 정도는 이해해주시오.”
“으음.”
헨들릭스 공작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수긍을 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레이즈 공작이 여전히 쪼그려 앉아있는 바실리아스와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정보를 위해 떠났던 라크는 어느새 왕국군으로 돌아와 자신의 무기를 점검하고 있었고, 바실리아스와 크리스는 작은 진형 지도에 선을 긋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건장한 청년 두 명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정사각형 지도에 이리저리 선을 긋고 있었다.
그레이즈 공작이 힐끔 지도를 쳐다본 뒤에 입을 열었다.
“걱정 말고 원래대로 작전을 펼치거라.”
“……예?”
크리스와 바실리아스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었고 그레이즈 공작은 두 사람의 시선을 받은 채 몸을 돌려 반란군을 바라보았다.
“유실리안 제국이 헥스 공작을 버린 거 같군.”
“무슨 이야기이십니까?”
반란군을 바라보던 데우스 왕자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고 그레이즈 공작은 피식 실소를 흘리더니 턱짓으로 가부좌를 틀며 내상을 회복하는 헨들릭스 공작을 가리켰다.
“라이언 대공입니다.”
“……?”
기사들이 고개를 갸웃했고 헨들릭스 공작은 인상을 찌푸리고 그레이즈 공작은 입가에 그린 미소를 진하게 만들었다.
“육십 년간 마스터 경지에 올라있으니 대륙 최고의 검사라고 볼 수 있는 라이언 대공입니다. 아마 일대일로 대결할 경우 마스터 중에서 쓰러트릴 수 없는 노괴물인데 그런 노괴물이 헥토스 왕국의 마스터인 헨들릭스 공작을 살려준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레이즈 공작님께서 움직여서 그런 것이 아닙니까?”
데우스 왕자가 다시 물었고 그레이즈 공작이 씁쓸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헨들릭스 공작과 일기토를 벌였음에도 아직 세 자루의 오러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던 라이언 대공입니다. 제가 검을 던졌을 때 오러블레이드를 만들어 막아낼 수 있었겠지요.”
“…….”
데우스 왕자는 혼란스러운 듯이 이마를 살짝 찡그렸고 그레이즈 공작은 반란군을 바라보며 검을 매만졌다.
“마치 일부러 살려 새로운 검을 다듬기 위해서처럼…….”
“처음 보는 자였소?”
마스터의 숫자가 적다 보니 같은 마스터 인들은 만약을 대비해 다른 나라의 마스터들의 외모나 그들의 검술을 알고 있었다.
헨들릭스 공작이 물었고 그레이즈 공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라이언 대공의 아들이라고 하더구려.”
“역시 미친 가문이군.”
작게 욕설을 내뱉는 헨들릭스 공작이었고 그레이즈 공작이 동감한다는 듯이 똑같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엔 이레스가 손을 들며 질문을 던졌다.
“아버지. 검을 다듬는 거면 제국 내에서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애매하기는 하다. 라이언 대공 정도의 기사라면 제국의 새로운 검을 만드는 데 다른 나라의 전쟁까지 끼어들지는 않을 테니.”
“…….”
모두가 침묵을 한 채 반란군을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두두두.
작은 지진과 함께 반란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기 위해 소리치려 했지만 그레이즈 공작이 손을 들어 막아서며 반란군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켰다.
“무, 무슨.”
물러나고 있었다.
반란군은 갑자기 뒤로 물러나고 있었는데 그 방향이 약간 틀어진 것을 보아 성도로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
물끄러미 갑작스레 물러나는 반란군을 바라보던 그레이즈 공작이 눈을 살짝 좁혔다.
“분명 뭐가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군…….”